바른 가르침의 흰 연꽃
妙法蓮華經
해인성지
가야산 해인사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원하옵나니
중생과 더불어 불도를 체해하여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키렵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원하옵나니
중생과 더불어 깊은 진리를 배워지혜가 바다와 같이 되렵니다.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원하옵나니
중생과 더불어 대중을 통리하여 일체에 장애가 없도록 하렵니다.
옴
깨달음에 도달하신 모든 부처님들께 경례하옵니다.
모든 여래如來와 독각獨覺, 성스러운 성문聲聞들,
또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구법자求法者 ; 菩薩들께
경례敬禮하옵나이다.
광대한 가르으로침을 설한 경전의 왕이며,
최고의 깨달음 인도하는 입구를 가르치는 위대한 길인
‘바른 가르침의 흰 연꽃’을 중생들을 위해 나는 설하리라.
법화행자발원문
미혹과 번뇌로 맑은눈 잃고 수없는 겁 돌고돌아 헤매이면서
어느곳 어떤모습 하고있어도 부처님은 언제나 단비내리어
한순간도 쉬지않고 보살피시며 따뜻하게 안아주고 업어주시네
오랜세월 어머니를 잃고 헤매다 이곳저곳 방황하고 지쳐울다가
마침내야 어머니를 만난 것 같이 작은불빛 하나도 보이지않는
어둠속에 무서워서 떨고 있다가 밝고환한 등불을 얻은 것같이
불치의 병이들어 고통받다가 몸과마음 다버리고 포기한이가
영약과 좋은의사 만난것같이 내가읽는 법화경의 구절하나에
미워하고 원망하는 어두운생각 태양빛에 눈녹듯이 녹아버리네
내가있는 이세계가 불국토되고 일체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이라
단비맞아 내마음에 기쁨넘치네 정성다해 사경하는 게송하나에
어둠속에 헤매이는 가엾은중생 부처님의 지혜얻어 성불하리라
이세상에 다시없는 법화경전을 언제나 마음가득 품고지니어
일심으로 읽고쓰고 널리펴리라 모든중생 성불함이 내성불이요
모든중생 구원하는 밝은마음이 부처되고 불국토를 이룩하리라
차 례
제 1 권
제1. 서품序品 제2. 방편품方便品
제 2 권
제3. 비유품譬喩品 제4. 신해품信解品
제 3 권
제5. 약초유품藥草喩品 제6. 수기품授記品 제7. 화성유품化城喩品
제 4 권
제8. 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授記品 제9. 수학무학인기품授學無學人記品
제10. 법사품法師品 제11. 견보탑품見寶塔品 제12. 제바달다품提婆達多品 제13. 지품持品
제 5 권
제14. 안락행품安樂行品 제15. 종지용출품從地涌出品 제16.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제17. 분별공덕품分別功德品
제 6 권
제18. 수희공덕품隨喜功德品 제19. 법사공덕품法師功德品 제20. 상불경보살품常不輕菩薩品
제21. 여래신력품如來神力品 제22. 촉루품囑累品 제23.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
제 7 권
제24. 묘음보살품妙音菩薩品 제25.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 제26. 다라니품陀羅尼品
제27. 묘장엄왕본사품妙莊嚴王本事品 제28. 보현보살권발품普賢菩薩勸發品
부 록
보현보살발원문 /천태지자대사법화경약찬게/ 일러두기
一. 이 “바른 가르침의 흰 연꽃 - 妙法蓮華經“은 우리말 讀誦用으로 使用하기 위해, 鳩摩羅什 三藏의 “妙法蓮華經“을 새롭게 編譯한 것이다.
一. 그러므로 우리말로 讀誦하면서도 經典의 莊重함을 갖도록 하기 위해 若干 古風스런 文語體를 택하고,
語調에 있어서도 가락이 생기도록 留念해서 飜譯한 李元燮 譯註의 “法華文句“를 主로 依支했다.
一. 그밖에 參考한 것은 耘虛 스님 譯 “法華經“, 釋道林 스님 譯 “法華經“, 李延淑 譯 “法華經“, 그리고 日本 岩波文庫版 “法華經“ 등이 있다.
一. 附錄으로 道林 스님이 지은 ‘法華經 禮讚’을 실었고, 特히 “法華經“을 根據로 懺悔와 發願의 精進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天台 智者大師가 撰述한 “法華三昧寶懺“을 옮겨놓았다.
一. 이 “바른 가르침의 흰 연꽃 - 妙法蓮華經“의 因緣으로 讀誦 寫經과 懺悔와 發願으로 精進하여 모든 存在가 한 떨기 하얀 연꽃과 같음을 自覺하고,
生命의 참 價値를 實現[授記]하여 꽃피울 수 있게 되기를 懇切히 祈願드린다.
제 1. 서품
영취산의 세존과 대아라한 비구들
1. 이와같이 내가 듣자오니 ······.
한 때에 부처님이 왕사성 기사굴산중에 머무사, 큰 비구들 1만 2천 명과 함께 하시니, 다 아라한이라. 온갖 더러움 이미 다하여 다시 번뇌 없으며,
자리自利 얻으며, 모든 삶의 결박 다하여 마음에 자재함을 얻은 이들이니, 그 이름은 아야교진여․마하가섭․우루빈라가섭․가야가섭․나제가섭․사리불․대
목건련․마하가전연․아누루타․겁빈나․교범바제․이바다․필릉가바차․박구라․마하구치라․난타․손타라난타․부루나미다라니자․수보리․아난․라후라니,
이같이 여러 사람에게 널리 알려진 위대한 아라한들이요,
성문들과 비구니들
2. 다시 학․무학 2천 명이 있었으며, 마하바사바제 비구니가 권속 6천 명과 함께 있었으며, 나후라의 어머니 야수다라 비구니도 그 권속과 함께 참석해 있었으며,
보살들
3. 보살마하살 8만인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있어서 물러섬 없는 분들이라. 그 모두 다라니와 요설변재 얻자와서 불퇴전의 법륜을 굴리시며,
무량 백천 부처님네 공양하여 그 모든 부처님 계신 곳에 온갖 선근 심으시와 늘 부처님네 일컫는바 되오시며, 자비로 몸을 닦고, 잘 불혜에 드시고,
대지大智 통달하시고, 피안에 곧 이르시며, 이름이 두루 무량세계 들리시와 능히 무수 백천의 중생을 건지시니, 그 이름은 문수사리보살․관세음보살․득대세보살․
상정진보살․불휴식보살․보장보살․약왕보살․용시보살․보월보살․월광보살․만월보살․대력보살․무량력보살․월삼계보살․발타바라보살․미륵보살․보적보살․
도사보살, 이와같은 보살마하살 8만 명이 함께 했으며,
여러 천자들
4. 석제환인이 그 권속 2만 천자와 함께 했으며, 또 명월천자․보향천자․보광천자․사대천왕 있어 그 권속 1만 천자와 함께했으며, 자재천자․대자재천자도
그 권속 3만 천자와 함께 했으며, 사바세계의 주인 범천왕․시기대범․광명대범 등이 그 권속 1만 2천 천자와 함께 했으며,
용왕들
여덟 용왕 있어, 난타용왕․발난타용왕․사가라용왕․화수길용왕․덕차가용왕․아나바달다용왕․마나사용왕․우발라용왕 등이 각기 약간 백천의 권속과 함께 했으며,
긴나라왕들
네 긴나라왕 있어, 법긴나라왕․묘법긴나라왕․대법긴나라왕․지법긴나라왕 등이 각기 약간 백천의 권속과 함께 했으며,
건달바왕들
네 건달바왕 있어, 악건달바왕․악음건달바왕․미건달바왕․미음건달바왕이 각기 약간 백천의 권속함 함께 했으며,
아수라왕들
네 아수라왕 있어, 바치아수라왕․거라건타아수라왕․비마질다라아수라왕․나후아수라왕이 각기 약간 백천의 권속과 함께 했으며,
가루라왕들
네 가루라왕 있어, 대위덕가루라왕․대신가루라왕․대만가루라왕․여의가루라왕이 각기 약간 백천의 권속과 함께 했으며,
아사세 왕과 권속들
5. 위제희의 아들 아사세왕이 약간 백천의 권속과 함께하여, 각기 부처님 발 밑에 예배드리옵고 물러나 한 편에 앉으니라.
무량의라는 가르침을 설하시고,그 삼매에 드신 세존
6. 그때 세존의 주위를 사중이 돌고나서 공양․공경하고 존중 찬탄하삽더니, 모든 보살 위하시와 대승경 설하시니, 이름이 무량의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의 호념하시는 바라. 부처님이 이 가르침 설함을 마치시고 결가부좌하사 무량의처삼매에 드사 몸과 마음 움직이지 않으시니,
이때 천신이 만다라화․마하만다라화․만수사화 마하만수사화를 비오게 하여 부처님 위와 온갖 대중에 흩뿌리며,
널리 부처님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더니라. 그때 자리에 있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따위 인비인과 온갖 소왕․전륜성왕 등, 이 모든 대중이 신기히 여겨, 기꺼운 나머지 두 손 모아 한마음으로 부처님을 우러러 뵈옵더니,
백호상의 광명으로 세계를 두루 비추시다
7. 이 때, 부처님이 미간의 백호상으로부터 한 줄기 광명을 놓으시와, 동방 1만 8천 세계를 비춰 두루 미치지 않음이 없으시매, 밑으로는 아비지옥,
위로는 아가니타천에 이르도록 이 세계에서 저 땅 육취중생이 샅샅이 보였으며, 또 저 땅에 지금 계신 온갖 부처님을 뵈올 수 있었으며,
그 온갖 부처님의 가르침 설하심을 듣자올 수 있었으며, 아울러 저곳 모든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로서 온갖 행을 닦아 도 얻는 이를 뵈었으며,
다시 모든 보살마하살의 갖가지 인연, 갖가지 신해, 갖가지 상모로 보살도 행함을 뵈올 수 있었으며, 다시 여러 부처님이 반열반에 드시는 양을 뵈올 수 있었으며,
다시 여러 부처님이 반열반 드신 뒤에 부처님 사리를 뫼셔 칠보탑 일으킴이 보이더니라.
미륵 보살과 대중들의 의문
8. 이때 미륵보살이 이 생각 하오시되, ‘이제 세존께서 크신 기적 나투시니 그 무슨 까닭으로 이런 조짐 있음인가. 이제 세존께선 삼매에 드셨거니,
이 불가사의하고 희유한 일 나타남을 마땅히 뉘에 물으며, 뉘 능히 대답할 자이어뇨.’
또 이리 생각하시되, ‘이 문수사리법왕지자는 이미 과거 무량한 부처님을 친근․공양하셨으매, 반드시 이 희유한 모습 보셨으리니, 내 이제 마땅히 묻자오리라.’
그때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모든 천․용․귀신들도 다 이 생각을 하되, ‘이 부처님의 광명이 나투신 신통의 모습을 이제 마땅히 뉘에게 물을 것이어뇨.’
미륵 보살이 묻다
9. 그때 미륵보살이 스스로 의혹 풀려 하시며, 또 사부대중 즉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모든 천․용․귀신 등 온갖 모인 자의 마음을 살피시와
문수사리에게 물어 이르시되, ‘무슨 까닭으로 이 조짐의 신통의 모양을 나투심이니까. 큰 광명 놓으시와 동방의 1만 8천 국토를 비추시니,
저 모든 불국토의 아리따운 그 모습을 샅샅이 보노이다.’
세존이 비추신 세계의 모습
10. 이에 미륵보살이 이 뜻을 거듭 펴려하사 게송으로 물어 이르시되,
‘문수사리시여, 부처님은 어찌하여 미간백호 큰 광명을 두루 비추심이니까.
만다라화 만수사화 비오듯 하며 전단향풍으로 모든 이를 즐겁게 하니,
이로 인해 땅은 모두 청정해지고 이 세계 여섯 모양 진동하오매,
이를 본 사부대중 함께 다 기뻐하여 몸과 마음 즐거워서 더없이 되나이다.
11. 미간의 큰 광명이 동방의 1만 8천의 국토를 비추시매 다 금빛 같사오니
아비지옥에서 유정천에 이르도록 온갖 세계 속의 육도 중생의 나고 죽어 가는 곳과
선악 업연으로 받는 과보의 좋고 나쁨 예서 다 보노이다.
미묘한 법 설하시는 부처님들
12. 또 뵙노니, 부처님네는 성주聖主시요 사자師子이시매 경전을 설하심이 더없으신 가운데 맑고도 부드러운 음성을 내사
보살들 무수억만 가르치시니 그 소리 깊고 묘해 지침없게 하시나이다.
13. 각기 자기 세계에서 정법 설하오시되 갖은 인연과 한량없는 비유를 들어 불법 비춰 중생을 깨우치시니,사람 있어 고를 만나 생사병로 싫어하면
열반의 길 이르시와 온 고제苦際를 다하게 하시며, 복 있는 이 일찌기 부처님께 공양하와 뛰어난 법 구할 제는 연각 도리 설하시며,
불자 있어 갖가지 행을 닦아서 무상혜를 구하며는 정도淨道를 설하시나이다.
보시로 불도 구하는 보살들
14. 문수사리여, 제가 여기 있으면서 보고 들음 이 같아 천만억 가지라,
이리 많은 그 일들 대강 설하오리다. 보노니 저 곳의 무수한 보살이 갖가지 인연으로 불도를 구할새
혹은 남에게 주되 금은과 산호 진주․마니와 자거․마노에 금강의 보배․노비․거승과보식연여를 기꺼이 보시하여
불도에 회향 해 그의 수레[道]가 삼계에서 제일되어 부처님네 칭찬하는 바 되어지라 원하며,
15. 혹은 보살 있어 사마보거에 난순화개와 헌식이 있는 것을 보시하며, 또 보노니 보살이 몸의 살과 손발과
처자를 보시하여 무상도를 구하며, 또는 보살 있어 머리와 눈 신체를 쾌히 주어 불지佛智 구함 뵈옵나이다.
갖가지 행으로 불도 구하는 보살들
16. 문수사리여, 여러 왕들이 부처님 찾아가서 무상도 묻자옵고 낙토와 궁전과 신첩을 곧 버려
수염과 머리 깎고 법복 걸침을 보며,혹은 보살 있어 비구가 되어한가한 데 홀로 살며 경전 외움을 뵈며,
17. 또는 보살 있어 용맹정진해 심산에 들어 불도를 사유함 뵈며,욕심 떠나 고요한 데 항상 살면서 깊이 선정을 닦아 오신통 얻음을 뵈며,
18. 보살이 선禪에 주해 합장하옵고 천만 게송으로 부처님네 찬탄함 뵈며, 보살이 지혜 깊고 뜻이 견고해
부처님께 여쭈어 듣자온 것 그 모두 수지함 뵈며,
19. 불자 있어 선정․지혜 고루 갖추어 무량한 비유로 대중 위해 법을 강하고,즐겨 법을 설해 보살들 교화하여 마군 깨고 법의 북 침을 뵈오며,
20. 보살이 고요하니 명상하여서 천․용이 공경해도 기뻐 안함 뵈오며, 보살이 숲에 살며 광명을 놓아지옥 고통 건지시와 불도에 들게 함 뵈며,
21. 불자 있어 한숨도 안 자는 채로숲 속을 경행하며 불도 구함을 뵈며,계를 갖추고 위의에 결함 없어서청정하기 보주寶珠같이하여 불도 구함을 뵈며,
22. 불자 있어 인욕에 주해 오만한 자가 욕하고 쳐도 그 모두 참아 불도 구함을 뵈며,
23. 또 보살 있어 온갖 유희와 어리석은 패거리 떠나 지자 가까이하며,
마음 가라앉히고 산림에 마음 거둬 억천만년토록 불도 구함을 뵈며 갖가지 미묘한 것을 보시하는 보살들
24. 혹은 보살 있어 맛있는 음식들과 백종의 탕약을 부처님과 스님들게 바치며,천량 만량 값 나가는 좋은 옷들과
값 모를 옷을 부처님과 스님들께 바치며, 천만억종 전단의 집, 보배의 집과 갖은 침구를 부처님과 스님들께 바치며,꽃․과일 무성하며 샘 흐르고 욕지 있는
좋은 동산을 부처님과 스님들께 바치어서,이런 보시, 갖가지 아리따운 것 기꺼이 바쳐서 도를 구함 뵈오며, 갖가지 행으로 불도 구하는 보살들
25. 혹은 보살 있어 열반의 법을 설하여갖가지로 무수한 중생 인도도 하며,혹은 보살 있어 제법의 본성이
이상二相 없어 허공같음 관함을 뵈며,또는 불자 마음에 집착 없어서이 묘혜로 무상도 구함을 뵈옵나이다.
26. 문수사리여, 다시 또 보살 있어부처님 멸도 후에 사리를 공양함 뵈며,
또 보노니 불자 있어 끝없는 수의탑 만들어 불국토 미화하올 제,보탑이 드높아서 5천 유순에2천 유순 가로 세로 똑같은 그 탑이여!
탑마다 천 개의 당번이 꽂히고구슬로 장막하고 보배 방울 울리매, 제천․용신․인비인이 향그런 꽃과 음악으로 언제나 공양 드리더이다.
문수사리시여, 여러 불자가 사리 위에 탑을 이리 가꾸옵기에불국토 저절로 아리따워져 수왕樹王이 꽃핀 듯 하옵더니다.
27. 부처님께서 빛 놓으시니 저희 모두가이 국토의 갖가지 미묘함 보나이다.
부처님들의 신력과 지혜 더없으시와한 줄기 빛 놓으사 무량 국토 비추시니,저희가 이를 보고 놀라워 하옵나니
28. 불자 문수시여,대중의 이 의혹 풀어 주소서. 사부대중이 인자와 저를 보고 있나니,세존께오서 어이 이 광명 놓으시니까.
대답하사 의혹 풀어 기쁨 얻게 하옵소서.그 무슨 이익 주시려 이 광명 펴심이니까. 도량 앉아 얻으신 미묘한 법을설하려 하심이니까,수기를 주려 하심이니까.
온갖 불토가 중보로 가꾸어짐과제불을 뵈온 것 작은 인연 아니오이다.문수시여, 아소서.사중․용신이 인자를 보고 있나니, 무슨 말씀 설하려 하시나이까.’
큰 가르침을 설하실 징조
29. 그때 문수사리, 미륵보살마하살과 여러 보살들에 이르시되,
‘선남자들이여, 내 헤아림 같아서는, 이제 부처님께선 큰 법을 설하려 하시며, 큰 법의 비를 내리려 하시며, 큰 법의 소라를 불려 하시며, 큰 법의 북을 치려 하시며,
큰 법의 뜻을 펴려 하심이로다. 모든 선남자여, 내 과거 여러 부처님 밑에서 일찌기 이 조짐 뵈온 바 있나니, 이 광명 놓으시고 나서는 큰 법을 설하셨느니라.
그러므로 알지니, 이제 부처님의 광명을 나투심도 또한 이러하사, 중생으로 하여금 다 온갖 세상 사람이 믿기 어려운 법을 들어 이해케 하려 하시는 까닭에
이 조짐 나투심이니라.
과거의 일월등명 부처님도 광명을 놓으시다
30. 선남자들이여, 과거 무량 무변 불가사의한 아승지겁에, 그때 부처님이 계시되
이름이 일월등명 여래․응공․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라.
31. 바른 법 펴 이르시되,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시와, 그 뜻 심원하시고 그 말씀 교묘하시며, 순수하여 잡됨이 없으사 깨끗한 수행의 모습을 갖추어 밝히셨나니, 성문 구하는 자 위하여는 4제의 법을 설하여 응하시와, 생사병로 벗어나서 열반에 곧 이르게 하시며, 벽지불 구하는 자 위하여는 12인연 설하여 응하시며,
여러 보살 위하여는 6바라밀 설하여 응하시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어 일체종지 이루게 하시니라.
32. 다음에 또 부처님 있으시되 역시 이름이 일월등명이시며, 그 다음 또 부처님 있으시되 역시 이름이 일월등명이셨으니,
이러히 2만 부처님이 다 자가 같으사 이름이 ‘일월등명’이셨으며, 다시 성姓도 같으사 성이 파라타Bharadvāja시라. 미륵이여, 마땅히 알라.
처음 부처님과 뒤의 부처님이 다 자가 같으사 이름이 일월등명이시요 십호 구족하셨고, 설하시는 법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으시더니라.
33. 그 마지막 부처님이 출가하시기 전에 여덟 왕자 두셨으니, 첫째는 그 이름 유의有意, 둘째는 선의善意, 셋째는 무량의無量意, 넷째는 보의寶意, 다섯째는 증의增意,
여섯째는 제의의除疑意, 일곱째는 향의響意, 여덟째는 법의法義라. 이 여덟 왕자는 위덕이 자재하여 4천하를 다스리더니, 이 왕자들은 부왕이 출가하사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으심 듣자옵자, 다 왕위를 버리고 또한 따라 출가하여, 대승의 뜻 일으켜 항상 범행을 닦은 끝에 모두 법사가 되었으니,
이미 천만 부처님 계신 곳에 온갖 선근 심은 이들이라.
34. 이 때 일월등명불이 대승경을 설하시니, 이름이 무량의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의 호념하시는 바라.
부처님이 가르침 설함을 마치시고 곧 대중 속에서 결가부좌하사, 무량의처삼매에 드오시와 몸과 마음 움직이지 않으시니,
이때 천신이 만다라화․마하만다라화․만수사화․마하만수사화를 비오게 하여 부처님 위와 온갖 대중에 흩뿌리며, 두루 부처님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더니라.
그때 자리에 있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따위 인비인과, 온갖 소왕․전륜성왕 등,
이 모든 대중이 신기히 여겨 기꺼운 나머지 두 손 모두어 한 마음으로 부처님 우러러 뵈옵더니, 이때 부처님이 미간의 백호상으로부터 한 줄기 광명을 놓으시와
동방 1만 8천 세계를 비춰 두루 미치지 않음 없으시매, 지금 보는 이 여러 부처님의 국토와 같더니라.
35. 미륵이여, 마땅히 알라. 그때 자리에는 20억의 보살이 있어 법을 듣잡기 바라더니, 이 모든 보살들이 이 광명이 두루 불국토를 비추심 보고 더없이 놀라워하여,
이 광명 이루어진 그 까닭을 알고자 원했니라.
묘광 보살에게 묘법연화의 가르침 설하신 일월등명 여래
36. 때에 보살 있어 이름을 묘광이라 하고, 8백 제자 지녔더니, 이때 일월등명불이 삼매에서 일어나사 묘광보살 향해 대승경 설하시니,
이름이 묘법연화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요 부처님의 호념하시는 바라. 60소겁을 이 가르침 설하사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시매,
때에 모인 청중들 또한 한 곳에 앉아 60소겁 동안 몸과 마음 옴짝도 아니하여 부처님의 설하심을 듣자오되 한 끼의 밥 먹는 때쯤 여겼나니,
이때 대중 중의 어느 한 사람도 몸이나 마음에 권태 느낀 자란 없었더니라. 일월등명불이 60소겁에 이 가르침 설함 마치시고,
곧 범천․악마․사문․바라문과 천인․아수라 무리 가운데서 이 말씀을 펴시되, ‘여래, 오늘 밤중에 무여열반 들리라’ 하시니라. 때에 보살 있어 이름이 덕장이더니,
일월등명불이 곧 수기하사 여러 비구에게 이르시되, ‘이 덕장보살이 다음에 부처 되어, 이름을 정신 다타아가토․아라하․삼먁삼불타라 하리라’ 하시오니,
부처님이 이리 수기 마치시고, 곧 밤중에 무여열반에 드시니라.
묘광과 구명
37. 부처님 멸도하신 후에, 묘광보살이 묘법연화의 가르침 수지하여, 80소겁 동안이나 남 위해 설해 줄 새, 일월등명불의 여덟 아들이 다 묘광을 사사커늘,
묘광이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구하는 뜻 굳건케 하매, 이 왕자들이 무량 백천 만억의 부처님께 공양 마치고 다 불도 이루니,
그 마지막에 부처 되신 이가 연등燃燈이시니라.
38. 8백 제자 중에 한 사람이 있되 이름이 구명이라. 이익에 탐착하여 비록 여러 경전 독송하긴 한다 해도, 도리를 못 통하고 망각함 많으므로 이름이 구명이더니,
그러나 이 사람도 온갖 선근 심은 인연으로 무량 백천 만억의 부처님 만나뵈어, 공양 공경․존중 찬탄하사오니라
미륵이여, 마땅히 알라. 그때의 묘광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랴. 이 몸이 바로 그요, 구명보살은 바로 너였느니라.
묘법이라는 가르침 설하실 징조
39. 이제 이 조짐 뵈매 본래의 그것과 다름 없으실새, 그러기에 헤아리건대 오늘 여래께선 마땅히 대승경 설하시되 이름이 묘법연화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네 호념하시는 바이시리라.
과거세 일월등명 여래가 비춘 세계의 모습
40. 그때 문수사리 대중 속에서 이 뜻을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생각노니 과거세 무수겁 전에 일월등명이란 부처님 계셨으니,
법을 설해 끝없는 중생과 보살 건지사 불지佛智에 들게 하셨고,
출가 전에 낳으신 여덟 왕자도 대성이 출가하심 뵙자 그 뒤 따라 범행을 닦더니라.
41. 때에 대승의 무량의경 설하시와 대중 위해 자세히 분별해 밝히시고, 끝내시자 곧 법좌 위에서 가부좌 해 무량의처삼매에 드시니,
만다라화 꽃비 오고 천고가 절로 울리며 모든 천․용․귀신이 공양드리며,
온갖 불국토가 크게 진동하는 중에, 미간으로 광명을 놓으시와 희유한 일 나투실새,
42. 이 빛 동방 1만 8천 불토 비추사 중생의 생사업보 받는 곳들 보이시니라. 보노니, 여러 불토 보배들로 치장되어
유리․파리빛이니 불광이 비추심이 보노니 천인․용신․야차․건달바
긴나라 등이 그 부처님께 공양드리며, 또 보노니 여래들 절로 불도를 이루시와
그 모습 금산인양 단정코 미묘하사 유리 속에 진금상 나타난 듯 하오시니,
세존께서 대중 속에서 깊은 도리 펴시는도다.
불토마다 무수한 성문 있음을 불광을 비추심 따라 그 모두 보며,
갖가지 행으로 불도 구하는 보살들
43. 혹은 여러 비구가 산림에서 정진해 계를 지니되 보배라도 지키듯 함 있으며,
보시․인욕 따위 닦는 보살들
항하사 같음을 봄도 광명 탓이요. 또 보노니 보살들이 선정에 깊이 들어
몸과 마음 고요해 무상도를 구하며,또 보노니 보살들 법의 적멸상 알아
각기 그 나라에서 설법해 불도 구함을!일월등명 여래와 묘법연화의 가르침 그리고 묘광 보살
44. 그때 사부대중은 일월등명불께오서 대신통력 나투심 뵙고 모두 기뻐해
각기 ‘무슨 일 때문인가’ 서로 묻더니, 부처님이 삼매에서 깨어나시와
묘광을 칭찬하시되 “너는 세간안世間眼 되어 모두가 믿는 바라,
능히 법장을 수지하리니, 내 설한 법을 너라사 능히 알리라.”
묘광을 이리 찬탄하사 기쁘게 해주시고 법화의 가르침 설하시되 60소겁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설하신 묘법을 묘광이 모두 능히 수지하니라.
45. 법화를 설해 대중을 기쁘게 하신 뒤에 이어 이 날, 천인의 무리에 이르시되, ‘제법실상을 너희들에 이미 설하매
오늘 밤중에 마땅히 열반에 들리니, 한 마음으로 정진해 방일치 말라.
부처님들 만나기 어려우니 억겁에나 한번쯤 뵈옵느니라.’
불자들 부처님의 이러한 말씀 듣고 ‘어이 일찍 가시는고?’ 제각기 슬퍼하니,
46. 부처님이 대중을 위로하시되 ‘내가 멸도할 때 너희는 걱정 말라.
이 덕장보살이 무루실상에 이미 통달했거니 다음에 부처 되어 정신淨身이라 불리어 무량중생 구하리라.’
47. 이 밤에 멸도하사 섶이 다해 불이 꺼지듯 하오시니 사리를 나눠 무량한 탑을 세우고,
항하사 수의 비구․비구니가 더더욱 정진해 무상도 구하니라.
48. 이 묘광이 부처님의 경을 수지해 80소겁동안 두루 법화의 가르침 펴니,
여덟 왕자도 묘광의 인도함 받아 무상도 구하는 뜻 아주 굳건해
부처님네 모두 뵈어 공양 마치고가르침 따라 도를 행해서
서로 이어 성불하고 수기하시니마지막 부처님이 연등이시라.
선인들의 도사이사 무량중생 건지시니라. 묘광은 문수, 구명은 미륵
49. 이 묘광에게 하나의 제자 있어 항상 게으르고 명리를 탐하니,
탐하기에 자주 양가에 태어나도 독송한 것 버려서 잊어버릴 새
그러므로 이름이 구명求名이로되 여러 선업을 닦아서 무수한 부처님 뵙고
부처님네께 공양하고 대도를 행하여 6바라밀 모두 갖추어
이제 석가세존을 뵈오게 되니,후일에 성불하여 미륵이라 일컬어
중생을 제도함이 한량도 없으리라.저 부처님 멸도 후에 게으름 피운
그 사람은 바로 너요, 묘광은 나니, 묘법 설하시려 상서 보이시다
50. 내가 이런 등명불의 광명 뵈었으매이제의 부처님도 법화의 가르침을
설하실 줄 아옵노라.이제 뵈옴 예같으니 부처님네 방편이라
이제의 부처님도 광명을 놓아 실상의 도리 설하려 하심이니,
모두 합장하여 일심으로 기다리라.장차 법의 비 내려 우리 뜻 채우시리니,
삼승을 구하는 자가 의회疑悔 한다면 이를 모두 끊어 주사 남기심 없으리라.”
제 2. 방편품
여래의 지혜 알기 어려움을 말씀하시다
1. 그때 세존이 삼매에서 조용히 깨어나사 사리불에 이르시되, “부처님네 지혜란 심히 깊어 한량 없어, 그 지혜의 문은 이해키 어려우며 들기 어려우니, 온갖 성문․벽지불의 능히 알 바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은 일찌기 백천만억 무수한 부처님네 가까이해 온갖 부처님의 한없는 도법을 모두 행하며, 용맹정진해 이름 널리 들리며, 심히 깊은 일찌기 없던 법 성취하여서 근기를 따라 설한 바이기에 뜻이 이해키 어려움이니라.
2. 사리불이여, 내가 성불한 이래 갖가지 인연과 갖가지 비유 들어 가르침 널리 펴며, 무수한 방편으로 중생을 인도하여 모든 집착 떠나게 하니,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방편과 지견바라밀을 다 갖추었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이여, 여래의 지견은 광대하고 심원하여, 무량과 무애와 힘과 무소외와 선정과 해탈과 삼매에 있어 가없는 데 깊이 들어 일찌기 없던 온갖 법을 성취했느니라.
사리불이여, 여래는 능히 갖가지로 분별하여 아주 잘 모든 법을 설하나니, 말씨가 부드러워 여러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느니라. 사리불이여, 요점만을 이르건대 무량․무변하여 일찌기 없던 법을 부처님은 다 이루고 있느니라.
법을 설하지 않으려 하시다
3. 그만두라, 사리불이여. 구태어 다시 설할 일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의 이룬 바는 제일의 희유하고 난해한 도리이매,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이라사 능히 다 아시나니, 제법실상은 이르는 바 제법의 이같은 상相․이같은 성性․이같은 체體․이같은 역力․이같은 작作․이같은 인因․이같은 연緣․이같은 과果․이같은 보報․이같은 본말구경등本末究竟等이니라.”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의 지혜
4.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부처님은 헤아릴 길이 없나니
모든 천신과 세상 사람들,
요컨대 온갖 중생으로는
부처님의 경지를 능히 알 자 없나니라.
부처님의 10력과 4무소외와
해탈과 온갖 여러 삼매와
부처님의 여러 나머지 법을
능히 헤아릴 이 없음이로다.
5. 본래 무수한 부처님 따라
여러 도법을 고루 행하니,
뜻이 매우 깊고도 미묘한 법이
보기도 알기도 어려웁건만,
무량억겁에 오직 한 마음으로
이 여러 수행을 그 모두 닦아
도량에서 마침내 도과를 이루어
내 이미 그 모두를 다 알고 보았노라.
6. 이같이 큰 과와 이같은 보와
갖가지 성과 상의 그 도리는,
나와 시방의 제불들만이
능히 이를 알고 있나니,
이 법은 남에게 보일 길 없고
언어로 표현할 도리 끊이매,
온갖 중생의 처지에서는
능히 이해할 수 없음이어니,
여러 보살들 중에 신심의 힘이
굳건한 자만이 예외가 될 뿐,
여러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이미 부처님네 공양드리고
모든 번뇌도 이미 다하여
다신 윤회 안하는 자리에 있는
이러한 여러 사람들로도
그 힘이 감당치 못하느니라.
7. 설사 세상의 모든 사람이
슬기롭기 다 사리불같다 하고
그들이 함께 생각해 헤아린대도
부처님의 지혜만은 못 헤아리리라.
시방세계에 가득한 사람이
그 모두 사리불과 같다고 하고,
부처님의 다른 여러 제자들이
또한 시방 국토에 가득하여서
그들 함께 생각해 헤아린대도
역시 이를 알 길은 없을 것이며,
8. 날카로운 감각에 번뇌가 끊겨
마지막 몸을 받은 벽지불들이
또한 시방 세계에 가득하여서
그 수효 빽빽한 대숲과 같아,
그들이 그 마음 하나로 하여
억만 무량한 겁에 걸쳐서
부처님의 지혜를 생각한대도
그 일부도 능히 못 알아내며,
9. 새로이 발심한 보살들로서
무수한 부처님네 공양드리어
온갖 도리를 환히 다 깨달으며
법도 잘 설할 수 있는 자들이,
벼처럼 삼처럼 대처럼 갈대처럼
시방세계에 가득하여서
한 마음으로 뛰어난 지혜 다하여
항하사 같은 긴 겁에 걸쳐
함께 생각하고 헤아린대도
부처님의 지혜는 알지 못하며,
10. 불퇴전의 자리에 든 여러 보살이
그 수효 항하의 모래와 같아
한 마음 다 같이 생각한대도
또한 알 수는 없으리로다.
11. 또 사리불이여, 너에게 이르노니
더러움 없어 불가사의한
매우 깊고도 미묘한 법을
나는 이제 그 모두 고루 얻으니,
오직 나만이 실상을 알고
시방제불도 또한 그러시니라.
은근히 방편을 얘기하시다
12. 사리불이여, 마땅히 알라.
부처님네 말씀에는 다름 있지 아니하니,
나의 설한 법에 있어
큰 신력信力 일으키라.
세존께선 가르침 오래된 그 뒤에야
비로소 진실을 설하느니라.
13. 여러 성문에 속한 무리와
연각승 구하는 사람에게 이르노니,
내가 괴로움의 결박을 벗겨
열반에 이르도록 하여온 것은,
부처님이 방편의 힘을 나투어
삼승의 가르침을 설해 보이어,
중생들 곳곳에 집착하는 그것을
벗어나게 하려는 뜻이었니라.”
사부대중의 의심
14. 그때 대중 속에는 성문으로 번뇌 다한 아라한인 아야교진여 등 1천 2백 명과, 성문 벽지불의 마음 일으킨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있더니, 각기 이리 생각하되 ‘이제 세존께선 어찌해 은근히 방편을 찬탄하여 이르시되, ‘부처님의 얻은 법은 심히 깊어 이해키 어려우며, 말로 설한 바의 취지도 알기 어려운지라, 온갖 성문․벽지불의 미칠 바 아니라’ 하심어어뇨. 부처님이 한 가지 해탈의 도리를 설하시매, 우리 또한 이 법을 얻어 열반에 이르렀거니, 이제 이 말씀의 취지를 알지 못하리로다’ 고 하더라.
사리불이 묻다
15. 그때 사리불이 사중의 의심함을 알며 자기도 또한 알지 못해 부처님께 여쭈오되, “세존이시여, 그 어인 까닭으로 부처님네의 으뜸가는 방편과 매우 깊고도 미묘하여 이해키 어려운 법을 간곡히 찬탄하심이오니까. 저는 예로부터 세존에게서 이런 말씀 듣자온 적 없삽나이다. 이제 사중이 다 의혹하옵나니,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오선 이를 자세히 설해 주소서. 세존께선 어이해 매우 깊고도 미묘하여 이해키 어려운 법을 간곡히 찬탄하심이오니까.”
게송으로 거듭 묻다
16. 그때 사리불이 거듭 이 뜻을 펴려 하여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지혜의 태양이신 세존[慧日大聖尊]께오선
오늘에 이르러사 이 법 설하시나니,
스스로 이르시되, ‘나는 이러한
10력과 4무외와 여러 삼매와
뛰어난 선정과 해탈 따위의
불가사의한 법 얻었노라’ 하시며,
도량에서 얻으신 그 법에 대해
능히 여쭈어 보는 자도 없고,
‘내 뜻 못 헤아리라’ 고 말씀하셔도
또한 능히 묻는 자 없사왔건만,
물음 없는데도 스스로 설시어
닦으신 도에 대해 찬탄하시되,
‘지혜 미묘커니, 부처님네만
얻으실 수 있니라’ 고 말씀하시매,
번뇌 다한 여러 아라한들과
열반을 구하는 모든 사람이
이제 다 의혹에 사로잡혀서
왜 이리 설하시나 의아해 하며,
연각의 가르침 구하는 자와
모든 비구와 비구니들과
온갖 천신과 용과 귀신과
건달바에 이르는 대중 모두가
서로 바라보면서 의혹을 품어
세존을 우러러 뵙고 있나니,
이는 어찌한 까닭이니까.
원컨대 저희 위해 설하오소서.
17. 여러 성문 중에 저를 일러서
으뜸이라 세존께서 이르셨건만,
그러한 저의 지혜로서도
의혹해 깨달을 길 없삽나이다.
이는 구경의 법임이니까.
아니면 수행하는 도 임이니까.
18. 부처님의 입에서 태어난 아들
합장하고 우러러 기다리오니
원컨대 미묘도 한 음성을 내시와
저희 위해 여실히 설하오소서.
여러 천신과 용과 귀신이
그 수효 항하의 모래같으며,
성불하기 바라는 보살들 또한
대수大數 8만이 예 있사오며,
다시 모든 만억 국토의
전륜성왕이 여기 이르러
합장하와 공경하는 한 마음으로
구족도具足道 듣잡고자 원하나이다.”
거절하시는 세존
19. 그때 부처님이 사리불에 이르시되, “그만두라, 그만두라. 다시 설할 것 없느니라. 만약 이를 설한다면 온갖 세간의 천신과 사람 모두 마땅히 놀라와하고 의심하리라.”
사리불의 간청
20. 사리불이 거듭 부처님께 여쭈오되, “세존이시여, 원컨대 설하오소서, 설하오소서. 왜냐 하오면, 이 자리 모여 있는 무수 백천만억 아승지 중생들이 일찌기 온갖 부처님 뵈어 제근이 맵고 날카로우며 지혜 밝사옵기에, 부처님의 설하심 듣자온다면 능히 공경해 믿사오리다.”
21. 그때 사리불이 거듭 이 뜻 펴려 하여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법의 왕이시며
더없이 존귀하신 분이시여[法王無上尊],
오직 설하시와 심려 마소서.
여기 모인 끝없는 대중 속에는
공경해 믿자올 자 있사오리다.”
다시 거절하시다
22. 부처님이 또 사리불을 말리시되, “만약 이를 설한다면, 온갖 세상 천신들과 사람․아수라가 마땅히 놀라와하고 의아해 하며, 증상만 비구는 장차 지옥에 떨어지리라.”
23.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을 설하여 이르시되,
“그만두라, 모름지기 설할 것 아니니라.
내 법이 미묘하여 헤아리기 어렵나니
증상만의 비구들이 이를 들으면
반드시 공경하여 믿을 수 없으리라.”
사리불의 세 번째 간청
24. 그때 사리불이 다시 거듭 부처님께 여쭈오되, “세존이시여. 원컨대 설하오소서, 설하오소서. 이제 여기 모인 저희들 같은 백천만억 무리들은 세세에 이미 부처님 따라 교화 받자온지라, 이들이 반드시 공경하며 믿사와, 장야에 편안함 얻어 이익되는 바 많사오리다.”
25. 그때 사리불이 거듭 이 뜻을 펴려 하여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사람 중의 가장 존귀한 분[無上兩足尊]이시여,
으뜸 가는 법 원컨대 설하소서.
제가 부처님의 장자이오니
오직 분별하여 설하오소서.
이 자리 있는 무수한 대중들이
이 법을 공경하여 믿사오리다.
부처님께오서 과거 세세에
이 무리 교화하심 있사옵기에
다 이제 한 마음으로 두 손 모두어
세존의 말씀 듣잡고자 바라옵나니,
저희들 1천 2백과 그 나머지
성불하기 바라는 무리오이다.
원컨대 이들을 위하시어서
두루 분별해 설하오소서.
그들이 이 법을 듣자온다면
크게 기뻐해 믿사오리다.”
설할 것을 허락하시다
26. 그때 세존이 사리불에 이르시되, “네 이미 간곡하게 세 번이나 청했거니 어찌 설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네 이제 자세히 들어 이를 잘 생각할지라. 내 너 위하여 분별해 이르리라.”
증상만 지닌 무리들 물러가다
이 말씀하실 때, 자리에 있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5천 명의 무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가니, 그 무슨 까닭인가. 이들이 죄의 뿌리 깊고 무거우며 겹쳐서 증상만의 마음 지닌지라, 얻지 못함을 얻었다 하며 깨닫지 못함을 깨달았다 하여 이러한 과실 있음일새, 그러기에 머물지 아니함이어늘, 세존이 잠잠하사 굳이 말리지 아니하시니라.
27. 그때 부처님이 사리불에 이르시되, “이제 이 무리에는 지엽 없고 오직 참된 사람만 남았도다. 사리불이여, 이러한 증상만의 무리는 물러가도 좋으니라. 너는 이제 잘 들으라. 너 위하여 설하리라.”
사리불이 여쭈오되, “알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듣잡고자 하나이다.”
묘법은 때가 되어야 설한다
28. 부처님이 사리불에 이르시되, “이런 묘법은 온갖 부처님들께오서 때로 드물게야 이를 설하시나니, 우담발화가 때로 한번 피어남과 같으니라. 사리불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부처님의 설하는 바 믿을지니, 내 말에 거짓됨 없느니라.
부처님들의 일대사인연
29. 사리불이여, 부처님네 근기 따라 법을 설하시는 취지 이해키 어렵나니, 무슨 까닭이어뇨. 내 무수한 방편과 여러 가지 인연과 비유와 언사로 온갖 법 설했으되, 이 법이 사고․분별로 능히 이해할 바 아니라, 오직 부처님네만이 아실 수 있기 때문이니라.
30. 무슨 까닭이어뇨. 모든 부처님들께오선 오직 일대사인연으로 해 세상에 나오시느니라. 사리불이여, 어찌해 모든 부처님들께오서 오직 일대사인연으로 세상에 나오신다 이름인가. 모든 부처님이 중생들로 하여 부처의 지견을 열어 청정하게 하려 하시므로 세상에 나오시며[開], 중생들에게 부처의 지견을 나타내 보이려 하시므로 세상에 나오시며[示], 중생들로 하여 부처의 지견을 깨닫도록 하려 하시므로 세상에 나오시며[悟], 중생들로 하여 부처의 지견의 도에 들게 하려 하시므로[入] 세상에 나오시나니, 사리불이여, 이를 일러 모든 부처님들께오서 일대사인연으로 하여 세상에 나오신다 하느니라.”
부처님들의 모든 가르침은 일불승을 위한 것
31. 부처님이 사리불에 이르시되,
“모든 부처님께오선 다만 보살을 교화하실 뿐이라. 온갖 하시는 바는 항상 한 가지 일 위하심이니, 오직 부처님의 지견을 중생에 보여 깨닫게 하려 하심이니라. 사리불이여, 여래께서는 다만 일불승으로 중생 위해 설법하시나니, 다른 가르침 이승이나 삼승이 있음은 아니니라. 사리불이여, 온갖 시방 제불의 법 또한 이 같으니라.
32. 사리불이여, 과거 제불이 무량․무수 방편과 가지가지의 인연․비유․언사로 중생 위하사 여러 법 펴서 설하셨나니, 이 법이 다 일불승 위함이었기에 이 여러 중생들이 부처님네로부터 법을 듣자와 깨달음 다해 모두 일체종지 얻으니라.
33. 사리불이여, 미래 제불이 장차 세상에 나시어 또한 무량 무수 방편과 가지가지의 인연․비유․언사로 중생을 위하사 여러 법 펴서 설하시리니, 이 법이 다 일불승 위함이기에 이 여러 중생들이 부처님네로부터 법을 듣자와 깨달음 다해 모두 일체종지 얻으리라.
34. 사리불이여, 현재의 시방 무량 백천만억 불토 중의 모든 부처님이 이익 주심 많으사 중생을 편안코 즐겁게 하시거니와, 이 여러 부처님 또한 무량 무수 방편과 가지가지의 인연․비유․언사로 중생 위하사 여러 법 펴서 설하시나니, 이 법이 다 일불승 위함이기에 이 여러 중생들이 부처님네로부터 법을 듣자와 깨달음 다해 모두 일체종지 얻느니라.
35. 사리불이여, 이 모든 부처님이 다만 보살을 교화하실 따름이니, 부처님의 지견을 중생들에게 보이려 하심이며, 부처님의 지견으로 중생들을 깨닫게 하려 하심이며, 중생으로 하여 부처님의 지견에 들게 하고자 하심이니라.
36. 사리불이여, 내 이제 또한 이 같아서 온갖 중생의 갖가지 욕구와 깊은 마음으로 집착하는 바를 알아, 그 본성 따라 가지가지의 인연․비유․언사와 방편력으로 그들 위해 설하나니, 사리불이여, 이 같음이 다 일불승․일체종지 얻게 하기 위함이니라.
37. 사리불이여, 시방세계 중에 이승도 없거니, 어찌 삼승이 있으리오. 사리불이여, 부처님네는 오탁악세에 나시나니, 소위 겁탁․번뇌탁․중생탁․견탁․명탁이라. 이같이 사리불이여, 겁탁의 어지러운 시절에는 중생이 번뇌 무거워 간탐․질투하여 여러 불선의 뿌리 키워 이룰새, 부처님들이 방편의 힘 나투사 일불승을 분별해 삼승을 곧 설하시느니라.
38. 사리불이여, 만약 내 제자로서 스스로 이르되 아라한․벽지불이라 하는 그 사람이, 부처님네께서 오직 보살들만 교화하시는 줄 듣지도 알지도 못했다 하면, 이는 불제자도 아니요 아라한도 아니요 벽지불도 아니니라. 또 사리불이여, 이 모든 비구와 비구니들이 제가 이미 아라한 경지 얻으니 이는 마지막 몸․마지막 열반이로다 하고, 다시는 마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구하지 않는다면, 알지어다. 이 무리 모두 증상만인이니, 어째서이뇨. 비구가 있어 실제로 아라한을 얻었댄들 이 법을 아니 믿을 까닭이 없음이라.
39. 다만 부처님 멸도 하신 후, 눈앞에 부처님 안 계실 때는 제외하리니, 어째서이뇨. 부처님 멸도하신 후에도 이런 가르침 수지하여 독송하옵고 그 뜻 환히 이해하는 자, 이러한 사람이란 좀체 없는 까닭이니, 만약 다른 부처님 만나뵙는다면 이 법 중에서 틀림없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사리불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한 마음으로 믿고 이해해 내 말을 수지하도록 할지니라. 제불의 말씀에는 거짓 없으시니, 다른 승乘 있음 없고 오직 일불승, 이것만이 있느니라.”
참열매만 남다
40. 그때 세존이 이 뜻을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비구와 비구니로 증상만 품은 자와
아만의 우바새, 신심 없는 우바이,
이런 사중 5천이 여기 있어서
제 잘못 제 못 보아 계戒에도 결함 있고,
허물을 간수터니, 이 무리들이 다 나가니,
모임의 찌꺼기들 불위佛威로 해 떠남이라.
이들이 복덕이 적어 이 법 감당 못하리라.
이제는 지엽 없고 참된 자만 남았나니,
이제는 일승법 설할 시기
41. 사리불이여,
나의 말을 정성 다해 잘 들으라.
제불이 얻은 법을
무량한 방편으로 중생 위해 설하시되,
중생들의 생각과 갖가지 닦는 도道와
욕망․본성과 전생의 선악업을
그 모두 아시와, 여러 가지 연緣과 비유
언사․방편으로 그 모두 기쁘게 해,
혹은 수다라와 가타伽陀와 본사本事,
본생․미증유와,
그리고 인연․비유․기야祇夜
우바제사경 설하느니라.
42. 둔근이 소법을 바래 생사에 집착하고
무량불 그 밑에서
심묘한 도 아니 닦아
온갖 고통 받고 있기에 열반을 설했나니,
이 방편 만들어서 불혜에 들게 하되
‘불도를 이루리라’ 설하지 않았도다.
설하지 아니함은 때가 오지 않음이러니,
이제 그때일새 대승을 설하노라.
43. 이 구부법九部法은 중생 따라 설하여서
대승에 들게 하는 근본이기에 설함이라.
불자가 마음 청정하여 부드럽고 영특하며
무량한 불소에서 심묘한 도 닦으니,
이러한 불자 위해 이 대승경 설하노라.
이들 다 내세에 성불할 것 수기하리니,
충심으로 염불하며 정계淨戒 지킨 까닭이라.
이들이 이 말 듣고 크게 기뻐할 것이니,
이런 마음 알새 대승을 설하노라.
성문이건 보살이건 내가 오늘 설하는 법
게송 하나를 들었대도 모두 성불하리로다.
일승법만 있을 뿐
44. 시방불토에는 일승법만 있을 뿐,
이승․삼승 없거니와 방편을 설해
가명자仮名字로 중생을 제도함은 예외니,
부처님의 지혜를 설하고자 하심이라.
제불이 이 세상에 나타나셔서,
이 한 일만 진실하고
다른 둘은 거짓이기에
끝내 소승으론 중생 제도 않나니라.
45. 부처님이 대승에 주해
그 얻은 법같이 하고
선정과 지혜로 장엄하여
이로서 중생을 건지시나니,
무상의 도와 대승의 평등법을 깨닫고도
소승으로 내지는 하나라도 교화하면
이는 인색함이니 결코 할 일 아니니라.
믿어서 귀의하면 여래는 아무 속임 없고
탐심․시기 없나니, 온갖 악 끊었기에
시방에서 홀로 부처님만이
두려운 바 없느니라.
길상 갖춘 내 몸으로 세간을 두루 비춰
무량한 대중의 존경을 받아
실상인實相印을 설하노라.
46. 사리불이여, 알지어다.
내 본래 서원을 세워
온갖 중생 나와 같아 다름 없기 바랐나니.
옛날의 소원대로 이제 다 이뤘으매
모든 중생 교화하여
불도에 들게 함이로다.
방편 설했던 까닭
47. 만약 중생을 만나 불도대로 가르치면
무지한 자 착란하여 감당치 못하리니,
이런 중생들은 일찌기 선근을 아니 닦고
오욕에 집착하여
치애 탓에 괴로와하며,
온갖 욕망 내어 삼악도에 떨어지거나
육취를 윤회하여 갖은 고통 다 받도다.
태에 든 작은 형상이 세세에 항상 자라
박덕소복으로 온갖 고의 핍박받으며,
사견의 숲 유․무 따위 분별에 들어
이런 견해 의지하여
62견 고루 갖춰
허망한 법에 깊이 집착해
끝내 이를 못 버리니
교만하며 사악하고 진실치 못해,
천만억겁동안 부처님의 이름조차 못 듣고
정법도 못 들어서 제도키 어렵도다.
48. 그러기에 사리불이여, 방편 만들어
고 멸하는 도를 설해 열반을 보임이니,
열반을 설한대도 진정한 멸이 아니니라.
모두가 본래부터 적멸상일 따름이니,
수행을 성취하면 내세에 부처 되리라.
과거의 모든 부처님도 일승도 설하시다
49. 내게 방편력 있어 삼승법 보임이로되
온갖 세존은 일승도를 설하시나니라.
이제 너희 모두 의혹을 씻을지니
제불의 말씀은 다름 없어
오직 일승 뿐이로다.
과거 무수겁에 멸도하신 무량불들
백천만억 그 수효 헤아리지 못하리니,
이런 세존들이 갖가지 인연․비유
무수한 방편으로 제법의 상을 설하시되,
이 모든 부처님 다 일승의 법을 설해
무량한 중생을 교화하사
불도에 들게 하셨니라.
또 모든 대성주大聖主가 온갖 세상의
천인 따위 중생의 마음 속 의향을 아사
다른 방편으로 제일의를 도와 나투셨니라.
과거불 만났던 이들 모두 다 성불했다
50. 중생 있어 과거의 부처님 만나
법을 듣고 보시하며, 지계․인욕과
정진․선정․지혜로
갖가지 복혜를 닦은
이런 사람 그 모두 불도를 이루니라.
51. 제불의 멸도 후에
선연심善軟心 지닌
이런 중생 다 불도를 이뤘으며,
제불의 멸도 후에 사리에 공양하는 자가
만억 가지 탑 세우되 금․은․파리와
자거․마노에 매괴와 유리주琉璃珠로
청정히 치장하여 탑을 세우며,
혹은 석묘 일으키고, 전단․침수와
목밀과 다른 목재,
벽돌․진흙 따위로도 만들며,
벌판에서 흙을 쌓아 불묘佛廟를 이루거나
애가 장난삼아 모래로 탑 만들어도
이런 사람 그 모두 불도를 이뤘니라.
52. 부처님 위하여서 여러 형상 건립하되
32상 조각하면 불도 이루며,
혹은 칠보로 만들거나
투석․적백동과
백랍․연석에 철鐵․목木․진흙과
교칠포로 치장하여 불상을 만들면,
이런 사람 그 모두 불도 이루며,
색채로 백복장엄한 불상을 그리되
제가 하거나 남 시키면 불도 이루며,
애들이 장난으로 초목이나 붓
손톱으로 그려서 불상 만들면
이런 사람 차츰 공덕을 쌓아
대비심 갖추어서 불도 이루고,
다만 보살을 교화하며 무량중생 건지니라.
53. 사람이 탑묘와 보상寶像․화상畵像에
화향․번개를 공경해 바치거나,
남 부려 음악을 울리되
북 치고 각패 불며
피리․거문고․공후․비파․징․동발 등,
이런 음악으로 공양하거나,
기쁜 마음으로 노래하여
부처님의 덕을 칭송하되
한 마디만 했어도 모두 불도 이루며,
산란한 마음으로 한 송이 꽃을
화상畵像에 공양해도 차츰 제불 뵈오며,
예배커나 다만 합장하거나
한 손만 들거나 머리 약간 숙이거나,
이리 화상畵像에 공양해도 차츰 제불 뵈어서
불도 이루어 무수한 중생 건지고
무여열반에 들어가되
불 꺼지듯 했느니라.
산란한 마음으로 탑묘에 들어가
‘나무불南無佛!’ 하고
한번 외워도 불도 이루며,
과거제불 사실 때나 멸도하신 후
이 법 들은 이는 다 불도 이루니라.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일불승 설하실 것
54. 미래의 세존들이 그 수 끝이 없으시되
이 여래들 방편으로 또한 설법하시리니,
모든 여래 끝없는 방편 만들어
중생을 구해 무루지에 들게 하실새
법 들으면 하나도 성불 안함 없으리라.
부처님네 본원은 몸소 닦은 불도를
모든 중생 함께 얻게 하심이로다.
55. 미래제불이 백천억 무수한 법문 설하셔도
기실은 일승을 위하심이니,
부처님네는 사물의 무성無性함 아시건만
연 따라 불종佛種이 일기에
일승을 설하시며,
이 법이 법위法位에 주해
세간상이 상주하니,
도량에서 이를 아사
방편 들어 설하시니라.
현재의 모든 부처님도 일불승 설하시다
56. 인천이 떠받드는 현재의 시방불이
그 수효 항사같아 세상에 나오시되,
중생을 편케 하고자 또한 이 법 설하시니,
제일적멸을 아시건만 방편력으로
갖가지 도 보이시나 불승을 위하심이니라. 중생의 온갖 행실과 마음 속의 생각
과거에 익힌 업과 욕성欲性․정진력
제근의 이둔을 모두 아사,
갖가지 인연 비유 언사로
방편 들어 설하시나니,
이제 나 또한 이같아서
중생을 편케 하고자 해
갖가지 법문으로 불도를 펴 보이며,
지혜의 힘으로 중생의 성욕性欲을 알아
방편 들어 제법을 설해
다 기쁘게 하느니라.
방편력으로 법륜 굴릴 결심을 하셨던 세존
57. 사리불이여, 알지어다.
불안으로 관해 보니,
육도의 중생들이 빈궁하여 복혜 없어
생사의 험한 길에 들어
이어져 고가 안 끊이며,
오욕에 깊이 착해
모우가 꼬리를 사랑틋 하여,
탐애로 저를 가려 보지 못하며,
대세불大勢佛과 고를 끊는 법 구하지 않고
온갖 사견에 깊이 빠져
고苦로 고를 버리려 할새,
이 중생들 위하여서 대비심 일으킴이로다.
58. 내 처음 도량 앉아 관수觀樹하고 경행하며
삼칠일을 골똘히 이런 일 생각하되,
‘내 얻은 바 지혜는 미묘 제일이어늘,
중생들은 제근이 둔해 낙에 착해 멍청하니
이런 자를 어찌 제도할 수 있을까 보냐.’
59. 그때에 모든 범왕․모든 제석천
호세의 사천왕과 대자재천
기타의 천신들과 백천만 권속들이
절하며, 법륜을 굴려지라 청하거늘
내 곧 생각하되, ‘불승만 기린다면
고에 잠긴 중생은 이 법 능히 못 믿어서
법을 깨어 삼악도에 떨어지고 말리로다.
차라리 설법을 말고
일찍 열반에 들리라’ 하다가,
시방 부처님의 위로
60. 이어 과거불의 방편설 생각하고
‘내 이제 얻은 도道도
삼승으로 설하리라.’
이리 생각할 때, 시방불이 다 나타나사
맑은 음성으로 이 몸을 깨우치시되,
‘좋으시도다, 석가모니불
으뜸가는 도사시여,
더없는 이 법 얻었으되
온갖 부처님 따라 방편력 쓰시놋다.
우리 또한 가장 묘한 법 얻었으되
중생을 위해 분별하여 삼승을 설했노라.
소지의 무리는 작은 법을 바래
제 성불을 제가 못 믿기에,
방편으로 분별하여 여러 과를 설했노니,
삼승을 설하나
다만 보살을 가르치기 위함이로다.’
세존의 초전법륜
61. 사리불이여, 알지어다.
부처님[聖師子]네 그 음성을 듣자옵고
‘나무제불南無諸佛!’ 하고 나는 부르고,
다시 생각하되, ‘탁악세에 내 나오니,
제불이 설하신 대로 나도 따라 행하리라.’
이것을 생각하고 바라나에 갔더니라.
제법의 적멸상은 말로 펼 일 아니로되,
방편으로 5비구 위하여 법을 설하니,
이가 곧 전법륜이라.
이리해 열반․아라한․법․승 따위의
이름이 생기니라.
구원겁래로 열반을 찬양하되
‘생사의 고통 길이 다한다’고,
내 항상 설했니라.
부처님의 지혜 설할 시기
62. 사리불이여, 알지어다. 불자를 보건대
불도 구하는 자 무량 천만억이라
공경하는 마음으로 불소에 오니,
일찌기 제불을 따라 방편설 들은 자라,
내 이리 생각하되, ‘여래 나온 그 까닭은
불혜佛慧를 설하기 위함이어니,
이제 바로 그때로다.’
63. 사리불이여, 알지어다.
근기 둔하고 지혜 작은 그 사람과
상에 착해 교만한 자는
이 법 믿지 못하리마는,
이제 내 두려움 없이 온갖 보살 가운데서
바로 방편을 버리고 무상도만 설하노니,
보살들이 이 법 듣고 의혹을 모두 풀며
1천 2백 나한들도 모두 성불하게 되리라.
삼세 제불 설법하는 방식과 같이
나도 이제 이같아여,
무분별법을 설하노라.
일승법은 부처님들의 비밀스런 가르침
64. 제불의 출세는 멀고도 머니
만나뵙기 어려우며,
마침 나오셔도 이 법 설하시기 어려우며,
무량무수겁에 이 법 듣기 어려우며,
이를 들어 믿는 자는 그 더욱 어려우니,
우담화 꽃이 소망받고 감탄사면서
어쩌다가 때로 한번 핌과 같도다.
이 법을 듣고 기꺼워해
단 한 마디 찬탄해도
이미 삼세제불 공양함이니,
희유하기 우담화보다도 더하니라.
65. 너희는 의혹 말라.
이 몸이 법왕되어 두루 이르노니,
오직 일승도로
모든 보살 가르칠 뿐,
성문제자란 없느니라.
너희들 사리불과 성문․보살은
알지어다, 이 묘법이 제불의 비요임을!
오탁악세에서 갖은 욕망을 집착할새
이 중생들 끝내 불도를 아니 구하며,
내세의 악인들이 일승법을 듣자옵고도
안 믿어 법을 깨고 악도에 떨어지리니,
참괴를 아는 청정한 구도자 있을진대
이들 위해 일승도를 두루 찬탄할지어다.
온갖 방편으로 근기에 따라 설법하시는 부처님들
66. 사리불이여, 알지어다.
제불의 법 이같아서
만억 가지 방편으로 수의설법하시나니
그 아니 배운 자는 이해하지 못하리만,
너희들은 부처님네 수의방편을
이미 알아 다시 의혹 없거니,
자신도 성불할 수 있음을 크게 기뻐하라.”
제 3. 비유품
사리불의 기쁨과 깨달음
1. 그때 사리불이 기뻐해 날뛰면서, 즉시 일어나 두 손 모두옵고 존안을 우러러뵈와 부처님께 사뢰오되, “이제 세존을 쫓아 이 가르침 듣자옵고, 마음에 기뻐하여 놀라와[得未曾有]하나이다. 왜냐하오면, 제가 예전에 부처님 쫓아 이같은 법 듣자옵고 모든 보살은 수기를 받아 부처님 되리라 하심을 뵈었으되, 저희들은 이 일에 못끼옵기에 스스로 슬퍼하와 여래의 무량지견 잃었다 하더이다.
2. 세존이시여, 제 항상 산림수하에 홀로 있어 앉거나 거닐면서 매양 이리 생각하되, ‘우리도 한가지로 법성에 들었거늘, 어째 여래께선 소승의 법으로써 우리를 제도하심이어뇨’ 했나이다. 그러나 이는 저희들의 허물일 뿐 세존 탓 아니시니, 어째서이오니까. 만약 저희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성취함에 인이 되는 가르침을 설하시는 그때를 기다렸던들 반드시 대승으로 구제받자왔으리로되, 그러나 저희들은 방편의 수의소설 알지 못하와, 처음 불법 듣자 곧 믿어 사유하여 깨달음을 취하고 말았나이다.
3. 그리하여 세존이시여, 예로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밤낮으로 매양 자책하옵더니, 이제 부처님으로부터 듣지 못하옵던 놀라운 법 듣자옵고, 온갖 의회 끊어 몸과 마음 태연하여 쾌히 안온 얻자오니, 오늘에사 제 참으로 부처님 아들이라 부처님 입으로부터 나며, 법으로부터 화생하여, 부처님의 법의 유산을 얻을 줄 알겠나이다.”
뒤늦은 깨달음을 게송으로 거듭 밝히다
4. 그때 사리불이 이 뜻 거듭 밝히려 해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저는 이 법 듣자옵고 놀라와하여
크게 기뻐 의혹 모두 덜었나이다.
예로부터 가르침 받자온 끝에
대승 잃지 않게 되니,
놀라울사 님의 음성
우리 고뇌 더시놋다.
번뇌 다한 저도 듣고
우뇌를 덜었사오이다.
사리불의 자책
5. 산꼴짜기에 있거나 나무 밑에 있거나
앉고 거닐면서 항상 이 일 생각하여
오, 깊이 자책하되,
‘어찌 제가 저 속이느뇨’ 했사오니,
우리 또한 불자라 무루법 같이 듣되
미래에 무상도 설하지 못하며,
금색과 32상
10력과 제해탈이
한 법 속에 있거늘 이것들 못 얻으며,
80종묘호와 18불공법
이런 공덕 나는 다 잃도다 하며,
저 홀로 거닐다가
대중 속에 부처님 계시며
명성이 시방에 가득차
중생을 구제하오심 뵙고,
‘이런 이익 잃음은
저를 속인 탓이로다’ 했나이다.
늘 이것 생각하와
세존께 저의 도道 잃은지의 여부를
묻잡고자 했사오며,
세존께서 보살들을 늘 칭찬하심 뵙고,
이로 해 밤낮으로 이 일 헤아리더니,
이제 말씀을 듣자옵고
수의설법 오묘하와
도량으로 대중들을 이끄신 줄 알괘이다.
6. 제 본래 사견에 착해
범지의 스승 되었더니
세존이 제 마음 아사 열반 설해 주시거늘
사견 모두 덜어내고 공의 도리 깨달아서
그때에 멸도를 얻었노라 여겼으나,
이제사 참된 멸도 아닌 줄 알와이다.
부처님 되었을 때 32상 고루 갖춰
천인․야차․용신 등에 공경받아야
이때에사 번뇌가 길이 끊이어
남음 없다 하리로소이다.
세존의 수기 듣고 의심을 버리다
7. 여럿 있는 자리에서
저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 설하시니,
이런 말씀 듣자옵고
의혹 모두 덜었나이다.
님의 말씀 처음 듣곤 크게 놀라 의심하되
마魔가 부처 되어
내 마음 휘젓는 것 아닌가 하옵더니,
갖가지 인연․비유 공교히 설하시매
마음의 편안키 바다같아
의혹 모두 끊사오이다.
8. 설하시되 과거의 무량한 부처님도
방편 쓰사 이 법을 설했니라 이르시며,
현재불․미래불이 무수하시되
방편으로 이같은 법 설한다 이르시며,
이제 세존이 여기에 나서 출가하사
도를 얻어 설법하되 또한
방편 쓰신다 하오시니,
참된 도야 세존만이 설하실 뿐,
파순波旬은 못 하옵기에
이로써 마가 부처님 아닌 줄 아오이다.
의혹 탓에 마의 짓인가 했음이오이다.
사리불의 서원
9. 부드러운 님의 말씀 심원하고 미묘하사
청정한 법 설하심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의회疑悔 길이 다해
실지實智 중에 안주하니,
제 기필코 부처되어 천인의 공경받아
더없는 법륜 굴려
보살들 교화하리로소이다.”
과거에는 세존에게 성불의 가르침 받았던 사리불
10. 그때 부처님이 사리불에 이르시되, “내 이제 천인․사문․바라문 가운데서 이르노니, 내 일찍 2만억의 불소에서 무상도 위하기에 항상 너 교화커늘, 너 또한 긴 세월 나를 따라 배우더니, 내가 방편 써서 너를 인도한 까닭으로 이제 내 법 가운데에 태어나게 됐느니라.
11. 사리불이여, 내 옛날에 네게 부처 되는 길을 지원토록 하였거늘, 이제 모두 잊고 스스로 여기되 이미 멸도를 얻었다 하매, 내 이제 도로 너로 하여 본원 따라 행하던 도를 생각케 해주려고, 모든 성문을 상대하여 이 대승경 설하노니, 이름이 묘법연화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네 호념하시는 바라.
사리불에게 수기하시다
12. 사리불이여, 네 미래세에 무량․무변 불가사의겁을 지나, 약간 천만억불을 공양하여 바른 법 받들어서 이를 지니고, 보살로서 행할 도를 그 모두 갖추어서, 마땅히 부처 되어, 이름을 화광華光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이르리라.
13. 나라 이름 이구離垢요, 그 땅이 평평하고 청정히 단장되며, 편안하고 풍족하여 인천이 많으며, 유리로 땅이 되고 여덟 길 나 있거늘, 황금으로 노끈 만들고 그 곁을 늘여 경계 삼으며, 그 옆에 칠보로 된 가로수 있어 항상 꽃 피고 과일 열려 있으리라. 화광여래도 삼승으로 중생을 교화하리니, 사리불이여, 저 부처 나는 때가 악세임은 아니로되 본원 탓에 삼승의 법을 설하리로다.
14. 그 겁의 이름은 대보장엄이리니, 어찌하여 이름이 대보장엄임인가. 그 나라는 보살을 큰 보배로 여기는 까닭이라.
저 모든 보살이 무량․무변해 불가사의하기에 산수․비유의 미칠 바 아니어니, 불지佛智 아니면 능히 알 자 없느니라. 걷고자 할 적이면 보화가 발을 받들리니, 이 모든 보살들은 처음 발의한 것 아니라, 다 오래 선근을 심어 무량한 백천만억 불소에서 범행을 닦아 항상 제불의 칭찬하시는 바 되며, 늘 불혜를 닦아 큰 신통 갖추어서 온갖 법문 익히 알며, 성실하고 거짓 없어 생각 굳으니, 이런 보살 그 국토에 충만하리라.
15. 사리불이여, 화광불의 수명은 12소겁이리니, 왕자로서 부처 되기 전까지는 제외하며, 그 곳 중생 수명은 8소겁이리라. 화광여래는 12소겁 지난 다음, 견만보살 불러 아뇩다라삼먁삼보리기를 수여하고 비구들에 이르기를, ‘이 견만보살이 다음에 부처 되어, 이름을 화족안행華足安行 다타아가토․아라하․삼먁삼불타라 이르리라’ 하리니, 그 부처의 국토도 또한 이와 같으리라. 사리불이여, 화광여래 멸도 후에 정법이 세상 머물음이 32소겁이요, 상법이 세상 머물음도 32소겁이리라.”
화광 여래와 이구 세계
16.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사리불이 내세에 반드시 부처 되어
화광이라 일컬어져 무량 중생 건지리니,
무수불 공양하여
보살행과 십력 따위의 공덕
고루 갖추어서 무상도 깨달으리.
무량겁 지나서 겁의 이름은 대보장엄,
세계 이름은 이구이리니,
청정하고 흠이 없어
유리로 땅 이루고 금승으로 길 나누며,
칠보 나무에 언제나 피고 열릴
그 꽃 그 과일,
17. 저 나라 여러 보살 생각 늘 견고하여
신통과 바라밀이 골고루 갗추어져
무수한 불소를 찾아 보살도 배우리니,
이 보살들 화광불의 교화함이라.
18. 이 부처 왕자에 시절 나라와 영화 버려
마지막몸 출가하여 불도를 이루리라.
화광불 수명은 12소겁이요
그곳 사람 수명은 8소겁이며,
이 부처 멸도 뒤에 32소겁 동안
정법이 존속하여 널리 중생 제도하고,
정법 뒤 32소겁 동안 상법도 존속하며,
사리가 널리 유포되어
인천이 함께 공양하리라.
화광불 하는 바가 그 모두 이와 같아
이 부처 뛰어나서 비길 데 없으리라.
화광불은 바로 너니, 마땅히 기뻐하라.”
환희하는 대중들
19. 그때 사부대중인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이런 대중들이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뇩다라삼먁삼보리기 받자옴을 보고 크게 기꺼워해 한없이 날뛰면서, 각기 몸에 걸친 웃옷을 벗어 부처님께 공양하오며, 석제환인․범천왕 등이 무수한 천자와로 하늘의 묘의妙衣, 하늘의 만다라화․마하만다라화, 이런 따위로 부처님께 공양하사오니, 흩은 천의들은 허공에 머물러 스스로 돌며, 제천의 풍악 백천만 가지가 허공에서 일시에 일어 퍼지며, 여러 천화가 비오듯 뿌리거늘, 그들이 이리 말하되, ‘부처님이 그 예전 바라나에서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시더니, 이제 이 자리에서 다시 무상․최대의 법륜을 굴리시나이다.’
게송으로 찬탄하시는 천자들
20. 그때 모든 천자가 이 뜻 거듭 펴려 하여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그 예전 바라나에서 사제의 법 설하시와
오온의 생멸을 분별해 설터시니,
이제 다시 더없는 큰 법을 설하시매
이 법 매우 심오하여 믿을 자 적으니다.
저희들 예로부터 님의 설법 자주 듣되
이리 깊고 묘한 법은 듣잡지 못했나니,
님이 이 법 설하시매 다 수희하나이다.
21. 사리불이 이제 님께 수기 받자오니
저희들도 이같아서 반드시 부처 되어
세상에서 존귀하기 짝이 없게 되오리다.
불도는 부사의라 방편으로 설하시니,
금세․과거세의 착한 업과
부처님 뵈온 공덕
모두 불도에 회향 곧 하나이다.”
부처님들의 모든 설법은 대보리를 얻게 하기 위한 것
22. 그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오되,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다시는 의혹 없어 친히 부처님께 아뇩다라삼먁삼보리기 얻자옴이 됐사오되, 이 모든 1천 2백의 마음 자재한 사람들은, 그 예전 학지에 머무를 때 부처님이 늘 교화해 이르시되, ‘내 법이 생로병사 능히 떠나서 열반에 이르게 한다’ 하시었거늘, 이 학․무학들도 각기 아견과 유견․무견 떠나, 바로 열반 얻음이라 자처하더니, 이제 세존 앞에 못 듣던 법 듣자옵고 그 모두 의혹에 떨어지니이다. 좋사오니 세존이시여, 원컨대 사중을 위해 그 인연 설하시와 길이 의혹 떠나도록 하옵소서.”
여래께서 답하시다
23. 그때 부처님이 사리불에 이르시되, “내 먼저 온갖 부처님이 갖가지 인연․비유․언사로써 방편 만들어 법을 설하심은, 그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위함이라 이르지 않았더뇨. 이 여러 가지 설한 것이 다 보살을 교화코자 하는 까닭이라.
불타는 집의 비유
24. 그러나 사리불이여, 이제 또 비유로써 다시 이 뜻 밝히리니, 지혜 있는 사람들은 비유 들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사리불이여, 어느 나라 읍이나 마을 안에 큰 장자 있어, 그 나이 이미 늙되 재산이 한량없어 전지․저택․하인들이 많았다 치자. 그 집이 광대하되 오직 문은 하나러니, 많은 사람 - 일백․이백 내지는 오백 명이 그 속에 살더니라. 당각이 썩어 낡으며, 담장과 벽 무너지며 기둥뿌리 썩으며, 대들보․동자기둥 기울었거늘, 주위에서 일시에 문득 불이 나서 이 집 태우니, 장자의 열 스물 내지 설흔이나 되는 아들들이 그 집안에 있었니라.
25. 장자는 이 큰 불이 사면에서 남을 보고, 곧 크게 놀라고 두려워해 이같이 생각하되, ‘내 비록 불붙은 문을 편히 나왔으나, 애들은 불꽃에 싸인 집안에 아직 남아 놀이에 집착하여 이를 깨닫지도 알지도 못하며 놀라와도 두려워도 하지 않아서, 불이 와 몸에 닿아 고통이 다가오되 근심․걱정 아니하여 나오려는 뜻 없도다.’
26. 사리불이여, 이 장자가 또 이리 생각하되, ‘내 몸에 힘이 있고 팔 또한 굳세거니, 의극
衣衤戒이나 책상같이 집에서 끌어 내리라’ 하다가, 또 다시 생각하되, ‘이 집에는 오직 하나의 문이 있고 그 더욱 협소커니, 애들 어려 철 없어서 노는 곳에 연연하여, 행여 떨어져서 저 불에 데일세라. 불이 그 얼마나 무서운가 일러주되, 이 집이 이미 불꽃에 타고 있나니, 늦기 전에 빨리 나와 불에 타 죽는 일 없도록 하라 하리로다.’ 이리 생각하고, 그대로 자세히 아들들에 이르고 나서, ‘너희들은 빨리 나오라’ 외쳐댔니라.
27. 아비 비록 이리나 가엾이 알아 좋은 말로 간곡히 깨우치건만, 자식들은 놀이에 넋을 잃어서 그 말을 좀체 믿으려 아니하여, 놀라지도 아니하고 두려워도 아니하여 끝내 나오려는 뜻 없으며, 한 걸음 나아가 무엇이 불이며, 무엇이 집이며, 무엇이 목숨을 잃음인 줄조차 알지 못하고, 다만 동서로 달려 놀며 아비를 바라볼 따름이러라.
세 가지 수레를 방편 삼아 자식을 구하는 장자
28. 그때 장자가 곧 이같이 생각하되, ‘이 집이 이미 큰 불의 태우는 바 되었으매, 나와 아들들이 지금 나가지 않는다면 반드시 타 죽으리니, 이제 방편 만들어 애들로 하여 이 해를 면케 하리라’ 하고, 아비는 애들의 진작부터 마음에 각기 좋아함을 알아서, 갖가지 노리개의 기이한 것을 원하리라 여겨, 이들에게 이르되, ‘너희들이 가지고 놀 이 노리개는 희유하여 좀체 얻기 어려운 것들이니, 만약 지금 안 가지면 뒤에 가서 반드시 뉘우치리라. 이런 갖가지 양거․녹거․우거가 이제 문 밖에 있어 가지고 놀만 하니, 너희들은 불붙은 이 집에서 속히 나오라. 너희들의 뜻대로 무엇이나 주리로다.’
29. 그때 아들들은 아비가 말하는 노리개의 얘기를 듣고 마음에 드는지라, 각기 씩씩하게 서로 밀치고 떠밀면서 다투어 함께 내달려, 불난 집에서 다투어 나왔더니라. 그때 장자는 아들들이 편안히 나와 네 거리 길 위의 맨땅에 앉아 다시 장애 없음을 보고 그 마음 놓여 한없이 기꺼워하더니, 때에 아들들이 각기 아비에게 아뢰오되, ‘부친이 아까 허락하신 노리개, 양거․녹거․우거를 원컨대 이제 내려주소서.’
모두에게 훌륭한 큰 보배 수레를 주다
30. 사리불이여, 그때에 장자 각각 아들들에 똑같은 한 채의 큰 수레를 주니, 그 수레 높고 넓되 중보로 치장하고, 둘레에 난간이요 사면에 방울이라. 다시 그 위 헌개幰蓋 펴니 진기한 여러 가지 보배로 치장하며, 보승寶繩으로 섯얽고 여러 화영을 드리우고, 자리 겹쳐 깔고 붉은 베개 놓고 흰 소로 멍에 메우니, 살빛 알차고 깨끗하며 몸매 아리따우며, 큰 근력이 있으며, 걸음이 고르며, 그 빠르기 바람 같거늘, 또 많은 종 있어 이를 시위하니, 무슨 까닭이어뇨. 이 큰 장자 재물이 한없어서 갖가지 곳집[庫]이 다 차고 넘쳤으매,
31. 이리 생각하되, ‘내 재물 끝없으니, 하잘 것 없는 작은 수레를 아들들에 줌이 옳지 못하도다. 이제 이 어린 것들 다 나의 아들이라, 사랑에 편벽함 있을 수 없나니, 내게 이런 칠보의 대거大車 있어 그 수효 무량한 바엔, 응당 평등한 마음으로 각자에게 줄지언정 차별할 일 아니로다. 어째서어뇨. 내 이 물건으로 한 나라 사람들에 두루 준대도 모자라지 않겠거든, 하물며 나의 아들들일까보냐.’ 이때 아들들이 큰 수레 각기 타고, 경탄을 마지 않아 희출망외喜出望外 하더니라.”
32. “사리불이여, 네 뜻에 어떠하뇨. 이 장자 아들들에 진보로 꾸민 대거를 똑같이 준 것에, 오히려 거짓이 있느냐 아니냐.”
사리불이 여쭈오되,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이 장자 다만 모든 아들로 해 불의 재앙 면하여 목숨을 건지게 한 그것만으로도 거짓말 한 것은 안 되오리니, 어째서어뇨. 만약 목숨을 보전하면 그것으로 노리개를 이미 얻음 되옵거늘, 하물며 다시 방편 세워 불붙은 저 집에서 구제해냄이리까. 세존이시여, 만약 이 장자가 심지어 가장 작은 수레 하나조차 안 주었대도 오히려 거짓말은 안 되오리니, 어째서어뇨. 이 장자 먼저 이리 생각하되, ‘내가 장차 방편으로 아들들을 나오도록 하리라’ 했기 때문이니, 이런 까닭으로 거짓말함이 없음이로소이다. 하물며 장자가 재물의 무량함 스스로 알아, 모든 아들 이롭게 해 주고자 큰 수레 똑같이 줌이오리까.”
중생을 위해 낡고 불타는 삼계에 태어난 세존
33. 부처님이 사리불에 이르시되, “착하고 착하도다. 너의 말대로니라. 사리불이여, 여래도 이같아서 온갖 세간의 아버지 되어, 여러 공포․쇠뇌․우환․무명의 가리움을 길이 멸해 남김 없어, 무량한 지견이며 역이며 무소외를 그 모두 성취하고, 대신력․지혜력을 지니며, 방편과 지혜의 바라밀을 갖추며, 대자대비하여 게으름 없이 언제나 착한 일 구함으로써 온갖 중생을 이롭게 하나니라. 그리하여 삼계, - 썩고 낡은 화택에 태어나서 중생을 구하기 위해 생로병사․우비고뇌와 무명에 가리우고 삼독의 불에 탐을 교화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게끔 함이로다.
불타는 삼계의 어리석은 중생들을 위하여 삼승을 설하시다
34. 보노니 중생들이 생사병로와 우비고뇌에 불태워지며, 또 오욕과 재물 탓에 갖가지 고를 받으며, 다시 탐해서 욕망을 추구하기에 현세에서 여러 가지 고를 받다가, 죽어서는 지옥․축생․아귀의 고를 받으며, 천상에 나거나 인간에 태어나도 빈궁곤고․애별리고․원증회고 등, 이러한 갖가지 온갖 괴로움! 중생이 그 속에 빠져 기뻐해 노닐어서 깨닫지도 알지도 전혀 못하며, 놀라지도 두려워도 하지 않으며, 또한 싫어도 하지 않으며, 해탈 아니 구하고 불타는 집과 같은 이 삼계에서 동서로 마구 달려 큰 고통 만난대도 개의치 않는도다.
35. 사리불이여, 부처님도 이를 보고 나서 이리 생각하되 ‘내 정녕 중생의 아비일진대, 응당 그 받는 고난 제거해, 끝없는 불지혜의 낙을 주어서, 그들로 해 거기서 놀게 하리라.’
사리불이여, 여래 다시 이런 생각을 하되, ‘내 다만 신력과 지혜력으로 방편을 버린 채, 중생들 위해 여래의 지견과 힘과 무소외를 찬탄한다면, 중생들이 이것으론 구제되지 못하리라. 어째서어뇨. 이 중생들은 생로병사․우비고뇌 못 면하여 삼계의 화택에서 태움을 당하거니, 무엇에 말미암아 부처의 지혜 능히 알 수 있으랴.’
여래의 방편
36. 사리불이여, 저 장자 그 몸과 손에 힘 있어도 안 쓰고 간곡한 방편으로, 아들들의 화택의 고난 애써 건지고야 진기한 보배로 꾸민 대거를 각자에 줌과 같으니, 여래 또한 이러하여 비록 힘과 무소외 있어도 아니 쓰고, 다만 지혜의 방편으로 삼계의 화택에서 중생을 빼내어 건지려고, 그들 위해 삼승, - 성문승․벽지불승․불승을 설하여, 이리 말하되, ‘너희는 삼계의 화택에 살고자 원치 말며, 너절한 색․성․향․미․촉을 탐하지 말라. 탐착해 갈애를 내면 그 불의 태우는 바 되려니와, 너희 삼계에서 빨리 나오면 마땅히 삼승 - 성문성․벽지불승․불승 곧 얻으리라. 내 이제 너희 위해 이를 보증하노니, 끝내 헛되지 아니하리라. 너희들은 마땅히 근수정진 할지니라’ 하여, 여래 이 방편으로 중생을 유진誘進하고,
37. 다시 이리 말씀하되,
‘너희들은 알지어다, 이 삼승의 가르침은 다 성인들의 칭찬하시는 바라. 자재해 매임 없으며 의지해 구할 바 없으니, 이 세 수레[三乘] 타면 무루한 근과 힘과 각도覺道․선정과 해탈․삼매로 스스로 즐겨, 무량한 안온쾌락 얻게 되리라.
성문․벽지불․보살
38. 사리불이여, 중생이 그 안에 지성智性 있어서 부처님 쫓아 법을 듣고 이를 믿어서, 간곡히 정진해 삼계로부터 빨리 벗어나려고 열반의 경지 스스로 구하면 성문승이니, 장자의 저 아들들이 양거羊車 갖고자 화택에서 나오는 그것 같으며,
39. 중생 있어 부처님 따라 법 듣고 믿어, 간곡한 정진으로 자연혜를 구해 홀로 열반에 들기 바라며 깊이 제법의 인연을 알면 이것이 곧 벽지불승이니, 장자의 저 아들들 녹거鹿車 갖고자 화택에서 나오는 그것 같으며,
40. 중생 있어 부처 쫓아 법 듣고 믿어, 정진해 일체지와 불지․자연지․무사지․여래의 지견․역․무소외를 구해, 무량한 중생 가엾이 여겨 안락케 함으로써 인천에 이익 주어 그 모두를 건져내면, 이것이 대승이니, 보살은 이 가르침[乘] 구하기에 그 이름 ‘마하살’이라, 장자의 저 아들들 우거牛車 갖고자 화택에서 나옴과 같으니라.
여래는 삼승으로 이끌어 일승으로 해탈하게 한다
41. 사리불이여, 저 장자 그 아들들이 불붙은 집에서 무사히 나와 두려움 없는 곳에 이름을 보고 스스로 생각하되 ‘재물이 한없다’ 하여 똑같이 큰 수레를 아들들에 주는 듯하니, 여래도 이같아서 온갖 중생의 아버지 되어, 무량 억천 중생들이 부처의 가르침의 문을 통하여 삼계의 괴로움과 공포의 험한 길을 무사히 벗어나서 열반의 즐거움 얻음을 보면, 여래는 그때 이같이 생각하되, ‘내게 무량․무변한 지혜와 힘과 무외 따위 제불의 법장이 있노니, 이 중생들 그 모두 내 자식인 바에는 똑같이 대승을 주어 사람이 저 홀로만 멸도 얻음 없게 하여, 다 여래의 멸도로써 멸도케 하리라’ 하고, 이 여러 중생들 중에 삼계에서 벗어난 자들에는 다 제불의 선정․해탈 등 그들이 즐길 노리개를 주나니, 다 일상一相 일종一種이라, 성인들이 찬탄하는 바며, 능히 청정하고 미묘하여 으뜸가는 낙을 낳게 되느니라.
42. 사리불이여, 저 장자가 처음에 세 수레로 아들들을 유인한 후, 오직 큰 수레 - 보물로 치장하여 편한키 으뜸인 것을 그들에게 주나, 저 장자에 거짓말한 허물이 없는 것 같이, 여래도 이같아서 거짓말함 없으니 처음에 삼승을 설해 중생을 인도하고, 그런 후엔 오직 대승으로 구제함이라. 어째서어뇨. 여래 무량한 지혜와 힘과 무소외 따위의 법장이 있어서, 온갖 중생에게 대승의 법을 안 가리고 똑같이 내리건마는, 중생들 모두가 이를 받지는 못하는 탓이니라.
사리불이여, 이러한 까닭으로 마땅히 알지니, 제불이 방편력 탓에 일불승을 가려 삼승을 설하시나니라.”
화염에 휩싸인 낡고 피폐한 집
43. 부처님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비유컨대 장자에 하나의 큰 집 있되
그 집이 오래되어 낡고 헐어서
집채 위태롭고 기둥뿌리 썩으며,
기운 대들보․동자기둥, 무너진 섬돌 ·····
담과 벽 갈라지고 흙 바른 것 떨어지며,
이엉 날리고 서까래․평고대가 빠지며
꾸불꾸불 둘린 담안에 오물이 가득커늘,
오백 명이 거기 살고 있었더니라.
44. 솔개․올빼미․수리․독수리
까마귀․까치에 산비둘기․집비둘기
까치독사․살모사․전갈․지네․그리마
도마뱀․노래기․ 삵괭이․새앙쥐와 쥐
이 여러 악충들 서로 마구 달리며,
똥․오줌내 나는 그곳 더러움 질펀한데,
말똥구리 따위 벌레 그 위 모이며,
여우․이리․야간이 씹고 짓밟아
시체 물어뜯어서 뼈와 살 널렸거늘,
이로 해 개떼 모여 서로 치고 잡으며
굶주려 겁을 먹고 이리저리 먹이 찾아,
서로 싸워 잡고 끌며 으르렁대 짖어대니,
그 집 무서워 별남이 이같으며,
45. 곳곳에 무서운 도깨비들과
야차악귀들이 있어서 사람 고기 먹으며,
독충과 여러 모진 짐승들
새끼쳐 제각기 이를 지켜도
야차가 와서 다투어 잡아먹으며,
배불리곤 모진 마음 더욱 치열해
서로 싸우는 소리 참으로 두려우며,
구반다귀는 흙무더기에 쭈그리고 있다가
때로는 한두 자나 뛰어 오르고,
오가며 제멋대로 장난하여서,
개의 다리 잡아 때려
소리조차 못 내게 하고
다리를 목에 얹어 겁 주어 제 즐기며,
46. 다시 여러 귀신 있으니
그 몸이 길고 크며
나체에 검고 여윈 몰골하고
늘 그 속에 살아
모진 소리 부르짖어 먹이 찾으며,
또 귀신 있어 목이 바늘같으며
또 귀신 있어 머리가 쇠머리 같아
혹은 인육, 혹은 개를 잡아먹으니,
머리칼 흐트러지고 해침이 흉악하여
기갈에 시달리매 악쓰고 치달리며,
야차․아귀․사나운 새와 짐승들
주려서 사방으로 창을 엿보니,
이런 여러 고난 있어 공포 끝도 없으니라.
47. 이 썩고 낡은 집이 한 사람에 속하더니,
그 사람 근자에 외출하고 얼마 안돼
뒷날 집에서 갑자기 불이 일어
사방이 일시에 사납게 타오르니,
목재들 탁탁 터져서 갈라지고
부러져 떨어지며 담벽이 무너지거늘,
여러 귀신 소리내 크게 외치며,
수리같은 여러 새와 구반다 등이
당황하고 겁먹어 나오지를 못하며,
악수․독충들이 구멍 찾아 숨으며,
비사사귀도 그 속에 살아
48. 복덕이 박한 탓에 불의 화를 받아
서로 해쳐 피 마시고 고기 씹으며,
야간들 다 이미 먼저 불에 타 죽은 것을
여러 큰 모진 짐승이 다투어 와서 먹으며,
냄새나는 연기 일어 사면 메우며,
지네․그리마․독사 따위가
불에 타 구멍에서 나오는 것을
구반다귀 닥치는대로 잡아먹으며,
아귀들 머리에서 불이 타올라
기갈에다 뜨거워 당황해 치달리니,
그 집 이러히 심히 무서워
독해․화재 여러 재난 다양터니라.
철없이 놀기만 하는 아이들
49. 이때, 집 주인이 문 밖에 서서
남의 말함 듣되,
‘당신의 여러 아들들이
앞서 놀려고 이 집에오니,
어리고 무지하여 넋을 잃고 있다’ 고.
장자는 크게 놀라 불난 집 들어가서
마땅히 구제해서 해 안 입게 하려 하여
아들들에게 여러 환난 설명해 타이르되.
‘악귀․독충에다 큰 불이 번져
고난이 꼬리 물어 안 끊어지며,
독사․완복과 여러 야차와
구반다귀․야간에 여우와 개와
수리․독수리․솔개
올빼미․지네 따위가
기갈에 허덕여 몹시나 무서우니,
이 고통도 난처커늘 하물며 불일까 보냐.’
그러나 아들들 무지하여
아비의 훈계를 듣고도
여전히 집착하여, 장난 말지 않으니,
세 가지 수레로 아이들을 구하다
50. 이때, 장자는 이러한 생각을 하되
‘애들이 이러하여 내 걱정 늘게 하놋다.
이제 이 집에는 하나도 즐길 거란 없거늘
아들들이 놀이에 넋을 잃은 나머지
내 말 아니 듣나니, 불에 타 죽으리라.’
이에 곧 생각하여 여러 방편 만들어
아들들에 이르되,
‘나에게 가지가지 노리개
보배로 꾸민 수레 있어서,
양과 사슴․큰 소가 끄는 수레들
지금 문밖 있으니, 너흰 어서 나오라.
너희 위해 이 수레들 만들었노니
소원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느니라.’
51. 아들들 이런 수레 주겠다 함을 듣고
곧 다투어서 달리어 나와
공지 닿아 모든 고난 벗어나거늘,
장자는 아들들이 불난 집 모두 나와
네 거리에 머뭄 보고 사자좌에 앉아,
자축해 말하되, ‘이제사 즐겁도다.
이 여러 자식들을 낳아 기름 어려워서
그들이 철이 없어 험한 집 들어가니,
독충에 무서운 도깨비 있는데다
큰 불이 사면에서 타오르건만,
이 애들이 놀이에 넋 잃는 것을
이제 구해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였거니,
사람들아, 이제는 내 마음 즐겁노라.’
52. 그때 아들들은 아비 편히 앉음 알고
다 달려가서 아비에게 졸라대되,
‘저희들에 세 가지 수레 주소서.
앞서 허락하심 같을진대, 너희 나오면
세 수레를 뜻대로 준다 하셨나이다.
지금 그때이오니, 어서 내려 주소서.’
큰 보물 수레를 주다
53. 장자는 큰 부호라 창고 속에는
금․은․유리․자거․마노 가득하기에
여러 보물로 큰 수레를 만들어 치장하고,
둘레에는 난간 만들고,
사면에 방울 달고
황금노끈을 꼬아 얽고,
진주의 그물 그 위 씌우고,
곳곳에 금화․제영 늘이고,
여러 가지 비단 장식 두르고,
부드러운 깁과 솜을 써서 담요 만들고,
뛰어난 모직이 천억이나 값이 나가
희고 깨끗한 것을 그 위를 덮고,
큰 백우 살찌고 젊고 그 힘이 세며
몸매 아리따운 것으로 멍에 메우고,
많은 하인들이 이를 시위하니,
이런 수레 똑같이 아들들에 주거늘,
아들들 이때에 뛸 듯이 기뻐하여
이 수레를 타고 사방에 노닐어서
장난하며 즐거워해 자재무애했더니라.
여래는 세간의 아버지, 중생은 불타는 삼계에 있는 자식
54. 사리불에 이르노니, 나 또한 이 같아서
성인 중의 어른이요, 중생의 아비니라.
온갖 중생 그 모두 내 자식이거니와
향락에 깊이 착해 지혜 없도다.
삼계의 편안치 않음 불붙은 집과 같아
여러 고가 가득하여 매우 무서워
언제나 생로병사․우환이 있어서
이런 불들 사납게 타고 있니라.
55. 여래는 삼계화택을 이미 벗어나
고요히 한거하여 임야에 살거니와,
이제 삼계가 다 나의 것이며,
그 속의 중생은 모두 내 아들이거늘
이제 여기 이리도 환난이 많으매,
오직 나만 그들을 구할 수 있다 여겨
다시 타이르되 신봉하지 않으니
욕망에 탐착함이 깊은 탓이라.
중생들 구하기 위해 방편으로 삼승 설하다
56. 이런 방편으로 삼승을 설해
중생들로 삼계의 고를 알게 해
세간 벗어나는 길 열어 설하니,
이 아들들 만약에 그 마음 결정되면
삼명과 육신통 고루 갖추어
연각 되고 불퇴보살 되기도 하느니라.
57. 너 사리불이여, 나는 중생 위하기에
이 비유로써 일불승 설하노니,
너희들 능히 이 말을 믿을진대
그 모두 불도를 이룰 수 있으리라.
58. 이 가르침 미묘하여 청정하기 으뜸이니
모든 세간 중에 그 위란 없어
부처님네 기꺼워하시는 바며, 모든 중생들
찬탄하여 공양․예배 드리올 바라.
59. 무량 억천의 온갖 힘과 해탈과
선정과 지혜와 그 밖의 불법,
이런 수레 얻으면 모든 아들들은
밤낮 없이 영원히 그것으로 노닐어,
여러 보살․여러 성문과 함께
이 수레 타고 도량에 곧 이르게 하리로다.
이런 까닭으로 시방을 두루 찾는대도
다른 수레[敎] 없나니, 방편은 예외니라.
60. 사리불에 이르노니, 너희 모든 사람들이
다 나의 자식이요, 나는 아비라.
너희 누겁 동안 고의 불에 타고 있거늘
내 다 건져 삼계에서 나오게 하고,
내가 너희 멸도를 얻었다 말했으나,
생사를 다했을 뿐 실은 멸도 아니어니
해야 할 것은
오직 불지佛智를 구하는 일이로다.
만약 보살이 있을진대 이 모임에서
한 마음으로 제불의 실법實法 들으라.
부처님네 여러 가지 방편 쓰시되
제도되는 중생은 모두 보살이니라.
방편을 설했던 사성제와 그 해탈
61. 만약 사람이 지혜 작아
깊이 애욕 집착하면,
이러한 사람 위해 고제苦諦 설하나니
일찍 없던 일이라 해 기뻐하는 저 중생들!
고제 설함에 진실과 어그러짐 없으며,
62. 중생 있어 고의 근본을 몰라
고의 인에 깊이 착해 잠시도 못 버리면,
이들 위해 방편으로 도를 설하되,
모든 고의 원인은
탐욕이 근본이라 설하며,
63. 탐욕 멸하면 의존할 것 없다 하여
고를 멸함이 셋째의 제諦요,
멸제滅諦 위해 도제道諦 닦아
고의 결박 떠남을 해탈이라 이르거니,
64. 이 사람이 그 어디서 해탈 얻으랴.
허망 떠남 해탈이라 이름이언정
기실은 온갖 것을 해탈함 아니기에
진실한 멸도 아니라 설하노니,
이 사람 무상도를 못 얻었을새
멸도에 이르게 하려 생각하지 않았노라.
이 가르침은 지혜로운 이 위한 것
65. 내가 법왕 되어 법에 있어 자재하여
중생을 편케 해 주고자 세상에 나왔나니,
너 사리불이여, 나의 이 법인法印은
세간에 이익 주려 설함이니라.
하되 아무데서나 설하지는 말지니,
만약 들은 자가 수희하고 정수頂受하면
알지니, 이 사람은 아유월치阿惟跋致 ; 不退轉요,
만약 이 경법을 믿는 자가 있으면,
이 사람 일찌기 과거불 뵈어
공경․공양하며 이 법을 들었음이요,
네 설하는 이 법을 믿는 자가 있으면,
나를 곧 봄이 되며, 그리고 너와
비구승과 보살들을 본 것이 되느니라.
66. 바로 이 법화의 가르침은
심지深智 위해 설함이라.
천식淺識은 듣는대도 이해하지 못하리니,
온갖 성문들과 벽지불로는
이 경에 그 힘 못 미치느니라.
사리불 너 조차도 이 경에서는
신信으로 들었거니, 더욱 다른 성문이랴.
다른 성문들도
부처님 말씀을 믿는 탓에
이 가르침 수순할지언정
제 지분智分은 아니니라.
67. 또 사리불이여, 교만하고 게을러서
아견을 계교하는 자엔 이 경을 설치 말며,
범부 천식은 오욕에 깊이 착해
들어도 모르리니 또한 설치 마라.
이 가르침 비방하는 자가 받을 과보
68. 만약 아니 믿어 이 경을 비방하면
온갖 세간의 불종을 끊게 되며,
다시 찡그리며 의혹을 품는다면
이 자의 죄보 설하리니 들어보라.
부처 계실 때나 멸도하신 그 뒤거나
이 경전 비방하는 사람 있어서
이를 독송커나 서지書持하는 이를 보고
경멸하고 미워해 한을 맺으면,
이 사람 받을 죄보 설하리니 또 들으라.
69. 그 사람 죽어 아비지옥 들어가
한 겁을 다해도 다시 거기 태어나서
이리 전전해 무수겁에 이르고,
지옥에서 나온대도 축생이 되되
개나 야간이 되면 비쩍 여윈데다가
빛 검고 옴 올라 희롱을 당하거나
사람의 업신여김 받는 바 되어
늘 굶주리고 목마른 중에 뼈만 앙상해
살아선 고통받다 죽어서 와석에 묻히리니,
불종을 끊은 탓에 이런 죄보 받음이요.
70. 낙타 되거나 노새로 태어나면
무거운 짐 항상 지고 오만 매 얻어맞아
물과 풀 오직 바라 더 아는 것 없으리니,
이 가르침 비방한 탓에 죄 받음이요.
71. 야간이 되어 마을에 오면
몸에 옴 오르고 한 눈 없으매
동네 아이들에 얻어맞아서
여러 아픔 당하다가 죽기도 하며,
죽고 나면 다시 구렁이 되되
그 모양 길어서 5백 유순이며,
귀먹고 바보에 다리 없어
배로 기어다니다가
작은 벌레들에 빨아먹혀서
밤낮으로 고통받아 그칠 때란 없으리니
이 가르침 비방한 탓에 죄 받음이요,
72. 사람이 되면 병신이라, 난장이․곰배팔이
앉은뱅이․소경에 귀머거리․꼽추 되어
말한대도 남들이 믿지 않으며,
입냄새 고약하여 귀신 붙으며,
가난하고 천하여 남의 부림 받으며,
병 많아 여위어도 의지할 데 없으며,
남에게 접근해도 무시당하며,
얻는 것 있다 해도 바로 잃어버리며,
의술을 배워 방문 따라 치료한대도
다른 병 늘이거나 죽이게 되며,
제가 병 들면 고쳐 줄 사람 없으며,
좋은 약 먹는대도 병만 도지며,
남의 반역이나 겁탈․절도 따위 죄에
엉뚱하게 걸려들어 해 받으리니,
이런 죄인은 영영 부처님 못 뵈오며,
부처님이 법을 설해 교화하셔도
이런 자는 늘 난처難處에 태어나
미치거나 귀먹어 길이 불법 못 들어서
항하의 모래 같은 무수겁 지나도록
나면 으례 농아 되어 병신을 못 면하며,
지옥에 살기를 동산에 노니는 듯
다른 악도에 있기를 제 집에 있듯 하며,
낙타․노새․돼지․개가 그 갈 곳이니,
이 가르침 비방한 탓에 죄 받음이요.
73. 사람 돼도 귀머거리․소경에 벙어리 신세,
가난 따위 여러 불행으로 몸치장 되며,
수종水腫․소갈과 옴과 나병․등창 등
이런 병으로 옷을 삼으며,
악취 나는 곳에 살아 몸 항상 더러우며,
아견에 깊이 착해 노여움을 늘이며,
음욕 강해 금수와 가릴 바 없으리니,
이 가르침 비방한 탓에 죄 받음이니라.
74. 사리불에 이르노니,
이 가르침 비방한 사람의
그 죄 설할진대
겁 다해도 마치진 못하리니,
이러기에 굳이 네게 이르되,
무지한 사람에는
이 법화의 가르침 설치 말라고 함이니라.
이 가르침 설해 줄만한 이
75. 만약에 이근利根 있어 지혜 밝으며
다문강식多聞强識 해 불도를 구한다면
이런 사람 위하여사 이 경을 설할지며,
일찌기 억백천의 부처님 뵈어
온갖 공덕 심어서 심심深心 굳다면
이런 사람 위하여사 이 경을 설할지며,
만약 정진하여 자심慈心을 항상 닦아
목숨 아니 아낀다면 이 경을 설할지며,
만약 공경하여 다른 생각 품지 않아
어리석은 무리 떠나 홀로 산택에 산다면
이런 사람 위하여사
이 법화의 가르침 설할지니라.
76. 또 사리불이여, 만약에 사람 있어
악지식 멀리하고 선우를 가까이하면
이런 사람 위하여사 이 경을 설할지며,
불자 있어 계 지킴이 청정하여서
맑고 밝은 구슬같아 대승경 구함 보면
이런 사람 위하여사 이 경을 설할지며,
사람이 성 안 내며 곧고 부드러워서
모든 중생 연민하여 부처님네 공경하면
이런 사람 위하여사 이 경을 설할지며,
77. 다시 불자 있어 대중 속에서
청정한 마음으로 갖가지 인연
비유․언사로 법을 설해 자재하면
이런 사람 위하여사 이 경을 설할지며,
만약에 비구 있어 일체지를 위해
사방에 법을 구하며 합장해 이를 받되,
대승경전 수지하려 오직 바라고
다른 경의 한 게송도 안 받는다면
이런 사람 위하여사 이 경을 설할지며,
사람이 지심으로 부처님 사리 구하듯이
이러히 경을 구해 얻으면 이를 받고
그 사람 다른 경전 구하는 일 없으며,
일찌기 외도의 책 생각함이 없으면
이런 사람 위하여사
이 가르침 설할지니라.
78. 사리불에 이르노니, 이러한 모습으로
구도함 설할진대 겁을 다해도 못하려니와,
이런 사람이사 믿어 이해할 것이니
너는 응당 이들을 위해
묘법연화의 가르침 설할지니라.”
제 4. 신해품
수보리, 가전연, 가섭, 목건련의 기쁨과 깨달음
1. 그때 혜명수보리와 마하가전연과 마하가섭과 마하목건련이 불소로 쫓아 일찌기 없던 법과, 세존이 사리불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기 주심을 듣자옵고, 희유심을 내어 환희용약하여,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 매무새 고친 뒤에 오른 어깨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 꿇어, 정성껏 합장하고 몸 굽혀 공경하와 존안 우러러뵈며,
2. 부처님께 아뢰오되,
“저희 비록 승가의 웃자리에 있사오되 모두 노쇠했삽기에, 열반도 이미 얻으니 더 감당할 힘 없다고 스스로 여겨, 다시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구하지 않았나이다.
3. 세존께서 예전에 설법 오래 하시거늘, 저희들 때에 그 자리 있으면서 몸이 지쳐 오직 공과 무상․무작만 마음 속으로 생각하옵고, 저 보살법의 신통 속에 노닐며 불국토 정화하며 중생 성취하는 일은 아니 기뻐했나이다. 어째서어뇨. 세존이 저희들로 삼계 벗어나 열반의 깨달음 얻도록 하셨다고 여겼사오며, 또 이제 저희들이 나이 이미 늙은 탓에, 부처님이 보살들을 교화하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는 일념도 좋다는 생각 못함이로소이다.
4. 하오나 저희 이제 불전에서 성문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기 주심을 듣자옵고, 매우 기뻐하여 경탄 마지 못하오니, 이제 문득 이러히 희유한 법 듣자올 줄야 꿈에도 생각치 못했노이다. 크고 좋은 이익 얻음 깊이 기뻐하옵나니, 무량한 진보 안 구하고 저절로 얻게 되었나이다.
부호와 가난한 아들 비유
5. 세존이시여, 저희 이제 비유 설해 이 도리 밝히오리이다. 비유컨대 사람 있어 나이 아직 어릴 적에 아비 버려 도망쳐 가서, 오래 타국에 머물기를 10년이나 20년, 내지는 50년이 되었다 하사이다. 나이 이미 든데다가 곤궁까지 하옵기에 사방을 떠돌면서 의식을 구하다가, 점점 흘러가는 길이 마침 본국을 향하게 됐사오며,
부유한 아버지와 집나간 아들
6. 한편으로 그 아비는 진작부터 자식 찾아 나섰다가 찾지 못하매, 중간부터 한 성에 머물고 있었사온 바, 그 집 크게 부유해 재물도 한없어, 금․은․유리․산호․호박․파려주 등이 여러 창고마다 차고 넘쳤으며, 동복․신좌․이민이 많았으며, 코끼리와 말․수레와 소와 양이 무수했으며, 이잣돈을 내고 들임이 타국까지 두루 미쳐 드나드는 상인 또한 심히 많았더이다.
아버지의 성에 돌아온 아들
7. 때에 가난뱅이 그 아들은 여러 마을 떠돌고 나라와 읍을 거쳐, 마침내 자기 아비 머무는 성에까지 왔나이다. 아비는 매양 아들을 생각하되, 자식 잃은 지 50년이 지나도록 일찌기 남들에게 이 일에 대해 입을 뗀 일 없는 채, 오직 혼자 마음으로 뉘우치고 한스러워해, 스스로 생각하되, ‘내 몸 늙고 재물 많아, 금은진보가 비록 창고마다 가득하대도, 자식 없거니 일조에 죽고 나면 재물 흩어질 뿐, 맡길 데란 없도다’ 하여, 그래 간곡히 매양 아들을 못잊어 했사오며, 또 생각하되 ‘내 만약 아들 찾아 재물만 맡긴다면 마음 즐거워서 근심이란 없으리라’ 하옵더니,
아비와 자식이 서로 보다
8. 세존이시여, 그때 아들은 품팔이로 떠돌다가 마침 아비 집에 오게 되었나이다. 가만히 대문 가에 발을 멈추어 서서 멀리 그 아비를 바라보자니, 그 아비가 사자좌에 걸터앉아서 보배궤짝에 두 발을 놓았는데, 여러 바라문․찰리․거사가 다 그를 공경하여 에워싸 모셨으며, 진주의 영락이 천만 량은 나가는 것으로써 그 몸 치장했으며, 이민․동복이 손마다 백불白拂 들어 좌우에 시립했으며, 보장寶帳으로 위를 덮고 여러 화번 드리웠으며, 향수를 땅에 뿌리고 여러 꽃 흩었으며, 보물 늘어놓아 내고 들여서, 이리도 갖가지로 치장한 속에 위엄이 대단하거늘,
9. 아들은 제 아비의 큰 세력 있음을 보자, 왈칵 겁이 나서 공연히 왔다 하여 가만히 생각하되, ‘이는 왕이거나 왕같은 사람이라. 내가 품을 팔아 먹고 살 데 아니거니, 가난한 마을에 가 힘들여 일할 땅 있어 쉽게 의식을 얻음만 못하리라. 오래 여기 머문다면 핍박당하여 강제로 일이나 하게 되기 십상이리라.’ 이런 생각 하온 끝에 빨리 도망쳤나이다.
10. 때에 부유한 장자는 사자좌에 앉아, 아들을 보자 이내 알아보아, 크게 기꺼워하며 곧 이리 생각하되, ‘내 재물 내 창고를 이제사 줄 데 있게 되었도다. 내 항상 이 아들 생각하되 만나볼 길 없더니, 문득 스스로 찾아오매 내 소원 풀렸도다. 내 비록 나이 늙되 오히려 재물을 아끼노라’ 하고, 곧 곁사람 보내 급히 쫓아가 데려오라 시키거늘,
11. 그때 사자가 빨리 달려가 그를 잡으니, 아들은 놀라고 겁내 원통타 하여 크게 외치되, ‘잘못한 것 없는데 왜 잡는가’ 하거늘, 사자가 더욱 다급히 잡아 끌어왔나이다. 때에 아들은 생각하되, ‘죄 없이 잡혔으니 필시 죽게 되리라’ 하여 더욱 겁내 괴로와해 쓰러지거늘, 아비가 멀리서 보고 사자에게 말하되, ‘이 사람 필요찮으니, 억지로 데려오지 말라’ 하고, 얼굴에 냉수 뿌려 깨어나게 만든 다음 다시 더불어 말하지 못하게 하니, 어째서어뇨. 아비는 그 아들의 마음이 용렬함 아는지라, 자기의 귀함을 아들이 꺼리리라 하여, 분명히 아들임을 알면서도 방편을 써서 짐짓 남에게는 ‘내 아들이라’ 말하지 않고, 사자를 시켜 이르되, ‘내 이제 너를 놓아 주노니, 가고 싶은 데로 가라’ 고 하니, 그 아들 기뻐하여 일찌기 없던 일인 듯 여겨, 땅에서 일어나 빈촌 찾아가 의식을 다시 구하더이다.
방편으로 아들을 달래다
12. 그때 장자 그 아들을 유인하려 하여, 방편 만들어 몰래 두 사람 - 몰골이 파리하고 위엄이란 없는 자를 불러 보내되, ‘너희 저기 가서 천천히 그 자에게, 이에 일자리 있으니 네 삯을 곱으로 주리라 하고, 좋다거든 데리고 와서 일을 시키라. 만약에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거든, 이르되 너를 써서 똥을 치우리니, 우리 둘도 너와 함께 일하리라 하라.’
때에 두 사자가 이리저리 그 아들 찾은 끝에 이윽고 찾아내어 시킨대로 일러 주니, 그때 그 아들은 먼저 그 삯을 받고 이어 그들과 함께 똥을 치우거늘, 그 아비는 아들의 이런 꼴 보고 가엾고 괴이쩍게 여기더이다.
13. 또 다른 날에 창문을 통하여 멀리 아들을 보니, 여위어 앙상하며 똥과 흙과 먼지로 더럽혀져 있는지라, 곧 영락과 부드러운 상등의 옷과 장신구를 벗어 버리고 너절하고 때묻은 옷을 걸친 다음에 먼지와 흙을 찍어발라 그 몸을 더럽게 하고 오른 손에 똥 치는 기구를 들어 마치 겁먹은 듯한 꼴을 하고서 일꾼들에 이르되, ‘부지런히 일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말라’ 하고, 방편을 써 아들에게 접근했나이다.
14. 그리고 후일에 다시 이르되, ‘아, 이 사람! 늘 예서 일하고 다른 데 가지 말라. 삯을 늘여 주리니, 모든 소용되는 것 - 그릇과 쌀과 국수․소금․초 따위를 어떻게 할까 하여 어려워 말며, 또 늙은 심부름꾼도 소용되면 주리니 마음 놓으라. 나는 네 아비와 같으니, 다시는 걱정 말라. 어째서어뇨. 나는 나이 늙고 너는 젊었으며, 네 항상 일할 때에 속이며 게으르며 성내며 한스러워 하며 원망하는 말이 없어, 전혀 네게서는 이러한 여러 악이 다른 일꾼같음 보지를 못하노니, 이제부턴 내가 낳은 자식같이 여기리라’ 하고, 곧 장자가 다시 이름을 지어 주어, 이를 일러 아들이라 했나이다.
15. 그때 아들은 이런 대우 받음을 기뻐하긴 하면서도 여전히 머슴살이 천인賤人이라 자처하니, 이러기에 20년을 늘 똥을 치게 했고, 이 시일이 지난 뒤에야 마음이 서로 통하여 믿게끔 되어 들고 남을 꺼리지 않게 되었으나, 그러나 사는 곳은 오히려 옛 거처이더이다.
16. 세존이시여, 그때 장자는 병이 생겨 죽음 멀지 않음 알고 아들에게 말하되, ‘내 이제 금은진보 많이 있어서 창고에 차고 넘치니, 그 속의 많고 적음과 취할 것 줄 것을 너 모두 알아 두라. 내 마음 이같으니 이 뜻을 이해하라. 어째서어뇨. 이제 나와 너 한몸이나 다름없으니, 부디 마음 써서 잃어버림 없게 하라.’
17. 그때 아들은 곧 분부받아 모든 재물 - 금은진보와 여러 창고를 알아 두었으되, 한 끼를 때울 것도 가로챌 뜻 없었고, 그러면서 살기는 옛 거처며 열등한 마음 또한 못 버리더니, 다시 얼마의 시일이 지나서, 아비는 아들의 생각이 차츰 뚫려 편안해져서 큰 뜻 성취해 지난 날의 제 마음을 스스로 낮추어 보는 줄 알고, 임종 당하여 그 아들에 명해 친척․국왕과 대신․찰리․거사들을 모으게 하고, 그 모두 모였거늘 곧 선언하되, ‘여러분은 알지니, 이는 나의 아들이오, 내 낳은 바라. 아무 성중에서 나 버리고 도망하여 떠돌며 고생하기 50여 년이었나니, 이 애의 본래 이름은 아무개요 나는 아무개라. 그 옛날 본성本城에서 걱정해 찾았던 바, 문득 여기에서 이를 만나니, 이는 실로 내 아들이오, 나는 실로 그의 아비로다. 이제 내가 지닌 온갖 재물이 다 이 애의 것이며, 먼저 주고받은 그 사연들도 다 이 애의 아는 바라’ 하니,
18. 세존이시여, 이때 아들은 아비의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해 일찌기 없던 일이라 하여 이리 말하되, ‘내 본래 마음에 바라는 바 없더니, 이제 이 보장이 저절로 굴러 왔다’ 하옵더이다.
방편력으로 부처님의 지혜 설하신 세존
19. 세존이시여, 부호인 이 장자는 다름 아닌 여래이시고, 저희는 다 부처님의 아들과 같사오니, 여래께서 항상 설하시되 저희 모두 아들이라 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저희가 삼고三苦 탓에 생사 속에서 여러 고뇌 받아 미혹하고 무지하여, 작은 법에 집착할새, 오늘 세존께선 저희로 하여 사유해 제법희론의 똥을 제거케 하셨나이다. 저희는 그 속에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열반에 이르러 하루의 삯을 얻자오니, 이를 얻고 나선 크게 기뻐하고 족히 알아서 스스로 이르오되, ‘불법에 부지런히 정진한 탓에 얻음이 크도다’ 하였나이다.
20. 그러나 세존께선 먼저 저희들이 폐욕에 사로잡혀 작은 법 바라는 줄 뻔히 아시와, 버려두사 분별해 ‘너희들에는 여래지견의 보장의 차지 있니라’ 고는 안하심이오이다.
세존께서 방편력으로 여래의 지혜 설하시거늘, 저희 부처님 쫓아 하루의 품삯같은 열반을 얻어 큰 소득이나 되는 듯 착각하고 이런 대승을 희구함 없었으며, 저희 또 여래의 지혜에 말미암아 보살들 위해 대승의 법을 때로 가르쳐 설하기는 했사오되 스스로는 이에 뜻이 없었사오니, 어째서어뇨. 부처님께서 저희 작은 법을 좋아함 아사 방편으로 저희들에 맞추어 설하시매, 저희 모두 자기가 참으로 불자임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니이다.
21. 이제사 저희들도 세존께오서 불지佛智 아니 아끼심을 알겠사오니, 어째서어뇨. 저희가 예로부터 참다운 불자로되 오직 작은 법에 매어 있었사오니, 만약 저희에게 대승을 원하는 마음 있었을진대, 부처님께선 저희 위해 필시 대승법을 설하여 주셨을 것이오이다.
22. 이 경에서 오직 일승을 설하시고, 예전에도 보살들 그 앞에서 성문들이 작은 법 바란다고 꾸짖은 바 계시오되, 그러나 부처님은 기실 대승으로 교화하심이로소이다. 그러기에 저희들이 이르오되, ‘본래 마음에 바라는 바 없었으되, 이제 법왕의 큰 보배가 저절로 굴러와서, 부처의 아들로서 응당 얻을 바를다 이미 얻었도다’ 하노이다.”
부유한 아버지 버리고 도망간 철없는 아들
23. 그때 마하가섭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여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저희 오늘 부처님의 말씀을 듣자옵고
기뻐해 일찍 없던 감격에 젖노이다.
우리 성문들도 부처 된다 설하시니
더없는 보배더미를 앉아서 얻으니다.
24. 비유컨대 한 아이 어리고 철이 없어
아비 떠나 도망쳐서 타국에 이르러
여러 나라 떠돎이 쉰 해라 하사이다.
그 아비는 걱정하여 사방으로 찾아나서
찾다가 지친 끝에 어느 성에 정착하여
집을 짓고 갖은 호강 누리며 살았으니,
그 집 큰 부자라 여러 금․은과
자거․마노․진주․유리․코끼리와 말
가마와 수레 등이 매우 많았사오며,
밭일하는 노예와 하인도 많았사오며,
돈놀이 타국까지 두루 미치며,
그에 속한 상인들 없는 곳이 없어,
천만억 많은 무리가 그를 둘러 공경하여
항상 임금의 사랑 받으며,
군신․호족도 그 모두 존경하더이다.
25. 이런 까닭으로 오가는 사람 많고
부유함 이같아서 세력 매우 컸사오되,
늙었으매 아들 걱정이 더욱 간절해
아침 저녁으로 생각하되,
‘죽을 때 가깝거늘
아들을 잃은 지도 쉰 해 되니,
내 창고의 재물을 어찌하랴’ 하더이다.
가난한 아들
26. 그때 가난뱅이 아들은 의식을 구해
읍에서 읍으로, 나라에서 나라를 떠돌면서
먹을 것을 얻기도 못 얻기도 해
주려서 여윈 몸엔 부스럼도 나더이다.
점차 떠도는 길에 아비 있는 성에 와서
품을 팔고 떠돌다가 아비의 집에 이르니,
그때 장자는 대문 안쪽에
큰 보장을 치고 사자좌에 앉았는데,
권속이 에워싸고 여러 사람 시위한 중,
금은 보물 계산커나 재산 출납하거나
장부를 기입하여 제각기 일을 보니,
아들은 아비의 호귀존엄함을 보고
왕이나 왕 비슷한 사람이라 해
겁먹어 왜 여기 왔던가 하고,
다시 생각하되, ‘여기 오래 머물다간
핍박받아 일하기 십상이로다.’
이리 생각하고 도망을 쳐서
가난한 마을 찾아 품 팔려 하더이다.
27. 장자가 이 때에 사자좌 앉아
멀리 아들을 보고 말없는 채 알아보아,
곧 사자 시켜 잡아오게 하였던 바
아들은 놀라 외치며 답답해 해 쓰러져,
‘이 사람이 나를 잡으니 꼭 죽게 되었도다.
어찌 의식 탓에 예 왔던가’ 하더이다.
방편 써서 자기 아들임을 서서히 알게 하다
28. 장자는 그 아들 어리석어 제 말 안 믿어
저를 아비로라 곧이 아니 들을 줄 알고
곧 방편을 써 다른 사람
- 애꾸눈에 키 작아서
위엄이란 없는 자를 다시 보내되,
‘네 가서 이르기를, 마땅히 고용하여
똥을 치우고 삯은 곱을 준다 하라.’
아들이 이를 듣고 기뻐해 따라와서
똥 치우며 방과 집안 비질하거늘,
29. 장자가 창으로 아들 꼴 항상 보며,
어리석어 천한 일을 원해 함을 생각하여,
이에 장자는 때묻은 옷 저도 입고
똥 치는 기구 들고 아들의 있는 곳에 가서
방편 써 접근하여 부지런히 일하라 하되,
‘품삯과 발에 바를 기름 더 주며,
배부르고 등 따뜻하게 하리라’하고,
이리 이르되 ‘부지런히 일하라’ 하며,
‘내 아들 같다’고 정답게 말하더이다.
30. 장자가 지혜 있어 차츰 집에 출입시켜,
20년 지나서야 가사일 돌보게 하니,
저 가진 금은․진주․파려 내보여
모든 출납을 관장케 했나이다.
그러나 아직 대문 밖 움집에서
아들은 기거하며
저는 가난할 뿐
이는 제것 아니라 여기더니,
31. 자식의 그 마음이 점차 커짐을 알자,
아비는 재물 주려 곧 친척과
국왕․대신과 찰리와 거사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이는 내 아들이니,
나 버리고 타처에 가 쉰 해 보냈고,
우리 다시 만난 지도 스무 해로다.
그 옛날 모성某城에서 이 아들 잃고
두루 찾다 여기서 살게 됨이니,
무릇 내가 지닌 집과 사람을
모두 주어 그 뜻에 맡기노라’ 하니,
아들은 가난턴 일 생각하여
마음 용렬하다가
아비로부터 진귀한 보배들과
집과 온갖 재물 크게 얻으매,
매우 기뻐 감격해 마지 않더이다.
큰 지혜로 성문 제자 이끄시는 세존
32. 부처님도 이같으사,
소승을 바람 아시기에,
일찍이 너희 또한 부처 된다 말하지 않고,
저희들을 무루 얻어 소승을 성취한
성문제자라 설하심이오이다.
33. 저희들에 분부하사
‘최상의 도를 닦는 자는 성불한다’
설하게 하시거늘,
저희들 분부 받아 대보살 위해
여러 인연과 갖가지 비유
약간의 언사로 무상도를 설하니,
여러 불자들이 우리에게 법을 듣고
밤낮 없이 사유하여
정근수습 하더이다.
이때 부처님네 수기를 주시되
‘내세에 성불하리라’ 이르셨으니,
온갖 부처님의 비장의 법을
오직 보살 위해 그 진실 설했을 뿐,
저희 위하여는 설치 않았나이다.
저 아들이 그 아비를 가까이 모셔
온갖 재물 관리하되 가지려곤 안했듯이,
저희 불법을 남들에 설해 주되
스스로는 바라지 않음이
또한 이와 같더이다.
34. 저희가 번뇌 멸해 스스로 족히 여겨
이를 깨달으니 더 바랄 것 없다 하여,
불국토 정화하여 중생들 교화함을
어쩌다 듣는대도 아니 기뻐했사오니,
왜냐하면 이 세상 온갖 사물이
그 모두 공적하여 생멸이 없으며
대소도 없고 무루․무위 할 뿐이라고
이리 여겨 아니 기뻐함이더이다.
35. 저희가 긴긴 세월동안 부처님 지혜
탐 안내며 또 원치도 않고,
제 얻음이 법에 있어
구경인 듯 여겼으며
저희가 긴긴 세월 공법을 닦아
삼계의 고뇌의 근심 벗어나
최후신․유여열반 얻은 것으로
여래 교화하시는 곳,
도를 얻음 허망치 않다고 하여
이미 불은을 갚은 듯 알았나이다.
36. 저희 비록 여러 불자를 위해
보살의 법 설해서 불도를 구하게 하되
저는 이 법 구하는 일 없었사오니,
도사에게 버림받음
제 마음 관하신 탓이시니
그러기에 권하여
대승에 실리 있다 아니 설하셨나이다.
저 장자가 아들의 마음 용렬함 알아
방편 써 그 마음 유복하고 난 그 뒤에야
온갖 재물 준 것과 같이,
부처님도 희유한 일 나투시어
소승 바라는 저희 뜻을 아시와
방편력으로 그 마음 조복코사
큰 지혜 가르쳐 주셨나이다.
이제야 깨닫다
37. 저희들이 오늘 천만뜻밖에
바라지 않던 것을 얻자왔으니,
저 아들 무량한 보배 얻은 듯하오이다.
세존이시여, 저희 이제
도 얻고 과 얻으며
무루법에 청정안 얻자오이다.
저희들이 긴긴 세월 정계淨戒를 지닌 끝에
비로소 오늘에사 그 과보 얻자오며,
법왕의 법 속에서
오래 범행梵行 닦은 끝에
이제사 무루․무상․대과를 얻자오이다.
저희가 지금에야 참다운 성문이라
불도의 소리 모든 자에 들려 주며,
저희 이제 참다운 아라한이라
온 세간의 천중天衆과
사람과 마와 범천
그 속에서 응당히 공양 받자오리이다.
38. 세존의 대은大恩이여!
희유한 일 나투시와
연민교화로 저희들에 이익 주시니,
무량억겁 뉘 능히 갚사오리까.
손발로 공급하며 머리로 예배하여
온갖 공양 드린대도 갚사올 길 없사오며,
머리 위에 이거나 양어깨에 메어
항사겁에 정성껏 공경드리며
진수성찬과 무량 보의寶衣와
여러 와구와 탕약을 바치며,
우두전단과 여러 진보로
탑묘 세우고 보의를 땅에 깔아,
이런 걸로 공양하기 항하사겁을
다한대도 갚삽지는 못하오리다.
모든 부처님들 일불승을 근기에 따라 삼승으로 설하시다
39. 부처님네 희유하신 무량․무변의
불가사의한 대신통력과
무루한 열반 지닌 법왕이시되,
용렬한 자 위하사 이를 참사와
취상범부取相凡夫에
수의설법 하시도소이다.
부처님네는 법에 있어 대자재 얻으시와
중생들의 의향과 그 뜻과 힘을 아시어
감당할 정도에 따라
무량한 비유 들어 설법하시며,
중생들의 숙세의 선근을 따르시고
또 성숙하고 못함을 아시어서
갖가지로 분별해 일승도에서
방편으로 삼승을 설하심이오이다.”
제 5. 약초유품
여래의 대지혜
1. 그때 세존이 마하가섭과 여러 대제자에 이르시되, “좋고 좋도다. 가섭이 여래의 진실의 공덕을 잘 설했나니, 참으로 그 말대로니라. 그러나 여래에는 또 무량․무변 아승지 수의 공덕 있으니, 너희가 무량억겁 설한대도 다하지는 못하리라.
2. 가섭이여, 알라. 여래는 온갖 법의 임금이라, 설하는 것은 다 허망치 아니하니 모든 법을 지혜의 방편으로 설할지라도 그 설하는 법은 다 일체지지에 이르게 하느니라. 여래는 온갖 법의 나아갈 곳 관하여 알며, 또한 모든 중생들의 심심深心의 모양 알아 통달해 조금도 막힘 없으며, 또 모든 법을 남김 없이 밝게 알아 중생들에게 온갖 지혜 나투어 보이느니라.
약초의 비유
3. 가섭이여, 비유컨대 삼천대천세계 속의 산천․계곡․토지에 생겨난 초목과 총림과 여러 약초, 그 종류 약간에다 명색 각기 다르다 해도, 빽빽한 구름 가득 펴서 두루 삼천대천세계를 뒤덮어서, 일시에 한 가지로 비 퍼부어서, 그 혜택이 초목과 숲과 여러 약초의 작은 뿌리․작은 줄기․작은 가지․작은 잎과, 중간 뿌리․중간 줄기․중간 가지․중간 잎과, 큰 뿌리․큰 줄기에 큰 가지․큰 잎에 널리 미쳐서, 크고 작은 여러 나무의 상중하 등급 따라 제가끔 이를 받아, 한 구름의 내린 비가 그 종류에 각기 맞아 생장 해 꽃이 피고 열매 여나니, 비록 한 땅에 나며 한 비의 적시움을 받는다 해도 여러 초목이 각각 차별 있느니라.
큰 구름은 여래, 비는 설법, 약초는 중생
4. 가섭이여, 알지어다. 여래 또한 이러하여 세상에 출현함은 큰 구름 일음 같고, 큰 음성 내어 세계의 인천․아수라에 두루 들리게 함은 저 큰 구름이 삼천대천세계 온통 뒤덮듯 하여, 대중 속에서 이리 말하되, ‘나는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니, 건너지 못한 자 건너게 하며, 해득 못한 자 해득케 하며, 편치 못한 자 편안케 하며, 열반 못 얻은 자 열반을 얻게 하리라. 금세․후세를 여실히 알아, 나는 일체를 아는 자며, 일체를 보는 자며, 도를 아는 자며, 도를 여는 자며, 도를 설하는 자니, 너희 인천․아수라 등은 법을 듣기 위해 다 이리 오라’ 한 대, 그때 무수한 천만억종 중생이 불소 찾아와 설하는 법 듣더니라.
5. 여래는 때에 이 모든 중생들의 근기의 우열․정진․해태를 낱낱이 살펴, 그 능력 따라 법을 설함이 갖가지라 한량없어, 모두 기뻐해 좋은 이익 얻도록 해주었도다. 이 중생들 법을 듣고 현세에서 편안하며, 죽은 뒤엔 선처에 나, 도道로써 낙樂을 받으며 또한 법을 듣게 되어, 법을 듣고 나선 모든 장애 떠나 여러 법 중에서 제가끔 능력 따라 차츰 도에 들게 되나니, 저 큰 구름 모든 것에 비를 내려, 훼목․총림과 온갖 약초가 그 종자 따라 족하게 적심 입어 각기 나고 자람과 같으니라.
6. 여래의 설하는 법은 다 한 모습․한 맛이어니, 소위 해탈상․이상離相과 멸상이라. 마지막에는 일체종지에 이르게 되느니라. 중생 있어서 여래의 법을 듣고 수지하거나 독송하여서 꼭 설한 듯 수행한대도, 얻은 공덕은 스스로 깨닫지도 알지도 못하나니, 어째서어뇨.
오직 여래만이 이 중생의 종상체성種相體性과, 무슨 일 염하며, 무슨 일 생각하며, 무슨 일 닦으며, 어찌 염하며, 어찌 생각하며, 어찌 닦으며, 무슨 법으로 염하며, 무슨 법으로 생각하며, 무슨 법으로 닦으며, 무슨 법으로 무슨 법 얻는 줄 아는 까닭이니라.
중생들의 갖가지 경지 머무는 것을, 오직 여래 있어 여실히 보고 밝히 알아 막힘 없나니, 저 초목․총림․약초가 자기 속한 상중하의 성질을 스스로는 알지 못하되 여래는 이를 아는 것 같으니라.
한 가지 모습․한 맛의 법을 근기에 따라 설하시는 여래
7. 일상一相․일미一味의 법 - 소위 해탈상․이상․멸상과 궁극의 열반, 항상 고요한 상과 끝내 공에 돌아감을, 부처가 이를 알고 나서 중생의 소망 살펴 도와 지켜 주려 할새, 그러기에 일체종지 바로 설하진 않았거늘, 너희 가섭 등이 매우 희유하여 여래의 수의설법 능히 알아서 능히 믿고 능히 이를 수지하놋다. 어째서어뇨. 온갖 세존의 수의설법이 이해하기 어렵고 알기 어려운 까닭이니라.”
8.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미혹을 깨는 법왕이 이 세상 나타나서
중생들 의향 따라 갖가지로 설법하되,
여래는 존귀하고 지혜 깊어
이 요도要道에 대하여는
오래 침묵하셔 속히 설친 않으시니,
지자智者 들으면 믿는다 해도,
무지한 자는 의혹에 빠져
불도를 영영 잃게 되기 때문이라.
그러기에 가섭이여, 힘 따라 법을 설해
갖가지 인연으로 정견 얻게 하나니라.
한 맛의 빗물 갖가지 결과
9. 가섭이여, 알지어다. 비유컨대 큰 구름이
세상에서 생겨나 모두를 덮는 듯 하니,
구름이 윤기를 머금은 곳 번개가 치고
뇌성이 울려 사람들을 기쁘게 하며,
햇빛 가리어 지상이 서늘한데
뭉개는 구름[靉靆] 나직히 드리워서
잡힐 듯 할 제,
비가 넓고 고루 사방에 함께 내려
흐름이 끝없어서 온 땅이 흡족하면
산천․험곡 깊숙한 고장에서 난
초목과 약초와 크고 작은 여러 나무,
백곡과 싹과 이삭, 감자와 포도들이
비의 적시는 곳마다 흡족 안함 없으며,
마른 땅 두루 젖어
약초와 나무 무성하나니,
구름에서 온 일미의 물에
초목과 숲이 분에 따라 적시움 받음이라.
온갖 대․중․소의 나무 나무가
그 크기에 맞추어 각기 나고 자라나
뿌리․줄기․가지
잎과 꽃과 과일의 그 빛깔이
한 비의 미치는 곳마다 모두 다 광택 얻어,
그 체상과 성분과 대소에 따라
적시움은 하나로되 달리 무성하느니라.
한 맛으로 고루 내리는 법비
10. 부처도 이러하여 세상에 몸 나툼이
큰 구름 온 누리를 뒤덮는 것 같으니라.
세상에 나와서는 중생들 위해
온갖 법의 진실을 분별해 설하나니,
세존이 모든 천신과 사람의
모든 무리에게 이리 말하되,
‘나는 여래요 양족존이라.
세상에 나옴이 큰 구름 같아,
메마른 온갖 중생들 흡족히 이를 적셔
다 고를 떠나 편안한 낙과
세속의 낙․열반의 낙 얻게 하리니,
모든 인천들아, 내 말 잘 들어
다 여기에 와 나를 보라’고 하니라.
11. 나는 세존이라 미칠 자란 없나니,
중생을 편히 하려 하여 이 세상 나타나서
대중을 위해 감로같은 정법淨法 설하매
그 법이 일미요, 해탈과 열반이라,
하나의 묘음으로 이 도리 펴서
항상 대승 위해 인연 짓노라.
12. 나는 일체 보기를 두루 다 평등하여
차별해 사랑하고 미워하는 뜻 없으며,
탐착 없고 제한해 막음 없어서
늘 일체중생을 위하여 평등히 설법하여,
한 사람 위하는 듯 다수에도 그럼이라.
13. 항상 법을 설해 다른 일 있음 없어
가건 오건 앉건 서건 지칠 줄 몰라
세상을 충족시킴이 비 두루 적시듯 해,
귀천․상하와 지계․훼계와
위의를 갖춘 자와 못 갖춘 자와
정견․사견과 이근․둔근에
법의 비 같이 주어 싫증냄 없느니라.
능력에 따라 받는 중생들
14. 온갖 중생에, 나의 법 들은 사람이
그 힘 따라 이를 받아 여러 경지 머무르되,
혹은 인천이나 전륜성왕과
석범제왕 되는 것은 작은 약초요,
무루한 법을 알아 열반에 이르러
육신통 일으키며 삼명을 얻고나서,
홀로 산속에서 선정을 닦아
연각증을 얻음은 중간 약초요,
세존의 경지 구하여 ‘내 성불하리라’ 해
정진․선정 닦음은 상등上等 약초요,
15. 또 여러 불자가 불도에 전념하여
항상 자비 행해 부처될 줄 제 알아서
꼭 의혹 없는 것은 작은 나무요,
신통에 안주하여 불퇴전의 법륜 굴려
무량 억․백천의 중생 건지는
이런 보살은 큰 나무니라.
16. 부처님이 평등히 설법함이
한 맛의 비 같거늘
중생의 성품 따라 받는 바 다름이니,
저 초목 받은 바가 각기 다른 것 같으며,
부처님이 이 비유로 방편의 문 열어 보여
갖가지 언사를 써서 한 법을 설했으되,
불지佛智에선 바다의 한 방울 물같으며,
내가 법우 내려 세상 채우매
일미의 법을 제 힘 따라 받아 닦음이,
저 숲의 약초와 여러 나무들이
대소 따라 자라서 무성함과 같으리니,
부처님네 가르침은 늘 일미로
모든 세상 사람이 이를 두루 갖추어서
차츰 수행해
도과를 모두 얻도록 하시나니라.
17. 성문․연각이 산림에 살며
최후신에 머물어서 법 듣고 과 얻음은
약초가 제가끔 자라는 비유,
보살들이 그 지혜 견고하여
삼계의 도리 깨달아
최상승을 구하는 것은
작은 나무가 자라는 비유,
다시 선정에 들어 신통력 얻고
제법의 공함 들어 크게 기뻐해
무수한 광명 놓아 중생들을 구제함은
큰 나무 자라나는 비유임이니,
여러 인연과 비유는 방편이다
18. 이리 가섭이여, 부처님이 설하는 법은
큰 구름같아서 한맛의 비로
사람의 꽃을 적셔 열매 맺게 하느니라.
가섭이여, 알지어다. 여러 인연과
갖가지 비유로 불도 설함은
나의 방편이요,
제불 또한 그러신 줄을 알지라.
가장 참된 것은 보살도뿐
19. 이제 너희 위해
최상의 진실을 일러 주리니,
온갖 성문은 모두 멸도 얻음 아니거니와
너의 소행은 보살의 도라
점점 닦고 배우면 다 부처 이루리라.”
제 6. 수기품
마하가섭에게 수기하시다
1. 그때 세존이 이 게송 다 설하시고 모든 대중에게 이리 말씀하시되, “내 제자 마하가섭이 미래세에 마땅히 3백만억의 여러 부처님네 받들어 뵈어 공양․공경하며 존중․찬탄해, 제불의 무량대법 널리 펴다가, 최후신 적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광명光明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하리니, 국명은 광덕光德이요 겁명은 대장엄大莊嚴이라. 부처의 수명은 12소겁, 정법의 존속은 20소겁이요, 상법 또한 20소겁 존속하리라.
2. 국토가 청정하여 더러운 온갖 것들 - 기왓조각․조약돌과 가시나무․똥오줌 따위 없으며, 그 땅이 평평하고 반듯하여 높낮이와 웅덩이와 언덕이 없이, 유리로 땅이 되고 보수가 늘어선 곳, 황금노끈으로 길의 경계 표시하고, 온갖 보화 흩어 두루 청정한데, 보살의 수효 무량 천억에 성문도 무수하여, 마의 장난 없으니, 비록 마와 마의 졸개 있다 해도 다 불법 수호하리라.”
광명 여래와 광덕 세계
3.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비구들에 이르노니,
이 몸이 불안으로 가섭 바라보건대
아득한 미래 무수겁 지나서 부처 되리라.
내세에 3백만억 여러 부처님
삼가 공양하고 받들어 뵈어,
불지佛智 위해 청정한 행을 닦아서
최상의 양족존께 공양 마치고,
온갖 무상의 지혜를 닦아
최후신에 마침내 성불하리라.
4. 그 국토 청정하여 유리로 땅을 삼고
온갖 보배나무 길가에 줄을 이루고
황금노끈으로 길섶을 표시하여
보는 자 기뻐하며,
늘 좋은 향이 나는 수많은 꽃을 흩어
기묘한 갖가지로 치장했으며,
그 땅 평평해 언덕․구덩이 없으리라.
5. 헤일 길 없는 그곳의 보살들은
마음들 유연하여 대신통 얻고
제불의 대승경전 받들어서 지니며
성문으로 무루한 최후신 얻은
법왕자도 헤아리지 못할 것이니,
천안으로도 능히 못 헤이리라.
그 부처의 수명은 12소겁,
정법의 존속은 20소겁,
상법도 또한 20소겁 존속하리니,
광명불의 일 이 같으니라.”
목건련․수보리․가전연의 간청
6. 그때 대목건련과 수보리와 마하가전연 등이 다 송구히 알아, 일심으로 합장하고 존안 우러러 눈도 깜짝 않으면서, 곧 목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크게 용맹한 세존,
석가족 법왕이시여,
저희 가엾이 아사 부디 말씀 내리소서.
저희들의 심심深心 아사 수기해 주신다면
감로로 열을 제해
서늘함 얻은 듯하리이다.
7. 기근 든 곳에서 와서 수라상을 만난 자가
의구심 품어 감히 먹지 못하다가
왕의 분부 있으면 그제사 먹는 것 같이,
저희도 소승의 허물 매양 생각해
어떻게 불혜 얻을지 모르옵기에
비록 부처 되리라는 말씀 듣잡는대도
저어함이 달려들어 못 먹는 것 같사오니,
수기를 내려 주신다면 마음 놓사오리이다.
세존이 늘 세간을 편케 하려 하시나니,
원컨대 저희들에게 수기하소서.
주린 자에게 먹으라시면
먹는 듯 하오리다.”
수보리에게 수기하시다
8. 그때 세존이 대제자들의 마음의 생각하는 바를 아시와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이 수보리는 미래세에서 3백만억 나유타의 부처님 뵈어 공양․공경하며 존중․찬탄해, 항상 범행을 닦아서 보살도를 갖춘 끝에 최후신 때 부처가 되어, 이름을 명상名相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하리니, 겁명은 유보有寶, 국명은 보생寶生이리라.
9. 그 땅이 평정하고 파려玻瓈로 이루어져 보수로 치장되고, 언덕․웅덩이․모래와 조약돌과 가시나무와 똥오줌의 더러움 없고 보배꽃이 땅을 덮어 온통 청정한 속에, 그곳 사람들은 보대와 아리따운 누각에 누구나 살며, 성문의 제자 끝이 없어서 산수․비유로 알 바 아니며, 보살들도 무수 천막억 나유타이리라. 부처님의 수명은 12소겁이요, 정법의 존속은 20소겁이요, 상법도 20소겁 존속하리니, 그 부처 늘 허공에서 대중 위해 법을 설해 무량한 보살․성문 제도하리라.”
명상 여래와 보생 세계
10.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비구들이여, 이제 너희들에 이르노니
모두 한마음 되어 내 말 들으라.
나의 대제자 이 수보리가
부처 되어 이름을 명상名相이라 하리니,
무수 만억의 부처님 공양하여
부처님의 소행 쫓아 점차 대도 갖추어서
최후신 때 32상 그 모두 얻어
단정하고 아름답기 보산寶山과 같으리라.
11. 그 불국토 청정하기 으뜸이라,
중생으로서 이를 보면
안 바라는 사람이란 없으리니,
부처 그 속에서 무량 중생 구하리라.
그 부처의 법 중에는 보살이 많되
다 이근利根이라 불퇴륜 굴리리니,
그 나라 항상 보살로 치장되며,
성문도 많아 헤아릴 길이 없되
다 삼명을 얻고 육신통을 갖추며,
8해탈에 주해 큰 위덕 있으리라.
12. 그 부처 설법하되 무량한 신통변화
불가사의한 일들을 나타내면,
천인과 사람의 항하사 같은 무리들이
다 합장해 그 말씀 들으리니,
그 부처의 수명은 12소겁,
정법의 존속은 20소겁이요,
상법 또한 20소겁 존속하리라.”
가전연에게 수기하시다
13. 그때 세존이 다시 여러 비구들에 이르시되, “내 이제 너희들에 이르노니, 대가전연은 내세에 여러 공양구로 8천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섬겨서 공경․존중하다가, 부처님네 멸도에 드신 후엔 각기 탑 세우되, 그 높이 천 유순에 세로 가로 똑같아 5백 유순이라, 금․은․유리․자거․마노․진주․매괴玫瑰의 칠보를 합하여 이루어지고, 여러 꽃과 영락과 도향․말향․소향과 증개와 당번으로 탑에 공양드리리니, 이런 일 마친 후에 다시 2만억 부처님네 공양드리길 이같이 해, 이 여러 부처님네 공양 마치고 보살도 갖추어서 마땅히 부처 되어, 이름을 염부나제금광閻浮那提金光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 세존이라 하리라.
14. 그 땅이 평평하고 파려로 이루어져 보수로 치장되고, 황금으로 노 만들어 길섶을 표시하고, 아리따운 꽃 땅을 덮어 온통 청청하매 보는 자 기뻐하며, 소위 4악도 - 지옥․아귀․축생과 아수라 없고, 인천이 많으며 성문․보살이 무량 만억이라 그 나라 장엄하리니, 부처님의 수명은 12소겁이요, 정법의 존속은 20소겁, 상법 또한 20소겁 존속하리라.”
염부나제금광 여래와 그 세계
15.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비구들이여, 한마음 되어 모두 들으라.
내 말은 진실해 다름 없으니
이 가전연, 갖가지 아리따운
공양구로 부처님네 공양하다가
제불들 멸도 후엔 칠보탑 일으키고
꽃과 향으로 다시 사리 공양하여,
최후신 적에 불지佛智를 얻어
깨달음이루리니,
16. 그 국토 청정하며
무량 만억 중생을 모두 건져서
다 시방의 공양함 되며,
부처의 광명을 넘을 자 없으리니,
그 부처의 이름은 염부금광이요,
모든 유를 끊은 보살, 그리고 성문
무수해 그 나라 장엄하리라.”
목건련에게 수기하시다
17. 그때 세존이 다시 대중들에 이르시되, “내 이제 너희들에 이르노니, 대목건련은 갖가지 공양구로 8천의 부처님네 공양드리어 공경․존중하다가, 부처님네 멸도 후에 각기 탑 세우되 그 높이 천유순에 세로 가로 똑같아 5백 유순이라, 금․은․유리․자거․마노․진주․매괴의 칠보를 합하여 이루어지고, 여러 꽃과 영락과 도향․말향․소향과 증개․당번으로 공양하리니, 이런 일 마친 후에 2백만억의 부처님네 또 다시 공양하길 이같이 하여, 부처 되어 이름을 다마라발전단향多摩羅跋栴檀香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 세존이라 하며, 겁명은 희만喜滿, 국명은 의락意樂이리라.
18. 그 땅이 평평하고 파려로 이루어져 보수로 치장되고, 진주화眞珠華를 흩어 온통 청정하매 보는 자 기뻐하며, 인천이 많으며 보살과 성문도 무수 하리니, 부처님의 수명은 24소겁이요, 정법의 존속은 40소겁, 상법 또한 40소겁 존속하리라.”
다라마라발전단향 여래와 의락 세계
19.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이르시되,
“내 이 제자 대목건련은
이 생을 마치고 8천 2백만억의
여러 부처님네 뵙게 되어서,
불도를 위하기에 공양․공경해
여러 불소에서 항상 범행 닦아
무량겁에 불법을 받들어 수지하며,
부처님들 멸도 후엔 칠보탑 일으키되
금찰金刹 세우고 꽃과 향과 음악으로
부처님네 탑마다 공양드리며,
차츰 보살도를 고루 갖추어
의락국에서 부처가 되어
다마라전단향여래라 불리우리니,
그 부처의 수명은 24소겁,
항상 인천을 위해 불도 설하며,
20. 항하사 같은 무량한 성문들은
삼명과 육통 얻어 큰 위덕 있으며,
무수한 보살들은 뜻이 굳어 정진하여
불지佛智에서 다 물러섬 없으리라.
부처님 멸도 후에 정법은 40소겁,
상법의 존속도 그같으리라.
5백 제자에게 수기하시다
21. 내 제자들로 위덕을 고루 갖춘
5백 명에게 다 수기하리니,
미래세에 그 모두 부처 되리라.
22. 나와 너희들의 숙세 인연을
내 이제 설하리니 잘 들으라.”
제 7. 화성유품
법화의 가르침 영원함 밝히시려 먼 과거 일 설하시다
1. 부처님이 비구들에 이르시되, “과거 무량 무변 불가사의 아승지겁에, 그때 부처님이 계시되 이름이 대통지승大通智勝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 세존이러시니, 국명은 호성好城이요 겁명은 대상大相이라.
2. 비구들이여, 저 부처님 멸도하심 아주 오래니, 비유컨대 삼천대천세계 모든 지종地種을 설사 사람 있어 갈아서 먹 만들어, 동방의 1천 국토 지난 뒤에야 미진만한 점을 하나 떨구고, 또 1천 국토 지난 뒤에야 다시 한 점을 떨어뜨리어, 이리 되풀이해 지종의 먹 다한다면, 너희 뜻에 어떠하뇨. 이 모든 나라들을 수학자[算師]나 그 제자가 끝나는 데 짐작하여 그 수 능히 알겠느냐, 모르겠느냐.”
“모르오리이다, 세존이시여.”
3. “비구들이여, 이 사람의 지난 국토들 - 점을 떨어뜨렸거나 아니했거나 그 모두를 뭉개어 티끌 만들어 티끌 하나를 1겁으로 친대도, 그 부처님의 멸도한 지는 이보다 더하기를 무량무변 천만억 아승지겁이리라. 나는 여래의 지견력 탓에 멀고먼 그때 보길 오늘같이 함이로다.”
먼 과거 대통지승 여래의 성불
4.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생각노니 무량겁 전 부처님 계시되
이름이 대통지승 여래셨으니,
사람 있어 삼천대천 국토를 갈아
이 모든 지종으로 먹을 만들고
1천 국토 지나서야 한 점 떨구어
이리 되풀이해 이 먹 다하고,
점 떨구고 안 떨군 이 모든 국토들을
다시 뭉개어 한 티끌로
일겁이라 친다 해도
이 티끌 수효보다 그 겁이 더 길리니,
저 부처님의 멸도하심
이리나 무량겁 옛일이니라.
여래의 무애지는 저 부처님의 멸도와
성문․보살 알기를 오늘 보듯 하노니,
비구들이여, 알지어다.
불지佛智 청정․미묘하며
무루․무애하매 무량겁 일 앎이로다.
5. 부처님이 비구들에 이르시되,
“대통지승불의 수명 5백 40만억 나유타겁이러시니라. 그 부처님이 본래 도량 앉으사 마군 깨시고 거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게 되셨으나, 막상 제불의 법은 나타나지 않았으니, 이리하여 1소겁에서 10소겁에 이르도록 결가부좌해 몸과 마음 움직임 없었으되 제불의 법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더니라. 그때 도리제천이 먼저 부처님 위해 보리수 밑에 사자좌 마련하되 그 높이 1유순이었으니, 부처님은 여기 앉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으시라 함이라.
6. 마침 이 자리에 앉으시거늘, 여러 범천왕이 천화 뿌리되 4면 백 유순 거리에 이르렀고, 향긋한 바람 때로 불어와 시든 꽃들을 불어간대도 다시 새로운 꽃 비오듯 내려, 이리 아니 끊어져 10소겁 차도록 부처님께 공양하여, 멸도에 이르도록 늘 이 꽃 뿌렸으며, 4왕에 속한 신들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기 위해 늘 천고를 치며, 그 나머지 신들도 하늘의 풍악 울려 10소겁을 채우고, 멸도에 이르도록 또한 이리 하더니라.
비구들이여, 대통지승불이 10소겁 지나서야 제불의 법 나타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이루시니라.”
7. “그 부처님 출가 전에 16의 왕자 두어 그 첫째를 지적智績이라 했고, 여러 아들 모두 갖가지 신기한 노리개 있었으되 아버지가 아뇩다라삼막삼보리 얻음을 듣자 다 노리개 내던지고 불소 찾아가거늘, 어머니들 울면서 따라와 전송하며, 조부 전륜성왕이 백명의 대신들과 백천만억 사람들과 함께 옹위해 도량 이르니, 이에 왕자들 다 대통지승불에 접근하여서 공양․공경하며 존중․찬탄키 위해, 머리를 발에 대어 예를 드리고 부처님 돌기를 마치고 나서, 일심으로 합장하여 세존 우러러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8. “세존이 중생들을 건지고자 하시기에
무량억세만에 부처님 되시어
모든 서원 채우시니, 더한 경사 없나이다.
세존이 놀랍게도 한번 앉아 10소겁을
몸과 손발 옴짝도 아니 하시며,
마음 항상 고요하사 산란함 없으시와,
열반 얻어 무루법에 머무심이시여.
세존의 성도하심 이제 뵈옵고
저희들 선리 얻어 크게 기뻐하나이다.
9. 중생들 괴로움 속 도사 없어서
고 없앨 길․해탈을 구할 길 몰라
길이 악취 늘이고 천인의 수효 줄여
어둠에서 어둠에 들어
불명佛名도 영영 못듣더니,
이제사 부처님이 최상의 도 이루시매
저희와 인천이 최대의 이익 얻으오리니,
그러기에 절하와 귀의 하옵나이다.”
그때 16왕자가 게송을 설해 부처님 찬탄한 후에 법륜 굴려지이다 하고 세존께 청해, 다 이리 말하되, “세존께서 설법하시면 안온케 함 많사오리니, 제천과 사람을 가엾이 아사 이로웁게 하여 주소서.”
10. 그리고 거듭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비길 바 없는 세존께서 백복으로 장엄하사
무상혜를 얻으시니, 세간 위해 법을 설해
저희들과 온갖 중생 구제하소서.
분별해 나타내사
이 지혜를 얻도록 하시옵소서.
저희들이 부처 되면
중생들도 그렇게 되오리이다.
중생의 속마음의 생각 아시며
또 닦을 도와 지혜의 힘 아시며
의향과 닦은 복과
전생에 지은 업을 다 아시나니,
무상의 법륜을 굴리소서.’
깨달음의 광명으로 시방 비추신 대통지승 여래
11. 부처님이 비구들에 이르시되,
“대통지승불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으실 때, 시방의 방위마다 5백만억 불세계가 여섯 가지로 제가끔 진동하고, 그 나라들의 중간의 어두운 곳 - 햇빛․달빛도 못 비추는 그곳까지도 다 크게 밝아지거늘, 그 속의 중생들이 비로소 남을 각기 보게 되매 다 이리 말하되, ‘이 중에 어찌하여 갑자기 중생이 생기는고’ 하며, 또 국토의 제천의 궁전 내지는 범궁까지 여섯 가지로 진동을 일으키며, 큰 광명 널리 비춰 세계에 가득하여 제천의 광명의 미칠 바 아니더니라.
동쪽 불국토 범천왕들 대통지승 여래를 찾아오다
12. 그때 동방 5백 만억 국토 중의 범천의 궁전들에 광명이 비춰 평소보다 곱이나 밝아지거늘, 여러 범천왕이 제각기 생각하되, ‘지금의 궁전의 광명은 예전에 없던 바니, 무슨 까닭으로 이 모양이 나타남인가’ 하고, 이때 범천왕들이 서로 모이어 이를 상의하더니, 때에 그들 중에 한 대범천왕이 있어서 이름이 구일체라, 여러 범천을 위하여 게송을 설해 이르기를,
‘이곳의 광명은 예전에 없던 바니
무슨 까닭인지 함께 찾아 보리로다.
대덕천자가 남인가,
부처님이 세상에 나심인가.
큰 광명이 두루 시방을 비추심이여.’
13. 그때 5백 만억 국토의 범천왕들이 궁전 이끈 채 제각기 꽃상자에 하늘꽃 담아 함께 서방에 가 이 조짐 찾은 끝에, 대통지승여래가 도량의 보리수 밑 사자좌에 앉으시고 제천과 용왕․건달바․긴나라․마후라가의 인비인 등이 공경하여 에워싸고 있음을 보며, 또 16왕자 부처님에게 법륜을 굴려지라 청함을 보고, 즉시 범천왕들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예하옵고 백천번 돌고 나서 곧 하늘꽃 부처님 위에 흩으니, 그 흩은 꽃이 수미산과 같으며, 아울러 하늘꽃을 부처님의 보리수에 공양하니, 그 보리수의 높이가 10유순이러라. 꽃 공양 마치자 각기 궁전을 부처님께 바치옵고 이리 말하되, ‘오직 가엾이 아사 저희들을 이롭게 하시기 위해, 바치는 이 궁전을 받아 주시옵소서.’
14. 때에 범천왕들이 곧 부처님 면전에서 한 마음 되어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을 설해 찬송하되,
‘세존께오서 매우 희유하사
뵙기 어렵삽노이다.
무량 공덕 갖추시와 일체 구제하시나니,
천인사라 세간을 가엾어 하시기에
시방의 모든 중생 두루 이익 입나이다.
저희들이 온 곳은 5백 만억 먼먼 나라,
선정의 낙을 버림은
부처님을 공양하기 위함이니다.
전생의 공덕으로 얻자온 이 궁전을
이제 바치오니 부디 받아 주옵소서.’
법을 청하다
15. 그때 범천왕들 게송을 설해 부처님을 찬양하고 나서 각기 이런 말을 하되,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법륜을 굴리시어 중생 구하사, 어서 열반에 이르는 길 여시옵소서.’ 때에 범천왕들이 한 마음 되어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세웅이신 양족존이시여, 법을 설하사
대자비로 고뇌하는 중생을 건지소서.’
그때 대통지승여래께서 말없이 이를 허락하시었니라.
동남쪽 불국토 범천왕들 대통지승 여래를 찾아오다
16. 또 비구들이여, 동남방 5백 만억 국토에 사는 여러 대범왕이 각기 궁전의 광명의 빛남이 예전에 없던 바임을 보고, 환희용약하며 희유심을 내어 곧 서로 모여 상의하더니, 그 중에 한 대범왕이 있어 이름이 대비大悲라, 범천들을 위해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무슨 까닭으로 이런 모습 나타남인가.
우리 궁전의 광명이 예전에 없던 바니,
대덕천자가 태어남인가,
부처님이 세상에 나심인가.
일찌기 못 본 조짐 함께 찾아서
천만억토 가서라도 밝힐지로다.
아마도 부처님이 나사 중생 건지심이리라.’
17. 그때 5백 만억 범천왕들이 궁전을 이끈 채 제각기 꽃상자에 하늘꽃 담아 함께 서북방으로 가서 이 조짐 찾은 끝에, 대통지승여래께서 도량의 보리수 밑 사자좌에 앉으시고 제천과 용왕․건달바․긴나라․마후라가 따위의 인비인들이 공경하여 에워싸고 있음을 보며, 또 16왕자가 부처님에게 법륜을 굴려지라 청함을 보고, 즉시 범천왕들은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예하옵고 백천번 돌고 나서 곧 하늘꽃을 부처님 위에 흩으니, 그 흩은 꽃이 수미산과 같으며, 아울러 하늘꽃을 부처님의 보리수에 공양하여, 꽃 공양을 마치자 각기 궁전을 부처님께 바치옵고 이리 말하되, ‘오직 가엾이 아사 저희들을 이롭게 하시기 위해 바치는 이 궁전을 받아 주시옵소서.’
18. 때에 범천왕들이 곧 부처님 면전에서 한 마음 되어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을 설해 찬송하되,
‘성주聖主이시며
모든 신들 가운데 으뜸이신 분이시여,
가릉빈가의 목소리로
중생을 연민하는 분께 이제 경례하노이다.
세존은 희유하사
오랜만에야 한번 세상에 오시나니,
1백 80겁 부처님 없이 헛되이 지남이여,
삼악도는 차고 천중天衆은 줄었더이다.
이제 세상 나오사 중생의 눈 되시며
세상의 귀취이사 일체를 구하시며
중생의 아비이사 이익 주는 분이시니,
전세의 복덕으로 이제 세존 뵙노이다.’
법을 청하다
19. 그때 범천왕들이 게송을 설해 부처님을 찬탄하고 나서, 각기 이런 말을 하되,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일체중생을 가엾이 여기시와 법륜을 굴려 중생을 건지오소서.”
때에 범천왕들이 한 마음 되어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대성이시여, 법륜을 굴려
제법의 실상 드러내어
고뇌하는 중생 건져 기쁨 얻게 하옵소서.
이 법을 듣자오면 득도커나 생천하여
악도 줄고 착한 자 늘으오리다.’
그때 대통지승여래 말없이 이를 허락하시었니라.
남쪽 불국토 범천왕들 대통지승 여래를 찾아오다
20. 또 비구들이여, 남방의 5백 만억 국토에 사는 여러 대범왕이 각기 궁전의 광명의 빛남이 예전에 없던 바임을 보고, 환희용약해 희유심내어 곧 서로 모여 상의하기를, ‘무슨 까닭으로 우리 궁전에 이런 광명이 있음이뇨’ 하더니, 그 중에 한 대범왕 있어 이름이 묘법이라, 범천들 위해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우리 궁전 광명이 너무나 휘황하매
까닭 없지 않으리니 이 조짐 찾으리라.
백천겁 지나도록 이런 모습 못 봤나니,
대덕천자가 남인가,
부처님이 세상 나심인가.’
21. 그때 5백만억 범천왕들이 궁전 이끈 채 제각기 꽃상자에 하늘꽃을 담아 함께 북방에 가서 이 조짐 찾은 끝에, 대통지승여래께서 도량의 보리수 밑 사자좌에 앉으시고 제천과 용왕․건달바․긴나라․마후라가 따위의 인비인들이 공경하여 에워싸고 있음을 보며, 또 16왕자가 부처님에게 법륜을 굴려지라 청함을 보고, 때에 범천왕들은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예하옵고 백천번 돌고 나서 곧 하늘꽃 부처님 위에 흩으니, 그 흩은 꽃 수미산과 같으며, 아울러 하늘꽃을 부처님의 보리수에 공양하여, 꽃 공양을 마치자 각기 궁전을 부처님께 바치옵고 이리 말하되,
‘오직 가엾이 아사 저희들을 이롭게 하시기 위해, 바치는 이 궁전을 받아 주시옵소서.’
22. 그때 범천왕들이 부처님의 면전에서 한 마음 되어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을 설해 찬송하되,
‘세존 뵙기 어렵나니,
온갖 번뇌 깨신 분이시여.
1백 30겁 지나고야 이제 한번 뵙노이다.
굶주린 중생들에 법우를 흠뻑 내리소서.
예전 못본 무량한 지혜 지닌 분이시여,
우담발화 같아 오늘에사 만나니다.
저희 궁전 빛을 받아 화려도 화려하니,
가엾이 보시와서 부디 받아 주오소서.’
법륜 굴리시기를 간청하다
23. 그때 범천왕들 게송을 설해 부처님을 찬양하고 나서 각기 이런 말을 하되,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법륜 굴리사 온갖 세간의 제천과 마와 범과 사문과 바라문을 다 안온 얻어 해탈케 하옵소서.’
때에 범천왕들 한 마음 되어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을 설해 찬송하되,
‘원컨대 무상無上의 법륜 굴리사
큰 법고 치시며 법라 부시며
법우 내려 무량 중생 구하옵소서.
저희 다 청합노니 깊은 법 설하소서.’
그때 대통지승여래께서 말없이 이를 허락하시었니라.
서남쪽과 내지 아래쪽 불국토 범천왕들도 이같이 하다
24. 서남방과 내지 하방下方 또한 이러했니라.
25. 그때 상방上方의 5백만억 국토에 사는 여러 대범왕이 다 제 궁전의 광명이 빛남이 예전에 없던 바임을 보고, 환희용약해 희유심 내어 곧 서로 모여 상의하기를, ‘그 무슨 까닭으로 우리 궁전에 이런 광명이 있음이뇨’ 하더니, 그 중에 한 대범왕 있어 그 이름이 시기尸棄라, 범천들 위해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이제 그 무슨 탓으로 우리 궁전에
광명 있어 아리땁기 전례 없는가.
이런 모양 전에는 듣도 보도 못했나니,
대덕천자가 남인가,
부처님이 세상 나심인가.’
위쪽 불국토 범천왕들도 대통지승 여래를 찾아오다
26. 그때 5백만억 범천왕들이 궁전 이끈 채 제각기 꽃상자에 하늘꽃 담아 함께 하방에 가서 이 조짐 찾은 끝에, 대통지승여래께서 도량의 보리수 밑 사자좌에 앉으시고 제천과 용왕․건달바․긴나라․마후라가 따위 인비인들이 공경하여 에워싸고 있음을 보며, 또 16왕자가 부처님에게 법륜을 굴려지라 청함을 보고, 때에 범천왕들은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예하옵고 백천번 돌고 나서 곧 하늘꽃 부처님 위에 흩으니, 그 흩은 꽃 수미산과 같으며, 아울러 하늘꽃을 부처님의 보리수에 공양하여, 꽃 공양을 마치자 각기 궁전을 부처님께 바치옵고 이리 말하되, ‘오직 가엾이 아사 저희들을 이롭게 하시기 위해, 바치는 이 궁전을 받아 주시옵소서.’
27. 때에 범천왕들이 부처님의 면전에서 한 마음 되어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을 설해 찬송하되,
‘좋도다, 부처님들 뵙건대
삼계의 감옥에서
애써 중생들을 구하여 내시도다.
부처님이 중생을 가엾이 아시기에
감로의 문을 여사 널리 구제하심이라.
과거 무량겁을 부처님 없어 허송하니,
세존 아니 나시매 시방이 항상 어두워서
삼악도 늘며 아수라 치성하고
천인이 줄고 많이 악도에 떨어졌으며,
부처님의 법 못 들어 항상 악을 저지르매
체력과 지혜 그 모두 감소하고,
죄 탓에 낙을 잃고
낙이란 생각조차 다 잃어버려
사견에 주해 선의 도리 알지 못하되,
부처님의 교화 없기에 항상 악도갔더이다.
세간의 눈이신 분은 드물게야 오시나니,
중생을 연민하시기에 세상에 나타나사
깨달음 이루실새 저희가 기뻐하며
모든 중생들이 또한 경탄함이니다.
저희 궁전 빛을 받아 화려도 화려하매
세존께 바치오니 부디 받아 주옵소서.
원컨대 이 공덕이 모든 중생들에 미쳐
저희와 그들 모두 불도를 이루어지이다.’
법륜 굴리시기를 간청하다
28. 그때 5백만억 범천왕이 게송을 설해 부처님을 찬송하고 나서 제각기 부처님께 아룁옵기를,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법륜을 굴리소서. 편안해짐 많사오며 구제 받음 많사오리다’ 하고, 때에 범천왕들이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법륜을 굴리소서.
감로의 법고를 치사
중생 구해 열반의 길 활짝 열어 보이소서.
저희 청 받아들여 미묘한 음성으로
무량겁에 익힌 그 법 펼치어 설하소서.’
대통지승 여래의 초전법륜
29. 그때 대통지승불이 시방의 범천왕과 16왕자의 소청을 받아들여 곧 삼전십이행三轉十二行의 법륜을 굴리시니, 혹은 사문이든 바라문이든 천이든 마든 범천들이든, 그리고 세상의 그 누구도 못 굴리는 바였니라. 이르되, ‘이는 고[苦聖諦], 이는 고의 원인[苦集聖提], 이는 고의 없어짐[苦滅聖諦], 이는 고를 없애는 도[苦滅道聖諦]라’ 함이요,
30. 또 12인연을 자세히 설하시니, ‘무명無明에 말미암아 행이 생기고, 행에 말미암아 식이 생기고, 식에 말미암아 명색이 생기고, 명색에 말미암아 육입이 생기고, 육입에 말미암아 촉이 생기고, 촉에 말미암아 수가 생기고, 수에 말미암아 애가 생기고, 애에 말미암아 취가 생기고, 취에 말미암아 유가 생기고, 유에 말미암아 생이 생기고, 생에 말미암아 노사와 우비․고뇌 있는지라,
31.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면 명색 멸하고, 명색 멸하면 육입 멸하고, 육입 멸하면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면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면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면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면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면 노사와 우비․고뇌 멸하느니라’ 함이라.
32. 부처님이 인천의 무리들에 이 법을 설하실 때, 6백 만억 나유타에 이르는 사람들이 온갖 것에 집착하지 않는 까닭에 모든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하여 다 심묘한 선정․삼명․육통을 얻으며 8해탈을 갖추었고, 둘째․세째․네째의 설법 때에도 천만억 항하사 나유타의 중생들이 온갖 것에 집착하지 않는 까닭에 모든 번뇌에서 해탈할 수 있었으니, 이로부터 성문들이 무량무변해 일컬어 헤일 바 아니더니라.
16왕자 출가하여 성불의 가르침 구하다
33. 그때 16왕자가 다 동자로 출가하여 사미가 되어 제근이 뛰어나며 지혜가 밝으니, 일찌기 백천만억 부처님네 공양하여 범행을 닦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구하던 이들이라. 그들이 같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이 무량 천만억의 대덕성문이 다 어느 만큼 수행을 성취하오니, 세존이시여, 또한 저희 위하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 설하옵소서. 저희가 듣자옵고 함께 닦고 배우오리다. 세존이시여, 저희가 여래의 지견을 얻잡고자 하옵나니, 마음 속의 생각을 부처님이 똑똑히 아시리이다.’
그때 전륜성왕에 이끌려 온 무리들 중 8만억 명이 16왕자의 출가함 보고 자기네도 출가하여지이다 바라거늘, 왕이 곧 허락했느니라.
대통지승 여래 묘법연화의 가르침 설하시다
34. 그때 저 부처님이 사미의 청 받으시와 2만겁 지나서야 사부중 가운데서 대승경 설하시니, 이름이 ‘묘법연화’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네의 호념하시는 바라. 이 가르침 설해 마치시매 16사미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위하기에 다 함께 수지하여 외워 읊조리고 뜻에 통달하더니라.
이 가르침 설하실 제, 16보살사미들이 다 이를 믿어 받아들이며, 성문 중에도 믿어 이해하는 자 없지 않았으되, 기타 천만억 많은 중생은 다 의혹 일으켜 안 믿으니라.
16보살사미도 이 묘법 설하다
35. 부처님이 이 가르침 설해 8천 겁 동안 일찌기 쉬는 일 없으셨고, 설함을 마치시자 고요한 방에 드사 선정에 머무심이 8만 4천 겁이어늘, 이때 16의 보살사미는 부처님께서 방에 드사 고요히 선정에 드심을 알고, 각기 법좌에 올라 그들도 8만 4천 겁 동안 4부중 위해 법화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하여 밝힘으로써, 하나하나 6백만억 나유타 항하사 중생들을 다 건져서, 보이고 가르치고 이익 주고 기쁘게 해[示敎利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일으키게 하였니라.
36. 한편 대통지승불이 8만 4천 겁이 지난 뒤에야 삼매에서 일어나 법좌에 가사, 편안히 앉으시와 대중들에 이르시되, ‘이 16의 보살사미는 매우 희유해 능력 뛰어나며 지혜 밝으니, 이미 무량 천만억 부처님들 공양하여 그 여러 불소에서 범행을 항상 닦아, 불지를 수지하여 이를 중생들에 열어 보여서 그 속에 들게 하나니, 너희는 다 마땅히 자주 접근해 이들을 공양해야 할 것이니라. 무슨 까닭이어뇨. 성문․벽지불․보살을 막론하고 이 16보살들의 설하는 법 능히 믿어 수지해 비방하지 않는 자라면, 그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인 여래의 지혜를 얻는 까닭이라’ 하시더니라.
37. 부처님이 비구들에 이르시되,
“이 16보살이 항상 묘법연화의 가르침을 즐겨 설하니, 그 한 보살마다 교화한 6백만억 나유타 항하사에 해당하는 중생 있어, 세세에 날 때마다 보살과 함께 나서 그로부터 법을 들어 다 믿어 이해했으니, 이런 까닭으로 4만억 부처님네 만나뵈옵고, 이제도 그 인연이 계속되고 있느니라.
성불한 16보살과 석가모니불
38. 비구들이여, 내 이제 너희들에 이르노니, 저 부처님 제자인 16사미가 이제는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어 시방의 국토에서 현재 법을 설하시되, 무량 백천만억 보살․성문이 각기 그 권속이 되어 있느니라.
그 중의 두 사미는 동방에서 부처님이 되었으니, 첫째 분의 이름은 아촉阿閦으로 환희국에 계시고, 둘째 분의 이름은 수미정須彌頂이요, 동남방 두 부처님 첫째 분의 이름은 사자음師子音이고 둘째 분의 이름은 사자상師子相이니라. 남방의 두 부처님중 첫째 분의 이름은 허공주虛空住시고 둘째 분의 이름은 상멸常滅시며, 서남방 두 부처님중 첫째 분의 이름은 제상帝相이시고, 둘째 분의 이름은 범상梵相이시요, 서방의 두 부처님중 첫째 분의 이름은 아미타阿彌陀시고 둘째 분의 이름은 도일체세간고뇌度一切世間苦惱이시니라. 서북방 두 부처님중 첫째 분의 이름은 다마라발전단향신통多摩羅跋栴檀香神通이시고 둘째 분의 이름은 수미상須彌相이요, 북방의 두 부처님중 첫째 분의 이름은 운자재雲自在시고, 둘째 분의 이름은 운자재왕雲自在王이시요, 동북방 부처님은 이름은 괴일체세간포외壞一切世間怖畏시고, 열 여섯째는 나 석가모니불이니, 이 사바국토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이루었노라.
세존과 성문들의 숙세 인연
39. 비구들이여, 우리들이 사미일 때에 각각 무량 백천만억 항하사 같은 중생 교화했니라. 나를 따라 그들이 법을 들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위함인지라, 이 여러 중생들 중에 지금 성문지에 머무는 사람들을 내 항상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교화하노니, 이들이 이 법 지녀 차츰 불도에 들게 되리라. 어째서어뇨. 여래의 지혜는 믿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까닭이니라. 그때 교화된 무량 항하사 같은 중생은, 너희 비구들과 내가 멸도한 후 미래세 중의 성문제자들이 바로 이것이로다.
일불승으로써만 멸도 얻는다
40. 내 멸도 후에 또 제자 있어 이 경을 못 들어서 보살행이 무엇인지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고, 제 얻은 공덕에 멸도상을 내어 의당 열반에 들려 하리라. 그러나 내가 딴 국토에서 부처가 되어 다른 이름을 지니게 됨에 미쳐, 이 사람이 멸도상을 일으켜 열반에 들려 해도 저 나라 태어나서 부처님의 지혜를 구해 이 경을 다시 듣게 될 것이니라. 오직 불승佛乘으로써 멸도 얻을 뿐, 다른 가르침 없는 까닭이니, 모든 여래의 방편으로 법 설함은 예외이니라.
환상의 안식처 비유
41. 비구들이여, 만약에 여래가 열반의 때에 이르고, 대중들이 청정하고 신해가 견고해 법공에 통달하며 선정에 깊이 든 줄을 알면, 곧 보살들과 성문들 모아 그들을 위해 이 경을 설하나니, 세상에 이승二乘으로 멸도함 있음 없고, 있는 것은 오직 일불승의 멸도니라.
비구들이여, 알지어다. 여래가 방편으로 깊이 중생의 성품 속에 들어가서 소법을 바래 오욕에 착하는 줄 잘 알기에, 이들 위해 열반이라 설함이어니, 이 사람들은 들으면 곧 믿어 받드느니라.
42. 비유컨대 오백 유순 험난한 악도, - 광막하고 사람 없어 소름이 오싹 끼치는 곳에, 만약에 많은 사람 이 길로 해 진보珍寶가 있는 곳에 이르고자 해 나섰다 치자. 한 도사導師 있어 슬기롭고 통달하여 험한 길의 뚫리고 막힌 모양 잘 알아서, 여러 사람 이끌고 인도하여 이 험난한 길 지나가려 하더니, 인솔받은 무리들이 중도에 싫증 내어 도사에게 아뢰기를, ‘저희들이 몹시나 지치고 두려워서 다시 더 못 가겠거늘, 길은 아직 멀고 머오니, 이제 그만 돌아갈까 하옵나이다.’
방편으로 성을 만든 도사
43. 도사는 방편이 많아 이같이 생각하되, ‘이들이 가엾도다. 어찌 큰 보배를 버려두고 돌아가려 함이어뇨.’ 이리 생각한 뒤, 방평력 써서 험도 중에 3백 유순 지난 거기에 신통력으로 한 성을 만들고 무리들에 이르기를, ‘너희들은 두려워 말며 돌아가지 말라. 이제 이 큰 성에 머물어 무엇이나 뜻대로 할 수 있나니, 성에 들어간다면 더없이 편안하며, 만약 나아가 보배 있는 곳에 이르려 한다 해도 또한 갈 수 있으리라.’
이때, 지친 무리들이 크게 기뻐해 일찌기 없던 일이라 감탄하고, ‘우리들은 이제 악도를 면하고, 마음껏 편안함을 누릴 수 있게 됐노라’하여, 이에 사람들이 나아가 화성化城에 들어 이미 악도를 벗어났다 생각하며, 이제 편안하다 생각했니라.
다시 길을 떠나게 하다
44. 그때 도사는 이 사람들이 이미 휴식했기에 다시 싫증냄 없음을 알고, 곧 화성을 없애고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어서 가라. 보배 있는 곳 가깝웁도다. 먼저 있던 큰 성은 내가 신통력으로 만든 바이니, 너희를 쉬게 하기 위함이었느니라.’
여래도 방편으로 두 열반을 설하다
45. 비구들이여, 여래 또한 이같아여, 이제 너희 위해 대도사大導師 되어, 온갖 생사․번뇌의 그 악한 길이 험난하고 멀고 멀어서 응당 가고 응당 벗어나야 할 것인 줄 알고 있건만, 중생이 일불승만 듣는다면 부처님을 뵈오려도 안하며 가까이도 하려고 하지 않아서, 곧 생각하기를, ‘불도는 너무 머니 오래 고생하여야사 이루게 되리라’ 할 것이므로, 부처님은 이들의 마음이 약하고 열등함 알아 방편력으로 중도에서 쉬도록 해 주기 위해 두 가지 열반을 설함이어니라.
다시 성불을 구하게 하다
46. 만약 중생이 이 두 경지에 머물 때에는, 여래 그때 곧 그들을 위해 설하되, ‘너희가 할 일을 다하지 못했도다. 너희 머무는 경지 부처님의 지혜에 가까웁거니, 마땅히 관찰하고 헤아리거라. 너희 얻은 열반은 참다운 열반 아니니, 다만 여래가 방편력으로 일불승을 분별해 삼승을 설함이라’ 하나니, 저 도사가 사람들을 쉬게 하기 위하여 신통력으로 큰 성을 만들되, 쉰 줄 안 뒤엔 그들에게 이르되, ‘보배가 있는 곳 가까우니 어서 떠나라. 이 성은 진실 아니라, 내가 신통력으로 만들었을 뿐이라’ 함 같으니라.”
16왕자와 범천왕들 대통지승 여래에게 법을 청하다
47.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대통지승불이 10겁이나
도량에 앉아 계시되
불법이 안 나타나서
불도를 성취 못하시니,
온갖 천신․용왕과 아수라의 무리들이
항상 천화를 뿌려 저 부처님께 공양하며
제천은 천고를 치고 풍악 울리며,
바람 일어 시든 꽃 쓸어가면
새꽃을 곧 내렸니라.
48. 10소겁 지나서야 불도 이루시거늘
천신과 사람이 다 크게 기뻐 날뛰더니,
저 부처님의 16왕자가
천만억의 권속들에 에워싸여
다함께 불소에 이르러 절하옵고
법륜을 굴려지라 청하오되,
‘성사자聖師子시여,
법의 비로 우리를 흠뻑 적시소서.
세존 뵙기 어려워 오랜만에 몸 나투사
중생 깨치게 하려 일체를 뒤흔드시니,
49. 동방의 5백만억 국토
범궁의 광명이 예에 없던 바거늘
범천왕들 이를 보고 불소 찾아와
꽃을 흩어 공양하고 궁전을 바쳐
설법 청해 게로써 찬탄했건만,
아직 그때 아니기에 잠잠히 계셨니라.
3방․4유․상하의 범천왕도 그러하여
꽃을 흩고 궁전 바쳐 설법을 청하오되,
‘세존 뵙기 어렵나니, 본래의 그 자비로
감로문 활짝 여사 무상법륜 굴리소서.’
대통지승 여래의 초전법륜
50. 무량혜無量慧이신 세존께서
저들의 청 받으시와,
갖가지 법인 4제諦와 12인연 설하시되
‘무명에서 노사까지 생연生緣 따라 있음이니
이 같은 여러 과실 알지어다’ 하시니라.
이 법 펴실 때에
6백만억 나유타의 중생이
해탈을 얻어 다 아라한 되며,
둘째 설법 때도 항하사 무리들이
온갖 것에 집착 없어 아라한 되니,
이로부터 도를 얻은 이 무량하여서
만억겁을 헤인대도 그 수효 모를러라.
16왕자 출가하여 성불의 가르침 듣다
51. 때에 16왕자가 출가해 사미 되어
함께 청하오되, ‘대승법 설하소서,
저희와 딸린 자들 다 불도 이루리니,
세존처럼 맑은 혜안 얻어지이다.’
부처님이 동자들의 마음의
과거세 모양 아사
한량없는 인연과 갖가지 비유 들어
6바라밀과 모든 신통 설하시어
진실법인 보살의 행할 도를 가리시고,
그러고야 이 법화의 가르침
항하사게를 설하시니라.
16사미도 성불의 가르침 설하다
52. 저 부처님께서 가르침 설하고
정실에서 입정하사
8만 4천 겁을 한 곳 앉아 계시거늘,
이 사미들은 부처님이 출정하지 않음 알고
무량한 무리를 위해 불혜를 일러 주되
각기 법좌에 올라
이 대승의 가르침 설하였고,
불멸 후에도 법화法化를 도우니,
한 사미마다 제도한 중생들이
6백만억 항하사의 무리였니라.
저 부처님 멸도 후에
이리 법을 듣던 자들
곳곳의 불국토에 스승과 늘 같이 났노라.
16부처님과 석가모니
53. 이 16사미는 뒤에 불도를 고루 닦아
지금은 시방에서 각기 정각을 이뤘으매
그때 법을 듣던 자도 각각 거기 있게 되니,
성문이면 불도로써 차츰 교화하시나니라.
16사미에 나도 끼어 너희를 가르쳤기에
불혜로 나아가게 방편 씀이며,
이 옛날의 인연 탓에
법화의 가르침 이제 설해
불도에 들게 하노니 두려워하지 말라.
환상의 안식처에서 쉬게 한 뒤 다시 길 떠나게 하다
54. 험악한 길 멀고 먼데 사나운 짐승 많고
물도 풀도 없어 공포를 자아내는 그곳,
무수천만 명이 이 길을 지나려 한다 치자.
그 길 매우 멀어서 5백 유순이어늘
도사는 기억 좋고 지혜 있으며
총명하고 확고하여 그들의 난 구하더니,
사람들 모두 지쳐 도사에게 이르기를,
‘괴롭고 지쳤거니 돌아가려 하노이다.’
55. 도사가 생각하되, ‘참으로 가엾도다.
어찌 돌아가
큰 보배를 잃으려 하느뇨’하고,
이어 방편을 생각해
신통력 펴리라 하여,
큰 성곽 만들어 집들을 화려케 하고
동산과 시내와 못이 두르고
겹문에 높은 다락 남녀 가득케 해,
이리 만들고 나서
‘두려워하지 말라.
성에 들면 뜻대로 되리라’ 고 하니라.
이에 사람들 성에 들어
모두 크게 기뻐하여
편안하고 구제된 줄 각자가 여기거늘,
56. 도사는 다 쉰 줄 알아 무리 모아 이르기를,
‘어서 가라. 이곳은 화성일 따름이니,
너희 지쳐 도중에 돌아가려 생각키에
방편으로 이 성을 만듦이로다.
부지런히 보소에 갈지어다’ 했더니라.
여래 또한 방편으로 열반 설하신 뒤
다시 부처님의 지혜 구하도록 이끈다
57. 나 또한 이러하여
일체중생의 도사 되어
구도자들이 도중에서 게으름 내어
생사․번뇌 험한 길을 못 헤쳐나감 보매,
방편으로 쉬게 하려 열반 설하되,
‘너희가 고苦 없어져 할 일 마쳤다’ 하고,
58. 열반 이르러 모두다 아라한 된 줄 알고야
무리 모아 진실한 법 설함이니라.
부처님네 방편 써 분별하여
삼승을 설하시니,
일불승뿐이언만 쉬게 하려
이승을 설하시나니라.
이제 진실 설하건대
이는 멸도 아니거니
일체지 위해 마땅히 정진하라.
일체지․10력力 등의 불법을 깨달아
32상 갖추어야 진정한 멸도로다.
제불의 도사께서
쉬도록 해 주려고 열반을 설해
쉬고 나면 불혜에 끌어 들이시느니라.”
제 8. 오백제자수기품
부루나의 기쁨
1. 그때 부루나미다라니자副樓那彌多羅尼子는 부처님으로부터 지혜의 방편에 의해 수의설법하심을 듣자오며, 또 큰 제자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 주심을 듣자오며, 다시 과거세의 인연을 듣자오며, 그리고 부처님들이 대자재신통력이 있음을 듣자옵고, 일찌기 없었던 일이라 하여 마음 맑아져 기뻐 날뛰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 이르러 머리를 발에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존안을 우러러뵈어 눈을 잠시도 떼지 않으며, 이같이 생각하되,
“세존은 매우 기특하사, 하시는 일 희유하실 뿐이오이다. 세간의 약간의 종성을 따르사 방편의 지견으로 법을 설하여, 중생의 여기저기 집착함을 구제해 내시나니, 저희야 부처님의 공덕에 대해 말로 나타낼 길 없삽거니와, 오직 세존께서는 저희의 심심본원을 아시나이다.”
설법제일 부루나
2. 그때 부처님이 비구들에 이르시되,
“너희는 능히 이 부루나미다라니자를 보느냐 아니냐. 내 항상 그를 설법자 중에 으뜸이라 일컬으며, 또 항상 그 갖가지 공덕을 찬탄했노라. 정진하여 내 법을 지키며 도와 설해서 능히 사부중에 법을 가르쳐 격려하고 기쁘게 해, 부처의 바른 법을 고루 새겨 줌으로써 크게 동반들에 이익을 끼치나니, 여래 말고는 그의 논하는 말솜씨를 당할 자 없느니라.
3. 너희는 부루나가 내 법만을 지켜 도와서 설한다 여기지 말라. 또한 과거 90억 불소에서도 부처님의 바른 법을 지켜 도와서 설해 저 설법자 중에 으뜸이었으며, 또 제불이 설하신 공의 도리도 잘 알아 통달하며, 4무애지 얻어서 항상 능히 이를 밝혀 청정히 설법하되 의혹 없으며, 보살의 신통력 구비하여 그 수명 다하도록 늘 범행 닦았기에, 그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이야말로 참다운 ‘성문’이라 하였니라. 부루나가 이러한 방편으로 무량 백천 중생들을 이롭게 하며, 또 무량 아승지 사람들을 교화하여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확립케 하였으니, 불국토를 청정히 하기 위하여 늘 불사를 지어 중생 교화함이니라.
4. 비구들이여, 부루나는 7불佛 때의 설법자 중에서도 으뜸이 되었으며, 이제 내 있는 곳의 설법자 중에서도 으뜸이 되며, 현겁 중에 나타날 여러 부처님의 설법자 중에서도 으뜸이라, 불법을 다 지키고 도와 설할 것이며, 미래에도 끝없는 부처의 법 지키고 도와 설해, 무량 중생 교화하고 이익 주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확립하게 하며, 불국토 청정히 하기 위하여 늘 정진해 중생들 교화하리라.
부루나에게 수기하시다
5. 점점 보살도를 구비하여, 무량 아승지겁 지나간 뒤에 이 땅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니, 이름을 법명法明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이르리라. 항하사 같은 삼천대천세계로 한 불국토 삼되, 칠보로 이룬 땅이 평평하기 손바닥같아 산․언덕․시냇물과 도랑과 구렁 없고, 칠보의 다락이 그 중에 가득하고 제천의 궁전이 가까운 허공에 있어 사람과 천인이 만나 서로 볼 수 있으며, 모든 악도 없으며, 또한 여인 없고, 온갖 중생이 그 모두 화생하여 음욕 없으며, 대신통 얻어 몸에서 광명 나고 날아감이 뜻대로며, 생각 굳어 정진 지혜 있으며, 모두 다 금빛이라 32상으로 자신을 치장되리라.
6. 그 나라 중생들은 늘 두 가지 음식 먹으리니, 첫째는 법희식法喜食, 둘째는 선열식禪悅食이라. 무량 아승지 천만억 나유타의 보살들 있어, 대신통․4무애지 모두 얻어서 중생을 교화하며, 성문들도 이루 헤어 알 바 아니라, 다 육통․삼명․8해탈을 고루 갖추리니, 그 국토 이런 무량한 공덕으로 치장되고 성취되리라. 겁명은 보명寶明, 국명은 선정善淨이라 일컬으리니, 그 부처님의 수명은 무량 아승지겁이요, 법의 머뭄도 매우 오래며, 부처님 멸도 후엔 칠보탑 일으키어 그 나라 두루 차리라.”
불국토 정화하는 보살 부루나
7.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비구들이여, 잘 들으라.
불자의 닦는 도는
방편 잘 배우기에 사의할 바 아니로다.
사람들은 소법을 바라
대지大智를 겁냄 잘 알기에
보살들이 일부러 성문과 연각 되어
무수한 방편으로 중생들 교화하되,
스스로 ‘성문이라, 불도에서 멀다’ 말해
끝없는 중생을 구해 불도 성취시키나니,
소욕해태한 자라도
차츰 부처가 되도록 하느니라.
보살행 감추고 성문 모양 나타내어
생사를 염리하나
실은 불토 청정히 함이로다.
삼독을 보이며 사견상을 나타내어
내 제자들 방편으로 중생을 구하나니,
갖가지로 몸 나툼을 내가 만일 설한다면
듣는 중생 의혹을 품게 되리라.
부루나의 끝없는 중생 교화
8. 이 부루나는 그 옛날
천억의 부처님을 섬겨
도 닦아 제불의 법 펴고 지키며,
무상혜 구하려고 온갖 불소에
수제자로 다문多聞해 슬기로움 나타내고,
설법에 두려움 없어 듣는 자 기쁘게 하되
일찌기 지침 없이 불사를 도왔도다.
대신통에 이르고 4무애지 갖추어
소질 알아 청정한 법 설함으로써
이 도리 선양하여 천억 중생 가르쳐서
대승법에 머물게 해 불토를 정화했으며,
미래에도 무수한 부처님 공양하여
바른 법 지켜 펴서 불토 정화하며,
온갖 방편 설법해 두려움 없어
많은 무리 일체지를 이루게 하리로다.
법명 여래와 그 세계
9. 여러 여래께 공양하여 법보를 지키다가,
그 후에 부처 되어 이름이 법명法明이요
나라 이름 선정善淨이니 칠보로 되며,
겁명은 보명寶明이라 하리라.
10. 보살들 매우 많아
그 수효 무량억이 대신통 모두 얻어
위력 갖추어 그 나라에 충만하며,
성문 또한 무수하되 삼명․8해탈
4무애지 얻은 자로 승가 이루며,
중생들도 음욕이 다 이미 끊어져서
화생 해 32상 고루 갖추며,
법희식․선열식 뿐
다른 식상食想 없으며,
여인 없으며 악도 또한 없으리라.
부루나가 온갖 공덕 모두 이루어
이런 정토를 얻되 현성이 매우 많으리니
무량한 일 나는 이제 줄여서 설하노라.”
5백 아라한과 나머지 아라한들에게 수기하시다
11. 그때 1천 2백 아라한으로 마음 자재한 자들이 이 같이 생각하되, “우리들이 기뻐하여 일찌기 없던 감동을 받자오니, 만약 세존으로부터 우리 각자가 수기 받음이 다른 대제자들 같아진댄들, 그 아니 즐거우랴.”
부처님이 이들의 생각을 아사 마하가섭에게 이르시기를, “이 1천 2백 아라한에게 내 이제 면전에서 차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 내리리라.
이 무리 중, 내 대제자 교진여 비구는 6만 2천억 부처님네 공양하고, 그 후에 부처되어 이름을 보명普明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이르리며, 그 5백 아라한 - 우루빈라가섭과 가야가섭과 나제가섭과 가류타이와 우타이와 아누루타와 이바다와 겁빈나와 박구라와 주타와 사가타 등도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어 이름 모두 같아서 ‘보명’이라 이르리라.”
12.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교진여는 무량한 부처님 뵈어
아승지겁 지난 뒤에 깨달음 이루리니,
큰 광명 항상 놓고 온갖 신통 고루 갖춰
이름이 시방 가득하여
모든 자의 존경 받고,
불도를 늘 설하기에 ‘보명’이라 불리우리.
13. 그 국토 청정하며, 보살 다 용맹하여
아리따운 다락 올라 시방국토 다 노닐어서
더 없는 공구供具를 제불께 바쳐
공양 마치곤 크게 기뻐해 잠깐 사이에
본국 돌아오리니, 이런 신력 있으리라.
14. 불수는 6만겁이요,
정법은 불수보다 곱을 머물고
이보다 상법像法이 곱이리니,
법이 멸하여 인천이 걱정하면,
5백 비구가 차례로 부처가 되어
다 같이 ‘보명’이라 일컬어,
차례로 수기하되
‘나의 멸도 후에 아무개 부처 되어
세상을 교화함이 나 같으리’ 이르리며,
국토의 장엄과 여러 신통력
보살들과 성문들과 정법․상법과
수명이 다 위에 설한 바 같으리라.
가섭이여, 5백 비구에 관한 일 네 알거니와
그 나머지 성문들도 또한 이와 같으리니,
여기 없는 자엔 네가 펴 일러 줄지라.”
옷 속의 보석 비유
15. 그때 5백 아라한은 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받잡고 기뻐 날뛰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 이르러 머리 대어 불족에 예하옵고 허물 뉘우쳐 스스로 책망하되, “세존이시여, 저희 늘 생각하되 구경의 멸도를 이미 얻었다 했사오나, 이제사 알고보매 무지한 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었나이다. 어째서어뇨. 저희가 응당 여래의 지혜를 얻어야 할 것인데도, 조그만 지혜로 만족한 탓이오이다.
16. 세존이시여, 비유컨대 한 사람 있어 친구 집에 이르러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하사이다. 이때, 친구는 공사公事로 갈 데가 있었기에, 값 모르는 보주를 옷 속에 매어, 그 사람에 주고서 떠났나이다. 하오나 그 사람은 취하여 자고 있었으므로 전혀 알 턱 없어서, 일어나자 다시 유행해 타국 이르러, 의식을 구해 백방으로 발버둥쳐서 온갖 고생 다 겪으니, 조금이라도 얻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게 여기더이다.
후일에, 친구가 우연히 그 사람 만나 이 꼴 보고 말하되, ‘아, 여보게! 어찌하여 의식을 위해 고생함이 이에 이르뇨. 내 예전에 그대로 하여 편안히 살아 오욕을 무엇이나 뜻대로 채우게 하고자 하여, 모년 모일에 값모르는 구슬을 그대의 옷 속에 달아 놓았도다. 그리하여 구슬이 지금도 거기 있거늘, 그대는 모른 채 고생하고 걱정하여 살려 바둥대다니, 심히 어리석도다. 이 보배로 필요한 것 무엇이든 사면 되리니, 언제나 뜻과 같아 떨어지고 모자람 없으리라.’
부처님의 지혜 구하도록 일깨우시다
17. 부처님도 이같아여, 보살 시절에 저희를 교화하사 일체지 구하는 뜻 일으키게 하셨거늘, 이윽고 이를 잊어 알지 못하며 깨닫지 못해, 이미 아라한도를 얻은 것으로 멸도함이라 스스로 여겨, 살기 어려우매 적은 것 얻음을 족하게 아는 듯 하였사오나, 일체지를 얻고자 하는 서원이 아주 소실된 것은 아니었기에, 이제 세존께서 저희를 깨우쳐 주시기 위해 말씀하시되,
‘비구들이여, 너희의 얻은 것이 결코 구경의 멸도는 아니니라. 내 오랜 예로부터 너희로 하여 부처님의 선근을 심도록 하여 방편 탓에 열반의 모습을 보이었거늘, 이제 너희가 진실로 멸도를 얻은 양 여김이라’ 하시나니, 세존이시여, 저희가 지금에야 실로 보살이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 받잡는 줄 알겠사오니, 이런 까닭으로 매우 크게 기뻐하와 일찌기 없던 감격 얻게 되었나이다.”
깨달음의 기쁨을 게송으로 밝히다
18. 그때 아야교진여 등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여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저희가 수기 주시는 말씀을 듣자옵고
기뻐하와 부처님께 예배드리며,
이제 세존 앞에
온갖 허물 스스로 뉘우치오니,
무량한 불보佛寶에서 조그만 열반 얻고,
무지한 우인愚人같이 족하다 하더이다.
19. 비유컨대 가난한 자 친구 집 찾아가니,
그 집이 큰 부자라 진수성찬 술대접하고,
값모르는 구슬을 옷속에 달아 준 뒤
외출하니, 잠이 들어 이를 알지 못했니다.
이 사람 일어나서 타국 떠돌아
의식 구해 갖은 고생하며,
적은 것 얻는대도 만족하여
더 좋은 것 바라지 아니하고,
옷속에 보배 있음 모르더이다.
구슬 준 친구가 후일에 그를 만나
책망하고 구슬을 가리켜 보이니,
그 사람 이를 보고 크게 기뻐해
부자 되어 호강을 누렸나이다.
20. 저희 또한 이같아여,
세존께서 긴긴 세월 항상 교화하사
더없는 서원 심도록 하셨거늘
저희가 무지하와 이를 몰라서
열반 얻고 족히 알아 더 구함이 없었더니,
이제 ‘참된 멸도 아니니,
무상혜無上慧 얻어야사
진실한 멸도라’ 고 깨우쳐 주시니다.
저희 이제 수기와
국토 장엄하는 그 일들과
차례로 있을 수결授決 듣자옵고
크게 기뻐하노이다.”
제 9. 수학무학인기품
아난과 라후라의 간청
1. 그때 아난과 나후라가 이같이 생각하되,
“우리 매양 생각노니, 만약 수기를 얻는다면 그 아니 즐거우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 이르러, 불족에 머리대어 예하옵고 같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저희도 이에 응당 분이 있사오리니, 오직 여래만이 저희의 귀의할 곳 되시나이다. 또 저희가 온갖 세상의 인천과 아수라의 존경을 받자오니, 아난은 늘 시자 되어 법을 호지 했사옵고, 나후라는 부처님의 아들이오이다. 만약에 부처님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 주신다면, 저희 소원 이뤄지며 다수의 바램 또한 채워지오리다.”
성문 제자들의 소망
2. 그때 학․무학의 성문제자 2천 명이 다 자리로부터 일어 오른 어깨 드러내고 부처님 앞 이르러, 일심으로 합장하여 세존 우러러 뵈어, 아난․나후라의 소원같은 심정으로 한쪽에 머물어서 서거늘,
아난에게 수기하시다
3. 그때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세에 마땅히 부처되어, 이름을 산혜혜자재통왕山海慧自在通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이르리니, 6십 2억 부처님네 공양하여 불법 지키고, 그 후에 아뇩다라삼막샴보리 얻으리라. 그 부처 20천만억 항하사의 보살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이루도록 하리니, 국명은 상립승번常立勝幡, 그 땅이 평정하여 유리로 땅을 삼고, 겁명은 묘음변만妙音徧滿이라 하리라. 그 부처의 수명은 무량 천만억 아승지겁이리니, 사람이 천만억 무량 아승지겁 걸쳐서 헤인다 해도 그 수 못 알아내며, 정법의 존속 수명보다 곱이요, 상법은 다시 이보다 곱이리라. 아난이여, 이 산해혜자재통왕불이 시방의 무량 천만억 항하사 같은 부처님께서 다 함께 찬탄하사 그 공덕을 일컫는 바 되리라.”
4.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내 이제 설하노니
아난이란 지법자持法者는
부처님네 공양한 뒤 정각 이루어
이름이 산해혜자재통왕 여래이리며,
그 국토 청정하여 이름은 상립승번,
항하사 같은 보살 교화하리라.
큰 위덕, 이름이 사방에 가득하며,
수명 또한 무량하리니, 중생을 위함이라.
정법은 수명의 곱,
상법 다시 이보다 곱이리니,
항하사 같은 중생이
이 부처의 법 중에서
불도의 인연을 심게 되리라.”
아난의 과거세 인연
5. 그때 모임의 신발의보살 8천 명이 다 이리 생각하되,
“우리는 여러 큰 보살들도 이런 수기 받자옴을 들어보지 못했노니, 그 무슨 까닭으로 성문들이 이 같은 결決 받음이어뇨.”
6. 그때 세존이 여러 보살들의 생각을 아사 이들에게 이르시되,
“선남자들이여, 내가 아난 등과 공왕불의 처소에서 동시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일으켰노니, 아난은 항상 다문 바라고 나는 늘 부지런히 정진했니라. 그러므로 나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뤘거니와, 아난은 내 법 지키며 또한 미래 제불의 법장을 지켜, 보살들을 교화해 성취토록 하리니, 그 본원 이렇기에 이 수기 받음이니라.”
아난의 기쁨과 서원
7. 아난은 불전에서, 수기를 주시며 국토의 아리따움 설하심을 듣자옵고 소원 채워져 크게 기뻐해 일찌기 없던 감격에 젖어, 곧 과거 무량 천만억 부처님들의 가르침을 일일이 생각해 내어 통달해 막힘 없어 이제 막 듣는 것 같았으며, 또 본원도 알게 되었니라.
그때 아난이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세존이 과거 무량불의 가르침을
오늘 듣는 듯 생각하게 하오시니,
다신 의혹 없어
불도에 안주하게 되었나이다.
방편으로 시자 되어
길이 제불의 법 지키오리다.”
라후라에게 수기하시다
8. 그때 부처님이 라후라에 이르시되,
“너도 내세에 마땅히 부처 되어 이름을 도칠보화蹈七寶華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이르리니, 10세계의 미진과 같은 수의 부처님들을 마땅히 공양하고, 늘 부처님네의 큰아들 되되 오늘과 같으리라. 이 도칠보화여래의 국토의 장엄한 모양․수명의 겁의 길이․교화하는 제자의 수․정법과 상법의 존속 기간은 산해혜자재통왕여래와 같아 다름 없으리며, 또한 이 부처 위해 큰 아들이 되리니, 이런 시기 거친 뒤에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으리라.”
9.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태자 시절 라후라가 내 장자 되었더니
성불한 지금에는 법왕자되리로다.
미래세에서 무량억 부처님 뵈어
그때마다 장자 되어 불도를 구하리라.
라후라의 밀행을 오직 내가 아노니,
이제 나의 장자 되어 중생들에 보여 주는
무량 억천만 못 헤일 공덕 있어,
불법에 안주하여
무상도 구하도다.”
나머지 성문 제자들에게 수기하시다
10. 그때 세존이 학․무학 2천 명의 그 마음 유연하며 고요하고 청정하여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러봄 보시고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 학․무학 2천 명을 보느뇨 아니뇨.”
“예, 보노이다.”
“이 여러 사람들이 50세계의 미진의 수효 같은 부처님을 공양하여 공경․존중하고 법장을 호지하다가, 말후신 때 동시에 시방의 나라에서 각기 부처 되되 이름이 다 같아, 보상寶相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이르리니, 수명은 1겁이요, 국토의 장엄한 양․성문과 보살 수효, 정법과 상법의 존속 기간이 그 모두 같으리라.”
11.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퍼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이제 내 앞에 있는 이 2천 성문들에
다 수기를 주되
미래에 부처 되리라 하노니,
부처님네 공양함은
위에 말한 미진의 수효같고
법장을 호지하다가
뒤에 정각 이루리라.
각기 시방 국토에서 이름 다 같으리니,
동시에 도량 앉아 무상혜 깨달아서
‘보상’이라 불리우며, 국토와 제자
정법․상법이 그 모두 같으리라.
다 온갖 신통으로 시방 중생 제도하여
이름 두루 번진 끝에 열반 들리라.”
12. 그때 학․무학 2천 명이 부처님의 수기하심 듣자옵고 환희용약해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세존께선 지혜의 등불이시니,
수기하심 듣자옵고
기쁜 마음 감로가 부어진 듯 하오이다.”
제 10. 법사품
성불할 사람들
1. 그때 세존께서 약왕보살을 상대하여 8만 명의 보살들에 이르시되,
“약왕이여, 네 보느뇨. 이 대중 속의 무량한 천인․용왕․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나․긴나라․마후라가 따위의 인비인들과,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성문 구하는 자․벽지불 구하는 자․불도 구하는 자 같은 이런 등속을 모두 다 불전에서 묘법연화의 가르침 한 게송이나 한 귀절 듣고 나서 잠시라도 수희하는 자에게는 내가 다 수기를 주리니,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으리라.”
부처님이 약왕에게 이르시되,
“또 여래 멸도한 후, 만약에 사람 있어 묘법연화의 가르침 내지는 한 게․한 구절 듣고 잠시라도 기뻐하는 자에게는,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기 내리노라.
2. 약왕이여, 만약 또 사람 있어 묘법연화의 가르침을 내지 한 게송이라도 수지하며 독송하며 해설하며 서사하여, 이 가르침 존경하기를 부처님같이 하여 갖가지 물건 - 꽃과 향과 영락과 말향․도향과 소향․증개․당번과 옷과 음악 공양하고, 내지는 합장 공경하는 것만으로도, 약왕이여, 알지어다. 이 사람들은 이미 과거에 10만억불 공양하여, 그 여러 불소에서 대원 성취하였건만, 중생을 가엾이 아는 까닭에 이 인간에 남이니라.
3. 약왕이여, 사람 있어 ‘어떤 중생이 미래세에 부처님이 될꼬’ 라고 묻는다면, 이러한 사람이사 미래세에서 반드시 부처 된다 가리킬 것이니라. 어째서어뇨. 만약에 선남자 선녀인 있어 묘법연화의 가르침의 내지는 한 귀절만이라도 수지․독송하며 해설 서사해서, 이 책에 갖가지 물건, 꽃과 향과 영락, 말향․도향․소향, 증개․당번과 옷과 음악으로 공양하고, 내지는 합장 공경하는 것만으로도, 이 사람은 온 세상의 떠받드는 바가 되어, 사람들이 여래를 공양하듯 공양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4. 알지니, 이 사람은 대보살이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이루었으되, 중생을 가엾이 아는 까닭에 자원해 이 세상 나서 법화의 가르침 널리 펴서 분별함이니, 하물며 이 경을 모두 수지해 갖가지로 공양하는 자 일까보냐.
약왕이여, 알지어다. 이런 사람은 스스로 청정한 업보 버리고 나의 멸도 후, 중생을 가엾이 아는 까닭에 악세에 태어나서 이 가르침 널리 폄이니라.
법사는 이런 사람
5. 이 같은 선남자 선녀인이 내가 멸도한 후, 남몰래 한 사람 위해 묘법연화의 가르침의 내지는 한 구절이라도 설한다면, 알지어다. 이 사람은 여래의 사절이며, 여래가 보내심이라, 여래의 일 행함이니, 하물며 대중들 가운데서 많은 사람 위하여 설함일까보냐.
6. 약왕이여, 만약에 악인이 좋지 않은 마음 내어 1겁 동안 불전을 떠나지 않으면서 늘 부처님을 헐뜯고 욕한대도 그 죄 오히려 가볍거니와, 만약 사람 있어 한 마디 악한 말로 재가거나 출가거나 법화의 가르침 독송하는 사람을 헐뜯는다면 그 죄 매우 무겁도다.
7. 약왕이여, 법화의 가르침 독송하는 사람 있으면, 알지니 이 사람은 부처님의 장엄으로 스스로 장엄하며 여래의 어깨에 메시는 바 됨이니, 그가 가는 곳 어디나 따라가서 그를 향해 예할지니라. 일심으로 합장하여 공경하고 공양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되, 꽃과 향과 영락과 말향․도향과 소향․증개․당번과 옷과 음식과 여러 음악 연주하여,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써 공양해야 할 것이며, 천상의 보배를 흩어야 할 것이며, 천상의 보배더미 바쳐야 할 것이니, 어째서어뇨. 이 사람이 기쁜 마음으로 법을 설할제, 잠시 듣는 것으로도 즉시 구경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게 되는 탓이니라.”
법사를 공경․공양하라
8.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불도에 안주하여 자연지 이루려면
묘법연화의 가르침
수지하는 사람을 공양하며,
빨리 일체종지 얻고 싶거든
이 가르침 수지하며,
수지하는 사람에도 공양 베풀라.
9. 만약 능히 법화의 가르침을
수지하는 사람이면
알지니, 부처님 사절로서
중생 연민함이니라.
법화의 가르침을 수지하는 모든 사람은
청정한 땅 버리고 중생 탓에 여기 나나니,
이런 이는 뜻대로 태어날 수 있기에
이 악한 세상에 나
무상無上의 법 설함이라.
하늘의 꽃과 향과 보배와 의복
보배의 무더기로 공양해야 할지로다.
10. 내 멸도한 뒤 악세에서
이 법화의 가르침 수지하는 자엔
합장하고 공경하기 세존을 공양틋 해,
여러 맛난 음식과 갖가지 의복으로
공양해 잠시라도 법 듣고자 바랄지니,
후세에서 이 묘법연화의 가르침
능히 수지하는 사람이란
내가 보내 여래의 일 행하게 함이니라.
11. 1겁 동안 늘 악한 마음 품어서
부처님 욕한다면 끝없는 죄 얻으리만,
법화의 가르침을 독송․수지하는 사람을
잠시 욕한대도 저보다 그 죄 더 무거우며,
사람 있어 불도 구해 1겁 동안 내 앞에서
합장하고 무수한 게송으로 찬탄하면
무량 공덕 얻으리만,
이 가르침 수지하는 자를
찬미하면 그 복이 저보다 더하리라.
80억겁 동안을 뛰어난 색色과 성聲과
향香․미味․촉觸으로 이들에게 공양하여,
그로 해 잠시라도 법을 듣게 된다며는,
대리大利 얻게 되었다고 마땅히 기뻐하라.
약왕이여, 이제 네게 이르노니,
내가 설한 모든 경전
이 중에서 법화의 가르침이 으뜸이니라.”
가장 훌륭한 가르침
12. 그때 부처님이 다시 약왕보살마하살에 이르시되,
“내 설하는 경전이 무량 천만억이니, 이미 설한 것․이제 설하는 것․장차 설할 것들, 이 가운데 법화의 가르침이 가장 믿기 어렵고 이해키 어렵니라. 이 경은 곧 제불의 비밀한 법장이라, 분포하여 함부로 사람에게 가르칠 일 아니니, 제불에 의해 수호될 뿐 예로부터 드러내 설해짐 없었느니라. 더욱 이 경은 여래 계신 지금에도 적이 많거든, 하물며 멸도한 뒤일까보냐.
13. 약왕이여, 알지니 여래의 멸도 후에 이 가르침 써서 지니며 독송하며 공양하며 남을 위해 이를 설하는 자는, 여래가 그 옷으로 덮어 주시며, 또 다른 데 지금 계신 제불에 의해 호념하심 되느리라. 이 사람이 큰 신력․지원력과 여러 선근력 있음이니, 알지어다. 이 사람은 여래와 함께 자며, 여래의 손에 의해 그 머리 쓰다듬어지는 자가 되느니라.
14. 약왕이여, 그 어떤 곳, - 설하거나 읽거나 외우거나 쓰거나 해 이 경있는 곳이라면 다 칠보탑 일으키어 매우 높고 크며 아리땁게 할 것이나, 다시 사리까지 안치할 건 없나니, 어째서어뇨. 이 속에 여래의 전신이 이미 있는 때문이라. 이 탑은 온갖 꽃과 향과 영락과 증개․당번과 음악과 가곡으로 공양․공경․존중 찬탄해야 하리니, 만약에 사람 있어 이 탑을 보고 예배 공양한다며는, 알지니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까운 사람임을!
15. 약왕이여, 많은 사람이 재가거나 출가거나 보살도 닦으면서 이 법화의 가르침을 보거나 듣거나 독송하거나 쓰거나 공양하지 못하는 자는, 알지니 이 사람은 보살도를 아직도 잘 행하지 못함이요, 이 경을 듣는 자라사 비로소 보살도를 잘 닦음이 되느니라.
물을 구하는 이의 비유
16. 중생으로 불도를 구하는 자 있어서 법화의 가르침을 듣거나 보거나 하여, 듣고 나선 신해해 수지 곧 하는 사람, 이 사람은 바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다가선 줄 알지니라.
약왕이여, 비유컨대 사람이 있어 목말라 물을 찾아 고원에서 땅을 파되, 마른 흙만 나오면 물 아직 먼 줄 아나, 자꾸 파서 습한 흙 보아 마침내 진흙에 이르고 보면, 그 마음에 반드시 물이 가까움을 아는 듯하니, 보살도 이같도다. 만약 이 법화의 가르침을 듣지도 알지도 닦지도 못했다면, 알지니 이 사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아직도 멀거니와, 만약에 이를 듣고 이해하여 생각하고 닦을 때는,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접근한 줄 알 수 있나니, 어째서어뇨. 온갖 보살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다 이 경에 속하였기 때문이니라.
이 가르침은 방편의 문을 열어 진실의 상을 보임이어니와, 이 묘법연화의 가르침의 곳집이 매우 견고하고 깊숙하여서 사람의 능히 이름 없을새, 이제 부처님이 교화하여 보살들을 성취시켜 주기 위해 이를 열어 보임이니라.
17. 약왕이여, 보살 있어 이 경을 듣고 나서 놀라고 의혹하며 두려워한다며는, 알지니 이는 신발의보살이며, 성문 있어 이 가르침 듣고 놀라고 의혹하며 두려워한다며는, 알지니 증상만의 무리니라.
이 가르침 설하는 법
18. 약왕이여, 만약에 선남자 선녀인 있어 여래의 멸도 후에, 사부중 위하여 이 법화의 가르침을 설하는 자는 어떻게 설해야 할 것이어뇨. 이 선남자 선녀인이 여래의 방에 들며, 여래의 옷 걸치며, 여래의 자리에 앉아야사, 비로소 그들 위해 이 가르침 널리 설할 수 있으리라. 여래의 방이란 온갖 중생 감싸는 대자비심, 여래의 옷이란 유화인욕심, 여래의 자리란 온갖 것이 공하다는 그 도리이니, 이 속에 안주하고 난 다음에 게으름 모르는 마음으로, 보살들과 사중을 위해 이 법화의 가르침 두루 설해야 할 것이니라.
이대로 행하는 법사를 도우리라
19. 약왕이여, 내 다른 나라 머물면서 화인을 보내 위하여 청중 모으며, 또 화작한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보내어 그 설하는 법 듣게 하리니, 이 모든 화인이 법을 듣고 신봉하여 이를 따라 거역하지 아니하리며, 설법하는 자 한가한 데 있을 때는 내 널리 천인과 용과 귀신과 건달바와 아수라 등을 보내 그 설하는 법 듣게 하리며, 내 다른 나라 있으면서도 때때로 법 설하는 자로 하여금 내 몸을 보게 하리며, 만약 이 경의 자구를 잊을 제는 내 또한 그를 위해 설하여 주어 완전케 하리로다.”
이 가르침 들어야 성불에 가깝다
20.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모든 해태 버리려면 이 가르침을 들을지니
이 가르침 듣기 어렵고 믿기도 어렵니라.
21. 목말라 물을 찾아 고원을 파되
마른 흙이 나오면 물 먼 줄 아나
진흙 보면 물 가까움 아는 듯하니,
약왕이여, 알지어다.
사람들이 법화의 가르침을
못 들으면 불지佛智에서 먼 것이 되려니와,
이 심경深經 들으면 성문법 알리니
이 경왕經王 듣고 나서 자세히 사유하면
이 사람은 불지에 가깝느니라.
이 가르침을 설하려는 자
22. 이 경을 설하려면 여래의 방에 들며
여래의 옷 걸치며 여래의 자리 앉아야사
두려움 없이 분별하여 설할 수 있으리니,
대자비로 방 삼으며, 인욕으로 옷 삼으며
공으로 자리 삼아, 여기서 설법하라.
법사를 보호하리
23. 법화의 가르침 설할 때
누군가 와서 욕하며
도장와석 가한대도
부처님을 염하여 이를 참으라.
나는 천만억토에 견고신 나타내어
무량억겁토록 중생 위해 설법하노니,
나의 멸도 후에 이 가르침 설하는 자엔
화작한 사중, - 비구․비구니
청신사녀 보내어 법사 공양케 하며,
중생들 끌어 모아 법 듣게 하며,
사람 있어 도장․와석 가할지라도
곧 화인 보내 이를 지키며,
설법자 한가한 데 홀로 있어서
고요한 속 이 경을 독송할 제는
나는 그때 청정한 광명신光明身 나타내며,
글귀 잊으면 그에게 일러 주어
통달하게 만들리라.
24. 사람 있어 이 덕 갖춰 사중 위해 설하거나
공처에서 독경하면
모두 내 몸 보게 되며,
한가한 데 있으면 천신과 용왕과
야차․귀신 보내어 법을 듣게 하리니,
이 사람이 법 잘 설해 막힘 없으며
부처님네 호념 탓에
능히 대중을 기쁘게 하리로다.
법사를 친근하면 보살도 빨리 얻고
이를 따라 배우면 항사불 뵈오리라.”
제 11. 견보탑품
칠보탑이 땅에서 솟아오르다
1. 그때 불전에 칠보의 탑 - 높이 5백 유순이요 가로․세로 2백 5십 유순이나 되는 것이 땅에서 솟아나와 공중에 머물으니, 갖가지 보물로 치장하고, 5천의 난간이요 감실이 1천만이라. 무수한 당번 세워 이를 꾸미고 보배로 된 영락을 드리우고, 만억의 보배방울 그 위에 걸었는데, 사면에서 다 다마라발과 전단의 향이 나서 세계 메우며, 그 모든 번개幡蓋는 금․은․유리․자거․마노․전주․매괴玫瑰의 칠보로 만들어져, 높이 사천왕의 궁전에 닿았거늘, 33천이 하늘의 만다라화 비오게 하여 탑에 공양하사오며, 다른 여러 천과 용과 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따위 인비인등의 천만억 무리들이 온갖 꽃과 향과 영락․번개․음악으로 칠보탑에 공양하와 공경하며 존중․찬탄하삽더니라.
2. 그때 탑 속에서 큰 음성이 나 찬탄해 이르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시도다! 석가모니 세존께서 평등의 대혜로, 보살 가르치는 법이요 부처님네에 의해 호념함 되는 법화의 가르침을 대중 위해 설하시나니, 이같고 이같도다. 석가모니 세존이시여, 설하심이 모두 진실하시오이다.”
그때에 사부대중은 큰 보탑이 공중에 머뭄을 보며, 또 탑에서 나는 음성을 듣자옵고, 다 법희를 얻되 일찍 없던 일이라 괴이쩍게 생각하여, 자리로부터 일어 공경․합장해 물러나 다 한편에 서거늘, 그때 보살마하살 있으니 이름이 대요설大樂說이라. 온갖 세상의 천인․사람․아수라 등의 마음의 의심하는 바를 알아서 부처님께 여쭈오되,
“세존이시여, 그 무슨 인연으로 이 보탑이 땅에서 솟아나며, 또 그 속에서 음성이 들리어 옴이니까.”
3. 그때 부처님이 대요설보살에게 이르시되,
“이 탑 안에 여래의 전신全身 계시니라. 그 옛날 동방의 무량 천만억 아승지 세계 지나 나라 있어 보정寶淨이요, 그 중에 부처님이 계셔 이름이 다보多寶시라. 그 부처님이 보살도를 닦으실 때에 큰서원 세우시되,
‘만약 내 성불하여 멸도한 뒤에 시방국토 그 어디든 법화의 가르침을 설하는 곳 있을 양이면, 내 탑이 이 경을 듣기 위하여 그 앞에 솟아나, 증명해 좋다고 찬탄하리라.’
저 부처님 성도하사 멸도하실 제, 천인과 사람 모인 대중 중에서 비구들에 이르시되,
‘내 멸도 후에 나의 전신 공양하려 생각하거든, 하나의 큰 탑을 일굴지니라.’
그 부처님의 신통과 원력으로 해 시방세계 그 어디건 법화의 가르침을 설하는 곳만 있으면, 저 보탑 그 앞에 꼭 솟아나되, 부처님의 전신이 탑 안에 계셔서 찬탄하시기를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라고 이르시나니, 대요설이여, 지금도 다보여래의 보탑이 법화의 가르침 설함을 듣고자 하여 땅으로부터 솟아 찬탄해 이르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라고 하심이니라.”
다보 여래를 뵙고자 하다
4. 이때에 대요설보살, 여래의 신력을 입은 탓에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저희가 이 불신佛身을 뵙고자 하노이다.”
부처님이 대요설보살마하살에 이르시되, “이 다보불 깊고 무거운 서원 계시되, ‘내 보탑이 법화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 부처님들 그 앞에 나타났을 때, 내 몸을 사부중에 보이려 하신다면, 저 부처의 분신인 모든 부처들, - 시방세계 흩어져 법 설하는 분들을 남김없이 한 곳에 모아놓으셔야 내 몸 나타내 보이리라’ 하셨니라.
그러기에 대요설이여, 나의 분신인 여러 부처, - 시방세계에서 법 설하는 이들을 이제 마땅히 모으리로다.”
대요설이 부처님께 여쭈오되, “세존이시여, 저희 또한 세존의 분신이신 부처님네 친히 뵈어서 예배․공양드리고자 원합노이다.”
시방의 석가모니 분신 부처님들 사바 세계로 오다
5. 그때 부처님이 백호로부터 한 줄기 광명을 놓으시매, 즉시에 동방 5백만억 나유타 항하사 수효 같은 국토 안의 부처님네 모두 보이니, 저 국토들 다 파리頗梨로 땅을 삼고, 보수寶樹․보의寶衣로 이를 꾸미고, 무수 천만억 보살들이 그 속에 가득하고, 두루 보만寶幔을 두루고 보망寶網을 위에 쳐졌거늘, 나라마다 부처님들 미묘한 음성으로 여러 법 설하시며, 또 무량 천만억의 보살들이 국토마다 가득하여 대중 위해 설법하는 모습 보이니, 남서북방․사유 상하, - 백호상의 광명이 비추는 곳, 그 모두 이같더라.
청정해진 사바 세계
6. 그때 시방제불 각기 여러 보살들에 이르시되, “선남자여, 이제 사바세계 석가모니불의 처소를 찾아, 아울러 다보여래 탑을 공양하리로다.”
때에 사바세계가 청정하게 곧 바뀌어 유리로 땅 이루고, 보수로 장엄하고, 황금으로 노끈 삼아 여덟 길 경계하고, 부락․마을․도시․대해․강하․산천․숲이 없고, 큰 보향寶香 피우고, 만다라꽃 두루 땅에 깔리고, 보배의 그물․장막을 그 위에 치고 덮고, 여러 보령寶鈴 걸렸거늘, 이 법회의 무리만 남기시고 온갖 인천 옮기시와 다른 데 두시니라.
7. 그때 여러 부처님이 각기 한 명의 대보살 이끄시와 시자 삼으사, 사바세계 오시어서 보수 아래 제각기 이르시니, 보수의 하나하나 높이 5백 유순이요, 가지․잎․꽃․과일이 차례로 달리어서 치장되고, 보수 밑마다 사자좌 있어 그 높이 다섯 유순에 또한 대보大寶로 장식되어 있거늘, 그때 부처님들 각기 자리에 결가부좌하사 이리 점점 이어져서 삼천대천세계 두루 차시되, 석가모니불께서 한 쪽에 나누신 불신조차도 아직 다 앉으시진 못했더니라.
8. 때에 석가모니불이 분신제불을 다시 수용하고자 하사, 8방에 각기 2백만억 나유타 국토들을 다시 바꾸어 다 청정하게 만드시니 지옥․아귀․축생․아수라 없고, 여러 인천 옮기어 다른 데 두시니라. 화작된 나라마다 유리로 땅이 되고 보수로 치장하니, 나무의 높이 5백 유순이요, 가지․잎․꽃․과일이 차례로 달려 매우 아리따운데, 보수 밑마다 사자좌 있어 그 높이 다섯 유순에 갖가지 여러 보배로 장식되고, 또한 바다와 강과 목진린타산․마하목진린타산․철위산․대철위산․수미산 등의 여러 큰 산 없어 그대로 맞 이어져 한 불국토 이룸이요, 그 땅 고르거늘 보배 엇바꾸어 매단 장막으로 그 위를 두루 덮고, 여러 번개 걸고, 큰 보향 사르고, 온갖 하늘의 꽃 두루 땅에 깔렸더라.
9. 석가모니불이 부처님들 와서 앉게 하시고자 다시 8방에 각기 2백만억 나유타 국토들을 바꾸어 다 청정하게 만드시니 지옥․아귀․축생․아수라 없고, 여러 인천 옮기어 다른 데 두시니라.
화작된 나라마다 유리로 땅이 되고 보수로 치장하니, 나무의 높이 5백 유순이요, 가지․잎 꽃․과일이 차례로 달려 매우 아름다운데, 보수 밑마다 사자좌 있어 그 높이 다섯 유순에 역시 큰 보배로 이를 꾸미고, 또한 바다와 강과 목진린타산․마하목진린타산․철위산․대철위산․수미산 등의 여러 큰 산 없어 그대로 맞이어져 한 불국토 이룸이요, 그 땅 고르거늘 보배 엇바꾸어 매단 장막 그 위를 두루 덮고, 여러 번개 걸고, 큰 보향 사르고, 온갖 하늘의 꽃 두루 땅에 깔렸더라.
분신 부처님들이 동의하다
10. 그때 동방에 계신 석가모니 분신으로 백천만억 나유타 항하사 국토에서 각기 설법하던 부처님들이 여기에 모이시와, 이리 차례로 시방제불이 모두 모이사 8방에 앉으시니, 그때 방위마다 4백만억 나유타에 이르는 불국토들의 부처님네가 그 안에 두루 차시더니라.
이때 제불들이 보수 밑 사좌자에 각기 앉으사, 다 시자를 보내어 석가모니불께 문안 드리려 하사, 시자로 하여 각기 보화를 지니되 줌에 가득케 하시고 이르시되,
“선남자여. 기사굴산 석가모니불소에 가서 내 말대로 아뢰되, ‘병환 적으시며, 고뇌 적사와 기력 안락하시며, 보살․성문들도 다 편안하오이까, 어떠하니까?’ 하라. 그리고 가져간 꽃을 부처님께 흩어서 공양하삽고 이리 아뢰되, ‘저 아무 부처님이 이 보탑 여는 일을 위탁하시더이다’ 라고 할지라.”
온갖 부처님가 사자를 보내시되 다 이리 하시니라.
모습을 보이신 다보 여래
11. 이때 석가모니불이 분신불 모두 모여 각기 사자좌에 앉으심을 보시며, 또 부처님네들이 한가지로 보탑을 여는 일을 위탁하심을 들으시고,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 허공 가운데 머무시거늘, 온갖 사부중이 일어나 서서 합장하옵고 일심으로 부처님 뵙사오니라.
이에 석가모니불이 오른 손가락으로 칠보탑 문을 열으시니, 크나큰 소리 나되 빗장 벗겨 큰 성문을 여는 듯하고, 즉시에 모든 무리들은 다보여래께서 보탑 중의 사자좌 앉으시와, 전신이 아니 흩어지사 선정에 드신 듯 함을 뵈며, 또 그 음성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석가모니불께서 이 법화의 가르침을 잘 설하시나니, 내 이 가르침 듣기 위해 왔노라’ 하심을 듣자오니라.
그때 사부중이 과거 무량 천만억겁 전날에 멸도하신 부처님께서 이런 말씀 설하심 뵙고, 일찌기 없던 일이라 감탄하여 천보화를 무더기로 다보불과 석가불의 위에 흩더니,
모두 허공에 머물다
12. 이때 다보불이 보탑 중에서 자리를 반을 나누사 석가모니여래께 드리시며 이리 말씀하시되,
“석가모니불께서는 이 자리에 앉으소서.”
곧 석가모니불이 그 탑 속에 들어가사 그 자리 앉아 결가부좌하시니라.
이때 대중이 두 여래께서 칠보탑의 안에 계시와 사자좌 위에 결가부좌 하심을 뵙고 각기 이리 생각하되, “불좌가 높으시니, 원하옵건대 여래께선 신통력으로 저희 함께 허공에 있게 하소서.”
즉시에 석가모니불이 신통력으로 온 대중을 잡아 다 허공에 있게 하시고, 큰 음성으로 널리 사부중에 이르시되,
“뉘 능히 이 사바의 국토에서 법화의 가르침을 널리 설할 것이랴. 지금 바로 이 때로다. 여래 오래잖아 열반에 들리니, 부처님은 이 법화의 가르침을 위촉할 데가 있었으면 하나니라.”
다보 여래의 서원
13. 이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이 세존이 오래 전 멸도에 드사
보탑 안에 계시어도 법 위해 오셨나니,
너희 어찌 부지런히 법 아니 위해서 되리.
이 부처님 멸도하심 무수겁 전이로되
곳곳에서 법을 들으심은,
그 만나기 어려운 까닭이어니,
그 본원은 ‘멸도 후 어느 곳이든
항상 이 법 들으리’ 함이었니라.
또 나의 분신인 무량한 부처님들
항하사같아 와서 법을 들으며
또 멸도하신 다보불 뵙고자 하여,
각기 정토와, 그리고 제자들과
천․인․용신의 온갖 공양 버려두고
법 오래 머물게 하려 여기 오니라.
분신 부처님들 모인 뜻
14. 부처님네 앉히려 신통력으로
무량 중생 옮기어 나라 청정케 하니
부처님네 각각 보수 밑에 앉으심이
맑은 못이 연꽃으로 덮인 듯하며,
무수한 보수 밑의 무수한 사자좌에
부처님들 그 위에 앉아 광명에 빛나심이
어둠 속에 큰 횃불을 태우는 것 같으며,
몸마다 향기 나서 시방을 가득 메워
중생들 내음 맡고 더없이 기뻐함이
큰 바람이 잔가지를 휩쓰는 것 같으니,
이 방편으로 법을
오래 머물게 하려 함이라.
서원 세울 것을 권하시다
15. 대중에게 이르노니, 나의 멸도 후
그 누구가 이 가르침을 지켜
읽고 설할 자이어뇨.
있거든 내 앞에서 맹세하여 이르라.
다보불은 옛날에 멸도에 드셨어도
큰 서원 탓에 사자후하시나니
다보여래와 나와 여기에 모인 화불化佛이
이 뜻 아시나니라.
불자들이여,
누구 능히 이 법을 지킬 것인고.
대원을 발해 이 법 오래 머물게 할지니라.
16. 능히 이 법을 지키는 자 있을진대
곧 나와 다보불을 공양함이니,
보탑 안에 계시는 이 부처님이
늘 시방에 노니심은
이 가르침 위한 때문이며,
또 오신 화불로서 온갖 세계를
장엄하시는 분 공양코자 하심이라.
만약 이 가르침 설하면 나와 다보여래와
모든 화불을 뵙는 것 되리로다.
이 가르침 받들고 설하기는 무엇보다 어려운 일
17. 선남자들이여, 똑똑히 생각하라.
이는 난사難事이니 대원을 발할지로다.
모든 다른 경전들 항하사 같은 것을
설한대도 어렵다 할 건 못 되며,
수미산을 잡아서 무수한 불국토의
저쪽에 던진대도 어려울 건 못 되며,
발가락으로 대천세계를 움직여서
타국에 던진대도 어려울 건 못 되며,
유정천에 올라가서 대중들 위해
한없는 가르침 설한대도
어려울 건 없거니와,
부처님 멸도 후의 악세 중에서
이 가르침 능히 설한다면
어렵다 하리로다.
18. 설사 사람 있어 손으로 허공 잡아
돌아다닌대도 어려울 건 없거니와,
나의 멸도 후에 이 가르침 써서 지니거나
남 시켜 쓰게 하면 어렵다 하리로다.
만약 대지를 발톱 위에 놓아
범천에 오른대도 어려울 건 없거니와,
부처님 멸도 후의 악세에 살면서
이 가르침 잠깐이라도 읽는다면
어렵다 하리로다.
19. 겁화 속에 마른 풀 지고 들어가
아니 탄대도 어려울 건 없거니와,
나의 멸도 후 이 경을 지녀
한 사람에 설한대도 어렵다 하리로다.
8만 4천 법장에 12부경을
모두 지녀 남 위해 이를 설하여
듣는 자 다 6신통 얻게 해주어
능히 이 같대도 어려울 건 없거니와,
나의 멸도 후 이 경을 듣고 믿어
그 도리 묻는다면 어렵다 하리로다.
20. 만약 사람 있어 법을 설하여
천만억․무량 무수 항하사 중생들을
아라한 되고 육신통 갖추게 하여
이런 이익 끼친대도 어려울 건 없거니와,
나의 멸도 후 이같은 경전을
받들어 지닌다면 어렵다 하리로다.
이 가르침은 곧 불신
21. 내가 불도 위해 무량한 국토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여러 가르침 설했으되
그 중에서 이 법화의 가르침이
으뜸이어니,
이를 능히 지닌다면
불신을 지님 되느니라.
선남자들아, 나의 멸도 후에
누구 있어서
이 가르침을 수지하고 독송할 건고.
있으면 내 앞에서 맹세하여 이르라.
이 가르침의 공덕
22. 이 가르침을 지니기 어렵거니
잠시나마 지닌다면
내가 기뻐하며 제불도 그러시리니,
이런 자는 제불의 찬탄하심 입으리라.
이는 곧 용맹이며, 이는 곧 정진이며
이는 곧 지계이며,
이는 곧 두타를 행하는 자라,
일찍 무상불도 얻게 되리라.
23. 더구나 내세에서 독송하고 수지하면
진정한 불자라 순선지淳善地 머무르며,
부처님 멸도 후에 이 도리 이해하면
인천의 세간의 눈이 됨이며,
두려운 악세에서 잠시라도 설한다면
모든 인천의 공양을 받으리라.”
제 12. 제바달다품
세존과 제바달다의 과거세 인연
1. 이때 부처님이 여러 보살과 인천․사중들에 이르시되,
“내 과거 무량겁 그 옛날에 법화의 가르침 구해 게으름 없었니라. 많은 겁동안 늘 임금 되어 원을 일으켜 더없는 보리 구하되 마음에 퇴전함 없었으며, 6바라밀 이루고자 하는 탓으로, 마음에 코끼리․말․칠보․도성이거나 처자․하인은 이를 것 없고, 두목頭目․수뇌髓腦와 신육身肉 수족도 인색함 없었으며, 목숨조차도 안 아끼니라.
법화의 가르침 구하는 왕
2. 당시의 세상 사람 수명이 무량터니, 법을 위해 왕위 버려 태자에게 맡기고 북을 쳐 선언하며 사방에 법을 구하되,
‘뉘 능히 나 위하여 대승을 설할 자이어뇨. 죽도록 섬기어 심부름하리로다.’
때에 선인仙人이 있어 찾아와 아뢰오되,
‘제게 대승 있으니, 이름 법화의 가르침이라. 제 뜻 안 어기시면 설해 드리오리이다.’
왕이 선인의 이 말 듣고 뛸듯이 기뻐하여, 곧 선인 따라 구하는 것 공급하되 과일 따고 물 길으며 섶을 줍고 밥을 차려, 심지어 몸으로 자리가 되면서도 몸도 마음도 고달픔 몰랐도다. 때에 이리 섬기기를 천년에 걸쳤으니, 법을 위하기에 부지런히 일해 모셔 결핍하는 바 없게 했니라.”
3.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과거겁 생각노니 큰 법을 구하려 해,
임금 되고도 향락에 안 빠지고
쇠북 쳐 이르되, ‘그 뉘 큰 법 지닌 인고?
나에게 설해 주면 종 되어 섬기리라.’
아사 선인
4. 아사阿私라는 선인 있어
왕을 찾아 아뢰오되,
‘내게 묘법 있어서 세상에 희유커니
능히 수행한다면은 설하여 드리리다.’
왕이 이 말 듣고 크게 기뻐해
곧 선인 따라 구하는 것 공급하되
섶과 과일을 따 수시로 바치니라.
묘법에 마음 있기에 게으름 없었으며,
5. 중생 위해 부지런히 대법을 구할 뿐
제 몸이나 오욕 위함 아니었으니,
그러기에 왕 되고도 정진해 이 법 얻어
설법해, 너희들에 법을 설함이로다.”
제바달다의 과거세 인연
6. 부처님이 비구들게 이르시되,
“그때의 왕은 나요, 선인은 지금의 제바달다이니, 제바달다 선지식이었기에, 나로 하여 육바라밀․자비희사와 32상․80종호․자마금색과 10력과 4무소외․4섭법과 18불공법․신통력․도력을 모두 갖춰 정각 이루어 두루 중생을 구제케 하니, 이 모두 제바달다 선지식이었기 때문이니라.
제바달다에게 수기하시다
7. 사부중에 이르노니, 제바달다는 미래 무량겁 지나 마땅히 부처 되어 이름을 천왕天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이르리니, 세계 이름은 천도天道라고 하리라. 때에 천왕불의 세상에 머물음은 20중겁, 널리 중생 위해 묘법 설하매 항하사 중생이 아라한과 얻으며, 무량 중생이 연각심 일으키며, 항하사 중생이 무상도심 일으켜, 무생인 얻어 불퇴전에 이르리라.
8. 그때 천왕불이 반열반에 드신 후에 정법의 존속은 20중겁이리니, 전신사리로 칠보탑 일으키되 높이 60유순이요 가로 세로 40유순이리라. 천인과 사람 모두 갖가지 꽃과 말향․소향․도향과 옷과 영락과 당번․보개와 음악 노래로 칠보탑에 예배․공양하여서, 무량한 중생 아라한과 얻으며, 무량한 중생 벽지불을 깨달으며, 못 헤아릴 중생들은 보리심 일으키어 불퇴전에 이르리라.”
문수사리 보살의 등장
9. 부처님이 비구들에 이르시되,
“미래세 중에 선남자 선녀인 있어, 묘법연화의 가르침의 제바달다품의 가르침 듣고 청정한 마음으로 믿고 공경해 의혹하지 않는 자는, 지옥․아귀․축생에 안 떨어지고 시방제불의 앞에 태어나, 나는 곳마다 늘 이 가르침 들으리며, 인천 중에 태어나면 뛰어난 낙 얻으며, 부처님 앞 있을 제는 연꽃에서 나리라.”
10. 때에 하방세계에서 다보불을 따라온 지적智積이란 보살 있어 다보불께 아뢰오되,
“마땅히 본토로 어서 돌아가사이다.”
석가모니불이 지적에 이르시되,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라. 여기 문수사리라는 보살 있나니, 서로 만나 묘법을 논의한 뒤에 본토 돌아감이 좋으리로다.”
11. 그때 문수사리 1천의 연꽃잎 - 크기가 수레바퀴 같은 데 앉으시며, 동행한 보살들도 연꽃에 앉아, 바다 가운데 사갈라용궁에서 저절로 솟아나와, 허공 날아서 영축산에 가, 연꽃에서 내리어 불소에 이르러 두 분 세존 발에 머리 대어 예하사, 경의 표함 마치시자 지적에게 가서 서로 인사 나누시고 물러나 한쪽에 앉으시거늘,
법화의 가르침으로 무량 중생을 교화한 문수사리
12. 지적보살이 문수사리에게 여쭈옵기를,
“어른께서 용궁에 가사, 제도하신 중생의 그 수효가 얼마나 되나이까?”
문수사리 이르시되,
“그 수 무량하여 헤일 일 아니어서 입으로 이를 바 아니며 마음으로 헤아릴 바 아니어니, 잠시만 기다리라. 스스로 똑똑히 알게 되리라.”
말도 끝나기 전에, 무수한 보살들이 연꽃에 앉아 바다로부터 솟아 영축산에 가 허공에 머무니, 이 모든 보살 온통 문수사리의 교화 제도하심이라. 보살행을 갖추어 다 함께 육바라밀 논설하며, 본래 성문이던 사람들은 허공에 있으면서 성문행을 설하더니, 지금은 다 대승의 공의 도리 닦음이러라.
문수사리보살이 지적에게 이르시되,
“바다에서 교화한 그 일 이와 같으니라.”
13. 그때 지적보살이 게송을 설해 찬탄하되,
“큰 지덕 대단도 하셔 무량중생 건지시니
이제 대중과 나는 다 이미 봤나이다.
실상의 뜻 펴시며 일승의 법 밝히어
중생을 인도해
빨리 깨달음 이루게 하셨니다.”
문수사리 이르시되,
“내가 해중海中에서 오직 법화의 가르침을 늘 설했나니라.”
법화의 가르침으로 성불한 여인
14. 지적이 문수사리보살에게 물어 이르되,
“이 경이 매우 깊고 미묘하여 경들 중의 보배라. 세상에서도 희유한 바이거니, 더러 중생으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이 경을 닦아, 빨리 부처 된 예가 있나이까, 아니니까?”
문수사리 이르시되,
“있나니라. 사갈라용왕의 딸은 나이 겨우 8세로되, 지혜롭고 명민하여 중생의 제근의 행업을 알며, 다라니 얻어 부처님네 설하신 심심한 비밀장을 다 능히 수지하며, 깊이 선정 들어 제법에 통달하여, 찰나 사이에 보리심 일으켜서 불퇴전 얻어 말이 막힘 없으며, 중생을 생각하되 갓난애 같이 하며, 공덕을 갖추어서 마음에 생각하고 입으로 말함이 다 미묘하고 광대하며, 자비롭고 마음씨 상냥하여 깨달음 얻으니라.”
홀연히 나타난 용녀
15. 지적보살 이르오되,
“제가 석가모니 여래를 뵈옵건대, 무량겁에 걸친 난행과 고행으로 공과 덕을 쌓아 보리를 구하시되, 일찌기 그치는 일 없으셨으니, 삼천대천세계를 둘러보오매 심지어 겨자씨만큼이라도 이 보살이 중생 위해 목숨버린 곳 아님이 없나이다. 그런 뒤에야 보리 이루셨나니, 이 소녀가 잠깐 새에 정각을 이룬다 함 아니 믿기나이다.”
16. 말도 안 끝나서, 용왕의 딸이 갑자기 앞에 나타나 머리 조아려 불족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편에 서서, 게송을 설해 찬탄하되,
“죄복상에 통달하사
두루 시방 비추시니
미묘도 한 법신이 32상 갖추시며
80종호로 법신 치장하시니다.
인천이 떠받들며 용신이 다 공경하와
숭배하지 않는 중생 없삽나이다.
또 법 들어 보리 이룸 님께서만 아시오니,
대승을 밝혀 중생들을 건지오리다.”
17. 때에 사리불이 용녀에게 말하되,
“네가 오래지도 않은 새에 더없는 깨달음을 얻었다 하나, 이는 믿기 어렵도다. 어째서어뇨. 여인의 몸은 더러워 법기 아니니, 어떻게 무상보리 얻을 수 있으리오. 불도는 까마득해 무량겁 동안 애쓰고 행을 쌓아 여러 바라밀을 고루 닦고 난 그런 뒤에야 이루어지며, 또 여인 몸은 다섯 장애 있나니, 첫째는 범천, 둘째는 제석, 셋째는 마왕, 넷째는 전륜성왕, 다섯째는 불신佛身이 못 됨이라. 어찌 여인의 몸으로서 그리 빨리 성불할 수 있으리오.”
용녀의 성불
18. 그때 용녀 한 개의 보주, - 값이 삼천대천세계 나가는 것을 부처님께 바치니 곧 받으시거늘, 용녀가 지적보살과 사리불 존자에게 이르기를,
“내 바치는 보주를 세존께서 받으시니, 이 일이 빠르니까, 빠르지 아니하니까?”
대답하되,
“매우 빠르도다.“
용녀 말하되,
“그대들은 신력으로 나의 성불이 이 보다도 더 빠름을 보게 되오리다.”
이때 모인 자들이 다, 용녀가 잠깐 사이에 남자로 변해, 보살행 갖춘 끝에 남방에 있는 무구세계에 가서, 보련화 위에 앉아 깨달음을 이루사 32상 80종호 갖추시고, 두루 시방의 일체중생 위하시와 묘법 설하시는 모습을 뵈오니라.
중생들의 찬탄과 깨달음
19. 그때 사바세계의 보살․성문과 천룡팔부․인비인들이 다, 용녀가 성불하사 두루 모인 인천 위해 설법하심을 멀리 뵈옵고, 크게 기뻐해 모두 멀리 공경해 예하옵더니, 무량한 중생 법을 듣고 깨달아 불퇴전을 얻으며, 무량한 중생 도기道記를 받잡더라. 무구세계 여섯가지로 진동을 일으키며, 사바세계의 3천 중생들 불퇴지에 머무르며, 3천 중생 보리심 일으키어 수기 받잡거늘, 지적보살․사리불과 모인 모든 사람들이 잠잠히 믿어 수지하니라.
제 13. 지품
여러 보살, 아라한, 비구들의 서원
1. 그때 약왕보살마하살과 대요설보살마하살이 2만 명 보살의 권속과 함께 부처님 전에 맹세해 이르오되,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심려 마시옵소서. 저희가 불멸 후에 수지․독송해 이 경전 설하리이다. 뒤의 악세 중생이 선근은 더욱 적고 증상만 허다하며, 이공양利供養 해 불선근不善根 늘어나서 해탈을 외면하매 비록 교화하기 어렵사오나, 저희가 큰 인력忍力 일으키와 이 경을 독송하며 수지하며 설하며 베껴 쓰며 갖가지로 공양하여 목숨마저 아끼지 않사오리다.”
그때 무리 속의 5백 아라한 - 수기를 받은 자들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저희 또한 맹세해 원하옵나니, 다른 곳 국토에서 널리 이 경을 설하오리다” 하고,
또 학 무학 8천 명 - 수기 받은 자 있어서, 자리로부터 일어 합장하옵고 부처님 향해 이러히 맹세하되,
“세존이시여, 저희 또한 다른 곳 국토에서 널리 이 경을 설하오리니, 어째서어뇨. 이 사바세계에는 사람으로 악한 자 많아 증상만의 생각 품어 공덕이 천박하며, 성 잘 내고 아첨을 잘해 성실하지 못한 까닭이니다.”
마하바사바제에게 수기하시다
2. 그때 부처님 이모 마하바사바제 비구니가 학 무학의 비구니 6천과 함께 자리로부터 일어, 일심으로 합장해 존안 우러러 눈도 깜박 안하거늘, 이에 세존께서 교담미에 이르시되,
“무슨 까닭으로 근심하는 낯빛으로 나를 보는다? 너의 생각에 행여 내가 네 이름 불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지 않는다고 여김 아니냐. 교담미여, 내 먼저 통틀어서 온갖 성문에 다 수기한다고 설하였나니, 그래도 이제 네가 수기 받음을 분명히 알려 한다면, 이르거니와 내세에 마땅히 6만 8천억 제불의 법 중에서 큰 법사 되리니, 6천의 학 무학 비구니들도 그때에 함께 법사 되리라. 네가 이리 점차로 보살도를 갖춘 끝에 반드시 부처 되어, 이름을 일체중생희견一切衆生喜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이르리라. 교담미여, 이 일체중생희견불과 6천 보살이 차례로 수기를 주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게 되리라.”
야수다라에게 수기하시다
3. 그때 나후라의 어머니 야수다라 비구니가 가만히 생각하되,
“세존이 수기를 주시되 홀로 내 이름만 안 드시놋다!”
이를 아사 부처님이 이르시되,
“네가 내세 백천만억 제불의 법 중에서 보살행 닦아 대법사 되어, 점차 불도를 갖춘 끝에 아리따운 나라에서 마땅히 부처되어, 이름을 구족천만광상具足千萬光相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이르리니, 그 부처의 수명은 무량아승지겁 동안이리라.”
비구니들도 서원하다
4. 그때 마하바사바제 비구니․야수다라 비구니와 그 권속들이 다 크게 기뻐하여 일찌기 없던 일이라 하여, 곧 불전에서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세존께서 인천을 다 편안케 하시나니,
저희 수기를 받자옵고 소망 이루었나이다.”
비구니들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저희 또한 다른 곳 국토에서 널리 이 경을 설하리이다.”
보살들의 서원
5. 그때 세존이 80만억 나유타 보살마하살들을 바라보신대, 이 보살들이 다 아비발치라. 불퇴전의 법륜 굴리며 온갖 다라니 얻은 이러니, 곧 자리로부터 일어 부처님 앞 이르러 일심으로 합장해 이같이 생각하되,
“만약 세존께서 우리들에 분부하사 이 경을 수지하여 설하라시면, 지시대로 이 법을 널리 펴리라.”
다시 이리 생각하되,
“부처님께서 이제 침묵하시와 분부 아니 계시니, 우리는 장차 어째야 하는 거리?”
큰 인내
6. 때에 보살들이 부처님의 뜻을 따르며, 또 본원을 채우고자 해, 불전에서 사자후해 맹세의 말을 하되,
“세존이시여, 저희도 불멸 후에 시방세계를 휘돌고 오가면서 중생들로 해, 이 가르침 베껴 쓰며 수지하며 독송하며 그 도리 해설하여, 법대로 수행하며 바르게 기억하여 생각케 하오리니, 다 부처님의 위력이 그토록 하시리로소이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다른 국토 계신대도 멀리 저희들을 수호해 주소서” 하고,
7. 곧 보살들이 다 함께 소리내어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심려 마소서. 불멸 후 악세에서
저희들이 이 가르침 널리 설하오리니,
무지한 자가 나쁜 말, 욕지거리에
칼질하고 매질해도 참사오리다.
8. 악세의 비구들이 교활하고 곧지 못해
안 얻음을 얻었다 해 교만심 가득하며,
혹은 숲에 살며 누더기옷 몸에 걸쳐
참된 도 닦노라 해 인간을 업신여기오며,
이익에 군침 흘려 속인 위해 법을 설해
6통 얻은 나한인 양 공경을 받으리니,
이런 자 악심 품어 항상 세속 생각하되,
아련야 이름 빌어 저희 허물 만들어내
이같이 말하되, ‘이 여러 비구들이
이익 탐해 외도의 가르침을 설하며,
이 가르침 만들어 세상사람 속이며,
명성 탓에 분별하여 설한다’ 하오리다.
항상 대중에 저희를 헐뜯고자
국왕과 대신과 바라문과 거사와
비구들을 향하여 저희를 비방하되,
‘사견인이 외도의 가르침을 설한다’
할지라도
부처님 생각하와 저희 모두 참사오며,
9. 놀리되 ‘너희가 다 부처니라’ 한다 해도
이 같은 조롱의 말 그 모두 참사오며,
탁겁의 악세에 공포 많아서
악귀 씌워 저희들을 욕한다 해도
부처님 공경하여 인욕의 갑옷 입어
이 가르침 설키 위해 그 모두 참사오며,
목숨 안 아끼고 오직 불도를 아끼어서
부촉하심 내세에서 꼭 수호하오리다.
10. 세존은 아시리만, 탁세의 악비구들
방편으로 수의설법하심 모르고
욕하며 자주 저희 추방하여
사찰에서 떠나게 한다 해도
이러한 모든 악을
분부하심 생각하와 그 모두 참사오며,
11. 마을이건 도시건 구법자 있을진대
제가 다 그 곳에 가 이 법 설하오리이다.
저희는 곧 세존의 사자이매 두려움 없이
잘 설법하오리니 마음 놓으시옵소서.
저희가 세존과 시방불 앞에
이리 맹세하옵노니 님이 굽어 살피소서.”
제 14. 안락행품
가르침 설하는 법을 묻다
1. 그때 문수사리법왕자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이 여러 보살들이 매우 있기 어려운 바이오니, 부처님을 공경하와 쫓는 까닭에 큰 서원 일으키어, 후일의 악세에서 이 법화의 가르침을 지키며 지니며 읽으며 설하려 하고 있삽나이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후일의 악세에서 어떻게 이 경을 설해야 하오리까?”
네 가지 법에 안주하라
2. 부처님이 문수사리보살에게 이르시되,
“보살마하살이 후일의 악세에서 이 경을 설하려 생각할진대 네 가지 법에 안주해야 하리라.
몸으로 행함에 있어 지켜야 할 규칙
첫째는 보살의 행처․친근처에 안주하여, 중생 위해 이 경을 설할지니,
문수사리여, 무엇이 보살마하살의 행처인가. 만약 보살마하살이 인욕지忍辱地에 머물러서 부드럽고 겸손하여 조급치 아니하며, 마음에 또한 놀라지 아니하며, 다시 대상에 집착 안하며, 온갖 사물의 실상을 관찰하되 그것에도 집착 않고 분별 안하면, 이것을 보살의 행처라 하느니라.
5. 무엇이 보살마하살의 친근처인가. 보살마하살은 국왕․왕자․대신․관장을 가까이 말며, 여러 외도, - 범지, 니건자 등과 세 속의 글을 짓고 외서를 읊조리는 자와, 노가야타 ; 順世派, 역로가야타 ; 快樂主義者의 무리를 가까이 말며, 또 모든 흉칙한 놀이 - 권법과 씨름과 배우 등의 갖가지 재주 피우는 놀이를 가까이 말며, 또 전다라와 돝․양․닭․개를 기르며 사냥하며 고기 잡는 악행의 무리에도 가까이 말지니, 이런 자들이 혹 때로 찾아오거든 그들 위해 법을 설하되 바라는 바 없으며,
또 성문 구하는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를 가까이 말며, 또 방문도 말며, 방안에서나 경행하는 곳에서나 강당에 있을 때나 함께 머물지 말 것이니, 혹 때로 찾아오거든 마땅함 쫓아 법을 설하되 구하는바 없을지니라.
6. 문수사리여, 또 보살마하살은 응당 여인의 몸에 애욕을 일으키는 상을 취하여 설법치 말며, 또 보고자 원치 말며, 만약 남의 집에 들어 간대도 계집아이․처녀․과부와는 더불어 말하지 말며,
7. 또 5종불남지인種不男之人에 가까이하여 친하게 지내지 말며, 홀로 남의 집에 들어가지 말지니, 만약 까닭 있어 홀로 들어가야 할 경우 오거든 오직 일심으로 부처님을 염하며, 만약 여인을 위해 설법할 때면 이를 드러내 웃는다든가 가슴을 나타내 보이지 못하리니, 법을 위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오히려 가까이 못할 것이어늘 항차 다른 일에 있어서랴.
8. 나이 어린 제자와 사미․소아小兒 기르기를 바라지 말며, 또 저들과 한 스승 섬기기를 바라지 말고, 늘 좌선 즐겨 한적한 곳 있으면서 그 마음 닦아 거두어 흩어지지 않게 할지니, 문수사리여, 이를 일러 친근처라 하느니라.
9. 다시 보살마하살은 일체의 법이 공하여 여실의 상이며, 전도되지 않으며, 동요되지 않으며, 물러서지 않으며, 옮아가지 않으며, 허공 같아 존재성이 없으며, 온갖 언어 끊이며, 생기지 않으며, 나오지 않으며, 일지 않으며, 이름 없으며, 실로 있음 없으며, 무량무변하며, 무애무장함을 관할지니, 다만 인연으로 해 있게 되며, 전도된 생각에서 생겨날새, 그러기에 설함이니라. 항상 이 같은 법상을 즐겨 봄을, 이를 일러 보살마하살의 둘째 친근처라 이르느니라.
게송으로 거듭 밝히시다
10.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만약에 보살 있어 후일의 악세에서
공포 없이 이 경을 설하려거든,
행처와 친근처에 들어야만 되리니,
11. 항상 국왕과 국왕의 아들들과
대신․관장과 놀아나는 사람들과
전다라와 외도범지 멀리 떠나며,
또한 증상만의 무리들과 소승의 삼장
탐착하여 배우는 자 가까이 말며,
파계한 비구와 이름 뿐인 나한과
비구니로서 히히덕대는 자와
오욕에 집착하면서 열반을 얻으려는
우바이들 다 가까이 말을지니,
만약 이들이 좋은 마음으로
보살을 찾아와 도를 묻거든
보살은 곧 두려움 없는 마음이 되어
바람 없이 법을 설할지니라.
12. 과부․처녀와 성불구자를
다 가까이해 친하지 말며,
또 백정과 고기 썰어 파는 자와
사냥꾼․어부
이利를 위해 죽이는 자 가까이 말며,
고기 팔아 살거나 여색을 파는
이런 사람 다 가까이 말며,
13. 꼴사나운 씨름과 갖가지 놀이
음탕한 계집들 다 가까이 말지니라.
으슥한 곳에서 여인 위해
홀로 설법하지 말며,
여인 위한 설법 때는 함부로 웃지 말며,
마을 들어 밥을 빌 젠 다른 비구 동행하고
혼자일 젠 일심으로 부처를 염할지니,
이를 일러 행처와 친근처라 하느니라.
이 두 가지 지켜야사 편히 법을 설하리라.
14. 다시 상중하법과 유위․무위
실법實法․불실법을 가리지 말며,
남자다 여자다 분별 또한 않으며
제법을 얻었다 하지 말며
안다 하거나 보았다고도 하지 말지니,
이를 곧 보살의 행처라 이름이요,
온갖 사물이 공하여 있음 없어서
영원함 없고 생멸 없으니
이것이 지혜 있는 사람의 친근처라.
15. 전도된 생각으로 제법이 유니 무니
실이니 실 아니니
생이니 생 아니니 분별하나니,
고요한 곳 있으면서 그 마음 거두어서
안주해 부동함이 수미산 같이 하며,
온갖 사물 있음 없기 허공과 같아
견고함 없어 나거나 나오지 아니하며
움직이고 물러서지 아니하며
항상 일상一相에 머문다고 관함이
친근처니라.
16. 비구 있어 내가 멸도한 후에
이 행처와 친근처에 들 수 있다면
이 경 설할 때 겁냄이 없으리니,
보살이 때로 고요한 방에 들어
바른 억념으로 도리 따라 관법하고
선정으로부터 나와 여러 국왕과
왕자․신민과 바라문을 위하여서
인도하고 선양하여 이 경전 설한다면
그 마음 편안하여 겁남이 없으리라.
문수사리여, 이를 일러 보살의
초법에 안주하여 능히 후세에서
법화의 가르침을 설함이라 이르느니라.”
입으로 말함에 있어 지켜야 할 규칙
17. “또 문수사리여, 여래 멸도한 뒤 말법 중에서 이 경을 설하려 생각할진대, 응당 안락행에 안주할지니, 입으로 설하거나 경을 읽을 때, 딴 사람․딴 경전의 허물 들어 말하기를 아니 바라며, 또한 다른 법사를 업수이 말며, 남의 호오․장단을 말하지 말며, 성문인 사람들의 이름을 들어 그 잘못을 말하지 말며, 또 이름을 들어 그 아리따운 점 찬탄치 말며, 또한 원망하고 싫어하는 마음도 내지 말며, 이리 안락심을 잘 닦은 그 탓으로 모든 듣는 이의 그 뜻 아니 거스리며, 비난의 물음 있거든 소승법으로 대답치 않고, 오직 대승 들어 설하여 일체종지 얻도록 해줄지니라.”
게송으로 거듭 밝히시다
18.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보살은 늘 편히 설법하기 원하되
깨끗한 땅위에 자리 만들고
기름 몸에 칠해서 더러움 씻고
새옷 입어 안팎 모두 깨끗하게 한 뒤에,
법좌에 앉아 물음 따라 설할 것이니,
만약에 비구거나 비구니거나
우바새거나 우바이거나
국왕․왕자․군신․사민 있거든,
묘한 도리를 부드러운 안색으로 설해 주며,
19. 물음 있거든 도리 따라 대답하되
인연․비유로 부연하고 분별하여,
이런 방편으로 그 모두 발심해서
점점 자라 불도에 들어가게 할지니,
게으름과 싫증내는 생각 버리고
모든 근심 떠나 자심慈心으로 설법하라.
20. 밤낮으로 늘 무상도無上道 설하여서
온갖 인연과 무량한 비유 들어
중생을 인도하여 모두 기쁘게 하되,
옷과 이불과 음식과 약품
그 중에 아무 것도 바람이 없이
오직 염하되
설법의 인연으로 불도를 이루며,
청중 또한 그러해지이다고 할지니,
이것 곧 대리大利 있는 안락공양이니라.
21. 나의 멸도 후에 만약에 비구 있어
이 법화의 가르침을 능히 설하되,
마음에 질에嫉恚 따위 온갖 장애 없다면
또한 근심과 욕하는 자 없으리며,
또 공포와 박해자 없으리며,
쫓겨남 없으리니,
인욕에 능히 안주하는 까닭이라.
22. 지자智者 있어 이러히 그 마음 잘 닦아서
안락에 머물기를 위의 내 말 같이 하면,
그 사람의 공덕은 천만억겁에
헤이건 비유하건 다할 수 없으리라.”
마음을 씀에 있어 지켜야 할 규칙
23. 또 문수사리여, 보살마하살로 후일의 말세, 법이 장차 멸하려 하는 때에 이 경전 수지하고 독송 곧 하는 자는, 질투․첨광의 마음을 품지 말며, 또 불도 닦는 자 욕해 그 장단을 캐지 말며, 만약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로 성문 구하는 자․벽지불 구하는 자․보살도 구하는 자 있을 제는, 이를 괴롭혀 의혹케 하여 그 사람에 이르되, ‘너희 도에서 심히 멀어 끝내 일체종지는 능히 얻지 못하리니, 어째서어뇨. 너희 방종한 사람으로 도를 닦음에 게으름을 피운 탓이라’ 이르지 말라. 또 여러 법에 희론하여 다투지 말라.
24. 응당 일체중생에 대비大悲의 상想 일으키며, 모든 여래에 자부慈父의 상을 일으키며, 모든 보살에 대사大師의 상을 일으키며, 시방의 그 모든 대보살들을 늘 심심深心으로 공경하여 예배하며, 모든 중생들에 평등히 설법하되 법 따르는 탓으로 많게도 적게도 아니하며, 내지는 깊이 법을 사랑하는 자에게도 더 많이 설하는 일 없을지니라.
25. 문수사리여, 이런 보살마하살로서 말세의 법이 멸하려 하는 때에 이 셋째 안락행 이루는 자는, 이 법 설할 때 그 누구도 어지럽게 못하며, 좋은 동반 얻어서 함께 이 가르침 독송하며, 또 법을 들으려는 대중이 생기리니, 들은 뒤에 수지하며, 수지한 뒤 외우며, 외운 뒤에 설하며, 설한 뒤에 쓰거나 남시켜 쓰게 하여, 경을 공양하여 공경․존중․찬탄하리라.”
게송으로 거듭 밝히시다
26.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이 가르침 설하려면
질에만嫉恚慢과 첨광․사위邪僞 버리고
정직한 행을 닦아서
남을 아예 경멸 말며,
법을 희론치 말며,
남을 의혹케 해
‘너는 부처 못된다’ 이르지 말라.
27. 이 불자 설법하되
부드럽고 잘 참아서
모두에게 자비 주어 게으름 내지 말라.
시방의 대보살이
중생 연민하는 탓에 도를 닦나니
공경하여 이는 내 스승이라 여기며,
온갖 부처님에 아버지의 상을 내며,
교만 깨어 설법에 장애가 없게 하라.
셋째 법 이러하니 마땅히 수호하여
행하면 많은 이의 존경을 받으리라.”
법사로서 해야 할 서원
28. 또 문수사리여, 보살마하살로 후일의 말세에 법이 멸하려 하는 때에, 이 법화의 가르침 수지 곧 하는 자는, 재가․출가에게는 대자심大慈心 나타내고, 보살 아닌 사람에는 대비심大悲心 나투어서, 응당 이리 생각하되, ‘이런 사람들은 크게 잘못 범해, 여래께서 방편으로 근기 따라 설하심을, 듣지도 않으며 알지도 못하며, 깨닫지도 못하며 묻지도 않으며, 믿지도 않으며 이해하지 못하나니, 그 사람이 이 경전을 묻고 믿고 이해하지 못한대도, 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게 될 때 온다면, 어디에 있건 신통과 지혜의 힘으로써 이를 이끌어, 이 법 속에 주하게 하리라’ 하라.
29. 문수사리여, 이 보살마하살로 이 네째 법을 성취 곧 하는 자는, 이 법 설할 때 과실 범함 없으리며, 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국왕․왕자와 대신․인민과 바라문․거사 등의 공양․공경․존중․찬탄 받으리며, 또 허공 사는 제천이 법을 듣고자 항상 따라 모시리며, 마을․성읍․한적한 숲 그 어디에 있건 간에, 사람 있어 찾아와 논란하려 들 때면, 제천이 밤낮으로 늘 법을 위하여서 이를 호위해 능히 듣는 자를 기쁘게 해 주리라.
어째서어뇨. 이 경은 곧 일체의 과거 미래 현재에 계신 부처님네의 신력에 의해 수호되는 까닭이니라.
상투 속의 명주 비유
30. 문수사리여, 이 법화의 가르침은 무량한 국토에서 내지는 이름조차 듣기 실로 어렵거니, 하물며 이를 만나 수지․독송함일까 보냐.
31. 문수사리여, 비유컨대 강력한 전륜성왕이 위세로 여러 나라 항복케하려 하되, 소국의 왕들이 그 명을 따르지 아니하거늘, 때에 전륜왕이 갖가지 군사를 일으키어 가서 토벌함 같으니라. 왕이 군사들 중에 전공이 있는 자를 보고 크게 기뻐하여, 공을 따라 상을 주되, 혹은 전택․취락․성읍을 주며, 혹은 의복과 장신구 주며, 혹은 갖가지 보배 - 금․은․유리․자거․마노․산호․호박과 상마․거승과 노비․인민을 주었으나, 오직 상투 속의 명주明珠는 주지 않으니, 무슨 까닭이어뇨. 홀로 왕의 머리에만 이 보배 있는 터에, 만약 주면 왕의 모든 권속들이 필시 크게 괴이쩍게 여길 것이기 때문이니라.
여래는 법화의 가르침을 맨 나중에야 설한다
32. 문수사리여, 여래 또한 이러하여 선정․지혜 그 힘으로 진리의 국토 얻어 삼계의 왕이 되되, 여러 마왕이 항복하려 안하거늘, 여래의 현성제장이 이들과 더불어 싸움 벌일새, 공 있는 자 보고는 또한 기뻐해, 사중 속에서 그를 위해 여러 가르침 설해 주어 마음을 기껍게 해, 선정․해탈과 무루의 근력根力 따위 여러 법재法財 내리며, 또 열반의 성城을 주어 멸도 얻었다 일러 그 마음 이끌어서 모두 기쁘게 하여 주되, 이 법화의 가르침만은 설하지 않았니라.
33. 문수사리여, 전륜왕이 군사들의 큰 공 있는 자 보고 매우 기뻐하여, 이 좀체로 믿기지 않는 보배, - 오래 상투 안에 간직하여 함부로 주려 들지 않던 그것을 이제는 선뜻 내줌 같으니라.
여래 또한 이러하여, 삼계 중에서 위대한 법왕 되어 온갖 중생을 법으로 교화하되, 현성의 군사들이 오음마․번뇌마․사마死魔와 싸움 벌여 큰 공이 있어, 삼독 멸하고 삼계에서 벗어나 마의 그물 깨는 것 보고, 그때에 여래 또한 크게 기뻐하여 이 법화의 가르침, - 중생들로 일체지 이르게 하며, 온갖 세간에서는 적이 많아 믿기 어려운 탓에 일찌기 설하지 않았던 가르침을 이제는 드러내 설함이니라.
문수사리여, 이 법화의 가르침이야말로 모든 여래의 으뜸가는 설법이라, 여러 설법 중에 가장 도리 깊으니, 나중에야 이를 줌이 저 강력한 왕이 오래 명주 간직타가 이제사 줌 같으니라.
문수사리여, 이 법화의 가르침이야말로 온갖 여래의 비밀의 법장이라, 여러 경전 중 맨 위에 있나니, 길이 지켜 함부로 설치 않다가 처음으로 오늘에사 너희 위해 이를 부연함이니라.”
이 가르침 자비로 설하라
34.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항상 인욕 닦고 온갖 중생 연민하여
부처님네 찬탄하신 이 경을 설해 주라.
말세에 이 경을 수지 곧 하는 자는
재가자․출가자와 보살 아닌 사람들에
자비심 일으키어, ‘이들이 안 들으며
이 가르침 아니 믿으니 크나큰 손실이라.
내가 불도 얻으면 온갖 방편 다 써서
이 법 설해 그 속에 주케 하리라’ 하라.
전륜성왕이 주는 가장 귀한 상
35. 비유컨대 강력한 전륜왕이
병사가 싸움에서
공이 있으매 여러 물건 상으로 주되,
상마․거승과 장신구 등과
전택․취락․성읍을 나누어 주며,
혹은 의복과 갖가지 보배
노비․재물로 기쁘게 상 주다가,
용감하여 어려운 일 해내는 자 있을 제야
상투의 속의 명주를
꺼내 주는 것 같으니라.
여래가 주는 가장 귀한 가르침
36. 여래 또한 이러하여 제법의 왕이 되어
인욕의 큰 힘과 지혜의 보장 있어
대자비로 법같이 세상을 교화하되,
온갖 사람 갖은 고뇌 다 받는 중에
해탈코자 모든 마와 싸우는 것을 보고,
이런 중생 위하여 갖가지 법 설하여서
큰 방편으로 여러 가르침 설하다가,
중생의 그 힘 얻음 알고 나서야
나중에 이 법화의 가르침
드러내 설하나니,
상투의 명주 꺼내 왕이 줌과 같으니라.
이 가르침 존귀하여 경전들 중 최상이라.
내 항상 간직하여 드러내지 안하더니,
지금이 그때이기 너희 위해 설하노라.
네 가지 법에 안주하며
이 가르침 읽고 설하는 이가 얻는 공덕
37. 내가 멸도한 뒤 불도를 구하는 자
편안히 이 경을 설하려 여길진대,
응당 이런 네 가지 법 가까이할지니라.
이 가르침 읽는 자는 언제나 근심 없고,
또 병이 없고 안색이 희며
빈궁․비천․추루함에 안 태어나며,
중생이 보기 바래 현성 그리듯 하며,
하늘의 동자들로 시자 삼으며,
무력도 독도 해하지 못하며,
그를 욕하려 해도 입이 아니 떨어지며,
나다닐 제 공포 없기 사자왕과 같으며,
지혜의 빛 해가 비추는 것 같으리라.
38. 꿈에서도 미묘한 일만을 볼 것이니,
여러 여래께서 사자좌에 앉으사
비구들에 에워싸여 설법하심 뵈오며,
또 용신과 아수라 등이
그 수효 항사 같아 공경․합장함을 보며,
자신이 그들 위해 설법하는 모양 보며,
39. 또 부처님네 신상身相의 찬란도 한 금빛이
무량한 광명 놓아 일체를 비추시며,
범음으로 여러 법 설하심을 뵈오며,
부처님이 사중 위해 무상법 설하실 제
자신도 그 속 끼어 합장하여 찬탄하며,
법 듣고 환희하여 공양 드리고
다라니 얻어 불퇴지 깨달으매,
불도에 깊이 든 줄 부처님이 아시와서
정각 이루리라 수기 하시되,
‘선남자여, 네가 응당 미래세에서
무량지 부처의 대도를 얻으리니,
국토 아리땁고 더없이 광대하며,
또한 사중이 있어 법을 들으리라.’
하심을 뵈며,
40. 또 자신이 산림 속 거처하여
선법을 닦아 제법실상 깨달으며
깊이 선정에 들어 시방불 뵈옴을 보며,
제불의 몸 금색이라
백복상 장엄한 중에
법을 들어 남에게 설하리니,
늘 이런 길몽이 있으리라.
41. 또 꿈에 국왕 되어, 궁전․권속과
더 없는 향락 버려 도량 이르러,
보리수 밑 사자좌 위에 앉아서
도 구하기 칠일지나 불지佛智를 얻어
깨달음 이루고, 법륜을 굴려
사중 위해 법 설하되 천만억겁 지나도록
묘법 가르쳐 무량 중생 구하다가,
열반 들되 불 꺼지듯 함을 보리라.
후일의 악세에서 이 법을 설한다면
큰 이익 얻음이
위의 여러 공덕과 같으리라.”
제 15. 종지용출품
다른 국토 보살들이 서원하려 하다
1. 그때 다른 국토에서 찾아온 보살들이 여덟 항하사의 수효가 더 되더니, 대중 속에서 이들 모두 일어나 합장하여 절하고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만약에 저희들이 부처님 멸도후에, 사바세계 있으면서 부지런히 정진 더해, 이 경전을 지켜 지니며 읽으며 베끼며 공양하옴을 허락하신다면, 마땅히 이 땅에서 이를 두루 설하오리다.”
사양하시다
2. 그때 부처님이 여러 보살마하살에 이르시되, “그만두라, 선남자여. 굳이 너희들이 이 경을 지켜 지닐 필요 없나니, 어째서어뇨. 내 사바세계 이곳에는 본디 6만 항하사의 수효와 같은 보살들 있되, 그 하나의 보살들마다 각기 6만 항하사의 권속 있거니, 이들이 능히 나의 멸도한 후에 호지․독송 해 이 가르침 널리 설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수많은 보살들이 땅 속에서 올라오다
3. 부처님 이 말씀 설하실 때에 사바세계의 삼천대천국토의 땅이 모두 진동하여 갈라지거늘, 그 속에서 무량 천만억 보살마하살이 동시에 솟아나니라.
이 보살들은 몸이 모두 금빛인데다 32상 갖추고 무량한 광명 지녔으니, 먼저 그 모두가 사바세계 저 밑의 허공 중에 살고 있더니, 이 모든 보살들이 석가여래의 말씀하시는 소리를 듣자옵고 아래로부터 나타나 옴이러라.
4. 하나 하나의 이 보살들은 다 대중의 지도자로서 각기 6만 항하사 권속들을 이끌었으니, 항차 5만․3만․1만 항하사 권속들을 이끈 자일까 보냐. 항차 또 내지 1항하사․반 항하사․4분의 1, 내지는 천 만억 나유타분의 일일까보냐. 항차 또 천만억 나유타의 권속들일까 보냐. 항차 또 억만의 권속들일까보냐. 항차 또 천만․백만, 내지는 1만일까보냐. 항차 또 1천․1백, 내지는 10일까보냐. 항차 또 다섯․넷․셋․둘․하나의 제자를 이끈 자일까보냐. 항차 또 저 혼자 원리행遠離行을 닦고 있는 자일까보냐. 이런 이들이 무량․무변해 산수․비유로 알 바 아니었니라.
5. 이 여러 보살들이 땅에서 다 나오자, 각기 허공으로 치솟은 칠보의 묘탑, - 다보여래와 석가여래가 계신 곳에 다가가서, 거기 이르매 두 분 세존을 향하여 두면예족하삽고, 모든 보수 밑 사자좌 위의 부처님들 계신 곳 이르러서 또한 다 예배드린 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합장 공경하여 보살들의 찬탄하는 법식 따라 찬탄하시고, 한쪽에 서서 두 세존을 기꺼운 마음으로 우러러 뵙사오니, 이 여러 보살들이 처음 땅에서 솟아난 때로부터 보살들의 찬탄하는 법식 따라 부처님네 찬탄하는 이러는 동안 50소겁小劫이 지나니라. 이때, 석가모니불이 잠잠히 앉으시며, 온 사중도 또한 잠잠히 있더니, 50소겁을 부처님의 신력 탓에 대중들이 반나절같이 여기게 하시니라.
수많은 보살들의 문안 인사와 찬탄
6. 그때 사중은 또 부처님의 신통력 때문으로 여러 보살이 무량 백천만억 국토의 허공 중에 가득 찼음을 뵈니, 이 보살의 무리 속에 네 도사 있어 첫째는 이름이 상행上行이요, 둘째는 무변행無邊行이요, 셋째는 정행淨行, 네째는 안립행安立行이라. 이 네 명의 보살들이 그 무리 속에서 가장 우두머리인 지도자 되었더니, 다 같이 합장하여 석가모니불 우러러 뵈오면서 안부인사 여쭈오되,
“세존께선 병환 적으시며 고뇌 적으사 안란히 지내시나니까, 아니니이까. 응당 제도하셔야 할 자들은 가르침 받잡기를 쉬이 하나이까, 아니니이까. 세존을 피로하게 하지는 않나이까.”
그때 네 명의 큰 보살이 게송을 설해 여쭈오되,
“세존께선 편안하사 병환․고뇌 적으시며
중생 교화하시되 지치지 않으시며,
또 중생들이 쉽게 가르침을 받잡나이까.
행여 세존으로 피로케는 않나이까.”
7. 그때 세존이 보살의 큰 무리 속에서 이런 말씀 하시되, “그렇고 그러하니라, 온 선남자들이여. 여래는 편안하여 병과 고뇌 적으며, 온갖 중생도 제도하기 쉬운지라 피로 없도다. 어째서어뇨. 이 모든 중생들이 세세 이래로 내 교화 받았으며, 또 과거의 온갖 부처님도 공경하고 존경하여 여러 선근 심었기에, 이 여러 중생들이 처음 내 몸 보고 내 설법 듣는 그것만으로 곧 모두 믿고 받아서 불혜에 드나니, 먼저 수행하여 소승 배운 자만은 예외이로되, 이런 사람들도 내 지금에 또한 이 경을 들어 불혜에 들도록 하여 주노라.”
8. 그때 여러 큰 보살이 게송을 설해 아뢰오되,
‘훌륭하고 훌륭하시온저.
대웅이신 세존이시여.
이 여러 중생들을 제도하심 쉽사오니,
능히 부처님네 심심지혜 묻자옵고
듣자 믿어 행하기에
저희 수희하나이다.’
때에 세존이 우두머리 되는
이 여러 큰 보살을 찬탄하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선남자들이여.
너희 능히 여래에게
수희하는 마음을 일으키놋다.’
땅 속 보살들의 정체를 묻다
9. 그때 미륵보살과 8천 항하사의 보살 무리들이 다 이리 생각하되,
“우리가 예로부터 이같은 대보살마하살의 무리들이 땅에서 솟아나와 세존의 앞에 서서, 합장 공경해 여래께 문안인사 여쭈옴을 보지도 듣지도 못하였노라.”
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이 8천 항하사 보살들의 마음에 생각는 바 아시고, 아울러 스스로도 의심하옴을 풀고자 하사, 합장하여 부처님 향해 게송을 설해 여쭈오되,
“무량 천만억 저 보살들은
일찌기 못본 바니, 원컨대 설하소서.
어디로부터 오며,
무슨 인연으로 여기에 모이오니까.
큰 몸 큰 신통에 못 헤아릴 지혜 있고
뜻이 굳으며 큰 인욕 지녀
중생의 사모 받나니, 어디서 옴이니까.
10. 그 한 보살마다 이끈바 권속들이
그 수효 한량 없어 항하사와 같나이다.
혹은 6만 항하사의 권속 이끈 대보살 있어
이런 대중 일심으로 불도를 구하여,
6만 항하사의 이 같은 대사들이
함께 와 부처님 공양하며
이 법화의 가르침을 호지하니,
5만 항하사 이끈 보살은 이보다도 많으며,
4만 항하사나 3만․2만․1만이나
1천․1백․내지는 1항하사나
그 절반․삼사분․억만분의 1이거나,
천만 나유타․만억의 제자거나
반억의 제자 둔 이 더욱 많으며,
백만에서 1만, 1천과 1백
5십․열․셋․둘․하나를 이끌거나
권속 없이 저 혼자 수행하는 자
다 함께 불소에 오니 그 수효 더욱 많아,
이런 무리 만약에 헤이고자 든다면
항하사겁 지낸대도 다하지 못하리다.
11. 큰 위덕과 정진 있는 이 보살들은
그 누구의 법 설하여 교화․성취하시니까.
누구 쫓아 발심하며,
어느 불법을 찬양하며,
어떤 가르침 수지하며,
어느 불도를 닦으니까.
12. 이런 대보살들 신통과 대지大智 있어
사방의 땅 갈라지며 그 속에서 솟아나니,
세존이시여,
예로부터 이 일 본 적 없나이다.
원컨대 그들이 온 국토 이름 설하소서.
여러 국토 노닐되 이들을 보지 못해,
그들 중 하나도 아는 이 없사오니,
갑자기 솟아나온 그 인연을 설하소서.
13. 지금 이 모임의 무량 백천억 보살들
다 이를 알고자 하옵나니,
이 보살들의 본말인연 설하사
세존이시여,
여럿의 의혹 풀어 주시옵소서.”
14. 그때 석가모니불의 분신인 제불로서 무량 천만억 다른 국토에서 오신 그분들, 8방의 여러 보수 아래의 사자좌 위에 결가부좌하셨거늘, 그 부처님네 시자들이, 각기 이 보살의 큰 무리가 삼천대천세계 사방의 따로부터 솟아나와 허공에 주함 보고, 각자 제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이 무량 무변 아승지의 보살의 큰 무리가 어디서 옴이니까.”
그때 여러 부처님이 각기 그 시자에 이르시되, “선남자들이여, 잠시만 기다리라. 미륵이라는 보살마하살 있어, 석가모니불께서 수기하시니 차후에 부처 될 분이거니와, 그가 이미 이를 여쭈었으매 부처님께서 이제 곧 답하시리니, 너희 스스로 이로 인하여 듣자옵게 되리라.”
보살들의 정체
15. 그때 석가모니불이 미륵보살 향하여 이르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아일다여. 네 능히 나에게 이런 대사를 물었도다. 너희 함께 한 마음으로 정진의 갑옷 입고 견고한 뜻 일으키라. 여래가 이제 온갖 부처님의 지혜와, 온갖 부처님의 자재하신 신통력과, 온갖 부처님의 사자분신의 힘과, 온갖 부처님의 위맹대세의 힘을 나투어내어 설하고저 하노라.”
16.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정진해 일심一心 되라.
이를 내 설하리니
의회 말라. 불지는 불가사의하나니라.
믿음 내어 인선忍善의 가운데 머물며는
일찌기 못 듣던 법 다 들을 수 있으리라.
너희 위로하노니 의구심 품지 말라.
부처의 말 거짓 없고 지혜는 한량 없어
그 얻은 뛰어난 법 분별할 일 아니로다.
이를 이제 설하리니 일심 되어 들어보라.”
17. 그때 세존이 이 게를 설해 마치시고 미륵보살 향하여 이르시되,
“내 이제 이 대중 그 속에서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일다여, 이 모든 대보살마하살의 무량 무수 아승지 수가 땅에서 솟아남은 너희 예전에 보지 못한 바이거니와, 내 이 사바세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고 나서 이 온갖 보살들을 교화하고 인도하여, 그 마음 조복해 보리심을 일으키게 하였니라.
이 여러 보살들 다 사바세계 밑 허공 중에 머물어, 모든 경전을 독송하고 통달하며, 사유․분별해 바르게 이를 기억했도다. 아일다여, 이 온갖 선남자가 여럿 속에 있으면서 말 많기를 원치 않고 늘 고요한 곳 있기를 바래, 부지런히 정진해 쉼이 없으며, 또 인천 의지해 살지 않고 늘 깊은 지혜 즐겨 장애 없으며, 또한 언제나 제불의 법 즐겨서, 일심으로 정진해 무상혜 구하느니라.”
땅 속 보살들은 모두 세존의 제자
18.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아일다여, 알지어다. 이 모든 대보살이
무수겁 이래 불지佛智 닦으니,
모두 내 교화하여 도심 내게 함이라.
이는 나의 아들이니, 이 세계 의지하여
항상 두타 행해 고요한 데 좋아해서
번화한 곳 버리고 말 많기 피하나니,
이들이 나의 가르침 배워
밤낮 정진해 불도를 구하기에
사바세계 밑 허공 중에 삶이니라.
그 뜻 견고해 항상 지혜 구하며
갖가지 법 설하되 공포 없도다.
19. 내가 가야성 보리수 밑에 앉아
정각을 이루어 법륜을 굴리고야
교화해 처음으로 도심 일게 했나니,
이제 불퇴에 주한지라,
모두 성불하리라.
내 진실 말하리니 일심으로 믿으라.
예로부터 이 무리들 내가 교화했니라.”
보살들의 의문
20. 그때 미륵보살마하살과 무수한 보살들이 마음에 의혹하여 일찌기 없는 일이라 괴이히 여겨 이리 생각하되,
‘그 어찌 세존께선 짧은 동안에 이같은 무량 무수 아승지 수의 대보살을 교화하시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주케 하시뇨’ 하고, 곧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여래께선 태자 시절 궁전에서 나오사 가야성 멀잖은 도량에 앉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이루셨으니, 이로부터 40여 년 지났을 뿐이니다. 세존이시여, 어찌 이런 짧은 동안에 크게 불사를 지으사, 여래의 힘과 여래의 공덕으로 이같이 한량없는 대보살들 교화하사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심이오니까.
세존이시여, 이 큰 보살의 무리들을 설사 사람 있어 천만억겁에 헤인다 해도 능히 다하지는 못하여 그 가에조차 못 가오리니, 이들 필시 아득한 예로부터 무량한 부처님께 온갖 선근 심어 보살도 성취하여 늘 범행을 닦았음이 틀림없사오리니, 세존이시여, 이 같은 일 세상에서 믿기 어렵삽나이다.
젊은 아버지와 늙은 아들
21. 비유컨대 사람 있어 색이 곱고 머리 검어 나이 스물 다섯밖에 아니 된 자가, 백세 노인 가리키며 ‘이는 내 아들이라’ 하며, 그 백세 노인도 이 젊은이 가리키어 ‘이는 나의 아버지이니, 우리를 낳아 길렀다’ 함과 같아, 이 일 좀체 믿기지 않나이다.
부처님도 이같으사 득도하신 지 기실 멀지 않으시고, 이 큰 무리의 보살들 또한 이미 무량 천만억겁 두고 불도를 위하는 탓에, 부지런히 정진해 잘 무량 백천만억 삼매에 들고 나고 머물어서 대신통을 얻으며, 오래 범행을 닦아 능히 차례로 온갖 선을 익혀 문답 잘하여, 사람 중의 보배라 온 세상에서 매우 희유하옵거늘, 오늘 세존께선 방금 말씀하시되,
‘내가 불도 얻고 나서 처음으로 그들을 발심케 하고, 교화․인도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향하게 하였노라’ 하오시니, 세존께서 부처 되심 오래지 않은 터에 능히 이 큰 공덕 있는 일을 하셨음이 되나이다. 저희들 비록 부처님께서 근기 따라 설하시며, 그 말씀에 거짓이 없으시며, 그 아실 바를 다 통달하셨음을 믿고는 있사오나, 그러나 여러 신발의보살들은 부처님 멸도 후에 이 말씀 듣자오면, 혹은 믿지 않아 법 깨는 죄업의 인연 짓사오리이다. 그러하오니 세존이시여, 원컨대 해설해 저희 의혹을 제거하시며, 미래 여러 사람들도 이 일 듣고 의심 내게 마시옵소서.’
불가사의한 일
22. 그때 미륵보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석종釋種에서 출가하사
가야성에 가까운 보리수 밑 앉으신 지
얼마 되지 않삽거늘,
이 여러 불자들 수효 끝도 없는데다
오래 불도 행해 신통력 지녔으며,
보살도 닦아 세속에 안 물들기 연꽃같아,
땅에서 솟구쳐 나와
공경하여 세존 앞에 서 있나이다.
이는 이상하오니, 어찌 믿사오리까.
득도하심 가깝거늘 이루심 많사오니,
저희 의심 푸시와 진실대로 설하소서.
23. 비유컨대 스물 다섯밖에는 안된 자가
백세 노인 가리키며 아들이라 말하고
아들 또한 제 아비라 하는 듯하니,
아비 젊고 자식 늙음 믿기지 않나이다.
24. 세존도 이같으사 득도하심 가까운데
이 여러 보살들은 뜻이 굳고 겁 없으며,
무량겁 이래 보살의 도를 닦아
문답 능하고 공포 없으며,
인욕심 확립되며 아리땁고 위엄 있어
시방제불 찬탄받아 능히 잘 설법하며,
시끄러움 피하여 선정 들기 좋아해
구도하려 저 아래 허공에 사나이다.
저희들이야 말씀 듣고 의혹하지 않사오나
미래 중생 위하시와 이해케 하옵소서.
이 경을 의심하여 안 믿는 자 있다며는
악도 떨어지오리니 원컨대 설하소서.
끝없는 이 보살을 그 어찌 잠깐 새에
가르쳐 발심하여 퇴전없게 하시니까.”
제 16. 여래수량품
믿음으로 듣다
1. 그때 부처님이 온갖 보살과 대중들에 이르시되,
“선남자들이여, 너희 마땅히 여래의 참다운 말 믿으라.”
다시 대중에게 이르시되,
“너희 마땅히 여래의 참다운 말 믿으라.”
또다시 온갖 대중들에 이르시되,
“너희 마땅히 여래의 참다운 말 믿으라.”
2. 이때, 보살의 큰 무리 미륵이 선두되어 합장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원컨대 설하오소서. 저희 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을 믿어 받자오리이다.”
이리 세 번 아뢰고 나, 다시 말하되,
“원컨대 설하소서. 저희 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을 믿어 받자오리이다.”
무량겁 전에 성불하신 세존
3. 그때 세존이 모든 보살의 세 번이나 간청해 마지 않음 아오시고 이르시되,
“너희들은 밝히 듣거라. 여래의 비밀 - 신통의 힘에 대해 밝히 듣거라. 온갖 세간의 천신․사람․아수라 모두 이르되, ‘지금의 석가모니불은 석가족의 궁정에서 가만히 나와 가야성 멀잖은 도량에 앉으사,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음이라’ 하나니, 그러나 선남자여, 내가 실로 성불한 지 무량 무변 백천만억 나유타겁이니라.
4. 비유컨대 5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삼천대천세계를, 설사 사람 있어 부수어 작은 티끌 만들어, 동방 5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의 세계를 지나 이에 티끌 하나 떨구어, 이리하여 동으로 자꾸 가서 이 티끌 다한다면, 선남자들이여, 생각에 어떠하뇨. 이 모든 세계들을 생각하고 헤아려서 그 수 알 수 있겠느냐, 없겠느냐.”
미륵보살 등이 같이 부처님께 여쭈오되,
“이 여러 세계 무량 무변해 헤어서 알 바 아니며, 또 마음의 미칠 바 아니오니, 온갖 성문 벽지불이 무루지로 임한대도 능히 사유해 그 한계 모르리며, 저희 불퇴전의 자리에 있다 해도 이 일에 대하여는 통달 못할 바이오니, 세존이시여, 이런 세계란 무량․무변할 뿐이로소이다.”
5. 그때 부처님이 대보살의 무리에 이르시되,
“선남자들이여, 이제 분명히 너희들에 말하리니, 이 여러 세계, 작은 티끌이 묻었거나 안 묻었거나, 그 모두 티끌 만들어 티끌 하나를 한 겁으로 친다 해도, 나의 성불한 지는 다시 이에 더함이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겁이니라.
근기에 따라 제도해 오시다
6. 이로부터 내 언제나 이 사바세계 있으면서 설법 교화했으며, 또 다른 곳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국토에서 중생 인도해 이롭게 했느니라. 선남자들이여, 이 중간에 ‘내 연등불然燈佛 등에 관해 설하였으며, ‘열반에 든다’고 말했노니, 이 같음 다 방편으로 분별한 것이었니라.
선남자들이여, 중생 있어 내 처소에 이르며는, 그의 신信 따위 제근의 이둔을 보아 응당 제도할 바를 따라, 곳곳에서 스스로 설하는 이름 다르고 수명 다르며, 또 장차 열반 들리라 드러내 일렀으며, 또 갖가지 방편으로 미묘한 법 설하여서, 중생에게 환희심 일으키게 하였나니라.
선남자들이여, 여래는 중생들의 작은 법 좋아하여 덕이 박하고 번뇌 무거움 볼 때에는, 이를 위해 이르되, ‘내가 젊어 출가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으니라’ 하였노라. 그러나 내가 실로 성불한 지는 오래기 이같으니, 다만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여 불도에 들게 하기 위해, 이같이 설함이니라.
7. 선남자들이여, 여래 설한 경전이 다 중생 제도키 위함이라. 혹은 자기 몸을 설하며, 혹은 남의 몸을 설하며, 혹은 자기 몸을 보이며, 혹은 남의 몸을 보이며, 혹은 자기 일을 보이며, 혹은 남의 일을 보이나, 모든 말 다 진실하여 거짓 없으니, 어째서어뇨.
여래 여실히 알되, 삼계의 상이 나고 죽어서 물러나거나 나오거나 함이 없으며, 또한 재세在世와 멸도滅度 없으며, 진실 아니고 거짓 아니며,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라 하여, 삼계의 삼계 보는 것과는 다른 까닭이니, 이같은 일 여래는 분명히 보아 그르침 없느니라.
여러 중생 갖가지 성․갖가지 욕․갖가지 행․갖가지 억상분별億想分別 있는 탓에, 온갖 선근 내게 하고자 하여 약간의 인연․비유․언사로 여러모로 설법해서, 해야 할 불사를 일찌기 잠시도 쉰 일이 없었니라.”
여래의 수명은 영원하나 방편상 멸도한다
8. “이리 내 성불한 지 그 매우 오래 되어, 수명이 무량 아승지겁이라 상주불멸하노니, 선남자들이여, 내가 본래 보살의 도 행하여 이룬 수명의 지금도 아직 다하지 않음이 다시 위에 든 수명의 곱이나 되나니라. 그러나 이제 참으로 멸도함이 아니면서도 곧 이르되 ‘장차 멸도를 취하리라’하노니, 여래 이런 방편으로 중생 교화함이니라.
어째서어뇨. 만약 부처님이 오래도록 세상에 머문다면, 박덕한 사람들이 선근을 아니 심어 가난하고 천해지며, 오욕에 집착하여 억상망견의 그물에 걸리리며, 만약 여래의 영구불멸함을 보면, 교만하고 태만해져 부처님을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과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을 것인 때문이라.
9. 그러므로 여래 방편으로 설하되, ‘비구여, 알지어다. 부처님의 나오심은 만나기 어렵니라’ 함이로다. 어째서어뇨. 박덕한 자들이란 무량 백천만억겁이 지난대도 부처님을 보는 자․못보는 자 있음이니, 이런 일 때문에 내 이르되, ‘비구들이여, 여래는 만나기 어렵니라’ 하였노라. 중생들이 이 같은 말 들으면 반드시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 일으켜, 마음에 사모하며 부처를 갈망하여 선근을 심으리니, 그러기에 여래 실은 멸도함 없건마는 멸도한다 이르나니라. 또 선남자여, 온갖 여래의 가르침도 다 이같으시니, 중생 제도 위함이라 다 진실해 거짓 없으시니라.
의사와 독약 먹은 아들 비유
10. 비유컨대 양의良醫 있어 지혜가 뛰어나고 의약에 정통하여 잘 여러 병 다스림 같으니라. 그에게 자식 많아 열이나 스물 내지는 백명이 있다고 치자. 어떤 사연 있어 멀리 타국에 이르렀거늘, 아들들 뒤에 독약 마시고, 약기운 일어 답답하고 어지러워 땅에 구르는 중, 때마침 그 아비 집에 돌아오니라.
아들들 - 독을 마셔 실성도 하고 혹은 실성까지는 안 이른 아들들이, 멀리 그 아비 옴을 보고 다 크게 반가와해, 절하고 꿇어앉아 문안을 여쭈오되, ‘편안히 잘 돌아오셨나이다. 저희 어리석어 독약 잘못 먹으니, 원컨대 고쳐 주사 다시 살게 하옵소서.’
아비는 자식들의 이 같은 고통 보고 온갖 방문 의거하여, 좋은 약초 - 빛과 향과 좋은 맛을 다 갗춘 것 구해다가 찧고 쳐서 화합하여, 아들 주어 먹이려 해, 이리 말하되,
‘이 매우 좋은 약이 빛과 향과 좋은 맛을 다 고루 갖췄도다. 너희는 먹을지니, 빨리 고통 덜어 다시는 여러 근심 없도록 해 주리라.’
11. 그 아들 중 실성하지 않은 자는, 이 좋은 약의 빛과 향이 아울러 좋음 보고, 곧 먹으니 병이 모두 나았고, 다른 실성한 아들들은 그 아비 옴을 보고 또한 반가와해 문안드리어 병을 고쳐 달라 청하긴 한다 해도, 그러나 약 주어도 먹으려고 아니 하니, 어째서어뇨. 독기가 깊이 들어 그 본심 잃었기에 이 좋은 빛과 향의 약을 보고도 아리땁지 못하다 여기는 까닭이라.
12. 그 아비 생각하되,
‘이 자식들은 가련하도다. 중독으로 마음 온통 전도되어서 나 보고 반가와해 고쳐 달라 하면서도 이 좋은 약 먹으려곤 아니 드나니, 내 이제 방편 만들어 이 약을 먹게 하리라.’
하고, 곧 이리 말하되,
‘너희는 알지어다. 내 이제 늙어 죽을 때 되었도다. 이 좋은 약 이제 여기 놓아 두노니, 부디 먹어 안 나을까 걱정치 말라.’
이리 타이르고 다시 타국에 이르러 사람을 보내되, 돌아가 ‘네 아비 죽었다’ 고 말하도록 하였니라.
13. 이때, 아들들은 아비의 세상 떠남을 듣고, 크게 걱정하고 괴로워해 이같이 생각하되, ‘아버지 계시던들 우리 가엾이 아사 구호해 주시리만, 이제 우리 놓아둔 채 타국서 작고하셨다’ 하여, 스스로 외로와 다시 의지할 데 없음을 생각하고, 늘 슬퍼하는 중에 마침내 정신 들어, 비로소 이 약의 빛도 맛도 향기도 좋은 줄 알게 되어, 곧 집어다 이를 먹어서 병 모두 나았거늘, 그 아비 아들 모두 쾌유한 소식 듣고, 곧 돌아와 다 저를 보게 하니라.
중생을 위하여 방편으로 멸도하시는 여래
14. 선남자들이여, 생각에 어떠하뇨. 자못 사람 있어 능히 이 양의가 거짓말 하였다고 탓하랴, 아니하랴.”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이르시되,
“나 또한 이 같아서 성불한 지 무량 무변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겁이언마는, 중생 위해 방편으로 ‘장차 멸도 들리라’ 말하노니, 또한 능히 법대로 나를 거짓말하였다고 이를 자 없으리라.”
사바 세계에 상주하시다
15.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내가 부처 된 후 지나온 겁의 수는
무량 백천만 억재 아승지라.
늘 설법해 끝도 모르는 중생들을 교화하여
불도에 들게 했노니, 무량겁이 되었도다.
중생을 구하고자 열반을 보일망정
실은 항상 여기 있어 설법했노니,
항상 여기 있되 신통력으로
미혹한 자는 근처서도 못 보게 함이로다.
16. 대중이 멸도 보고 두루 사리 공양하여
다 그리워하고 사모하는 마음 내며,
중생이 믿고 따라 마음 곧고 유연해져
부처님 뵙고자 목숨 아니 아끼어야
나는 승가와 영축산에 나타나서,
중생에게 ‘내 항상 여기에 있건마는
방편 탓에 멸․불멸 나툼이라’ 이르노라.
다른 세계 중생이 공경해 믿는대도
나는 또 그곳에서 무상의 법 설하나니,
너희 못 듣고
내가 멸도하는 줄 여기나니라.
17. 내 보기에 중생들 고뇌에 잠겨 있기에
몸을 안 나투고 사모하게 만들어서
그리워할 때에야 나가 설법함이어니,
신통력 이러하여 아승지겁에
영축산과 여러 곳에 내 늘 있니라.
18. 중생 눈엔 겁 다하여 불이 세계 태울 때도
나의 이 땅은 편안하여
인천이 늘 가득하며,
숲과 집들 갖가지 보배로 꾸며지고
보수엔 꽃․과일 많아 중생들이 노닐며,
제천은 천고를 쳐 늘 음악 연주하며,
만다라화 부처님과 대중 위해 뿌려지리.
나의 정토 끄떡도 안하건만
그들 눈에는
불에 타 갖은 고통 가득한 줄 비침이라.
19. 이런 중생들은 악을 지은 인연으로
아승지겁에 삼보의 이름조차 못 듣건만
공덕 닦아 부드럽고 곧아진 사람들은
나의 예서 설법함을 볼 수 있나니,
이들에게 불수佛壽의 무량함을 설하고,
오래만에야 부처님 보는 자에겐
만나기 어려움을 설해 주노라.
20. 내 지력 이같아서 지혜의 빛 무량하며
수명도 끝없나니, 오래 닦아 얻은 바라.
너희 지혜 있는 자는 이를 아예 의혹 말라.
의혹 길이 끊을지니, 내 말 거짓 없나니라.
21. 의사 방편이 좋아 미친 아들 고치고자
‘죽었다’ 하나 거짓이라 할 수 없듯,
나도 중생의 아비로서
고 구하는 사람이기,
전도한 범부 위해 멸도한다 이르노니,
항상 나를 보면 교만하고 방자하며
게을러 오욕 착해 악도 떨어지리로다.
중생의 도를 닦고 안 닦음 알아
방편 쫓아 갖가지 법 설함이어니,
매양 ‘무엇으로 중생들이
더 없는 지혜 얻어
부처님 되게 할 것이랴.’ 생각하노라.”
제 17. 분별공덕품
여래의 수명이 영원함을 듣는 공덕
1. 그때 대중은 부처님이 수명의 겁수 장원함 설하심이 이리 무량 무변하심을 듣자옵고, 아승지 중생들이 큰 이익 얻으니라.
때에 세존이 미륵보살마하살에 이르시되,
“아일다여, 내 이리 여래의 수명 장원함 설할 때에, 6백 80만억 나유타 항하사의 중생들이 무생법인 얻었으며, 그 천배의 보살마하살이 문지다라니문 얻었으며, 다시 일세계 미진수의 보살마하살이 요설무애변재를 얻었으며, 다시 1세계 미진수의 보살마하살이 백천 만억 무량의 선다라니 얻었으며,
2. 다시 삼천대천세계 미진수 보살들이 능히 불퇴전의 법륜 굴리며, 다시 2천 중국토 미진수 보살들이 능히 청청한 법륜 굴리며, 다시 소천국토 미진수 보살들이 여덟 생 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게 됐으며, 다시 4사천하 미진수 보살들이 넷째 생 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게 됐으며, 다시 3사천하 미진수 보살들이 셋째 생 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게 됐으며, 2사천하 미진수 보살들이 둘째 생 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게 됐으며, 다시 1사천하 미진수 보살들이 일생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게 됐으며, 다시 여덟 세계 미진수 보살들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일으켰니라.”
끝없는 찬탄
3. 부처님이 이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큰 법리를 얻음을 설하실 때에, 하늘에서 만다라화․마하만다라화 비오듯 내려, 무량 백천만억의 보수 밑 사자좌 위에 앉으신 온갖 부처님께 뿌려졌으며, 아울러 칠보탑 안 사자좌에 계시는 석가여래와 오래 전 멸도하신 다보여래에게도 뿌려졌으며, 또 모든 대보살과 사부대중에게도 뿌려졌으며, 또 가는 가루 전단과 침수향이 비내렸으며, 하늘에서 천고가 저절로 우니 그 소리 심원하며, 또 천가지 천의가 비오듯 내리며, 여러 영락 - 진주․마니주․여의주의 영락이 하늘에서 드리워 구방에 가득하며, 여러 보배로 이루어진 향로에 값모르는 향 피우니 저절로 휘돌아 대중에게 공양하며, 한 분 한 분의 부처님 위에 보살들 있어 번개를 드니 차례로 이어져 올라가서 범천까지 이르러, 이 보살들 아리따운 음성으로 끝 모르는 게송 노래해 부처님들을 찬탄하니라.
미륵 보살이 끝없는 공덕과 찬탄을 기리다
4. 그때 미륵보살이 자리로부터 일어나 오른 어깨 드러내 합장하옵고 부처님 향해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설하신 희유한 법 듣지 못한 바이오니
큰 힘 계시며 수명 무량하시니다.
불자들 세존께서 법리를 얻은
사람들을 분별해 설하심 듣자옵고
기쁨이 온 몸에 넘치노이다.
5. 불퇴지에 머물며, 혹은 다라니
요설변재․선총지 얻기도 하며,
혹은 대천계 미진수 보살들 있어
각기 불퇴법륜 능히 굴리며,
또 중천계 미진수 보살들 있어
각기 청정법륜 능히 굴리며,
또 소천계 미진수 보살들 있어
나머지 여덟 생에 불도를 얻게 되며,
또 사․삼․이 사천하의 미진수 보살
수 따라 태어나 성불케 되며,
혹은 1사천하 미진수 보살은
한 생 만에 마땅히 일체지 이루리니,
이런 중생 불수의 장원함 듣자옵고
무량의 청정한 과보 얻으며,
또 여덟 세계 미진수 중생 있어
듣잡고 다 보리심 일으켰삽나이다.
6. 세존께서 끝없는 희유한 법 설하사
이익 주심 허공의 무변함 같삽거늘,
만다라․마하만다라 꽃비 내리며
항하사 석범이 무수한 불토로부터 와서
전단․침수 뿌리되
새가 하늘을 날으는 듯 내려와
제불 위에 뿌리며,
천고가 하늘에서 저절로 소리내며
천의가 천만 가지 휘돌아 내려오며,
보배로 된 향로에 값 모르는 향을 피워
그 향로 절로 돌아 세존들께 공양하며,
대보살의 무리들이 칠보의 번개
만억 가지 들어서 범천까지 이어져,
부처님 그 앞마다 당간에 승번 걸고
천만 게송으로 여래들을 찬탄하옵나이다.
7. 이런 일들 일찌기 있은 적 없사오니
불수 무량하심 듣고 다 기뻐하노이다.
이름 시방 들리우사 두루 이익 끼치시니
모두 선근 갖춰 무상심 돕삽노이다.’
여래의 수명 영원함 잠깐이라도 믿는 공덕
8. 그때 부처님이 미륵보살마하살에 이르시되, “아일다여. 중생이 있어 부처님의 수명이 장구하기 이같음 듣고 나서, 내지 일념의 신해라도 일으킨다면 얻는 바 공덕 한량도 없으리라. 만약 선남자 선녀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위하기에 80만억 나유타 겁에 걸쳐, 다섯 바라밀 - 단바라밀․시라바라밀․찬제바라밀․비리야바라밀․선바라밀을 닦는대도 반야바라밀이 제외된다면, 이 공덕을 앞의 공덕에 비교하건대 백분․천분․백천만억분의 1에도 못미치며, 내지는 산수․비유로도 알 바 되지 못하리라.
만약 선남자 선녀인이 이런 공덕 지니고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는 자 있다 한다면, 그럴 리 없느니라.”
9.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만약에 사람 있어 부처님의 지혜 구해
80만억 나유타겁동안 5바라밀 행하여서,
이 여러 겁을 두고 부처님과
연각인 제자와 보살들에 보시해 공양하되,
진기한 음식과 좋은 옷과 침구와
전단으로 정사 짓고 원림을 꾸며,
이런 보시 갖가지 아리따운 그것으로
이 겁수 다하도록 불도에 회향하며,
10. 또는 계를 지녀 결함 없어서
불도를 구해 부처님네 찬탄을 얻으며,
또는 인욕을 행해 부드러운 마음 되어
여러 악 밀려와도 흔들리지 않으며,
법 얻은 이 모두가 증상만의 무리에게
업신여김 받는대도 능히 참으며,
또 정진해 그 뜻이 항상 굳어
무량억겁토록 게으름 피움 없으며,
11. 또 무수겁을 고요한 곳에 살아
앉건 걷건 간에 늘 마음 집중하여
이 때문에 여러 선정 능히 들어가
80억만겁에 어지러움 없어서
선정의 공덕으로 더없는 도를 구해
‘일체지 얻어 선정의 궁극을 다하리’ 하여
이 사람 능히 백천만억겁
여러 공덕 닦음 위의 설함 같다 해도,
선남자 선녀인이 불수佛壽를 설함 듣고
믿는다면 그 복이 저보다 더하리니,
온갖 의혹 없이 마음 속 깊게
잠시라도 믿어야 복이 이와 같으리라.
여래의 영원한 수명을 의심하지 않는 이들
12. 보살들이 무량겁에 도를 닦아야
나의 수명 듣고 믿을 수 있으리니,
이런 사람들은 이 경전 받자와서
‘나도 장차 장수해 중생 건지되
오늘의 세존 석가모니여래 같이
도량에서 설법해 두려움 없게 되며,
우리 미래세에 모든 사람 존경받아
도량에서 수 설함도 이러리라’ 원하리라.
심심 지닌 자 청정하고 정직하며
많이 배워 기억하며 도리 따라 이해하면
이런 자는 이것을 의혹함 없으리라.”
여래의 수명 영원함을 이해하는 공덕
13. 또 아일다여, 만약 부처님의 수명의 장구함 듣고 그 말의 취지 이해함이 있다면, 이 사람의 얻는 공덕 한량없어서 여래의 무상혜를 얻는 데 도움 되는 복덕을 일구리니, 항차 널리 이 가르침 들어 남으로 하여 듣게 하거나, 스스로 수지커나 남으로 하여 수지하게 하거나, 스스로 쓰거나 남으로 하여 쓰게 하거나, 또는 꽃과 향과 영락․당번․증개․소등 따위로 이 경전에 공양함일까보냐. 이 사람의 공덕은 무량․무변해 능히 일체종지 낳게 되리라.
14. 아일다여. 선남자 선녀인이 나의 수명 장구함 듣고 깊이 믿어서 이해한다면, 내가 기사굴산에 언제나 있어 대보살과 성문의 무리에 에워싸여 법을 설함을 보게 되리며, 또 이 사바세계 유리로 땅이 되어 지면이 평탄하며, 염부단금으로 여덟 갈래 교차로 경계하며, 보수 늘어서고 여러 전각 그 모두 보배로 마련된 곳에, 보살의 무리가 다 그 안에서 삶을 보리니, 만약 능히 이리 본다면, 알지어다. 이것이 곧 깊이 믿고 이해한 상이니라.
불멸 후 오종 법사가 얻는 공덕
15. 또 여래 멸도 후에 이 경을 들어 헐뜯음 없이 수희심을 낸다면, 알지어다. 이미 깊이 믿어 이해한 상이라고 하리니, 하물며 독송․수지하는 자일까보냐. 이 사람은 여래를 머리에 임[頂戴]이 되느리라.
아일다여, 이 선남자 선녀인은 나를 위하여 다시 탑 일으키거나 승방을 짓거나 사사四事로써 승가에 공양할 필요 없나니, 어째서어뇨.
이 선남자 선녀인 - 이 경전 수지․독송하는 사람은, 이미 탑 일으키고 승방을 짓고 승가에 공양함 되는 연고며, 부처님의 사리로 칠보탑 일으키되 높고 넓게 치솟아 범천에 이르고,
여러 번개와 보령을 걸고, 꽃과 향과 영락으로 꾸미고, 말향․도향․소향 풍기고, 여러 북과 기악과 퉁소․피리․공후와 춤의 놀이 있어서, 아리따운 소리로 노래해 부처님을 찬송함 되니, 무량 천만억겁에 이런 공양 이미 마침이니라.
16. 아일다여, 만약 내 멸도 후에 이 경전 듣고 능히 수지해, 제가 쓰거나 남을 시켜 쓰게 한다면, 이는 승방을 일으키어 붉은 전단향나무로 서른 두 채 전각을 짓되, 높이 여덟 다라수요 높고 넓어 아리땁거늘, 백천 비구가 그 안에 살며, 원림․욕지와 산책로와 선굴禪窟과 의복․음식과 침구․탕약 등 온갖 필수품들이 그 안에 가득하여 이런 승방․전각이 약간 백천만억이라 그 수효 그지없는, 이것으로 면전에서 나와 비구들에 공양함과 같느니라.
17. 그러기에 내 설하되,
‘여래 멸도 후에 이 가르침 수지․독송하여 남 위해 설하거나, 제가 쓰거나 남 시켜 쓰게 하여 경전에 공양하면, 다시 탑 일으키고 승방을 짓고 승가에 공양할 것 없다.’ 함이니, 하물며 사람 있어 능히 이 경을 수지하는 데다가 다시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 지혜를 아울러 모두 행함일까보냐.
그 덕이 가장 뛰어나 한량없고 가없으리라. 마치 허공이 동서남북과 사유․상하에 한량없고 가없듯 하니, 이 사람의 공덕도 또한 이같이 한량도 없고 가도 없어서, 속히 일체종지에 이르게 되리로다.
18. 만약에 사람 있어 이 경을 능히 독송하고 수지하여 남을 위해 설하며, 제가 쓰거나 남 시켜 쓰게 하며, 또 능히 탑 세우고 승방 지으며, 성문의 스님들을 공양해 찬탄하며, 또한 백천만억 찬탄하는 방법으로 보살들의 공덕을 찬탄하며, 또 남을 위해 갖가지 인연으로 도리 따라 이 법화의 가르침 풀어 설하며, 또 능히 청정히 계를 지키어 마음 유화한 자와 더불어 살며, 잘 참아 성냄 없어 그 뜻이 견고하며, 늘 좌선함을 귀히 여겨 깊은 선정 얻으며, 용맹정진해 여러 선법善法 거두며, 현명한 지혜 있어 물음에 대답 잘 한다 하자.
19. 아일다여. 내 멸도 후에 선남자 선녀인들 - 이 경전 능히 수지 독송하는 자가, 다시 이런 여러 가지 착한 공덕 갖춘다면, 알지어다. 이 사람은 이미 도량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다가서서 보리수 밑에 앉음이니라. 아일다여, 이런 선남자 선녀인이 앉거나 서거나 걸어가는 곳, 거기에 응당 탑을 일으킬지니, 온갖 인천이 그 모두 공양하되 부처님의 탑인 양 해야 되리라.”
끝없는 공덕
20.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나의 멸도 후에 능히 이 가르침 수지하면
이 사람의 끝없는 복 위에 설한 대로리니,
이는 곧 온갖 공양 다 마침 되느니라.
사리로 탑 세우고 칠보로 단장하며,
당간 솟아 점차 작아져 범천 이르며,
수없는 보령 바람에 소리 내며,
또 무량억겁 두고 이 탑에 꽃과 향과
영락․천의와 기악을 공양하며,
향유소등 불붙여 주위 항상 비추는 -
말세에 능히 이 가르침 수지 곧 하는 자는
위와 같은 공양을 다함이 되나니라.
21. 이 가르침 능히 수지하면
여래 지금 계신 중에
우두전단으로 승방지어 공양하되
서른 두 채의 집의 높이 8다라수요,
좋은 반찬․옷과 침구 모두 갖추며,
여러 행자 살 방과 원림․욕지와
산책로․선굴 다 아리따움 같으니라.
22. 신심 있어 수지․독송커나, 이를 쓰거나
남으로 쓰게 하며, 경전에 꽃과 향과
말향 뿌리고, 수만須曼․첨복과
아제목다가 기름을 늘 태워서
이리 공양하는 자는 무량 공덕 얻으리니,
하늘이 가없는 듯 그 복 또한 같으리라.
23. 항차 이 가르침 수지하여
보시․지계․인욕과 선정 닦아
성내어 악구 안함이랴.
탑을 공경하고 비구들에 겸손하며
오만 떠나 항상 지혜를 사유하여
물음에 성냄 없이 적절히 해설해서
능히 이리 행한다면 공덕 끝도 없으리라.
여래가 상주하시는 곳
24. 법사의 이같은 덕 성취한 이 볼 적에는
천화 흩고 천의를 그 몸에 씌우고 나서
발 밑에 예배하여 부처인 듯 여길지며,
생각하되, ‘미구에 보리수 밑 이르러
깨달아 두루 인천을 구하리라’ 해,
그의 머무는 곳 걷고 앉고 눕건 간에
한 게송이라도 설한다면
거기에 탑을 세우고 단장해
갖가지로 공양할지니,
불자가 이러한 지점에 안주하면
부처님이 곧 수용하사
늘 거기에서 걷고 앉고 누우시리.”
제 18. 수희공덕품
이 가르침을 듣고 같이 기뻐한 공덕
1. 그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만약 선남자 선녀인이 이 법화의 가르침 듣자옵고 수희하는 그 사람은, 얼마의 복을 받자오리까.”
다시 게송을 설해 이르오되,
“세존 멸도 후에 이 경을 듣자옵고
능히 수희하는 자는 얼마의 복 받으리까.”
2. 그때 부처님이 미륵보살마하살에 이르시되,
“아일다여. 여래 멸도 후에 비구․비구니건 우바새․우바이건 다른 지자건 어른이건 어린이건, 이 가르침 들어 수희하고 법회로부터 나와 다른 곳 이르러서, 승방에서건 한적한 곳에서건 도시․거리․크고 작은 마을에서건, 들은 대로 부모․친척․스승․친구 위하여서 능력 따라 설해 주매, 이들이 듣고 나서 수희하여 다시 남에게 가르치고, 그 사람이 듣고 나서 또한 수희해 남에게 가르쳐서, 이리 차츰 전해져 쉰번째에 이른다 치자.
아일다여. 그 쉰번째 되는 선남자 선녀인의 수희공덕을 내 이제 설하리니 잘 들으라.
3. 만약 4백만억 아승지 세계 안의 육취의 사생, - 난생과 태생과 습생과 화생이건, 유형이건 무형이건 유상이건 무상이건 비유상이건 비무상이건, 무족이건 이족이건 사족이건 다족이건, 이 같은 중생의 범주안에 속한 자에, 사람 있어 복을 구해 그들의 욕구대로 즐길 물건을 그 모두 보시하되, 하나하나의 중생들마다 염부제에 가득한 금은․유리․자거․마노․산호․호박 등 온갖 아리땁고 진귀한 보배들과, 코끼리․말이 끄는 수레와 칠보로 된 궁전․누각을 주었다 하자.
이 큰 시주가 이리 보시하기 80년을 채우고 나서, 이같이 생각하되, ‘내 이미 중생들에 즐길 물건 보시하되 바라는 대로 주었으나, 이들 다 이미 늙어 백발에 주름져서 죽을 날 멀잖으리니, 내 응당 불법으로 가르쳐 인도하리라’ 하고, 곧 이 중생들 모아놓고 일러 펴 교화하여, 보이며 가르치며 이케 하며 기껍게 해[示敎利喜], 일시에 다 수다원도․사다함도․아나함도․아라한도를 얻으며, 온갖 번뇌 다하여 깊은 선정에다 자재함 얻어 여덟 가지 해탈을 갖추게 한다면, 네 뜻에 어떠하뇨. 이 큰 시주의 얻을 공덕이 많겠느냐, 적겠느냐.”
4. 미륵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이 사람의 공덕이 매우 많아서 무량․무변하사오리다. 만약 이 시주가 다만 중생에게 온갖 필수품만 준다 하여도 공덕이 한량 없겠거늘, 하물며 아라한과를 얻게 해줌이오리까.”
5. 부처님이 미륵에게 이르시되,
“내 이제 분명히 너에게 이르노니, 이 사람이 온갖 필수품으로 4백만억 아승지 세계의 육취의 중생들에 나누어 주고, 다시 아라한과마저도 얻게 해준다 해도, 얻는 공덕이 이 쉰번째의 사람의 묘법연화의 가르침의 게송 하나를 듣고 수희하는 공덕과 같지 못함이, 백분百分․천분․백천만억분의 그 하나에도 못 미치리며, 내지는 산수․비유로서도 능히 알 바 아니니라.
아일다여. 이같이 쉰번째 사람의 차츰 전하여져 법화의 가르침 듣고 수희하는 공덕도 오히려 무량․무변․아승지거늘, 하물며 맨 처음 법회중에서 듣고 수희하는 자이겠느냐. 그 복 더욱 뛰어나 무량․무변․아승지론 견주지 못하리라.
이 가르침을 스스로 듣거나 남에게 듣도록 권유한 공덕
6. 또 아일다여. 만약에 사람 있어 이 경을 위해 승방에 가서 앉거나 서거나 간에 잠시라도 들어서 신수信受한다면,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다시 태어날 적에는 가장 아리따운 코끼리나 말이 끄는 수레와 진기한 보배로 된 가마 얻으며, 또 천궁에 오를 수 있으리라.
또 사람 있어 설법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가, 사람이 올 제 권하여 앉아 듣게 하거나 자리 나누어 앉게 한다면, 이 사람의 공덕은 다시 태어날 때에 제석천의 자리나 범왕 자리나 전륜왕의 자리를 얻게 되리라.
아일다여. 사람 있어 타인에게 이르되, ‘법화라는 가르침[經]이 있으니 함께가서 듣자’ 하여, 권고 따라 내지 잠깐이라도 듣게 한다면, 이 사람의 얻는 공덕은 다시 태어날 적에 다라니보살들과 한 곳에 태어나리니,
7. 영민하여 지혜있으며, 백천만번 태어나도 벙어리가 안되며, 입에 악취 없으며, 혀에 늘 병 없으며, 입 또한 병 없으며, 이에 때 끼어 검어지거나 누래지거나 성겨지거나 빠지거나 들쑥날쑥하거나 굽어지거나 하는 따위 일 없으며, 입술이 아래로 드리워진다거나 걷기어 오무라든다거나 거칠어진다거나 부스럼․두드러기 난다거나 갈라진다거나 삐둘어진다거나 두텁거나 크거나 검거나 함이 없어 미운 데가 없으며, 코가 납작하여 얇다든가 구부러짐 없으며, 얼굴이 검다거나 길쭉하다거나 패이지 아니하여 온갖 불쾌한 상이 없어 입술과 혀와 이가 다 아리따우며, 코는 길고 높고 곧으며, 얼굴은 둥글며, 눈썹은 높고 길며, 이마는 넓고 반듯하여 훌륭한 인상을 모두 갖추어, 태어나는 곳마다 부처님을 친히 뵙고 법을 들어서 가르침을 믿어 수지하리라.
아일다여, 네 이를 볼지라. 한 사람 권고하여 가서 법을 듣게 한 공덕도 이렇거든, 항차 일심으로 들으며, 독송하며, 대중 속에서 남을 위해 설하며, 설한 대로 수행하는 자일까보냐.”
법화의 가르침 50번째로 전해 듣고 기뻐한 이의 공덕
8.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사람 있어 법회에서 이 경전 듣되
한 게송이라도 수희해 남에게 설해 주어
이리 차츰 전파하여 쉰번째 이르를 제,
마지막 사람의 복 이제 의당 밝히리라.
9. 큰 시주가 끝없는 무리에게 보시하길
80년을 욕구대로 해줌 같도다.
저들 늙어 백발 되고 주름이 지고
이 빠지고 마름 보아
미구에 죽으리 하여
‘가르쳐 도과 얻게 하리라’ 해서,
방편으로 열반의 법을 설하길,
‘모두가 무상하여 물거품과 같거니
빨리 집착을 버리라’ 하매,
이를 듣고 다 아라한 얻어
6신통과 삼명과 8해탈 얻는대도,
쉰번째의 사람이 한 게송 듣고 수희한
그 공덕의 나음이 비유할 바 아니니라.
이리 전해 들은 그 복도 무량커니
법회에서 처음 듣고 수희한 자일까보냐.
다른 사람 이끈 공덕
10. 만약 한 명에
법화의 가르침 듣게 하리라 하여
‘이 가르침 심묘함은
천만겁에 만나기 어렵다’ 할 제,
권고 따라 찾아가 잠시라도 듣는다면
이 사람 받을 복을 이제 응당 설하리라.
11. 세세에 입병 없고,
이 성기고 변색하는 일이 없으며,
입술 두텁고 걷기고
찢어지는 밉상 없으며,
혀에 결함 없으며,
코는 우뚝해 길고 곧으며,
이마 넓고 반듯하며, 얼굴 온통 단정하여
남 보기에 좋으며, 입에서 악취 없고
우발화향 늘 그 입에서 나리라.
스스로 듣는 공덕
12. 일부러 승방을 찾아
이 법화의 가르침을 잠시나마
듣고 기뻐하는 그 복도 설하리니,
천인들 속에 태어나서 상거․마거와
보배의 가마 얻고 천궁에 오르리라.
가르침대로 실천하는 공덕
13. 또 법회에서 권해, 앉아 듣게 하면
이로 해 석범․전륜의 자리를 얻으리니,
하물며 일심청수하고 그 도리 해설하며
그대로 닦는 자랴.
그 복 무량하리로다.”
제 19. 법사공덕품
오종법사의 공덕
1. 그때 부처님이 상정진보살마하살에 이르시되,
“선남자 선녀인이 이 법화의 가르침 수지하여 읽으며 외며 설하며 베껴쓰면, 이 사람은 마땅히 8백의 안근 공덕․1천 2백의 이근 공덕․8백의 비근 공덕․1천 2백의 설근 공덕․8백의 신근 공덕․1천 2백의 의근의 공덕을 얻으리니, 이 공덕으로 육근을 미화[莊嚴]하여 그 모두 청정히 하게 되리라.
눈이 청정해지다
2. 이 선남자 선녀인이 부모로부터 받은 청정한 육안으로 삼천대천세계 안팎의 모든 산과 숲과 강과 바다를 보게 되리며, 아래로 아비지옥, 위로는 유정천에 이르기까지, 그 중의 온갖 중생과, 그들의 업의 인연과, 과보로 나는 곳을 또한 보아서 다 보고 다 알리라.”
삼천대천 세계의 모든 것을 다 보다
3. 이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대중 속에서 두려움 없이
이 법화의 가르침 설하는
그 공덕을 들어보라.
그 사람은 8백의 공덕으로
뛰어난 안근을 얻어
이것으로 미화되매 그 눈 매우 청정하리.
부모께 받은 그 눈으로
삼천세계 안팎의 미루산과
수미산․철위산과
온갖 산림․대해와 강을 모두 보며,
아래론 아비지옥,
위로는 유정천에 이르기까지
그 안의 온갖 중생 모두 보리니,
천안은 못 얻어도
육안의 힘이 이러리라.”
귀가 청정해지다
4. 다시 또 상정진이여, 선남자 선녀인이 이 가르침을 수지하여 읽으며 외며 설하며 베껴 쓰면, 1천 2백의 이근耳根 공덕 얻으리라. 이 청정한 귀로 삼천대천세계의 아래로 아비지옥, 위로는 유정천에 이르기까지, 그 곳 안팎의 갖가지 말과 소리 - 코끼리와 말 소리, 소 소리․수레 소리, 우는 소리․탄식소리, 소라소리․북소리, 종소리․방울소리, 웃음소리․말소리, 사내 소리 계집 소리, 사내아이 소리에 계집애 소리, 도리에 맞는 소리․부당한 소리, 괴로운 소리에 즐거운 소리, 범부의 소리에 성인의 소리, 기쁜 소리․기쁘지 아니한 소리, 천신의 소리에 용신의 소리, 야차의 소리에 건달바 소리, 아수라의 소리에 가루라 소리, 긴나라․마후라가 소리와, 불 소리․물 소리․바람 소리와, 지옥 소리․축생 소리․아귀의 소리, 비구의 소리에 비구니 소리, 성문의 소리에 벽지불 소리, 보살소리에 부처님 소리를 모두 다 듣게 되리라.
요약해 이르건대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안팎의 모든 소리를, 천이는 못 얻어도 부모께 받은 청정한 예사의 귀를 가지고 다 이를 듣게 됨이니, 갖가지 소리들을 이리 분별하면서도 그 청각은 손상되지 아니하리라.”
삼천대천 세계의 모든 소리를 다 듣고 알다
5.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부모께 받은 귀가 청정하여서
이 귀로 삼천세계가 소리를 듣되,
코끼리․말과 수레․소,
종․방울․소라․북과
금슬․공후․퉁소․피리 따위 소리와
고운 노래소리 들어서 안 매이며,
무수한 사람 소리 들어 다 이해하며,
또 제천의 말소리와 노래소리 들으며,
남녀 소리와 사내애 계집애의 소리 들으며
산과 개울․골짜기의 가릉빈가 소리와
명명命命 따위의 새들 소리 다 들어 알며,
6. 지옥에 고통받는 갖가지의 외침과
아귀가 굶주려 음식 찾는 소리와
여러 아수라들이 큰 해변에 모여
서로 말하여 큰 소리 질러대도
이런 법사는 그 사이에 안주하여
이 여러 소리 듣되 청각 아니 상하며,
7. 시방세계 금수가 서로 불러댄대도
법사는 앉은 채로 다 들어 알며,
여러 범천 위의 광음천과 변정천
내지 유정천의 말하는 소리까지
법사는 여기에서 다 들어 알며,
8. 온갖 비구와 비구니의 무리들이
경전을 읽거나 남 위하여 설해 줄 때,
법사는 여기에서 다 들어 알며,
보살들이 경을 읽고 남 위해 설해 주며
경을 합송하며 그 뜻 풀어 줄 때에는
이런 여러 소리를 다 들어 알며,
부처님 - 중생 교화하시는 분들께서
대중들에 미묘한 법 설하실 때면
이 가르침 수지하는 법사 다 들으리라.
9. 삼천세계 안팎의 모든 소리를
아래로 아비지옥
위로는 유정천에 이르기까지
다 그를 듣되 청각 아니 상하리니,
그 귀 매우 밝기에 분별해서 앎이라.
이 가르침 수지하는 자는
천이를 얻진 못했으나
타고난 그 귀로도
공덕 이미 이러리라.
코가 청정해지다
10. 다시 상정진이여. 선남자 선녀인이 이 경을 수지하여 읽으며 외며 설하며 베껴쓰면, 8백의 비근鼻根을 얻으리라. 이 청정한 비근으로 삼천대천세계 상하안팎의 갖가지의 내음을 맡으리니, 수만나화와 사제화 내음, 말리화 내음, 첨복화․바라라화․내음, 붉은 연꽃․푸른 연꽃․흰 연꽃 내음, 꽃 나무 내음, 과수의 내음, 전단향․침수향․다마라발향․다가라의 향기와, 천만가지 화향의 분말이거나 환이거나 바르게 돼 있는 향을, 이 가르침 수지하는 자는 여기에 있으면서 다 능히 식별하며,
또 중생의 내음, - 코끼리와 말과 소와 양 따위의 내음과 남자와 여자․소년․소녀의 내음을 식별해 알며, 초목과 숲의 내음 - 가까이건 멀리 있는 것이건 온갖 내음을 다 맡아 식별해 착오 없으며, 이 가르침 수지하는 자는 여기 있으면서도 또한 천상 제천의 향을 맡으리니, 바리질다라와 구비다라수․만다라화․마하만다라화․만수사화․마하만수사화 따위의 향과, 전단․침수의 갖가지 말향, 여러 가지 꽃들의 향기, 그리고 이런 천향이 뒤섞여 나는 향을 맡아서 식별하지 않음 없으며,
또 제천의 몸의 내음 맡으리니, 석제환인이 승전에서 뜻대로 즐기고 노닐 때의 내음과, 묘법당에서 도리제천을 위해 법을 설해 줄 때의 내음과, 여러 유원지 노닐 때의 내음과, 또 다른 천인들의 남녀의 몸에서 나는 내음을 다 멀리서 맡아, 이리 차츰 옮아가 범천에 이르고 위로는 유정천에 이르기까지 모든 천인의 몸의 내음을 또한 다 이를 맡으며, 아울러 천인들의 피우는 향 맡으며, 성문과 벽지불과 보살과 부처님네 몸에서 나는 내음을 다 멀리서 맡아, 그 소재를 알리라.
이 같은 여러 내음 맡는다 해도, 후각은 안 상하여 그르침 있음 없고, 이를 분별해 남에게 일러 주려 한다 하여도 그 기억에 오류가 없으리라.”
삼천대천 세계의 모든 냄새를 맡고 알다
11.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그 코 청정하여 이 세상 있는
향기․악취 다 맡아 식별하리라.
수만나와 사제闍提와 다마라와 전단과
침수․계수․갖가지 꽃․과일의 향기와
중생의 향․남녀의 향 식별하리니,
멀리 있어도 냄새 맡아 그 소재 알며,
12. 전륜왕․소전륜왕․그들의 아들
신하․궁인들 냄새로 소재 알며,
몸치장한 보배와 땅속 묻힌 보배와
전륜왕의 보녀를 냄새로 소재 알며,
사람들의 장신구와 옷과 영락과
바르는 향 냄새 맡아 그 몸을 알며,
천인들이 가는지 앉았는지 노니는지
신통력을 갖춘지
이 법사는 냄새로 모두 알며,
13. 모든 나무 꽃과 열매․소유의 향기를
여기 앉아 냄새 맡고 그 소재 알며,
여러 깊은 산속 전단나무 꽃이 피면
거기 있는 중생까지 내음으로 모두 알며,
철위산과 대해와 땅 속의 온갖 중생
법사는 냄새 맡아 그 소재 모두 알며,
14. 아수라의 남녀와 그 모든 권속들이
싸우고 노닐 제면 냄새로 모두 알며,
들판의 험한 곳의 사자와 코끼리
호랑이․이리․들소․물소 냄새 맡아
그 소재 알며,
15. 임신하여 남자인지 여자인지 중성인지와
비인인지 궁금하면 냄새로 식별하며,
냄새 맡아 임신 여부․성공 여부와
편안히 복된 아이 낳을지를 식별하며,
냄새 맡아 남녀의 탐․진․치의 마음과
또한 선을 닦은 사람을 식별하며,
16. 땅에 묻힌 금․은 따위 여러 보배와
동기에 담긴 것을 냄새로 식별하며,
갖가지 영락, 값비싼 그것들을 냄새만으로
귀천과 출처와 소재를 식별하며,
17. 천상의 꽃들 - 만다라화․만수사화
바리질다수 냄새 맡아 식별하며,
천상의 궁전들의 상․중․하의 차별과
보화로 꾸민 모양 냄새로 식별하며,
하늘의 원림․궁전․누각․법당과
그 속의 즐거움을 냄새로 식별하며,
천신들이 법 듣거나 향락에 젖을 때의
행주좌와 냄새로 그 모두 식별하며,
천녀들이 화향으로 옷단정하여,
어정이며 노닐 때 냄새로 식별하며,
이리 올라가 범천에 이르도록
선정에 들고 나는 자를 냄새로 식별하며,
광음천․변정천과 내지는
유정천에 이르기까지
태어나고 퇴몰함을 냄새로 식별하며,
18. 여러 비구들이 항상 정진해
앉거나 걷거나 경전 독송하거나
나무 아래 마음 모아 좌선할 때에
법사는 냄새 맡아 그 소재 알며,
보살이 좌선커나 경전 독송하거나
남 위해 설법함을 냄새로 능히 알며,
온갖 곳 세존께서 모든 사람 존경 속에
대중에게 설법하심을 내음 맡아 모두 알며,
중생이 부처님 앞 가르침 듣고 기뻐하여
법대로 수행함을 내음으로 다 알리니,
보살의 무루한 코 얻지는 못했어도
이 가르침 수지하는 자는
이런 후각 얻으리라.”
혀가 청정해지다
19. “다시 또 상정진이여. 선남자 선녀인이 이 경을 수지하여 읽으며 외며 설하며 베껴 쓰면, 1천 2백의 설근舌根 공덕 얻으리라. 좋거나 추하거나 맛있거나 맛없거나 온갖 쓰고 떫은 것도, 그 혀 닿으면 다 더없는 맛으로 변해 버려, 하늘의 감로 같이 맛없는 것 없게 되며,
20. 만약 이 혀로 대중 속에서 법을 설할 때에는, 깊고 아리따운 소리가 나서 능히 그 마음 사로잡아 다 기껍고 즐겁게 하여 주며, 또 여러 천자․천녀와 석범제천이 깊이 있고 아리따운 이 음성으로 설하는 논의의 시종을 듣고는 다 찾아와 이를 들으며, 모든 용과 용녀와 야차와 야차녀와 건달바․건달바녀․아수라․아수라녀․가루라가와 가루라가녀․긴나라와 긴나라녀․마후라가와 마후라가녀들이 법을 듣기 위하여 다 접근해 공경하고 공양하며,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국왕․왕자․신하들과 권속, 소전륜왕․대전륜왕과, 그의 칠보 천자千子와 내외권속이 그 궁전 타고 함께 와 법 들으며,
21. 이 보살이 설법을 잘하기에 바라문과 거사와 국내 백성이 그 목숨 다하도록 모시어 공양하며, 또 모든 성문․벽지불과 보살․부처님네가 항상 이 사람 보기 바라며, 어디건 이 사람이 머무는 방향, 온갖 부처님이 그 곳 항하사 법을 설해 주시매, 다 능히 모든 불법 받자와서 지니며, 또 자신도 깊이 있고 아리따운 설법 소리 내리라.”
늘 묘법을 설하다
22.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그의 설근 청정해 나쁜 맛 안 보리니,
입에 대면 그 모두 감로로 변하리라.
맑고 고운 소리로 대중에게 설법하되
온갖 인연․비유로 그들 마음 인도할 제,
듣고 다 기뻐하여 여러 공양 베풀며,
온갖 천인․용과 야차․아수라 등이
그 모두 공경하여 함께 와 법 들으며,
설법하는 이 사람이 아리따운 그 음성을
삼천세계 채우려면 뜻대로 곧 들리며,
23. 대소의 전륜왕과 천자 권속이
합장 공경하여 늘 와서 법 들으며,
모든 천인․용과 야차․나찰과 비사사도
기꺼이 항상 와서 공양하기 바라며,
범천왕과 마왕과 자재천․대자재천
이런 천인들이 그 곳 늘 찾아오며,
제불도 제자들과 그 설법의 소리 듣고
늘 지키며, 때로는 그 몸도 나투시리라.”
몸이 청정해지다
24. “다시 또 상정진이여. 선남자 선녀인이 이 경을 수지하여 읽으며 외며 설하며 베껴 쓰면, 8백의 신근身根 공덕 얻으리라. 청정한 몸 얻음이 맑은 유리와 같아 중생이 보고 기뻐하리니, 그 신근이 이리나 청정한 탓에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의 날때․죽을 때와, 뛰어나고 못남과 미모․추모와, 좋은 곳 나고 악한 곳 남이 다 그 몸에 나타나며, 철위산․대철위산․미루산․대미루산 따위의 여러 산과 그 속에 사는 중생이 다 몸에 나타나며, 아래로 아비지옥 위로는 유정천에 이르기까지 그곳의 온갖 것과 중생이 다 몸에 나타나며, 만약 성문이나 벽지불․보살이나 부처님네 설법하시면, 다 몸에 그 모습이 나타나리라.”
삼천대천 세계의 모든 것이 그 몸에 나타나 보이다
25. 이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이 가르침 수지하는 자는
그 몸 매우 청정하여
맑은 유리같아 중생이 보고 기뻐하며,
또 맑은 거울 속에 온갖 형상 보는 듯이
보살의 제 몸에서 세상의 것 다 보리니,
저 홀로 볼 뿐, 남은 보지 못하리라.
26. 삼천세계 중의 온갖 중생들,
천인․사람․아수라와
지옥․귀신․축생의
이런 여러 형상이 다 몸에 나타나며,
제천의 궁전과 유정천 이르도록
그 안에 있는 철위․미루․마하미루산
모든 대해가 그 몸에 다 나타나며,
부처님네와 성문과 보살이 혼자 있거나
대중에게 설법함이 모두 나타나리니,
무루한 법성신은 비록 얻지 못했어도
청정한 예사 몸에 모두 나타나리라.”
뜻이 청정해지다
27. 다시 또 상정진이여. 선남자 선녀인이 여래의 멸도 후에 이 경을 수지하여 읽으며 외며 설하며 베껴 쓰면, 1천 2백 의근意根의 공덕을 얻으리라. 이 청정한 의근으로 내지는 한 게송의 한 구절을 듣는대도 무량 무변한 도리 통달하리니, 이 도리 알고 나서 능히 한 게송의 한 귀절을 설해 주되, 한 달․넉 달 내지는 1년 되어도, 설하는 모든 법이 그 도리 바로 따라 조금도 실상과 어긋남이 없으며, 만약 속세의 경전이나 정치․경제에 관하여 설한다 해도 모두 정법을 따름이 되며,
28. 삼천대천세계의 육취 중생의 마음의 모양과 마음의 움직임과 마음의 망상을 모두 알리니, 무루의 지혜 얻지는 못했어도 그 마음의 청정함 이같기에, 이 사람의 생각하고, 헤아리고 하는 말은 다 불법이라 진실 아님 없으며, 또한 이는 과거세 부처님들이 경에서 설하신 말씀이리라.”
모든 가르침 다 알고 설하다
29.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그의 마음 청정하고 밝아 흐림 없어서
이로써 가르침의 상․중․하 식별하며,
게송 하나 듣고도 무량한 도리 알아
한 달․넉 달․1년을 법대로 설법하며,
30. 이 세계 안팎의 온갖 중생들
천과 용과 사람과 야차․귀신 따위가
육취 속에서 생각하는 갖가지를
이 가르침 수지하기에 일시에 모두 알며,
31. 시방의 부처님이 백복 갖춘 모습으로
중생 위해 하신 설법 다 들어 수지하며,
무량한 뜻 생각하여 무량히 설법하되
망각․착오 없으리니
이 가르침 수지한 탓이라.
32. 온갖 것의 특징과 관계를 알며
이름과 글 통달해 그대로 설하리니,
설함이 다 과거불의 가르침이라.
그러기에 대중을 두려워함 없으리라.
33. 법화의 가르침 수지하는 자
마음 맑기 이같거니
무루지엔 멀어도 이런 상 있으리라.
그는 이 가르침 지니기에
놀라운 경지에 들어
모든 중생 기뻐하고 공경하는 바가 되며,
천만 가지 좋은 말로 분별해 설하리니
또한 이 가르침 수지하는 때문이로다.”
제 20. 상불경보살품
불성 지닌 인간을 지극 정성으로 예배한 상불경 보살
1. 그때 부처님이 득대세보살마하살에 이르시되, “너 이제 마땅히 알지어다. 만약 법화의 가르침 수지하는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를 악한 말로 욕하고 비방하면, 큰 죄보 얻음이 앞에서 설한 그대로이며, 이를 수지하는 사람의 얻는 공덕도 먼저 설한 바 같아 안이비설신의가 청정하리라.
2. 득대세여. 옛적 무량 무변 불가사의 아승지겁 전에 부처님이 계시되, 이름이 위음왕威音王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셨으니, 겁명은 이쇠離衰요, 국명은 대성大成이라.
3. 그 위음왕불이 저 세상에서 천인과 사람 아수라 위하시어 설법하시되, 성문되기 바라는 자에게는 사제에 관련되는 법을 설하사 생사병로 극복하여 열반에 곧 이르도록 하시고, 벽지불 되기 바라는 자에게는 십이인연에 관련된 법 설하시고, 보살들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말미암아 육바라밀에 관련된 법을 설해 불혜에 곧 이르게 하시니라.
4. 득대세여. 이 위음왕불의 수명은 40만억 나유타 항하사겁이요, 정법이 세상에 머무는 겁의 수는 한 염부제의 미진 수효 같고, 상법이 세상에 머무는 겁의 수는 사천하 미진의 수효와 같더니라.
그 부처님이 중생을 요익하시고 나, 멸도하시고 정법․상법이 다하고 난 뒤, 이 국토에 다시 부처님이 나타나시니, 또한 이름이 위음왕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라. 이리 차례로 나타나신 2만억 불이 다 동일한 이름이시더니라.
5. 그런데 첫 위음왕여래께서 이미 멸도에 드사 정법이 없어지고 상법의 세상에서, 증상만 비구들이 큰 세력 이루더니, 그때 한 보살의 비구 있어 이름이 상불경이라.
득대세여. 그 무슨 까닭으로 이름이 상불경이던가. 이 비구의 눈에만 띄면 비구건 비구니건 우바새건 우바이건, 다 그들을 예배 찬탄해 이 같은 말을 하되, ‘내 그대들을 깊이 존경해 감히 업신여기지 아니하노니, 어째서어뇨. 그대들이 다 보살의 도 행하여 부처 될 것이기 때문이로다.’
즉 이 비구는 오로지 경을 독송하는 것도 아니고 예배만을 행하여, 내지는 사중을 멀리서 보더라도 일부러 찾아가 예배하며 찬탄하여 이리 말하되, ‘내 그대들을 감히 업신여기지 아니하노니, 그대들 다 마땅히 부처 되리라.’
6. 이리하매 사중 중에 성을 내서 마음이 청정하지 못한 자 있어 악한 말로 욕설을 퍼부어 이르기를,
‘이 무지한 비구는 어디메서 왔는다?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그대들을 업신여기지 않노라고 하면서, 우리에게 수기 해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하나, 우리는 이런 거짓된 수기를 아니 받노라.’
이리 다년간 늘 욕을 먹어도 성내지 아니하여 항상 말하되, ‘그대 장차 부처가 되리라’ 하니, 이 말 할 때 대중들이 몽둥이․기와․돌로 때리고 던졌으나 피해 달려 멀리 가서 오히려 큰 소리로 외쳐 이르되,
‘내 감히 그대들을 업신여기지 아니하노니, 그대들 다 부처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 하니라. 항상 이 말을 하는 까닭에, 증상만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상불경常不輕’이라 별명을 붙였니라.
법화의 가르침으로 빨리 성불하다
7. 이 비구 죽으려 할 제 하늘로부터, 위음왕여래께서 전일에 설하셨던 20천만억 게송 들려 와 자세히 듣자옵고 모두 수지해, 곧 위에 설함같은 안근의 청정․이비설신의근의 청정 얻으니, 이 육근의 청정 얻고 나 다시 수명 늘어나 2백만억 나유타 해를 널리 남 위하여 이 법화의 가르침 설했었니라.
때에 증상만의 사부대중 -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 이 사람 경멸하여 상불경이라 부르던 그 자들이, 그 대신통력․요설변력․대선적력大善寂力 얻음을 보며 그 설하는 법을 듣고 다 믿어서 따르더니, 이 보살 다시 천만억의 무리를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게 하였도다.
8. 그리고 목숨을 마친 후에 2천억 부처님을 만나 뵈오니, 다 이름이 일월등명이시라, 그 법 중에서 이 법화의 가르침 설했으며, 이 인연으로 다시 2천억 부처님을 만나 뵈오니 한가지로 이름이 운자재등왕이시라, 이 여러 부처님의 법 가운데서 수지․독송해 사중들에게 이 경전 설한 탓에, 이 육안이 청정해지며 이비설신의의 여러 기관이 청정해져서, 사중 속에서 법을 설하되 마음에 두려운 바 없었더니라.
득대세야, 이 상불경보살마하살은 이리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옵고 공경․존중․찬탄하사와 온갖 선근 심어서, 뒤에 다시 천만억의 부처님네 만나뵈와, 또한 여러 부처님의 법 중에서 이 경전 설해 공덕 성취하였기에 의당 부처 될 수 있었나니라.
상불경 보살은 세존의 전생
9. 득대세야. 네 뜻에 어떠하뇨. 당시의 상불경보살이란 어찌 다른 사람이랴. 바로 이몸이었니라. 만약 내가 과거세에 이 경을 수지하며 독송하여서 남 위해 설하지 아니했던들, 능히 이리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얻지 못했으려니, 내 전세의 불소에서 이 경을 수지하며 독송하여서 남 위해 설했기에,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음이로다.
상불경 보살 업신여겼던 이들
10. 득대세여. 당시의 사중, - 비구․구니․우바새․우바이는 성내어 나를 업신여긴 까닭으로, 2백억겁 동안이나 부처님 못 만나며, 법을 듣지 못하며, 승을 보지 못하였고, 1천겁 동안 아비지옥 떨어져서 큰 고뇌 다 받다가, 이 죄가 다 스러진 다음에야 다시 상불경보살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교화함 만나니라.
득대세여, 네 뜻에 어떠하뇨. 당시의 사중으로 늘 이 보살을 업신여긴 자들이란 어찌 다른 사람이랴. 오늘 이 모임 중의 발타바라 등 5백보살과, 사자월 등 5백 비구니, 사불 등 5백 우바새로서,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치 아니하는 자였느니라.
득대세여, 마땅히 알라. 이 법화의 가르침은 온갖 보살마하살에 큰 이익 끼쳐 주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능히 이르도록 하나니, 그러기에 모든 보살마하살은 여래 멸도 후에 이 경을 수지․독송․해설․서사할 것이니라.”
상불경 보살의 큰 인내
11. 그때 세존이 이 뜻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과거에 위음왕불 계시었으니
지혜 한량 없어서 일체중생 인도하사
천인․용신의 공양함 되시었고,
12. 이 부처님 멸도 후 법 다하려 하는 때에
보살 있어 그 이름 상불경이더니라.
당시의 사중들이 그릇된 법에 집착커늘
이 보살이 그들 있는 곳을 찾아가
이르되, ‘그대들을 경멸하지 않노니
도를 닦아 모두 부처 될 것이로다.’
13. 이를 들은 사람들이 헐뜯고 욕했건만
이 보살이 능히 다 참아내더니,
그 죄보 끝나매 임종 당하여
이 가르침 들어 육근이 청정해져서
신통력 탓에 수명이 다시 늘어
또 사람들에 이 가르침 설하니,
법에 착한 무리들이 모두 보살의
교화 입어 불도에 들게 되니라.
상불경이 죽어서 무수불을 만나뵈와
이 가르침 설했기에 무량한 복을 얻고
차츰 공덕 갖춰 속히 불도 이루도다.
상불경 보살과 그에게서 성불의 수기 받았던 사람들
14. 당시의 상불경은 오늘의 이몸이요,
당시의 사부대중으로 법에 착한 무리들은
상불경의 ‘부처가 되리라’함 들었기에
이런 인연으로 무수불 만나 뵈니,
이 모임 속의 5백의 보살들과
그리고 사중 속의 청신사녀들,
지금 내 앞에서 법 듣는 자 이것이라.
내가 전생에서 이들에게 권고하여
이 경 - 으뜸가는 가르침 듣게 하여
가르쳐 열반에 들게 했기에
세세에 이 법화의 가르침
수지하게 됨이로다.
듣기 어려운 가르침
15. 억억만겁에서 불가사의겁에나 이르러야사
때로 이 법화의 가르침 들을 수 있게 되며,
억억만겁에서 불가사의겁에나 이르러야사
부처님네 때로 이 가르침 설하시나니,
그러므로 행자는 부처님 멸도 후에
이 가르침 듣거든 아예 의혹치 말고
응당 일심으로 두루 이를 설하거라.
세세에 부처 만나 빨리 불도 이루리라.”
제 21. 여래신력품
땅 속에서 올라온 보살들의 서원
1. 그때 천세계의 미진과 같은 수의 보살마하살, - 땅으로부터 솟아나온 이들이, 다 부처님 면전에서 일심으로 합장하여 존안 우러러 뵙고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저희가 부처님의 멸도 후에, 세존의 분신들이 계시는 국토, - 멸도하신 그 곳에서 마땅히 이 가르침 두루 설하오리니, 어째서어뇨. 저희 또한 스스로 이 참되고 청정하고 큰 법을 얻어, 수지․독송․해설․서사해, 이를 공양하고자 바람이로소이다.”
세존과 분신 부처님들 신통력 보이시다
2. 그때 세존이 문수사리 따위 무량 백천만억의 예로부터 사바세계 거주해 온 보살들과, 모든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천인과 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와, 마후라가 따위 인비인 등 온갖 무리 앞에서, 대신통력 나투사 광장설 내어 위로 범천까지 이르도록 하시고, 온갖 털구멍에서 무량한 빛깔의 광명을 놓아 시방세계 두루 비추시거늘, 여러 보수 밑 사자좌 위에 계시는 부처님네도 또한 이리 하시어 광장설을 내고 무량한 빛 놓으시니라.
3. 석가모니 여래와 보수 아래의 여러 부처님들께서 이리 신통력 나투실때에, 백천년이 찬 다음에야 도로 혀를 거두사, 일시에 기침하고 함께 손가락 튕기시오니, 이 두 소리 시방 제불의 세계에 두루 돌려, 그 땅들 모두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그 안 중생들, - 천인과 용․야차와 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와, 마후라가 따위 인비인 등이, 부처님이 나투신 신통력 탓에다 이 사바세계의 무량 무변 백천만억 보수 밑 사자좌의 부처님네 뵈오며, 다시 석가모니불이 다보여래와 보탑 속 사자좌에 앉으심을 뵈오며, 또 무량무변 백천만억 보살들과 사중들이 석가여래 공경하여 에워쌈을 뵙자와, 이를 보고 나 모두 크게 기뻐하여 일찌기 없던 일이라 하더니라.
사바 세계로 쏟아지는 찬탄과 공양
4. 그때 천인들이 허공 속에서 큰 소리로 외치되,
‘무량 무변 백천만억 아승지 세계 지나 국토 있으니 이름 사바요, 그 안에 부처님 계시오니 이름 석가모니시라. 이제 여러 보살들 위해 대승경 설하시매 그 이름 묘법연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요 부처님네의 호념하시는 바니, 너희가 응당 충심에서 수희할지며, 또한 의당 석가모니여래를 예배․공양할지어다’ 하거늘, 중생들이 허공에서 들리는 소리 듣고 합장해 사바세계 향하여서,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이리 말하고, 갖가지 꽃과 향과 영락․번개와 온갖 장신구와 진보 묘물을 다 함께 사바세계 향하여 멀리 흩으니, 흩은 것들이 시방으로부터 옴이 마치 구름 모이듯 하여, 변하여 보장 되어 이곳 온갖 부처님의 위를 덮었고, 때에 시방세계가 통달해 막힘 없어 하나의 불국토와 같이 되니라.
여래의 끝없는 신통력으로 다 설할 수 없는 공덕
5. 그때 부처님이 상행 따위 보살의 무리에게 이르시되,
“부처님들의 신통력이란 이리도 무량 무변 불가사의하거니와, 만약 내가 이러한 신통력으로 무량 무변 백천만억 아승지겁 동안을, 촉루하고자 이 경의 공덕을 설한다 해도 오히려 능히 다하지는 못하리라.
가르침을 부촉하시다
6. 요약해 이르건대 여래의 온갖 법과, 여래의 온갖 자재한 신통력과, 여래의 온갖 비밀지장, 그리고 여래의 온갖 심심한 일을, 다 이 경에서 펴 보이고 드러내 설했나니라. 그러므로 너희들은 여래의 멸도 후에 응당 일심으로 이 경을 수지․독송․해설․서사해 설한 그대로 수행할지며,
이 가르침이 있는 곳
7. 국토의 그 어디건 이경을 수지․독송․해설 서사해 설한 그대로 행하는 자 있거나, 혹 경권이 보관된 곳이라면, 거기가 유원이든 숲속이든 나무 밑이든 승방이든 집이든 전당이든 산골짜기․들판이든지, 거기에다 탑 일으켜 공양할지니, 그 어인 까닭인가. 알지니, 이곳이 바로 도량이라. 온갖 부처님이 여기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으시며, 온갖 부처님이 여기서 법륜 굴리시며, 온갖 부처님이 여기서 반열반에 드셨나니라.”
가르침 부촉하고자 신통 보이시고 공덕 찬미하시다
8. 그때 세존이 이 뜻 거듭 펴려 하사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부처님들은 큰 신통에 안주하여
모든 중생을기쁘게 해 주려고
무량한 신력 나투시되,
그 혀 범천에 이르고 몸에선 광명을 놓아
불자들에 희유한 이런 일 나투시며,
기침 소리․손가락 튕기는
그 소리가 시방에 들려
땅 모두 여섯 가지 진동을 일으키니라.
부처님 멸도 후에 이 가르침 수지하였기에
부처님네 기뻐하사 신력 나투심이라.
이 가르침 지니는 이의 공덕
9. 이 가르침 위촉하려 수지할 자 찬미하되
무량겁 설한대도 다하진 못하리니,
이 사람의 공덕은 끝도 없어서
허공같아 한계를 모르리로다.
10. 이 가르침 수지하는 자는
이미 이 나를 보며,
다보불과 분신불을 모두 뵈오며,
오늘 교화한 보살들도 또한 본 것이 되며,
이 가르침 수지하는 자는 나와 분신불들과
다보불을 다 기쁘게 하며,
시방의 현재․과거․미래 부처님을
또한 뵙고 공양하여 기쁘게 해드리며.
11. 부처님들 도량 앉아 얻으신 비밀의 법을
이 가르침 수지하는 자는
미구에 얻게 되며,
이 가르침 수지하는 자는
제법의 그 도리와
이름과 말 설하여 다함이 없어
바람이 공중에서 걸림이 없듯 하며,
여래 멸도 후에 부처님 설한 가르침의
인연․차례 알아서 도리대로 설하여
일월의 빛이 어둠을 몰아내는 듯
그가 능히 중생의 어둠을 없애 주어
무량한 보살 가르쳐 일승에 들게 하리라.
그러기에 지자는 이런 공덕 들은 바엔
나의 멸도 후에 이 가르침 수지할 것이니,
그는 불도에서 의혹 다시 없으리라.”
제 22. 촉루품
이 가르침의 유포를 당부하시다
1. 그때 석가모니불이 법좌로부터 일어나 대신통력 나투시와, 오른손으로 무량한 보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시고 이리 말씀하시되,
“내 무량 백천만억 아승지겁에 이 얻기 힘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을 닦고 익혔거니와, 그를 이제 너희들에 부촉하노니, 너희 응당 일심으로 이 법을 펴서 널리 번지게 하라.”
2. 이같이 세 번 모든 보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시고 말씀하시되,
“내 무량 백천만억 아승지겁에 이 얻기 힘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을 닦고 익혔거니와, 그를 이제 너희들에 부촉하노니, 너희 응당 수지하며 독송하여서 널리 이 법을 설해, 온갖 중생이 모두 들어 알게 해 줄지라. 그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큰 자비 지니어 인색함이 없으며 또한 공포 없어서, 능히 중생들에게 부처의 지혜․여래의 지혜․자연의 지혜를 주는 탓이라. 여래는 곧 모든 중생들의 큰 시주임이니, 너희도 여래의 법 따라 배워서 인색한 마음 내지를 말라.
3. 미래에 선남자 선녀인으로 여래의 지혜 믿는 사람 있거든, 마땅히 이 법화의 가르침 설해 들어 알게 해야 하리니, 그로 하여 불혜를 얻게 하기 위함이요. 만약 중생으로 안 믿는 자 있거든, 응당 여래의 다른 깊은 법 중에서 적절한 것 가리어 보이며 가르치며 이익 주며 기쁘게 해 주어야 하나니, 너희 만약 이리 한다면 부처님네 은혜에 보답함 되리로다.”
보살들의 맹세
4. 때에 모든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이런 말씀 듣잡고 나서, 큰 기쁨 그 몸에 넘쳐 더욱 공경해 몸 굽히고 머리 숙여, 합장해 부처님을 향하여 함께 소리내어 아뢰오되,
“세존의 분부대로 그 모두 받들어 행하오리다. 그러하오니 세존이시여, 원컨대 심려하지 마시옵소서.”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이리 세 번 다 함께 소리내어 아뢰오되,
“세존의 분부대로 그 모두 받들어 행하오리다. 그러하오니 세존이시여, 원컨대 심려하지 마시옵소서.”
각기 제자리로 돌아가다
5. 그때 석가모니불이 시방에서 오시었던 모든 분신불을 각기 그 본토로 돌아가게 하려 하사 이같이 이르시되, “부처님들은 각기 안주하시던 곳 돌아가시고, 다보불탑은 도리어 예같이 되시오소서.”
이 말씀 하실 적에, 시방의 무량한 분신이신 부처님네 - 보수 밑 사자좌에 앉아 계신 그 분들과 다보여래와 상행보살을 비롯한 무변 아승지의 보살의 대중과, 사리불을 비롯한 성문과 사중, 온갖 세간의 천․인․아수라 등이, 부처님의 설하심을 듣자옵고 다 크게 기뻐하니라.
제 23. 약왕보살본사품
약왕 보살의 전생
1. 그때 수왕화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약왕보살이 왜 사바세계에 노니시며, 세존이시여, 이 약왕보살은 얼마나한 백천만억 나유타 수의 난행․고행을 겪으시니이까. 좋사오니 세존이시여, 원컨대 조금 해설해 주오소서. 온갖 천과 용과 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와 긴나라․마후라가 따위 인비인 등과 또 다른 세계에서 찾아온 보살들과 이곳에 있는 성문의 무리들이, 듣자오면 그 모두 기꺼워하오리다.”
일월정명덕 여래와 일체중생희견 보살
2. 그때 부처님이 수왕화보살에게 이르시되,
“과거 무량 항하사겁 그 예전에 부처님 계시오되, 이름이 일월정명덕日月淨明德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라.
그 부처님에는 80억의 대보살마하살과 72항하사의 큰 성문의 무리 있되, 부처님의 수명은 4만 2천겁이요, 보살들의 수명도 이와 같으며, 저 나라에는 여인․지옥․아귀․축생․아수라 등과 온갖 고난 없었으며, 땅은 고르기 손바닥 같았으니 유리로써 이루어지며, 보수로 치장하고, 보장이 위를 덮고, 보화의 깃발 드리우고, 보병․향로가 국토에 가득하고, 칠보로 대를 만들어 한 나무에 한 대이거늘, 그 나무와 대의 거리는 활의 사정거리 되고, 이 보수마다 보살과 성문 있어 그 밑에 앉았으며, 모든 보대 위에서는 각각 백억 천인들이 하늘의 음악 울려, 부처님을 노래하고 찬탄하여 공양드리더니라.
3. 그때 저 부처님이 일체중생희견보살을 비롯한 여러 보살과 모든 성문의 무리를 위하사 법화의 가르침을 설하시거늘, 이 일체중생희견보살이 고행을 익혀 일월정명덕불의 법 가운데서, 정진․수행해 일심으로 부처 되기 구하여, 1만 2천년을 채운 뒤에야 현일체색신삼매를 얻을 수 있었으니, 이 삼매 얻고 나서 크게 기뻐해, 곧 이리 생각하되,
‘내 현일체색신삼매 얻게 됨은 다 법화의 가르침을 들은 힘 때문이니, 내 이제 일월정명덕불과 법화의 가르침에 공양하리라’ 하고,
4. 즉시 이 삼매에 들어, 허공에서 만다라화 마하만다라화와 분말의 굳고 검은 전단栴檀을 비오게 해 그것이 허공에 차 구름인 듯 내렸으며, 또 해차안전단향을 비오게 하여, 육수로도 사바세계만큼이나 값 나가는 이 향으로써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니라. 이 공양 마치고 나서 삼매로부터 일어나 스스로 생각하되, ‘내 비록 신통력 나타내어 부처님께 공양하나, 몸으로써 공양함만 못하리라’ 하고, 곧 여러 가지 향 - 전단․훈륙․도루바․필력가․침수․교향을 먹고, 또 첨복의 꽃들에서 짠 향유를 마심이 1천 2백년 지난 다음에, 향유를 몸에 발라 일월정명덕불 앞에 나아가, 하늘의 보의를 몸에 두루고 향유 붓고 나, 신통력의 서원誓願 세워 스스로 제 몸에 불을 사르니, 그 광명이 두루 80억 항하사의 세계를 비추었고,
부처님들의 찬탄
5. 그 중의 제불들이 이를 보사 동시에 찬탄해 이르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저 선남자야. 이야말로 진정한 정진, 이야말로 진정한 여래에게 드리는 법의 공양이니, 만약 꽃과 향과 영락과 소향․말향․도향과 천상의 비단․번개․해차안전단향 따위의 것들, 이러한 갖가지 물건으로 공양한대도 능히 미칠 바 되지 못하며, 설사 왕국이나 처자를 보시한대도 또한 미칠 바 못 되리로다. 선남자야, 이를 일러 으뜸가는 보시라 하여, 온갖 보시 중에 단연 최존 최상이 되나니, 모든 여래를 법으로써 공양하는 까닭이니라.’
화생하여 가르침을 부촉받고 다시 공양하다
6. 이 말씀 마치시자 부처님들 침묵하셨고, 그 몸의 불에 탐이 1천 2백년, 그 후에야 그 몸이 다해 없어지니라.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이리 법공양을 마치고 죽은 그 후에, 다시 일월정명덕불 국토 중에 태어나, 정덕왕 집에 결가부좌한 채 홀연히 화생하여, 곧 부친에게 게송을 설해 이르되,
‘대왕은 아옵소서. 저 곳에서 수행하여
곧 온갖 현제신삼매 얻고,
다시 정진해 몸마저 버려
세존을 공양하오니,
무상혜 구하기 위함이었나이다.’
7. 이 게송 설함을 마치고 부친에게 아뢰오되,
‘일월정명덕불은 지금도 살아 계시거니와, 제가 예전에 이 부처님 공양하여 일체 중생의 말을 이해하는 다라니를 얻자옵고, 또 이 묘법연화의 가르침의 8백천만억 나유타 견가라․빈바라․아촉바 같은 게송을 들을 수 있었사오니, 대왕이시여, 제 이제 다시 이 부처님을 공양하려 하노이다.’
이리 아뢰고나서 곧 칠보의 대에 앉아, 허공으로 높이 7다라수 되는 데 올라, 불소에 이르러 머리를 발에 대어 예하옵고 열 개의 손톱 모아 게송으로 부처님 기리옵되,
‘얼굴 매우 아리땁고 빛이 시방 비추시니,
예전 공양하던 제가 이제 다시 뵙노이다.’
법을 부촉받다
8.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세존이시여.
아직 세상에 머무시니까.’
그때 일월정명덕불이 일체중생희견보살에게 이르시되, ‘선남자여, 내 열반할 때 이르며 멸진할 때 이르니, 네가 편안히 자리를 펴라. 내 오늘밤 마땅히 반열반에 들리라.’
또 일체중생희견보살에게 분부하시되,
‘내 불법을 너에게 부촉하며, 모든 보살․대제자들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과 또한 삼천대천의 칠보의 세계․온갖 보수․보대와 시중드는 천인을 다 네게 맡기며, 나의 멸도 후 온갖 사리도 또한 너에게 부촉하노니, 마땅히 유포시켜 널리 공양 베풀며, 응당 몇 천의 탑을 세울지니라.’
이리 일월정명덕불께서는 일체중생희견보살 향하여 분부함 마치시고 그날 밤 늦게 열반에 드시거늘,
9.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이 부처님 멸도하심 뵈옵고 슬퍼하고 괴로와해 부처님 사모하여, 곧 해차안전단으로 낟가리를 만들고 불신에 공양한 뒤 이를 태우고, 불이 꺼진 후에 사리를 주어 8만 4천의 보병 만들어 8만 4천의 탑을 세우니 높이는 3세계요, 표찰로 치장하되 여러 번개 드리우고 갖은 보령을 달았더니라.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이 다시 이리 생각하되, ‘내 비록 이리 공양했어도 마음에 아직 흡족하지 못하니, 내 이제 다시 부처님의 사리를 공양하리라’ 하고, 곧 보살․대제자․천․용․야차 등 온갖 대중에게 이르되, ‘너희 마땅히 일심으로 염할지니, 내 이제 일월정명덕불의 사리를 삼가 공양하리라.’
두 팔을 공양하다
10. 이리 말하고 나서, 곧 8만 4천 탑 앞에서 백복으로 치장된 제 팔을 태워, 7만 2천년 동안 공양하사와, 무수한 성문의 도 구하는 무리들과 무량 아승지의 사람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일으키게 해, 다 현일체색신삼매를 얻게 하니라.
그때 모든 보살과 천인․사람․아수라 등이 그 팔이 없음을 목격하고 근심하고 슬퍼하여 이리 말하되, ‘이 일체중생희견보살은 우리의 스승이사, 우리를 교화하는 분이시거늘, 이제 팔을 태우사 불구의 몸이 되시다니!’ 라고 하더니,
11. 때에 일체중생희견보살이 대중 속에서 이런 서원 세우되, ‘내 두 팔 버리어 반드시 금색의 몸 얻게 되리니, 이 말 진실하다면 나의 두 팔 예전같이 되어지이다.’
이리 서원 마치자 그의 두 팔 저절로 예같이 되니, 이 보살의 복덕․지혜가 순후했던 탓일러라. 또 그때에 마침 삼천대천세계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하늘로부터 보화가 비오듯 하니, 온갖 인천이 일찌기 없던 감격에 젖더니라.”
일체중생희견 보살은 지금의 약왕 보살
12. 부처님이 수왕화보살에게 이르시되,
“네 뜻에 어떠하뇨.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랴. 오늘의 약왕보살이 바로 그니, 그 몸 버리는 보시가 이리 무량 백천만억 나유타 수였니라.
소신 고양의 공덕
13. 수왕화여. 만약 발심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으려는 사람 있어, 능히 손가락이나 내지는 발가락 하나라도 태워서 불탑에 공양한다면, 왕국이나 처자나, 삼천대천세계의 산이나 숲이나 강이나 못물이나 온갖 진기한 보물이거나, 이런 따위로 이를 공양함보다 오히려 나으리라.”
가장 뛰어난 가르침
14. “만약 또 사람 있어 칠보로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워, 부처님과 대보살과 벽지불․아라한에 공양한대도, 그의 얻는 공덕은 묘법연화의 가르침의 내지는 한 4구게 수지하는 그것만도 같지 못하여, 수지하는 자 얻는 공덕이 가장 크리라.
15. 수왕화여. 이를테면 냇물․강물의 온갖 물 중에서 바다가 으뜸 됨과 같으니, 이 법화의 가르침 또한 이러해, 모든 여래 설하신 가르침 중에서 가장 깊고 가장 크니라. 또 토산․흑산․소철위산․대철위산과 십보산 따위 여러 산 중에 수미산이 단연 으뜸 됨과 같으니, 이 법화의 가르침 또한 이러해, 온갖 경전 중 가장 으뜸이 되나니라.
또 뭇별 중에 달이 가장 으뜸이 됨과 같으니, 이 법화의 가르침 또한 이러해, 천만억 가지 온갖 경전 중 가장 밝은 빛 발하나니라. 또 해가 모든 어둠 몰아냄과 같으니, 이 가르침 또한 이러해, 능히 온갖 악의 어둠을 깨나니라.
16. 또 여러 소왕 중에 전륜성왕 가장 으뜸임과 같으니, 이 가르침 또한 이러해, 여러 경전 중 가장 존귀하니라.
또 제석이 삼십삼천 가운데 임금님과 같으니, 이 가르침 또한 이러해, 온갖 가르침 중의 임금이니라. 또 대범천왕이 온갖 중생의 아비 노릇을 하는 것과 같으니, 이 가르침 또한 이러해, 온갖 현성․학무학과 보살의 마음 일으키는 사람들의 아비 노릇 하나니라.
17. 또 온갖 범부들 중에 수다원․사다함․아나함․아라한․벽지불이 곧 으뜸 됨과 같으니, 이 가르침 또한 이러해, 모든 여래가 설하신, 또는 보살이나 성문이 설한 온갖 경전 중에 가장 으뜸 되나니라. 이 경전 능히 수지하는 그 사람도 또한 이러해, 온갖 중생 중에 또한 으뜸 되나니라.
모든 성문과 벽지불 가운데서 보살이 단연 으뜸 되나니, 이 가르침 또한 이러해 온갖 경전 중 가장 으뜸 되나니라. 부처님이 제법의 임금임과 같으니, 이 가르침 또한 이러해 온갖 경전의 임금이니라.
모든 중생 구원하는 법화의 가르침
18. 수왕화여. 이 경은 일체 중생을 능히 구하며, 이 경은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온갖 고뇌에서 떠나게 하며, 이 경은 능히 일체 중생에게 큰 이익 주어 그 소원을 채우게 하나니라.
시원한 못이 모든 목마른 자를 만족시켜 주는 듯하며, 추운 자가 불을 얻은 듯하며, 벌거벗은 자가 옷을 얻은 듯하며, 상인이 물주를 만난 듯하며, 아들이 어미를 만난 듯하며, 물가에서 배를 얻은 듯하며, 환자가 의사를 만난 듯하며, 어둠에 등불을 얻은 듯하며, 가난한 자 보배를 얻은 듯하며, 백성이 임금을 얻은 듯하며, 장사꾼이 바다를 만난 듯하며, 횃불이 어둠을 몰아냄과 같으니, 이 법화의 가르침 또한 이러해, 중생으로 하여금 온갖 고뇌․온갖 병을 떠나게 하며, 온갖 생사의 결박을 능히 풀도록 함이로다.
이 가르침의 공덕
19. 만약 사람 있어 이 법화의 가르침 듣게 되어, 스스로 쓰거나 남 시켜 쓰게하면, 얻을 공덕 불지로 얼만지를 헤아린대도 그 한계 모르리며, 만약 이 경전 쓰고 나서, 화향․영락과 소향․말향․도향과 번개․의복과 갖가지의 등 - 소등과 유등․온갖 향유등․첨복유등과 수만나유등․바라라유등․바리사가유등과 나바마리유등으로 공양한대도, 얻을 공덕 또한 한량이 없으리라.”
20. “수왕화여. 만약에 사람 있어 이 약왕보살본사품을 듣는다면, 또한 무량 무변한 공덕 얻으며, 만약 여인이 이 약왕보살본사품을 듣고 능히 수지하면, 이 몸 다한 뒤 다시는 여인의 몸 안 받으리라.
21. 또 여래 멸도하신 후 후오백세에, 만약 여인있어 이 경전 듣고 설한 그대로 수행한다면, 여기서 죽고 나자 즉시에 안락세계 - 아미타불이 큰 보살의 무리에 에워싸여 계시는 그 곳에 이르러, 연꽃 속 보좌 위에 태어나게 돼, 다시는 탐욕의 괴롭힘 안 받으며, 또 다시는 진에와 우치의 괴롭힘 안 받으며, 또 다시는 교만과 질투 따위 여러 번뇌의 괴롭힘 아니 받아, 보살의 신통과 무생법인 얻으리며, 이 법인 얻고 나서 눈이 청정해져서, 이 청정한 시각을 가지고 7백만 2천억 나유타 항하사의 수효와 같은 여러 부처님을 뵙게 되리라.
22. 또 바로 이때, 온갖 부처님이 멀리서 함께 찬탄해 이르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선남자여. 네 능히 석가모니여래의 법 가운데서, 이 경을 수지하고 외우고 사유하여 남 위해 설하도다. 그리해 얻은 복덕 무량 무변해, 불도 능히 못 태우며 물도 능히 이를 쓸어내지 못하리니, 네 공덕은 천 명의 부처님이 함께 설하신대도 다 하게 하지는 못하시리라.
네 오늘 이미 온갖 악마의 도둑을 깨며 생사의 군사를 파괴했으며, 그밖의 원적도 다 멸하였도다. 선남자여. 백천의 부처님이 신통력으로 함께 너를 수호하시나니라. 그러므로 온갖 세상 천인과 사람들 중에 너와 같은 자 다시 없음이니, 오직 여래만 예외이실 뿐, 온갖 성문․벽지불과 내지는 보살의 지혜․선정으로도 너와 같을 자 없느니라’ 하시리라.
23. 수왕화여. 이 보살이 이런 공덕․지혜의 힘 성취했느니라. 그러므로 사람 있어 이 약왕보살본사품 듣고 능히 수희해 찬탄한다면, 이 사람은 현세에서 입으로부터 늘 청련화의 향기나오고, 몸의 모공에서는 우두전단의 향이 나오고, 얻는 공덕은 위에 설한 그대로리라.
가르침을 부촉하다
24. 그러기에 수왕화여. 이 약왕보살본사품을 네게 부촉하노니, 나의 멸도 후 후오백세 중에 널리 설해 유포시키어, 이 염부제에서 단절되는 일 없도록 하고, 그리하여 악마와 악마의 권속들과 모든 천․용․야차․구반다 등이 그 편의를 얻는 일 없도록 할지라.
수왕화여, 네 응당 신통력으로 이 경을 수호할지라. 어째서어뇨. 이 경은 곧 염부제 사람들의 병을 고쳐 주는 양약임이니, 만약 사람이 병 있을 때 이 가르침 들으면 병이 즉시 사라져 불로불사하리라.
25. 수왕화여. 네가 이 경을 수지하는 사람을 보았을 때면, 응당 청련화와 가득 담은 말향으로 그 위에 뿌릴지며, 뿌리고 나서 생각하되, ‘이 사람이 미구에 반드시 풀을 들고 가서 도량에 깔고 앉아, 온갖 악마의 군사에 깨고, 마땅히 법의 소라를 불며, 큰 법의 북을 두들겨, 일체 중생을 노․병․사의 바다에서 건네어 주리라’ 하라.
그러므로 불도를 구하는 자는 이 경전 수지하는 사람 보거든, 응당 이와 같이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할지니라.”
26. 이 약왕보살본사품을 설하실 때에 8만 4천 보살이 일체 중생의 말을 이해하는 다라니를 얻었으며, 다보여래께서도 보탑 중에서 수왕화보살을 찬탄해 이르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수왕화여. 네 불가사의한 공덕을 성취해, 석가모니여래께 이 같은 일 여쭈어, 한량없는 중생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하였도다” 고 하시더라.
제 24. 묘음보살품
정화수왕지 여래 세계의 묘음 보살
1. 그때 석가모니불께서 대인상인 육계에서 광명을 놓으시며 미간의 백호상에서도 광명 놓으사, 동방 백팔만억 나유타 항하사의 수효와 같은 부처님네 세계를 두루 비추시니라.
그런데 이 많은 수의 불국토 지난 곳에 세계 있되 이름이 ‘정광장엄’이요, 그곳에 부처님 계시오되 정화수왕지淨華宿王智 여래․응공․정변지 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라. 무량 무변한 보살의 큰 무리의 공경해 둘러쌈을 받으시와, 그들 위해 법을 설하시더니, 마침 석가모니불 백호상의 광명이 두루 그 나라도 비추시게 이르니라.
2. 그때 온 정광장엄 국토 안에 한 명의 보살 있되 이름이 묘음妙音이라. 오랫동안 여러 공덕 이미 심어서 무량 백천만억의 부처님네를 공양하고 가까이하여, 심심한 지혜 다 성취했으며, 묘당상삼매와 법화삼매와 정덕삼매와 수왕희삼매와 무연삼매와 지인삼매와 해일체중생어언삼매와 집일체공덕삼매와 청정삼매와 신통유희삼매와 혜거삼매와 장엄왕삼매와 정광명삼매와 정장삼매와 불공삼매와 일선삼매를 얻어서, 이 같은 백천만억 항하사 수의 온갖 큰 삼매들을 다 얻고 있더니라.
사바 세계를 방문하고자 하다
3. 마침 석가모니불께서 놓으신 빛이 그 몸을 비추시매, 곧 정화수왕지불게 아뢰옵기를,
“세존이시여, 제가 장차 사바세계 찾아가 석가모니 여래를 예배․친근․공양하옵고, 아울러 문수사리법왕자보살과 약왕보살․용시보살․숙왕화보살․상행의보살․장엄왕보살․약상보살도 만나보려 하나이다.”
4. 그때 정화수왕지불께서 묘음보살 향하여 이르시되,
“저 나라 가벼이 여겨 업신여기는 생각 지니지 말라. 선남자야. 저 사바세계는 높고 낮음 있어서 평탄하지 못하여, 흙과 돌과 여러 산이 있을 뿐만 아니라 더러운 것 가득하며, 불신佛身은 작으시고 보살들 또한 그 몸이 작으니라. 그런데 네 몸은 4만 2천 유순이고, 내 몸은 6백 80만 유순이 되며, 네 몸 아주 아리따와 백천만억의 복덕의 상의 빛이 더없이 눈부시니, 그러기에 네 가거든, 저 나라 가벼이 여겨, 부처님이나 보살이나 국토거나 업신여기는 생각 지니지 말지니라.”
묘음보살이 그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사바세계 가옴이 다 여래의 힘이시며, 여래의 신통력의 유희이시며, 여래의 공덕․지혜의 장엄이시니이다.”
법화의 가르침 듣기 위해 사바 세계 방문하다
5. 이에 묘음보살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아니하고, 몸을 조금도 움직이지 아니한 채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 가지고 기사굴산 - 부처님의 법좌에서 멀지 않은 그곳에, 8만 4천의 중보로 이루어진 연꽃이 피어나게 하였으니, 염부단금으로 줄기되고, 백은의 잎사귀에 금강의 꽃술, 견숙가보로 그 대를 삼았거늘, 그때 문수사리법왕자가 이 연꽃 보고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먼저 이 조짐 나툼이니까. 기천만의 연꽃 있되 염부단금으로 줄기 되고, 백은의 잎사귀에 금강의 꽃술, 견숙가보로 그대를 삼았나이다.”
그때 석가모니불이 문수사리에 이르시기를,
“이는 묘음보살마하살이 정화수왕지불의 나라로부터, 팔만 사천 보살들 - 그를 에워싼 자들과 함께 이 사바세계 찾아와, 나를 공양․친근․예배코자 함이며, 그리고 법화의 가르침도 공양하고 듣고자 함이로다.”
문수사리의 의문
6. 문수사리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이 보살은 무슨 선본을 심으며 무슨 공덕 닦았기에 이런 대신통력 있음이니까. 또 그 무슨 삼매를 행함이니까. 원컨대 저희들에 이 삼매 이름 설해 주소서.
저희도 이를 부지런히 수행코자 하옵나니, 이 삼매 행해야만 이 보살의 모습의 크고 작음과 행동거지를 볼 수 있게 되오리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 신통력으로 저 보살 오게 하사, 저희로하여 볼 수 있게 하사이다.”
그때 석가모니불이 문수사리에게 이르시기를, “이 오래 전 멸도하신 다보여래께오서, 너희 위해 그 모습을 나타나게 하시리라.”
묘음 보살의 출현
7. 때에 다보불이 저 보살에 이르시되,
“선남자여, 올지어다. 문수사리법왕자가 네 몸을 보고자 바라고 있나니라.”
때에 묘음보살이 저 국토에서 몸을 감추어 8만 4천의 보살과 함께 같이 떠나 이곳에 오게 되니, 거치는 국토마다 여섯 가지로 진동하는 중에, 다 칠보의 꽃비 내리고 백천 가지 천상의 음악이 연주를 않고도 저절로 울리거늘,
이 보살의 눈 넓고 큰 청련화의 잎과 같으며, 설사 백천만의 달을 모아놓는대도 그 얼굴의 아리따움은 이에 더하며, 몸은 진금색이라, 무량백천의 공덕으로 치장되어 위엄이 대단하며, 광명에 빛나 길한 상을 모두 갖춰 나라연의 견고한 몸같더라.
8. 그런 그가 칠보의 대에 들어 허공에 올라 땅에서의 그 높이 7다라수인데, 보살들의 공경받고 둘러싸인 가운데 이 사바세계 기사굴산에 이르니, 이르고 나자 칠보의 대로부터 내려와, 백천의 값 나가는 영락을 가지고 석가모니불이 계신 자리에 다가가, 머리를 발에 대어 예배하고 영락을 바친 다음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정화수왕지불께서 세존에게 안부를 여쭈시되, ‘병환 적고 괴로움 적으시며, 기거가 경쾌하시며, 편안히 지내시나이까, 아니니이까. 건강하시나이까, 아니니이까. 세상 일은 참을 만 하나이까, 아니니이까. 중생은 제도하기 쉬우오니까, 아니니이까. 탐욕․진에․우치․간만慳慢이 많은 일 없나이까, 아니니이까. 부모에 불효하며, 사문에 불경하며, 사견과 악한 마음 지니며, 오정五情을 거두지 못함은 없나이까, 아니니이까. 세존이시여. 중생이 능히 모두 악마를 항복케 하셨니까, 아니니이까. 오랜 옛날 멸도하신 다보여래께서는 칠보탑 안 계시면서 오시어 법을 들으시니까, 아니니이까.’
9. 또 다보여래께 안부하시되, ‘편안하시고 괴로움 적으시와, 견디어 오래 주하실 만 하시니까, 아니니이까.’ 이리 전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다보불의 불신을 뵙고자 하옵노니,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로 하여 뵙게 하소서.”
그때 석가모니불이 다보여래께 말씀하시되,
“이 묘음보살이 뵙잡고자 한다고 하나이다.”
때에 다보불이 묘음에게 이르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네가 능히 석가모니여래를 공양드리며, 법화의 가르침을 들으며, 또 문수사리 등을 보기 위하여 여기 왔도다.”
묘음 보살이 지닌 신통력의 인연
10. 그때 화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이 묘음보살이 무슨 선근 심으며 무슨 공덕 닦았기에, 이런 신통력 있음이오이까.”
부처님이 화덕보살에게 이르시되,
“과거에 부처님 계시오되, 이름이 운뢰음왕雲雷音王 다타아가도․아라하․삼먁삼불타이셨나니, 나라 이름은 일체세간이요 겁명은 희견이라. 묘음보살이 1만 2천년 걸쳐 10만 가지 음악으로 운뢰음왕불을 공양했으며, 8만 4천의 칠보 발우를 바쳤나니, 이 인연의 과보로써 이제 정화수왕지불의 세계 태어나 이런 신통력 있게 됐니라.
화덕이여, 네 뜻에 어떠하뇨. 그때 운뢰음왕불 계시는 곳에, 묘음보살이라 일컬으면서 음악을 공양하며 보배의 그릇 바치던 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랴. 지금의 이 묘음보살마하살이 그였느니라.
화덕이여, 이 묘음보살이 이미 과거에 무량한 부처님들 공양하고 친근해 오래도록 덕본을 심었으며, 또 항하사 같은 백천만억 나유타의 부처님네를 만나뵈었나니라.
자재한 신통과 지혜로 이 가르침 설하는 묘음 보살
11. 화덕이여, 너는 다만 묘음보살이 그 몸이 여기 있음만 볼 것이로되, 기실 이 보살은 갖가지 몸 나투어 곳곳에서 온갖 중생 위하여 이 경전 설하나니, 혹은 범왕의 몸 나투며, 혹은 제석의 몸 나투며, 혹은 자재천의 몸을 나투며, 혹은 대자재천 몸을 나투며, 혹은 천상의 대장군 몸 나투며, 혹은 비사문천왕의 몸을 나투며, 혹은 전륜성왕의 몸을 나투며, 혹은 온갖 소왕의 몸을 나투며, 혹은 장자의 몸을 나투며, 혹은 거사의 몸을 나투며, 혹은 관리의 몸을 나투며, 혹은 바라문의 몸을 나투며, 혹은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의 몸을 나투며, 혹은 장자․거사의 부인의 몸 나투며, 혹은 관리의 부인의 몸 나투며, 혹은 바라문의 부인의 몸 나투며, 혹은 소년․소녀의 몸을 나투며, 혹은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따위 인비인 등의 몸을 나투어 이 가르침 설하며, 온갖 지옥․아귀․축생과 다른 난처에 있는 자까지 다 능히 구제하며, 심지어 왕의 후궁에서는 여인의 몸이 되기까지 해 이 경을 설하나니라.
12. 화덕이여, 이 묘음 보살은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도 구제해 주는 자라. 이 묘음보살이 갖가지로 변화해 몸을 나투어, 이 사바세계 안에서 모든 중생들에 이 경전을 설하되, 그 신통․변화․지혜에 있어서는 아무런 감소 없나니, 이 보살이 갖가지 지혜로 사바세계를 환히 비추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각기 아는 바 있게 하며, 시방의 항하사 세계에서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즉 성문의 몸으로 구제할 자란 성문의 몸 나투어 설법해 주며, 벽지불의 몸으로 구제할 자란 벽지불의 몸 나투어 설법해 주며, 보살의 몸으로 구제할 자란 보살의 몸 나투어 설법해 주며, 부처님의 몸으로 구제할 자란 부처님의 몸 나투어 설법하나니, 이같이 갖가지로 제도할 바를 따라 몸을 나투어, 내지는 멸도로 구제할 자에게는 멸도를 나타내 보이느니라. 화덕이여. 묘음보살마하살의 큰 신통과 지혜의 힘 성취한 그 일이 대개 이러하니라.
묘음 보살이 머무는 삼매
13. 그때 화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이 묘음보살이 깊이 선근 심었음을 알겠나이다. 그러하오나 세존이시여. 이 보살은 그 무슨 삼매에 주하기에 능히 이같이 온갖 곳에 그 몸을 바꾸어 나타내어 중생을 건지게 됨이오니까.”
부처님이 화덕보살 향하여 이르시되,
“선남자여, 그 삼매 이름은 현일체색신이니, 묘음보살이 이 삼매 속에 들어 있기에, 능히 이리 무량한 중생들에게 이익을 줌이로다.”
본국으로 돌아가다
14. 이 묘음보살품을 설하실 때에, 묘음보살을 따라 함께 온 8만 4천 보살이 모두 현일체색신삼매를 얻게 됐으며, 이 사바세계의 무량한 보살들도 또한 이 삼매와 다라니를 얻으니라.
그때 묘음보살마하살이 석가모니불과 다보불탑에 공양함을 모두 마치고 그 본토로 돌아가매, 거치는 국토마다 여섯 가지로 진동하는 중에 보련화의 비가 내리고 백천만억의 갖가지 음악 소리가 일어나더니, 본국에 이르자 8만 4천 보살의 에워쌈을 받으며 정화수왕지불의 계시는 곳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오되,
15. “세존이시여, 제가 사바세계에 이르러 중생들에게 이익 끼쳤사오며, 석가모니불과 다보불탑 찾아뵈와 예배․공양 했사오며, 또 문수사리보살도 보았사오며, 약왕보살․득근정진력보살․용시보살 등도 보았사오며, 또 이 8만 4천 보살로 하여 현일체색신삼매를 얻잡게 했노이다.”
이 묘음보살내왕품을 설하실 때, 4만 2천 천자가 무생법인을 얻었고, 화덕보살이 법화삼매를 얻으니라.
제 25. 관세음보살보문품
관세음이라 부르는 소리를 듣는 보살
1. 그때 무진의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 드러내고, 부처님 향하여 합장하고나서 이리 아뢰되,“세존이시여, 관세음보살께선 그 무슨 인연으로 관세음이라 불리시나이까.”
부처님이 무진의보살에게 이르시되,
“선남자야, 만약 무량 백천만억 중생이 있어 온갖 고뇌 받는다 해도, 이 관세음보살 있음을 듣고 한마음으로 그 이름 부른다면, 관세음보살이 곧 그 음성 알아들어 다 고뇌에서 풀려나게 하나니라.
관세음 보살을 염하고 예배․공양하는 공덕
2. 만약 이 관세음보살 이름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자는, 설사 큰 불 속에 들어간대도 불이 능히 태우지 못하나니, 이 보살의 위신력 때문이며, 만약 큰 물에 표류한대도 그 이름을 부르면 곧 얕은 데 닿게 되며, 만약 백천만억 중생이 있어서, 금과 은과 유리․자거․마노와 산호․호박․진주 따위 보배 구하려 큰 바다에 들어갔을 때, 설사 태풍이 그 배에 불어닥쳐 나찰귀의 나라에 닿게 한 대도, 그 중에 내지는 한 명이라도 관세음보살 이름 부르는 자 있다면, 이 사람들은 다 나찰의 고난에서 벗어나게 되나니, 이러한 까닭으로 관세음이라 일컫느니라.
3. 만약 사람 있어 해 입으려 할 때에 관세음보살의 이름 부르면, 저 사람의 잡은 무기가 갑자기 토막토막 부서져 버려 그 고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며, 만약 삼천대천세계에 야차․나찰 우글거려 그들이 몰려와 괴롭히려 한다 해도, 관세음보살 이름 부르는 것 듣게 되면, 이 악귀가 모두 악의를 품은 눈초리로 보지도 못하려니 하물며 해칠 수 있을까 보냐.
설령 사람 있어 죄 있거나 죄 없거나 수갑․착고와 칼과 쇠줄이 그 몸을 매어놓았다 해도,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모두 끊기고 부서지고 해 곧 이에서 벗어나지며,
만약 삼천대천세계에 도둑이 가득커늘, 한 상주商主가 있어 여러 상인 거느리고 귀한 보배 지닌 채 험한 길 지나갈 때, 그 중의 한 사람이 이리 말하되, ‘선남자들이여, 두려워 말고, 너희는 응당 한 마음 되어 관세음보살의 이름 부르라, 이 보살은 능히 무외를 중생들에 베푸시나니, 너희가 만약 그 이름 부른다면 이 도둑의 공포에서 마땅히 벗어나게 되리라’ 하니, 여러 상인이 듣고 다 함께 소리내어 ‘나무 관세음보살’이라 일컫는다면, 이 이름 부른 탓에 곧 위험에서 벗어나리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마하살의 위신력은 크고 큼이 대저 이 같으니라.
4. 만약 중생 있어 음욕이 많아도, 관세음보살 늘 염해 공경하면 곧 음욕을 떠나게 되며, 만약 진에가 많아도 관세음보살 늘 염해 공경하면 곧 진에를 떠나게 되며, 만약 우치가 많아도 관세음보살 늘 염해 공경하면 곧 우치를 떠나기에 이르리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에는 이같은 큰 위신력 있어 이익 끼침 많거니, 그러기에 중생들은 항상 마음에 염할지니라.
만약 여인 있어 아들을 얻기 위해 관세음보살을 예배하고 공양하면, 곧 복덕․지혜를 구비한 아들을 얻게 되며, 만약 딸을 얻고자 하면 곧 아리따운 모양의 딸을 낳아서, 이 애가 전생에 심은 선근 탓으로 뭇 사람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리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에는 이런 힘이 있나니라.
만약 중생 있어 관세음보살을 공경․예배한다면 얻는 바 복이 헛되지 않으리니, 그러기에 중생은 다 관세음보살 이름을 수지해야 하나니라.
5. 무진의여, 만약에 사람 있어 62억 항하사의 보살 이름을 수지하고 다시 목숨이 다하도록 음식․의복․와구․약품을 공양한다면, 네 뜻에 어떠하뇨. 이 선남자 선녀인의 그 공덕이란 많다 하랴, 적다 하랴.”
무진의보살이 아뢰오되,
“매우 많다 하오리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이르시되,
“만약 또 사람 있어 관세음보살의 이름 수지해 내지 한때라도 예배․공양한다면, 이 두 사람이 얻을 복덕은 똑같아 조금도 다름 없어서, 백천만억겁 지난다 해도 다하는 일 없으리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수지하면, 이런 무량 무변한 복덕의 이익을 얻나니라.”
관세음 보살을 염하고 예배․공양하는 공덕
6. 무진의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관세음보살은 어떻게 이 사바세계에 노니시며, 어떻게 중생들에 설법하시며, 방편력의 그 일은 또 어떠하오이까.”
부처님이 무진의보살에게 이르시되,
“선남자여, 만약 어느 국토에 중생이 있어, 부처님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관음보살이 곧 부처님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벽지불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벽지불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성문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성문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7. 범왕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범왕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제석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제석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자재천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자재천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대자재천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대자재천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천대장군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천대장군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비사문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비사문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소왕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소왕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장자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장자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거사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가사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관리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관리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바라문門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바라문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8.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의 그런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의 몸을 나투어 법을 설하며, 장자나 거사나 관리나 바라문의 부인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그 같은 부인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소년․소녀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소년․소녀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 인비인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다 그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 집금강신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집금강신의 몸 나투어 설법함이라.
무진의여. 이 관세음보살은 이런 공덕 성취하여 갖가지 모습으로 온갖 국토 노닐면서 중생을 구제하나니라. 그러기에 너희는 응당 한마음되어 관세음보살을 공양할지라.
이 관세음보살마하살이 공포에 떠는 위난 속에서 무외를 부여하나니, 그러므로 이 사바세계 사람들은 모두 부르되 시무외자施無畏者라 이름이로다.”
무진의보살의 공양
9. 무진의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마땅히 관세음보살을 공양하려 하나이다” 하고, 곧 목걸이 - 백천량금이나 나가는 그것을 풀어 드리려 하여 이리 말하되, “인자仁者여, 법시의 이 진보의 목걸이 받으오소서.”
때에 관세음보살 안 받으려 하시거늘, 무진의보살이 다시 관세음보살에게 말씀드리되,
“인자여, 저희 가엾이 아사 이 목걸이 받으오소서.”
10. 그때 부처님이 관세음보살에게 이르시되,
“무진의보살과 사중과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따위의 인비인들을 가엾이 여겨, 이 목걸이 받으라” 고 하시니, 즉시에 관세음보살은 모든 사부대중과 천과 용 따위 인비인들을 가엾이 여겨, 그 목걸이 받으사 둘로 갈라서 그 하나는 석가모니불, 또 하나는 다보불탑에 바치시니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이 이리 자재한 신력을 지니고 사바세계 노니나니라.
무진의 보살이 게송 여쭙다
11. 그때 무진의보살이 게송을 설해 여쭈오되,
“묘상을 갖춘 세존께 거듭 여쭈옵노니
저 불자는 어찌하와 관세음이시니까.
묘상 갖춘 세존께서 게송을 설해 답하시되,
온갖 곳에 응현하는 관음의 행을 들으라.
서원 깊기 바다같아
겁을 다해도 못 헤아리리니,
기천억 불타를 섬겨
청정대원 발했니라.
12. 대략 이르자면
불명佛名을 듣고 불신佛身 뵈어
마음에 늘 염했기에 온갖 고를 없앰이니,
해치려고 밀어서 불구덩이 떨군대도
관음의 힘 염하면 변하여 못물 되며,
큰 바다 표류하여
용과 고기․귀신이 해치려 해도
관음의 힘 염하면 물결이 못 삼키며,
13. 수미산 봉우리에서 밀리어 떨어져도
관음의 힘 염하면
공중에 안주하기 해와 같으며,
악인에 쫓겨 금강산에서 떨어진대도
관음의 힘 염하면 터럭 하나 안 다치며,
도둑이 포위하여
각기 칼을 들고 죽이려 해도
관음의 힘 염하면
모두 자심慈心을 일으키며,
14. 나라의 핍박 받아 처형되려 할 때라도
관음의 힘 염하면 칼이 곧 토막나며,
칼과 쇠줄․수갑․착고로 몸을 묶어도
관음의 힘 염하면 깨끗이 풀려나며,
저주나 독약으로 해치려 해도
관음의 힘 염하면 본인에게 돌아가며,
15. 나찰․독룡 등을 혹시 만나도
관음의 힘 염하면 해치지를 못하며,
맹수가 에워싸 이빨․발톱 무서워도
관음의 힘 염하면 먼데로 도망치며,
갖가지 뱀이 독기를 불같이 뿜어대도
관음의 힘 염하면 즉시에 각기 돌아가며,
구름에서 뇌성 일고 번개치며
우박과 큰 비 온다 해도
관음의 힘 염하면 홀연히 스러지며,
16. 불행 만나 끝모르는 괴로움이 닥쳐와도
관음의 지혜의 힘이 이를 구제하나니라.
신통력을 갖추며 지혜의 방편 닦아
시방세계 어디건 현신 안함 없나니,
모든 악취 - 지옥․아귀․축생 따위의
생사병로 그 고통을 점차 없애 줌이라.
관세음 보살을 찬양하다
17. 진관眞觀․청정관淸淨觀․광대지혜관廣大智慧觀
비관悲觀․자관慈觀을 늘 우러러 볼지어다.
맑은 빛의 지혜의 해[日]
온갖 어둠 깨뜨리며,
풍재․화재를 능히 없애어
세상을 밝게 비춤이여,
계戒는 비悲의 모습이라 우뢰로 울고
인자한 마음은 큰 구름 같아
감로의 비를 내려 번뇌의 불 끄는도다.
소송하는 관청이나 군진 속에서도
관음의 힘 염하면 적이 다 물러나리.
18. 묘음妙音․관세음觀世音과
범음梵音과 해조음海潮音이
다시 없는 소리거니,
그러기에 항상 염해 조금도 의혹 마라.
성스러운 관세음이
고뇌․사액 당할 때 의지할 바 능히 되리.
온갖 공덕을 갖춰
자안慈眼으로 중생을 보아
복 무더기 한이 없거니
응당 정례 할지니라.”
19. 그때 지지持地보살이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만약에 중생이 있어, 이 관세음보살품의 자재한 행동 - 두루 몸 나투는 신통력을 들은 자란, 알지니 이 사람은 공덕이 아니 적사오리다.”
부처님이 이 보문품을 설하실 때, 대중 속의 8만 4천 중생들이 비길 바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일으키니라.
제 26. 다라니품
이 가르침의 공덕
1. 그때 약왕보살이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서 오른 어깨 드러내고 합장해 부처님을 향하여 이리 아뢰되,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녀인으로 능히 법화의 가르침 수지하옵는 사람 있어서, 독송해 통달커나 경을 베껴 쓴다 하면 얼마나한 복덕을 받자오리까.”
2. 부처님이 약왕에게 이르시되,
“만약에 선남자 선녀인 있어, 8백만억 나유타 항하사 수의 온갖 부처님 공양한다면, 네 뜻에 어떠하뇨. 그 얻는 복이 많으리야, 적으리야.”
“매우 많사오리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이르시되,
“만약에 선남자 선녀인 있어, 이 경에서 내지는 사구게 하나라도 능히 수지해, 읽고 이해하며 그대로 닦는대도, 공덕이 더 많으리라.”
약왕보살의 다라니주
3. 그때 약왕보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이 경전 설하는 사람들에 다라니주를 주어, 이로써 그들을 수호하려 하나이다.”
이리 말하고 나서 곧 주呪를 설해 이르되,
“아니 마니 마녜 마마녜 지례 자리제 샤마 사리다위 선제 목제 목다리 사리 아위사리 상리 사리 사예 악사예 아기니 선제 사리 다라니 아로가바사바자빅사니 녀비제 아변다라녜리제 아단다바례수지 구구례 모구례 아라례 바라례 수가차 아삼마삼리 못다비기리구제 달마바리차제 싱가열구사녜 바사바사수지 만다라 만다락샤야다 우루다 우루다교사라 악사라 악사야다야 아바로 아마야나다야.”
4. 그리고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이 다라니신주는 62억 항하사의 부처님들께오서 설하신 바이오니, 만약 이 법사를 헐뜯는 자 있다면, 이는 곧 이 모든 부처님을 헐뜯음이 되오리다.”
때에 석가모니불이 약왕보살을 찬탄해 이르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약왕이여. 네가 이런 법사를 걱정하여 지켜 주려고 이 다라니 설했나니, 온갖 중생에 이익 끼침 많겠도다.”
용시보살의 다라니주
5. 그때 또 용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저 또한 법화의 가르침을 독송 수지하옵는 자를 위하여 다라니 설하리니, 이런 법사가 이 다라니 얻는다면, 야차건 나찰이건 부단나건 길자건 구반다건 아귀들이건, 그 약점 찾는대도 기회를 능히 잡지 못하오리다.”
그리하여 곧 부처님 면전에서 주를 설하되,
“자례 마하자례 우기 모기 아례 아라바제 녜례제 녜례다바제 니지니 위지니 지지니 녜례제니 녜례제바지.”
그리고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이 다라니신주는 항하사 부처님들께오서 설하신 바이오며, 또한 모두 수희하신 바이오니, 만약 이 법사를 헐뜯는 자 있다면, 이는 곧 이 모든 부처님을 헐뜯음이 되오리다.”
비사문천왕의 다라니주
6. 그때에 또 비사문천왕이라 일컬어지는 호세하는 신이 있어 부처님께 아뢰오되,
“저 또한 중생을 가엾이 알며 이 법사를 지켜 주기 위하와, 이 다라니 설하려 하나이다.”
그리하여 곧 주를 설하되,
“아리 나리 노나리 아나로 나리 구나리.“
그리고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이 신주로써 법사를 지키며, 저 또한 스스로 이 경을 수지하는 사람 지키어, 백 유순 안쪽에는 온갖 재앙 일어나지 못하게 하사오리다.”
지국천왕의 다라니주
7. 그때에 지국천왕이 진작부터 이 모임에 끼어 있더니, 그를 공경해 둘러싼 천만억 나유타의 건달바들과 나아가 불소에 이르러, 합장하옵고 부처님께 아뢰오되, “저 또한 다라니신주로써 법화의 가르침 수지하는 사람들을 지키려 하노이다.”
그리하여 곧 주를 설하되,
“아가네 가녜 구리 건다리 전다리 마등기 상구리 부루사니 알지.“
그리고 아뢰오되, “이 다라니신주는 42억의 부처님들께오서 설하신 바이오니, 만약 이 법사를 헐뜯는 자 있다면, 이는 곧 이 모든 부처님을 헐뜯음이 되오리다.”
나찰녀들의 맹세의 다라니주
8. 그때 나찰녀들이 있었으니 첫째를 남바藍婆, 둘째를 비람바毘籃婆, 셋째를 곡치曲齒, 넷째를 화치華齒, 다섯째를 흑치黑齒, 여섯째를 다발多髮, 일곱째를 무염족無厭足, 여덟째를 지영락持瓔珞, 아홉째를 고제皐帝, 열째를 탈일체중생정기奪一切衆生精氣라 이르더니, 이 열 명의 나찰녀가 귀자모와 그 아들과 권속 데리고 불소에 이르러, 소리를 같이하여 부처님께 아뢰오되,
“저희도 법화의 가르침을 독송하고 수지하는 자를 지키어 그 재앙 제거해 주려 하오니, 만약 법사의 약점을 찾는 자 있다 한대도, 그 기회를 능히 얻지 못하게 하오리이다.”
그리하여 곧 부처님 면전에서 주를 설하되,
“이제리 이제미 이제리 아제리 이제리 니리 니리 니리 니리 니리 루혜 루혜 루혜 루혜 다혜 다혜 다혜 도혜 로혜.”
9. 이어 이르되,
“차라리 내 머리 위에 올라 짓밟을망정 아예 법사를 괴롭히지 못하리니, 야차건 나찰이건 아귀건 부단나건 길자건 비다라건 건타․오마륵가․아발마라건 야차길자․인길자건, 또는 열병 - 하루․이틀․사흘․나흘 내지는 이레나 끄는 것이건, 아니면 고질이 되고 만 열병이건, 남자의 모습․여자의 모습․소년의 모습․소녀의 모습되어 나타나는 악귀건, 내지는 꿈에서까지라도 또한 법사를 괴롭히지 못하리다.”
10. 그리고 곧 부처님 면전에서 게송을 설하되,
“나의 주呪를 거슬러서 법사를 괴롭히면
일곱 갈래로 머리 깨져
아리수지 꼴이 되며,
부모 시해한 죄․기름 짤 때 속인 죄와
말과 저울 사기한 죄,
승가를 깬 조달調達과 같은 죄,
이 법사를 범한 자는
이런 재앙 받으리라.”
11. 나찰녀들이 이 게송 설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저희 또한 이 경을 수지․독송․수행하는 사람들을 지키어, 편안해 온갖 재앙 떠나며 여러 독약도 맥 못 쓰게 하오리다.”
부처님이 모든 나찰녀에 이르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너희가 오직 묘법연화의 가르침의 이름만 수지하는 사람을 지키어 준다 해도 받을 복이 이루 다 헤아리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온전히 이를 수지해, 경전에 화향 영락과 말향 도향 소향과 번개 기악을 가져다 공양하며, 갖가지 등불 - 소등 유등과, 온갖 향유등 - 소마나화유등과 첨복화유등 바사가화유등과 우발라화유등 따위를 태워, 이 같은 백천 가지 것으로써 공양하는 자 지켜줌에 있어서랴. 고제皐帝여. 너희들과 권속이 응당 이런 법사를 지킬지니라.”
이 다라니품 설하실 적에 6만 8천 명이 무생법인을 얻으니라.
제 27. 묘장엄왕본사품
두 아들로 인해 출가하게 된 묘장엄 왕
1. 그때 부처님이 온갖 대중들에 이르시되,
“옛적에 무량 무변 불가사의 아승지겁 지나 부처님 계시오되 이름이 운뢰음수왕화지雲雷音宿王華智 다타아가도․아라하․삼먁삼불타이셨으며, 국명은 광명장엄이요 겁명은 희견이라.
그 당시, 저 부처님 법 중에 묘장엄이라 일컫는 왕이 있어 왕비의 이름은 정덕淨德이었고, 두 아들 두니, 맏이는 정장淨藏이요, 둘째는 정안淨眼이라 하였나니라.
복덕과 지혜를 겸비한 두 아들
2. 그런데 이 두 아들은 위대한 신통력과 복덕과 지혜 지녀, 일찍부터 보살의 행할 도를 닦아 왔으니, 소위 단바라밀․시라바라밀․찬제바라밀․비리야바라밀․선바라밀․반야바라밀․방편바라밀과, 자비희사와, 37조도법에 이르기까지 다 환히 통달해 있었으며, 또 보살의 정淨삼매와 일성수삼매․정광삼매․정색삼매․정조명삼매․장장엄長莊嚴삼매․대위덕장삼매 따위를 얻어, 이런 삼매 다 통달해 있었니라.
3. 그때 저 부처님이 묘장엄왕을 인도하려 하시며, 또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시기에 이 법화의 가르침 설하시니, 때에 정장․정안 두 아들이 어머니 있는 곳에 이르러, 열 개의 손가락 모아 합장한 다음 이리 아뢰되,
‘원하옵건대 어머니시여, 운뢰음수왕화지불 찾아가 뵈옵소서. 저희들도 모시고 가 친근․공양․예배하려 하옵나이다. 어째서어뇨. 이 부처님께오서 온갖 천신과 사람들에게 법화의 가르침을 설하시는 때문이오니, 응당 이를 듣자와야 하오리다.’
4. 이를 들은 그 어미가 아들에게 이르되,
‘너희 부친은 외도를 믿어 바라문의 가르침에 집착해 계시나니, 응당 찾아 뵙고 말씀드리어 모시고 함께 감이 좋으리로다.’
정장․정안이 열 손가락 모아서 합장한 다음 어머니께 아뢰오되,
‘저희는 법왕의 아들이로되, 사견 지닌 이 집에 방편으로 몸 나투어 태어났음이오이다.’
그 어머니 아들들에 이르기를,
‘너희 마땅히 아버지 일 걱정하여 신변을 나툴지라. 이를 보면 마음 필시 청정해져서, 혹은 우리들이 부처님 찾아감을 허하시리라.’
신통 변화 보이는 아들들
5. 이에 두 아들은 그 아버지 생각하여, 7다라수 높이의 허공에 솟아올라 가지각색의 신변 나투되, 공중에서 가고 서고 앉고 누워 보이며, 상반신에서 물을 내뿜고 하반신에서 불을 내 뿜으며, 하반신에서 물을 내뿜고 상반신에서 불을 내뿜으며, 혹은 큰 몸 나투어 허공에 가득 찼다가 다시 또 작아지며, 작아진 몸은 다시 큰 몸 되기도 하며, 공중에서 사라져 홀연히 땅에 모습을 나타내며, 땅에 들기를 물같이 하고 물을 밟기를 땅같이 하여, 이같은 여러 가지 신변을 나투어, 부왕으로 하여금 마음이 청정해져 믿게 하니라.
6. 때에 부왕은 아들들의 신통력 이같음 보고 크게 기뻐해 어쩔 바 몰라, 합장하고 아들을 향해 이르되,
‘너희들의 스승은 그 누구이시며, 너희들은 누구의 제자임이뇨.’
두 아들 아뢰오되,
‘부왕이시여, 저 운뢰음수왕화지불께오서 이제 칠보의 보리수 밑 법좌 위에 앉으시와, 온갖 세상의 천신과 사람들에 널리 법화의 가르침을 설하고 계시오니, 이 분이 바로 저희의 스승이시며, 저희는 그 바로 제자로소이다.
부왕이 아들들에 이르되,
‘나도 이제 너희들의 스승을 뵈려 하노니, 우리 함께 가리로다.’
7. 이에 두 아들이 공중에서 내려와, 그 어머니 찾아가 합장하고 아뢰되,
‘부왕께서 이제 믿으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기에 이르셨사옵니다. 저희가 부친 위해 이미 불사를 지었사오니, 원하옵건대 어머니께선 저 부처님의 밑에서 출가해 수도함을 허락해 주사이다.’
그때 두 아들은 그 뜻 거듭 밝히려고 게송을 설해 어머니께 아뢰오되,
‘저희들이 출가해
사문 되옴을 허락하소서.
부처님을 만나기 어렵나니
따르려 하노이다.
우담발화보다도
부처님 만나기는 더 어려우며
모든 고난 벗어남도 어려우니,
허락하소서.’
8. 어머니 곧 아들들에 이르되,
‘너희의 출가함을 허락하노니, 어째서어뇨. 부처님은 만나뵙기 매우 어려운 까닭이니라.’
이에 두 아들 부모에게 아뢰되,
‘좋사오니 아버지․어머니시여, 원컨대 어서 운뢰음수왕화지불 찾아가 친근․공양하옵소서. 어째서어뇨. 부처님 만나기 어려움이 우담발라의 꽃 같으시며, 또 애꾸눈의 거북이 바다에 뜬 나무 구멍 만남과도 비슷하기 때문이니다. 그러나 저희는 과거에 지은 복이 두터웁기에 태어나 불법을 만나게 됨이오니, 그러기에 아버지 어머니께선 저희 청을 들으사 출가하게 하사이다. 왜냐하면 부처님 만나기 어려우며, 이런 시기도 만나기 어려운 탓이오이다.’
9. 그 당시 묘장엄왕의 8만 4천 명 후궁 모두가 이 법화의 가르침 수지하기에 족하게 되며, 정안보살은 법화삼매에 오래 전부터 통달해 있었으며, 정장보살은 이미 무량 백천만억겁 동안 이제악취삼매에 통달해 있었으니, 그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악취를 떠나게 하려 함이었으며, 왕비는 왕비대로 제불집諸佛集삼매를 얻어 부처님들의 가르침의 비밀한 도리를 알더니라.
10. 두 아들 이리 방편력으로 부왕을 잘 교화하여 마음으로 불법을 믿어 바라게 하니, 이에 묘장엄왕이 군신 권속과 함께, 정덕부인은 후궁의 채녀 권속과 함께, 또 두 아들은 4만 2천의 권속과 함께, 일시에 불소에 이르니, 이르고 나자 머리를 발에 대어 예하옵고 세 바퀴 부처님 돈 다음에 물러나 한편에 머물더라.
그때 저 부처님이 왕을 위해 설법하사 보이며 가르치며 이익 주며 기껍게[示敎利喜]하오시니, 왕이 크게 기뻐하니라. 이에 묘장엄왕과 그의 왕비가 진주목걸이 - 백천금 나가는 그것을 풀어 부처님 위에 흩으니 변하여 네 기둥의 보대가 되고, 대 안에는 큰 보상이 있어서 백천만의 천의를 깔았거늘, 그 위에 부처님이 계시어 결가부좌하시와 큰 광명 놓으시니,
수기받은 묘장엄 왕
11. 그때 묘장엄왕이 이같이 생각하되,
‘불신佛身은 희유하사 우아하심 빼어나시니, 참으로 으뜸가는 미묘한 몸 이루시도다.’
때에 운뢰음수왕화지불께오서 사중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이 묘장엄왕의 내 앞에 합장하고 서 있음을 보는다, 못 보는다. 이 왕이 내 법 중에 비구가 되어 깨달음 돕는 법을 애써 닦아서 마땅히 부처 되리니, 이름이 사라수왕불娑羅樹王佛이요, 국명은 대광大光, 겁명은 대고왕大高王이라 일컬으리라. 그 사라수왕불에는 무량한 보살과 무량한 성문이 있고, 그 나라 평평하고 반듯하리니, 공덕이 이와 같으리라.’
이 말씀을 들은 왕은 곧 나라를 아우에게 넘겨 주고, 왕비와 두 아들과 권속과 함께 부처님의 법 중에 출가하여서 불도를 닦으니라.
12. 실로 왕이 출가한 뒤, 8만 4천년을 언제나 부지런히 정진하여서 묘법연화의 가르침의 도리를 수행했나니, 이 기간 지나고 나 일체정공덕장엄삼매를 얻으매, 곧 일곱 다라수 높이의 허공에 올라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이 저의 두 아들이 불사를 지어, 신통 나투어 저의 사심邪心을 전향케 하여 불법 속에 안주케 하였사오며, 또 세존을 뵈옵게 했나이다. 이 두 아들은 곧 저의 선지식이라, 과거세의 선근을 생각케 하여 저에게 이익 주려 하는 까닭에, 아들 되어 제 집에 와 난 것이로소이다.’
13. 그때 운뢰음수왕화지불이 묘장엄왕에 이르오시되, ‘그렇고 그러하도다. 그대의 말 그대로니라. 만약 선남자 선녀인이 선근을 심은 탓에 세세에 선지식을 만나게 되면, 그 선지식이 불사를 지어, 보이며 가르치며 이익 주며 기껍게 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들어가게 하나니라. 대왕이여, 마땅히 알라. 선지식은 큰 인연이 되나니, 소위 교화하고 인도해 부처님 뵈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일으키게 함이로다. 대왕이여. 이 두 아들을 보는다, 못 보는다. 아들이 이미 65백 천만억 나유타 항하사의 부처님들을 가까이하고 공양했으며, 온갖 불소에서 법화의 가르침 수지하여, 사견의 중생을 가엾이 여겨 정견에 들도록 인도했니라.’
묘장엄 왕의 찬탄과 맹세
14. 묘장엄왕이 곧 공중에서 내려와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여래께선 매우 희유하시와, 공덕과 지혜로 해서 정수리의 육계에서 빛이 환히 비추시며, 그 눈은 길고 넓어 감청의 색이시며, 입술은 붉으레해 빈바의 과일 같으시옵나이다.’
15. 그때 묘장엄왕이 부처님의 이같은 무량 백천만억의 공덕을 들어 찬탄한 다음, 여래 앞에서 일심으로 합장해 다시 아뢰되,
‘세존이시여, 오직 놀라우실 뿐이오이다. 여래의 법은 불가사의하고도 미묘한 공덕 모두 이루사, 그 가르침․그 계율에 의한 소행이 안온하시고 쾌적하시니, 오늘부터는 다시 마음의 움직임 따라 사견 교만 진에 따위의 온갖 악심을 내는 일 없도록 하사오리다.’
이 말씀 드리고 나, 부처님께 예하고 물러가니라.”
묘장엄 왕은 지금의 화덕 보살
16. 부처님께서 대중에게 이르시되,
“그 어찌 여기느뇨. 묘장엄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랴, 지금의 바로 화덕보살이요, 정덕부인은 지금 내 앞 앉아 있는 광조장엄상보살이 그니, 묘장엄왕과 그 권속들을 가엾이 여기어서 저 속에 났음이요, 그 두 아들은 오늘의 약왕보살과 약상보살이 었나니라.
약왕 보살과 약상 보살
17. 이 약왕보살 약왕보살이 이런 온갖 대공덕 이루었나니, 이미 무량 백천만억 부처님들 밑에서 여러 덕본을 심어 불가사의한 모든 착한 공덕 성취함이라. 그러므로 만약 사람 있어서 이 두 보살의 이름 안다면, 온갖 세상의 천신과 사람들이 또한 마땅히 예배해야 하리니라.”
부처님께서 이 묘장엄왕본사품 설하실 때에, 8만 4천 중생이 번뇌에서 벗어나 온갖 불법 속에서 법안정 얻으니라.
제 28. 보현보살권발품
보현 보살의 방문
1. 그때 보현보살이 자재한 신통력과 위엄과 명성 지녀, 큰 보살들 - 무량 무변해 이루 못 헤아릴 무리와 함께 동방에서 오시니, 거치는 국토마다 두루 진동하는 중에 연꽃의 비 내리었고, 무량 백천만억의 음악 소리 일더니라.
또 무수한 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같은 인비인들 에워싸는 큰 무리와 함께, 각기 위덕과 신통의 힘 나투어서 사바세계의 기사굴산에 이르사, 머리를 땅에 대어 석가모니 여래께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돌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오되,
불멸 후에도 법화의 가르침 만날 수 있는 사람들
2. “세존이시여, 제가 보위덕상왕불의 세계에 있삽다가, 멀리 이 사바세계 가운데서 법화의 가르침 설하심을 듣자옵고, 무량 무변 백천만억보살과 같이 함께 와서 이를 듣잡고자 하옵나니,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어서 저희 위해 설하옵소서. 선남자 선녀인 있다 하오면, 여래 멸도하신 후에 그 어찌 이 묘법연화의 가르침을 능히 얻자올 수 있사오리까.”
3. 부처님이 보현보살 향하여 이르시되,
“선남자 선녀인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해야 여래의 멸도 후에 이 법화의 가르침 얻게 되리니, 첫째는 온갖 부처님에 의해 호념하심 됨이요, 둘째는 미덕의 뿌리를 심음이요, 셋째는 정정취正定聚에 듦이요, 넷째는 온갖 중생 구하려는 뜻을 냄이라. 선남자 선녀인이 이리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여래의 멸도 후에 반드시 이 경을 얻게 되리라.”
보현 보살의 서원
4. 그때 보현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오되,
“세존이시여, 후오백세 탁악한 세상에서 이 경전 수지하는 사람 있다면, 제가 응당 지킴으로서 그의 재앙 없애어 편안케 하여, 약점 찾아도 그 기회 못얻도록 해 주오리니, 악마거나, 악마의 아들․딸․백성이거나, 악마에 들린 자거나, 야차건 나찰이건 구반다․비사사건, 길자․부단나․위타라 따위, 사람을 괴롭히는 온갖 무리가 모두 기회 못 잡도록 해 주오리다.
5. 이 사람이 걷거나 서 있으면서 이 가르침 독송한다면, 제가 그때 여섯의 이빨 지닌 백상왕白象王 타고 큰 보살들과 거기 이르러, 몸 나투어 공양하고 수호하여서 위안해 주오리니, 또한 법화의 가르침 공양하고자 하는 때문이오이다.
이 사람이 만약 앉아서 이 가르침의 도리를 사유한다면, 다시 백상왕 타고 그 사람 면전에 몸을 나투며, 그 사람 혹시 법화의 가르침에서 한 귀절․한 게송이라도 잊은 것 있을 제는, 가르치고 함께 독송해 다시 통달하도록 해주오리다. 그리하여 그때에 법화의 가르침 수지․독송하는 사람은, 제 몸을 보고 나서 크게 기뻐서 더욱 정진하게 될 것이오며, 저를 본 까닭으로 곧 삼매․다라니를 얻자오리니, 선다라니․백천만억선다라니․법음방편다라니 등, 이 같은 다라니를 얻잡게 되오리다.
6. 세존이시여, 후세의 후5백세 탁악한 세상 중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로, 이 경전 구하는 자․수지하는 자․독송하는 자 베끼는 자 있어서 이 법화의 가르침의 도리를 수행하려 한다면, 스무 하루 동안을 응당 일심으로 정진해야 하오리니, 스무 하루 지나고 나면 제가 여섯 이빨 지닌 흰 코끼리 위에 올라서 둘러싸는 무량한 보살과 함께, 모든 중생이 보고져라 원하는 저의 이 몸을 그 사람 앞 나투어, 그를 위해 설법하여 보이며 가르치며 이익 주며 기껍게 하겠사오며, 또 다라니주를 주겠나이다. 그가 이 다라니주 얻는 까닭에 비인으로 그의 마음 깨뜨릴 자 없게 되며, 또한 여인도 어지럽히지 못하게 되고, 저도 이 사람 항상 지켜 가겠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의 다라니주 설함을 허락하소서.”
7. 곧 부처님 면전에서 주를 설하되,
“아단지 단다바지 단다바제 단다구사례 단다수다례 수다례 수다라바지 못다바선녜 살바다라니 아바다니 살바바사 아바다니 수아바다니 싱가바릭사니 싱가녈가다니 아승기 싱가바가지 제례아타 싱가도랴 아라제바라제 살바싱가지 삼마지가란지 살바달마 수바리찰제 살바살타루다 교사락 아로가지 싱아 비기리지제.”
이어 아뢰되,
“세존이시여, 보살 있어 이 다라니 듣는다면, 보현의 신통력을 마땅히 아오리며, 법화의 가르침을 염부제에 유포하여 이를 수지하는 자 있다 한다면, ‘모두가 보현의 위신력이라’ 하오리다.
이 가르침의 공덕
8. 만약 이 경을 수지 독송해 바르게 기억하며 그 도리 이해하여, 설한 그대로 수행한다면, 알지니 이 사람은 보현행을 행함이요, 무량 무변한 부처님들 밑에서 선근을 깊이 심음이요, 여래의 손으로 그 머리 쓰다듬음 되나이다.
다만 베껴 쓰는 것만으로도 이 사람 죽고 나면 응당 도리천에 태어나리니, 그때 8만 4천의 천녀들이 있어 갖가지 음악을 연주하면서 몰려와 영접해 줄 것이오며, 그 사람은 곧 칠보관을 쓰고 채녀들 가운데서 즐기게 되오리다. 하물며 이를 수지 독송해 바르게 기억하며 그 도리 이해하여, 설한 그대로 수행하는 사람이겠나이까.
만약에 사람 있어 수지 독송해 그 도리 바르게 이해한다면, 그가 죽을 때, 몇 천 명의 부처님이 손을 내미사 공포 없게 하시며, 악취에 아니 떨어지고 곧 도솔천의 미륵보살 계시는 곳 - 미륵보살이 32상 지니사 대보살의 무리에 에워싸이며, 백천만억 천녀의 권속을 거느리고 계시는 바로 그 가운데 태어날 수 있게 되오리니, 이 같은 공덕․이익 있으오리다.
9. 그러기에 지자智者라면 마땅히 일심으로 제가 쓰거나 남으로 쓰게 하며, 수지 독송해 바르게 기억하며 설한 그대로 수행해야 하오리다.
거듭 맹세하다
10.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부터 신통력으로 이 경을 수호하여, 여래 멸도하신 후 염부제 이 안에서 널리 유포되어 끊어짐이 없도록 하겠나이다.”
세존의 약속
11. 그때 석가모니불 찬탄해 이르시되,
“훌륭하고도 훌륭하도다, 보현이여. 네가 능히 이 경을 수호하여 많은 중생이 안락과 이익을 얻게 했으며, 네가 이미 불가사의한 공덕과 깊고 큰 자비를 성취했도다. 아득한 예로부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를 일으켜, 능히 이리 뛰어난 원을 세워 이 가르침 수호하나니, 내 마땅히 신통력을 나투어 보현보살 이름을 수지하는 자 지켜 주리라.
이 가르침 가까이하는 사람들
12. 보현이여, 만약 이 법화의 가르침을 수지․독송해 바르게 기억하며 익히고 베껴 쓰는 중생 있다면, 알지니 이 사람은 석가모니불 - 나를 만나고 직접 내 입에서 이 경전을 들은 것과 다름없으며, 알지니 이 사람은 석가모니불 - 나를 공양함이며, 알지니 이 사람은 부처님께서 ‘좋도다’ 라고 찬탄하신 것이 되며, 알지니 이 사람은 석가모니불 - 내가 손으로 그 머리 쓰다듬어 준 것이 되며, 알지니 이 사람은 석가모니불 - 내가 옷으로 그 몸을 덮어 줌이 되나니라.
13. 이런 사람은 다시 세상의 쾌락 아니 탐하며, 외도의 경서나 수필을 좋아하지 않으며, 또한 그 사람과 모든 악한 자 - 백정이나 돼지와 양․닭과 개를 키우는 사람이나 또는 사냥꾼이나 여색을 파는 자와 가까이함을 기뻐하지 않으리라.
이 사람은 마음이 곧아 바른 생각을 지니며 복덕의 힘 지니며, 이 사람은 삼독의 괴롭힘 안 당하며, 또한 질투와 아만․사만邪慢․증상만의 괴롭힘 안 당하며, 이 사람은 욕심 적어 족함을 알아 능히 보현행을 닦게 되리라.
14. 보현이여, 여래의 멸도한 뒤 후오백세에, 사람 있어 법화의 가르침을 수지 독송하는 자 보게 되거든, 응당 이리 생각하되,
‘이 사람이 미구에 도량에 이르러, 모든 마의 무리 깨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얻어, 법륜을 굴리며 법의 북을 치며 법의 소라를 불며 법의 비 오게 하여, 천인과 사람의 큰 무리 속에서 사자좌 위에 앉게 되리라’ 할지라.
보현이여, 후세에 이 경전을 수지 독송하는 사람, 이 사람은 다시 의복․침구․음식 등 일용품을 탐하는 일 없으며, 소원이 헛되게 되지 않으며, 또한 현세에서 그 복보 받으리라.
이 가르침 지닌 이 비방하는 죄
15. 만약 사람 있어 이 경전 수지하는 자를 헐뜯어, ‘너는 미친 사람이로다. 공연히 이 짓 하나니, 끝내 얻는 바 없으리라’ 한다면, 이런 죄의 과보로 태어날 그때마다 눈이 없겠고, 이와는 달리 그를 공양해 찬탄하는 자 있다 한다면, 마땅히 이승에서 당장의 과보를 받게 되리라.
이 가르침 지닌 이 비방하는 죄
16. 만약에 또 이 경전 수지하는 사람을 보고 그 허물 들춰낸다면, 그것이 사실이건 사실 아니건 그가 이승에서 문둥이 되고, 비웃는 자는 태어날 그때마다 이가 성기거나 빠지게 되며, 추한 입술․납작코 지니게 되며, 손발이 굽고 틀리며, 눈이 사팔뜨기 되어 버리며, 몸에서 냄새나며, 악창에서 고름과 피가 나며, 헛배 부르고 해소에 걸려, 온갖 중병 있으리라. 그러므로 보현이여, 이 경전 수지하는 사람 보거든 응당 일어나서 멀리 영접해 부처님 공경하듯 해야 하리라.”
대중들 공덕 얻고 물러가다
17. 이 보현권발품을 설하실 때에, 항하사 같은 무량 무변한 보살들 있어 백천만억선다라니 얻었으며, 삼천대천세계 미진의 수효 같은 여러 보살이 보현도를 갖추니라.
부처님이 이 경전 설하실 제, 보현을 비롯한 모든 보살과, 사리불 등 모든 성문과, 여러 천․용 같은 인비인 따위 온갖 대중이 다 크게 기뻐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수지하옵고 예배드린 후 물러가니라.
妙法蓮華經 竟.
법화경약찬게
法華經略纂偈
일승묘법연화경 보장보살약찬게
一 乘 妙 法 蓮 華 經 寶 藏 菩 薩 略 纂 偈
나무화장세계해 왕사성중기사굴
南 無 華 藏 世 界 海 王 舍 城 中 耆 闍 窟
상주불멸석가존 시방삼세일체불
常 住 不 滅 釋 迦 尊 十 方 三 世 一 切 佛
종종인연방편도 항전일승묘법륜
種 種 因 緣 方 便 道 恒 轉 一 乘 妙 法 輪
여비구중만이천 누진자재아라한
與 比 丘 衆 萬 二 天 漏 盡 自 在 阿 羅 漢
아야교진대가섭 우루빈나급가야
阿 若 憍 陳 大 迦 葉 優 樓 頻 那 及 伽 倻
나제가섭사리불 대목건련가전연
那 提 迦 葉 舍 利 弗 大 目 犍 連 伽 旃 延
아로누다겁빈나 교범바제이바다
阿 菟 樓 駄 劫 賓 那 憍 犯 婆 提 離 婆 多
필릉가바박구라 마하구치라난타
畢 陵 伽 婆 縛 拘 羅 摩 訶 拘 絺 羅 難 陀
손타라여부루나 수보리자여아난
孫 陀 羅 與 富 樓 那 須 菩 提 者 與 阿 難
라후라등대비구 마하바사바제급
羅 睺 羅 等 大 比 丘 摩 訶 婆 闍 婆 提 及
라후라모야수다 비구니등이천인
羅 睺 羅 母 耶 輸 陀 比 丘 尼 等 二 千 人
마하살중팔만인 문수사리관세음
摩 訶 薩 衆 八 萬 人 文 殊 師 利 觀 世 音
득대세여상정진 불휴식급보장사
得 大 勢 與 常 精 進 不 休 息 及 寶 掌 士
약왕용시급보월 월광만월대력인
藥 王 勇 施 及 寶 月 月 光 滿 月 大 力 人
무량력여월삼계 발타바라미륵존
無 量 力 與 越 三 界 跋 陀 婆 羅 彌 勒 尊
보적도사제보살 석제환인월천자
寶 積 導 師 諸 菩 薩 釋 提 桓 因 月 天 子
보향보광사천왕 자재천자대자재
寶 香 寶 光 四 天 王 自 在 天 子 大 自 在
사바계주범천왕 시기대범광명범
裟 婆 界 主 梵 天 王 尸 棄 大 梵 光 明 梵
난타용왕발난타 사가라왕화수길
難 陀 龍 王 跋 難 陀 娑 竭 羅 王 和 修 吉
덕차아나바달다 마나사용우바라
德 叉 阿 那 婆 達 駄 摩 那 斯 龍 優 婆 羅
법긴나라묘법왕 대법긴나지법왕
法 緊 那 羅 妙 法 王 大 法 緊 那 持 法 王
악건달바악음왕 미건달바미음왕
樂 乾 達 婆 樂 音 王 美 乾 達 婆 美 音 王
바치가라건타왕 비마질다라수라
婆 稚 佉 羅 乾 陀 王 毘 摩 質 多 羅 修 羅
라후아수라왕등 대덕가루대신왕
羅 睺 阿 修 羅 王 等 大 德 迦 樓 大 身 王
대만가루여의왕 위제희자아사세
大 滿 迦 樓 如 意 王 韋 提 希 子 阿 闍 世
각여약간백천인 불위설경무량의
各 與 若 干 百 千 人 佛 爲 說 經 無 量 義
무량의처삼매중 천우사화지육진
無 量 義 處 三 昧 中 天 雨 四 花 地 六 震
사중팔부인비인 급제소왕전륜왕
四 衆 八 部 人 非 人 及 諸 小 王 轉 輪 王
제대중득미증유 환희합장심관불
諸 大 衆 得 未 曾 有 歡 喜 合 掌 心 觀 佛
불방미간백호광 광조동방만팔천
佛 放 眉 間 白 毫 光 光 照 東 方 萬 八 千
하지아비상아가 중생제불급보살
下 至 阿 鼻 上 阿 迦 衆 生 諸 佛 及 菩 薩
종종수행불설법 열반기탑차실견
種 種 修 行 佛 說 法 涅 槃 起 塔 此 實 見
대중의념미륵문 문수사리위결의
大 衆 疑 念 彌 勒 問 文 殊 師 利 爲 決 疑
아어과거견차서 즉설묘법여당지
我 於 過 去 見 此 瑞 卽 說 妙 法 汝 當 知
시유일월등명불 위설정법초중후
時 有 日 月 燈 明 佛 爲 說 正 法 初 中 後
순일무잡범행상 설응제연육도법
純 一 無 雜 梵 行 相 說 應 諦 緣 六 度 法
영득아뇩보리지 여시이만개동명
令 得 阿 耨 菩 提 智 如 是 二 萬 皆 同 名
최후팔자위법사 시시육서개여시
最 後 八 子 爲 法 師 是 時 六 瑞 皆 如 是
묘광보살구명존 문수미륵기이인
妙 光 菩 薩 求 名 尊 文 殊 彌 勒 豈 異 人
덕장견만대요설 지적상행무변행
德 藏 堅 滿 大 樂 說 智 積 上 行 無 邊 行
정행보살안립행 상불경사숙왕화
淨 行 菩 薩 安 立 行 常 不 輕 士 宿 王 華
일체중생희견인 묘음보살상행의
一 切 衆 生 喜 見 人 妙音 菩 薩 上 行 意
장엄왕급화덕사 무진의여지지인
莊 嚴 王 及 華 德 士 無盡 意 與 持 地 人
광조장엄약왕존 약상보살보현존
光 照 莊 嚴 藥 王 尊 藥上 菩 薩 普 賢 尊
상주삼세시방불 일월등명연등불
常 住 三 世 十 方 佛 日月 燈 明 燃 燈 佛
대통지승여래불 아촉불급수미정
大 通 智 勝 如 來 佛 阿閦 佛 及 須 彌 頂
사자음불사자상 허공주불상멸불
師 子 音 佛 師 子 相 虛空 住 佛 常 滅 佛
제상불여범상불 아미타불도고뇌
帝 相 佛 與 梵 相 佛 阿彌 陀 佛 度 苦 惱
다마라불수미상 운자재불자재왕
多 摩 羅 佛 須 彌 相 雲自 在 佛 自 在 王
괴포외불다보불 위음왕불일월등
壞 怖 畏 佛 多 寶 佛 威音 王 佛 日 月 燈
운자재등정명덕 정화숙왕운뢰음
雲 自 在 燈 淨 明 德 淨華 宿 王 雲 雷 音
운뢰음숙왕화지 보위덕상왕여래
雲 雷 音 宿 王 華 智 寶威 德 上 王 如 來
여시제불제보살 이금당래설묘법
如 是 諸 佛 諸 菩 薩 已今 當 來 說 妙 法
어차법회여시방 상수석가모니불
於 此 法 會 與 十 方 常隨 釋 迦 牟 尼 佛
운집상종법회중 점돈신자용녀등
雲 集 相 從 法 會 中 漸頓 身 子 龍 女 等
일우등주제수초 서품방편비유품
一 雨 等 澍 諸 樹 草 序品 方 便 譬 喩 品
신해약초수기품 화성유품오백제
信 解 藥 草 授 記 品 化城 喩 品 五 百 弟
수학무학인기품 법사품여견보탑
授 學 無 學 人 記 品 法師 品 與 見 寶 塔
제바달다여지품 안락행품종지용
提 婆 達 多 與 持 品 安樂 行 品 從 地 湧
여래수량분별공 수희공덕법사공
如 來 壽 量 分 別 功 隨喜 功 德 法 師 功
상불경품신력품 촉루약왕본사품
常 不 輕 品 神 力 品 囑累 藥 王 本 事 品
묘음관음보문품 다라니품묘장엄
妙 音 觀 音 普 門 品 陀羅 尼 品 妙 莊 嚴
보현보살권발품 이십팔품원만교
普 賢 菩 薩 勸 發 品 二十 八 品 圓 滿 敎
시위일승묘법문 지품별게개구족
是 爲 一 乘 妙 法 門 支品 別 偈 皆 具 足
독송수지신해인 종불구생불의부
讀 誦 受 持 信 解 人 從佛 口 生 佛 衣 覆
보현보살래수호 마귀제뇌개소제
普 賢 菩 薩 來 守 護 魔鬼 諸 惱 皆 消 除
불탐세간심의직 유정억념유복덕
不 貪 世 間 心 意 直 有正 憶 念 有 福 德
망실구게영통리 불구당예도량중
忘 失 句 偈 令 通 利 不久 當 詣 道 場 中
득대보리전법륜 시고견자여경불
得 大 菩 提 轉 法 輪 是故 見 者 如 敬 佛
나무묘법연화경 영산회상불보살
南 無 妙 法 蓮 華 經 靈山 會 上 佛 菩 薩
일승묘법연화경 보장보살약찬게
一 乘 妙 法 蓮 華 經 寶 藏 菩 薩 略 纂 偈
<尾>
사홍서원
한없는 중생을 건지오리다 /끝없는 번뇌를 끊으오리다/ 무량한 법문을 배우오리다/ 위없는 불도를 이루오리다
회향발원
오, 당신은 눈이 맑은 사람
지혜와 지식으로 뛰어난 부드러운 눈을 지닌 사람
당신의 눈은 연민과 사랑으로 가득하고 아름다운 얼굴, 아름다운 눈으로 그토록 사랑스러움이여.
眞觀淸淨觀 廣大智慧觀 悲觀及慈觀 常願常瞻仰
고결하신 분이여
당신의 빛은 티 없이 밝고지혜는 어둠에서 자유로우며
함몰하지 않는 태양의 빛이여 불의 광휘여
당신이 떠다니시는 길엔그 세계엔 당신의 빛으로 변만하네.
無垢淸淨光 慧日破照闇 能伏災風火 普明照世間
元曉 스님은 “法華經 宗要“에서 ‘妙法蓮華經’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습니다.
‘妙法’이란 네 가지 뜻이 있으니, 첫째는 巧妙요, 둘째는 勝妙이며, 셋째는 微妙요, 넷째는 絶妙이다. ‘
巧妙’란, 이 경이 교묘하게 방편의 문을 열어 교묘하게 三乘에 집착하는 견해를 멸하고, 교묘하게 진실한 모양을 보이며,
교묘하게 하나의 슬기를 내나니, 이 네 가지 뜻으로 참 궤범을 만들기 때문에 ‘妙法’이라 한다.
‘勝妙’란, 이 경이 일체의 佛法을 잘 펴고, 일체의 神力을 잘 보이며, 일체의 秘藏을 잘 나타내고,
일체의 심오한 일을 잘 설명하나니, 이 네 가지 뜻으로 최상의 勝妙를 삼기 때문에 ‘妙法’이라 한다.
저 ‘神力品’에 “요컨대 이 경은 여래의 가진 일체법과 여래의 자재한 일체신력과 여래의 비밀한 일체의 갈무리와
여래의 깊은 일체의 일을 다 잘 펴보이고 나타내보이고 설명하기 때문에 묘법이라한다”고 말한 것과 같다.
‘微妙’란 이 경에서 말한 一乘의 果는 모든 묘한 덕이 다 원만하고, 모든 더러움이 다 깨끗해지며,
모든 義理가 다 갖추어 있고, 모든 세간을 다 구제하나니 이 네 가지 뜻을 가졌기 때문에 미묘한 법이라 한다.
저 ‘譬喩品’에 “이 교법은 미묘하고 청정하고 제일이어서 모든 세간을 뛰어나 최상이 되기 때문에 묘법이라 한다”고 말한 것과 같다.
‘絶妙’란, 이 경에서 말한 一乘의 法相은 광대하고 심오하여 말을 떠나고 생각이 끊어졌나니, 이 네 가지 뜻 때문에 절묘한 법이라 한다.
저 ‘方便品’에 “이 법은 보일 수 없고, 어떻다 말할 수 없나니 다른 어떤 중생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것과 같다.
다음에 ‘蓮華’의 비유에는 通․別이 있다.
‘通’으로 말하면 이 꽃에는 반드시 꽃․꽃술․꽃받침․열매 등 네 가지를 갖추었는데, 그것들이 모여 특히 아름답고 묘한 것은,
이 경이 네 가지 묘한 뜻을 갖추어 그것이 합해 한 경을 이룬데 비유한 것이니 그러므로 ‘묘법’이라 한 것이다.
‘別’로 말하면 거기에 네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연꽃의 종류로서 그 중에서 ‘분타리’는 바로 흰 연꽃인데,
새하얗고 분명하여 꽃이 피자 열매가 나타나므로 權을 열고 實을 나타내는 교묘한 데 비유한 것이다
둘째는 이 꽃에 무릇 세 가지 이름이 있으니, 아직 피기 전의 이름은 ‘굴마라’이며,
이미 피어 시들기까지 중간의 한창 무성할 때의 이름이 ‘분타리’이며,
장차 시들어서 질 적에는 ‘가마라’라고 한다. 그것은 이 경의 큰 작용이 한창 피어 왕성할 때에,
펴서 보이고 나타내어 설명하는 勝妙한 데에 비유한 것이다. 셋째는 이 꽃은 바로 진흙물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원만히 향기롭고 조촐하여 온갖 아름다움을 두루 갖춘 것이니, 그것은 이 경에서 말한 佛乘은 탁한 번뇌를 벗어나고,
생사의 바다를 떠나 온갖 덕이 원만하고 미묘한 데에 비유한 것이다. 넷째는 이 꽃은 바로 잎이 넓고,
뿌리가 길지는 않으면서도 물방울이 묻지 않고 티끌에 붙들지 않는 것이니, 그것은 이 경에서 말한 말씀은
그 법문이 광대하고 도리가 심오하여 말을 떠나고 생각을 끊은 절묘한 데에 비유한 것이다.
이 네 가지 뜻은 다 같은 묘한 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譬喩에 붙혀 題名을 세운 것이다.”
진리의 연꽃인 “묘법연화경“의 제목을 원효스님께서 이렇게 명쾌하게 밝혀 주셨습니다만,
이와같이 이 연화의 가르침은 우주적인 장대함을 노래한 생명의 찬가이며, 부처님에 대한 憧憬의 敍事詩라고 할 것입니다.
이 연화의 가르침의 중심주제는 우주적 생명의 세계, 곧 法身佛의 세계묘사에 있으며,
실천적으로는 모든 생명있는 것들에 대한 禮敬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그가 이교도이든 악한이든 부처님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즉 생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배하고 공경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곧 이 경은 모든 생명있는 것들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구원을 보장하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생명의 존중이야말로 成佛의 밑거름입니다.
그 속에 모든 가치와 덕목들이 자리하고 있고, 바로 그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생명의 참모습은 진흙 속에서 피어나되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습니다.
모든 존재는 그의 겉모습이 아무리 추하고 천하더라도 그의 생명은 그것과 관계없이 청정하게 빛나고
자재한 신력이 갖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가 만일 다른 생명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살펴 주는 생활을 한다면,
그는 곧 참 생명을 사는 것이고 부처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며, 바로 부처인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아무리 뛰어나고 화려한 지위와 권세와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가 생명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살피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는 지옥 속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 진흙 위로 피어오르지 못하고
그대로 진흙 속에 갇혀서 어쩌면 그대로 진흙 속에서 썩어버리게 되어 버릴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모든 성문승과 심지어는 용녀와 데바닷타에게 성불의 수기를 주면서도 아만심에 가득찬 교만한 增上慢人들에게는
성불을 주지 않으셨던 부처님의 뜻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바른 가르침의 흰 연꽃인 “묘법연화경“은 수많은 인연들에 의해 널리 유포되어 저마다의 인연따라
생명의 찬가를 노래하게 해 왔습니다. 그 많은 인연들과 함께 世紀末의 가치관의 혼돈과 무질서,
도덕적인 타락의 진흙밭에 하이얀 연꽃 한 송이 피워내기 위해 여기 또하나의 “바른 가르침의 흰 연꽃 - 묘법연화경“의 씨앗을 나누어 드립니다.
“법화경“이 기왕에 훌륭한 모습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보다 原義에 가깝게 전하고,
修行의 일과에 이 생명의 찬가를 우리말로 독송하고 寫經할 수 있도록 하고자,
앞서 연화의 발원을 세우신 譯經菩薩法師들의 자취를 참고로 하면서 정리하였습니다.
지고한 원으로 아름답게 회향하신 많은 譯經菩薩法師께 이 자리를 빌어 수희 찬탄의 禮敬을 드립니다.
이 “바른 가르침의 흰 연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거룩한 법연을 맺어주신 용안사 聖智 스님과 보현회․관음회 등 불자님들,
把溪寺 지장회 불자님, 불광암 적성스님과 불자님들, 法寶宗刹 海印寺에서 懺悔精進하는 불자님 등등 헤일 수 없는 많은 불자님들,
그리고 이 경을 높히 받들어 가지고․읽고․외우고․옮겨쓰며 공양 공경하는 모든 아름다운 인연들에게 무한의 생명의 빛
부처님의 지중하신 은혜가 충만하옵기 발원하오며, 저 지용보살들처럼 ‘진리의 연꽃’의 가르침 실천하고 증거하는
法華行者 되기 다짐하옵고 서원하옵니다.
이 수승한 法緣으로 저희 法華行者들은,
‘진리의 연꽃’의 가르침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생명의 바닥에 영원히 빛나는 부처님의 끝없는 은혜를 잠시도 잊지 않겠습니다.
온 누리 온 중생위에 끊임없이 넘치는 부처님의 자비 은덕을 끝없이 존경하고 찬탄하겠습니다. 부처님을 위시한 일체 삼보님과 일체 중생에게
온갖 정성 바쳐 공양하고, 섬기고, 받들겠습니다. 그리하여 영원토록 모든 국토 모든 중생에게 평화와 행복이 결실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자비하신 세존이시여, 저희들의 이 서원이 이루어지도록 가호하여 주소서. 모든 번뇌에서 해탈하고 고난에서 벗어나며,
대립과 장애와 온갖 한계의 벽을 무너뜨리고, 걸림없는 반야광명이 드러나게하여 주소서.
미혹의 구름이 덮여 올 때 믿음의 큰 바람이 일게 하시며, 고난과 장애를 보게 될 때 바라밀 무장애의 위덕이 빛나게 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저희들의 생애가 보살의 생애로서, 일체 중생과 역사와 국토를 빛내므로써 마침내 부처님의 크신 은덕을 갚아지이다.
시방삼세 제불보살님은 이 일을 위하여 증명하여 주시고,
천룡팔부 신중님은이 일을 위하여 옹호하여 주소서.
나무 본사 석가모니불 / 나무 일승 묘법연화경 / 나무 영산회상 불보살